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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05 22:17
1995년에 발표된 오규원 시인의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 라는 시집에 실린 '대방동 조흥은행과 주택은행 사이'라는 시입니다.
대방동 조흥은행과 주택은행 사이 대방동 조흥은행과 주택은행 사이에는 풀라타너스가 쉰일곱 그루, 빌딩의 창문이 칠백 열아홉, 여관이 넷, 여인숙이 둘, 햇빛에는 모두 반짝입니다. 대방동의 조흥은행과 주택은행 사이에는 양념통닭집이 다섯, 호프집이 넷, 왕족발 집이 셋, 개소주 집이 둘, 레스토랑이 셋, 카페가 넷, 자동판매기다 넷, 복권 판매소가 한 군데 있습니다. 마땅히 보신탕 집이 둘 있습니다. 비가 오면 모두 비에 젖습니다. 산부인과가 둘, 치과가 셋, 이발소가 넷, 미장원이 여섯, 모두 선팅을 해 비가와도 반짝입니다. 빨간 우체통이 둘, 학교 담장 밑에 버려진 자전거가 한 대, 동작구 소속 노란 소형 청소차가 둘, 영화 포스트가 불법으로 부착된 벽이 셋, 비디오 가게가 여섯, 골목에 숨어 잘 보이지 않는 전당포 안내 표지판과 장의사 하나, 보도 불럭 위에 방치된 하수도 공사용 대형 원통 시멘트 관 쉰여섯이 눈을 뜨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 ↓↓↓표 가변 차선 표시등 하나도! 대방동 조흥은행과 주택은행 사이에는 한 줄에 아홉 개씩 마름모꼴로 놓인 보도 불럭이 구천 오백네 개, 그리고 그 가운데 깨진 것이 하나, 둘,,,,,,,,여섯,,,,,,,,,,,, 열 다섯,,,,,,,,,스물아홉,,,,,,,,,,,,,마흔 둘,,,,,, 시의 전문입니다. 명일동 그 글이 십년이 지난 지금도 언급되는 거 보고 씁쓸하여 댓글 남깁니다. 그 글은 이 시의 잘 쓰여진 오마주 정도로는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제 기억으론 글쓴이가 그것을 밝히지 않고 pgr에 글을 썼었고 심지어 추천게시판에도 갔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표절이었습니다. 오래된 일이라 굳이 다시 얘기 꺼낼 이유가 있을까 싶어서 넘어갈까 싶었지만 아직까지도 그 글을 기억하시는분들이 잘못 아시고 계시는 것이 속상하여 댓글 남겨봅니다. 주려는 메시지는 달라도 명일동은 분명 이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성된 글이고 그것을 밝히지 않았기에 무척 씁쓸했습니다. 지금 이 글도 그러니 표절이던 오마주던 지금은 고인이 되신 오규원 시인의 시에서 시작되었다는 것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3/11/06 01:57
일종의 해체시인가요? 메시지가 다르다 하시니 서정시는 아닌 것 같은데, 잘 모르는 시인이라... 어떤 분인지 궁금합니다^^
13/11/06 09:41
언젠가 표절이란 댓글본게 생각나는데 이거였군요. 물론 밝혔다면 더좋았겠지만 루나님 글이 더 업그레이드 버젼같긴하네요. 밝혔어도 무난히 추게갔을듯 합니다.(방망이다듬는 노인 패러디물들 처럼 말이죠.)
원작의 큰 구조와 등장인물을 따오되 주제를 달리하고 좋은 영화음악을 사용한 잘만든 영화느낌인데 감독이 원작을 말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데 개인적으로는 그 영화가 너무 좋아서 다소 감독의 처사가 아쉽지만 영화는 최고였다고 하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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