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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1/05 19:27:22
Name ramram
Subject [일반] 할머니께 배운 사투리 단어들

https://pgr21.co.kr/pb/pb.php?id=humor&no=180779

짜들다 - 물건 등을 부수다, 망가뜨리다.
ex) 인닌아들이 또 정지간오 끼들어가 마카 짜들어놨네.
해석: 이녀석들이 또 부엌에 잠입해서 몽땅 뭉게고 어지럽혔네 (장에 갔다오신 할머니께 파리채로 맞는다)

마카, 마커 - 몽땅, 모두, 전부
ex) 마카 모데!
해석: 전부 모여! (강릉 지역 명절에 붙는 플랜 카드엔 항상 써있음)

셰그룹다 - 시다
ex) 올래 귤은 셰그라 못쓸따.

히그러매다 - 배가 고파서 음식을 걸신들린듯 먹어대다.
ex) 양푼에 디리바채가 온 손으로 히그러매는데 피죽도 몬문 귀신이 씨엤는겠다.
해석: 양푼에 달려들어 온 손으로 먹어대는데 피죽도 못먹고 죽은 귀신이 씌인듯 하다. (할머니는 부엌에서 감자 두어개를 또 꺼내오신다)

미까시룹다 - 하는 양이 몹시 밉살스럽다.
얌참머리 까졌다 - 행동이 되바라지다.
ex) 그노무 얌참머리 까진 가시나 오늘도 쨍알쨍알 거리는게 을매나 미까시룬도 몰래.
해석: 그 되바라진 계집애가 오늘도 쨍알거리는게 얼마나 밉살스러운지 모르겠다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마을사람 chewing time 단골 레퍼토리)


공감각적 심상이라고 하던가요? 위에 써놓은 단어들을 생각할때 마다 옥수수 찌는 냄새가 떠올려집니다.
여름 저녁 해가 지고 집에 들어와 있다 보면 외할머니께선 옥수수를 쪄서 가져오시고 저와 동생은 그걸 '히그러매고' 있고 외할머니와 어머니는 도란도란 이야기 하시는 모습......사투리엔 제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가 아련합니다.


- 그런데 그 대화내용을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항상 누군가를 chewing 하는 내용이거나 동네에서 벌어진 다툼이 주된 내용이라는 것에 덜덜덜.

- 강원도 삼척, 중에서도 어느 구석진 마을에선 '데덴찌'를 '어↗끼저↗끼잔~녀~서치'라고 했더랬습니다. (레알입니다 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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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잉여열매
13/11/05 19:38
수정 아이콘
저는 경상도 사투리인줄 알고 글읽고 있다가 강원도 삼척이라길래 조금 놀랐습니다.
마카, 모데(모데 보다는 모디, 모디라, 모디봐라), 미까시룹다(미깔시럽다)는 경상도도 같은 뜻으로 사용하고 있어서요
사투리는 알면알수록 재밌네요.
13/11/05 19:47
수정 아이콘
삼척이 강원도 최남단이고 울진이 가까워서(울진은 60년대 까진 강원도였고) 강원도-경상도 사투리가 혼재되어 있어요. 강릉-삼척이 공유하는 단어와 억양이 비슷하고 삼척-울진도 비슷한데 강릉-울진을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지죠 크크크.
수정비
13/11/05 20:13
수정 아이콘
저희 외할머니가 경북 영양 출신이셨는데... 딱 저런말 쓰셨었죠.
경북 북부지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투리 같아요.
azurespace
13/11/05 21:41
수정 아이콘
방언연속체!
13/11/05 22:10
수정 아이콘
태백, 정선쪽 까지도 경북 북부 억양과 단어가 많이 섞여있더라구요. 그런데 또 동네별로 억양이 미묘하게 다르구요.
13/11/06 01:04
수정 아이콘
어. 저희 와이프가 경북 영양출신입니다....

헐...
2월21일토요일
13/11/05 19:49
수정 아이콘
저희 집은 경북인데 "한 데 모다~라" 이렇게 많이들 쓰시는 것 같아요.
13/11/05 20:24
수정 아이콘
경북 사람인데 짜들다, 히그러매다는 모르겠고 나머진 같은 뜻인데 발음이 살짝 다르네요
영원불멸헬륨
13/11/05 21:17
수정 아이콘
홍시나 귤같은 것들은 -잔기 맛있죠.
한국인은 -저부를 잘 씁니다.
제 주변 촌놈들은 음식먹을 때 -가시개 쓰는걸 촌스럽게 생각합니다.
(공을 높이 들고) -데이나?

-옆에 단어들은 제가 자주 쓰는것들인데, 위에 세개는 요즘 20대는 잘 모르는 것 같고 4번째 단어는 서울 사람이 못알아들어서 약간 벙쪘던 기억이 있네요.
사악군
13/11/06 09:33
수정 아이콘
퀴즈같은 기분이네요? 흐흐
작은거 / 젓가락 / 이쑤시개? / 준비됬나?
정답이 궁금합니다~
영원불멸헬륨
13/11/06 11:42
수정 아이콘
50점입니다 크
앞 두개는 맞으시고 뒤에 두개는 각각 가위, 닿아? 는 말입니다
Marioparty4
13/11/05 22:10
수정 아이콘
셰그룹다(고향은 대구입니다만, 전 여태 '세그랍다'로 알고 있었네요)를 제외하고는 다 생소한 말들이네요. 정확한 의미까지야 말씀드리기 어려운데 방언이라고 할 만한게 '단디'정도가 생각나네요.
13/11/05 22:23
수정 아이콘
'단디' - 똑똑히, 똑바로, 바르게, 단단히
ex) 헤카림: 그림자 군도의 위력을 단디 보그래이.
Marioparty4
13/11/05 22:2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느낌은 알겠는데 '단디하거라' 하시면서 외할머니가 등을 팡팡 칠 때 정확하게 말로 설명이 힘들더라구요, 사전이나 직접 물어봤으면 진작에 알았을 것을 어쩐지 부끄럽기도 하네요.
노름꾼
13/11/05 22:17
수정 아이콘
마카, 시그럽다(새그럽다), 미까시럽다.
저도 경북북부인데 많이 비슷하네요.
13/11/06 01:07
수정 아이콘
북쪽 도의 남부와 남쪽 도의 북부는 서로 영향을 받는것 같아요.

저는 전북 익산 출신인데, 익산이 충남하고 가깝다 보니(집에서 논산훈련소까지 차로 30분...) 같은 전라도지만 전남 방언보다는 오히려 충남 방언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말도 느리고요.

그리고 와이프는 경북 영양출신인데, 영양이 강원도랑 가깝다 보니 대구나 부산 같은 곳에 비해 오히려 강원도 스러운 방언이 않더군요.

위에서 말씀하신 마카, 미까시럽다 라는 말을 장모님께서도 쓰시더라고요.
13/11/06 07:56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가 충남 서천(전북 군산하고 가깝습니다) 출신인데 전라도쪽 말을 은근히 쓰시더라구요. 다 영향을 주고 받는듯
13/11/06 07:00
수정 아이콘
경북북부라 대충 알아듣겠네요. 근데 히그러매다는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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