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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05 02:33
짚고 넘어갈 부분이 많지만 몇개만 말씀드리자면 달러는 기축통화 된지 이제 겨우 50년이 넘은 종이쪼가리지만 금은 2000년 넘게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화폐입니다. 싸냐 비싸냐의 논쟁은 있을지언정 금만큼 완벽한 지위를 갖고 있는 화폐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미국이 왜 금본위제를 폐지했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바마케어는 저소득층의 실질적인 가처분소득 증가보다 더 중요한것이 그걸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 더 큽니다. 이걸 설명하려면 미국의 의료시스템이 얼마나 더럽고 치사한지 알아야 되고, 한국의 의료보험 체계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이해해야 됩니다. 한국의 의료효율성은 정말 세계최강입니다. 이정도 돈 써서 이만큼 뽑아 먹을 수 있는 나라가 없습니다. 의사와 제약업계의 희생 덕분이지요. 국민들이 이만큼 병원 가주고 약 많이 먹어 주는데 다른 나라 같았으면 진작에 떼뿌자 of 떼부자 되고도 남았습니다. (사실 그 안에는 가격이 낮아진만큼 판매량이 증가한 요인도 있지만...) 양적완화는 생각을 달리 하셔야 하는 것이 세상 어느 나라 정부도 실물경기보다 자본시장을 더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연준의 국채나 모기지증권 매입, 오퍼레이션트위스트도 실물경기를 안정화 시키려는게 첫번째 목표입니다. 연준의 테이퍼링은 기정사실화 되었지만 그래도 쉽게 끝낼수 없는게 미국의 실물경기는 호전되고 있는게 분명하지만 완전히 회복단계에 들어섰다고는 볼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인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실제 미국 대공황의 발생원인을 경기가 회복되는 단계에서 너무 빠른 긴축정책 시행으로 보는 이론도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경기가 회복되는 신호가 보일때까지 조낸 돈뿌려라고 외치는 크루그먼 아저씨 같은 사람들의 입김이 조금 더 세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양적완화가 종료된다해서 증시가 빠진다는 의견은 정말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다. 양적완화의 종료는 경제가 유동성의 힘 없이도 자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지금 증시가 유동성에 의지해 있고 향후 기업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무척 높아진건 사실입니다만 실제로는 IT(라 해봤자 금융위기 이후 기업실적 상승한 곳 찾으면 구글, 애플, 아마존 정도밖에 없지만)와 에너지섹터 정도를 제외하고는 기업실적의 비약적인 상승이 일어난 곳도 찾기 어렵습니다. 흔히 주가는 개, 실적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밸류에이션만 높고 EPS가 못따라가면 쳐맞는게 당연한겁니다. 선물, 옵션이니 하는건 그냥 익스큐즈하겠습니다.
13/11/05 10:51
관심이 있으면 어떤 방법으로든 공부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의 방법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관심을 붙여보시는게 시작일것이라 생각합니다.
13/11/05 11:19
금은 완벽한 화폐라기보단 안정적인 자산이라는 표현이 더 맞습니다. 사실 화폐도 자산이고, 화폐의 덕목으로 자주 가치의 안정성이 꼽히기 때문에 금이 화폐로서 나름 장점을 가진다고 할 수는 있는데, 역사적으로는 금이 야기한 문제가 차라리 더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대표적으로 전간기(1차대전~2차대전 사이 20년을 가리키는)에 금이 축장용 자산으로 선호되면서(각국 정부 채권이 전쟁, 혁명 등의 이유로 덜 선호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공연한 혼란을 야기했죠.(결정적으로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금본위제를 억지로 다시 채택하려던 영국 같은 국가들에게 강력한 디플레이션 압박을 가해 결국 대공황으로 가는 큰 흐름을 야기했죠. 대공황기에도 금의 유출 유입이 야기한 혼란은 지대했고)
사실 수천년 동안 금이든 은이든 상품 형태를 어떤 식으로든 갖춘 화폐가 유통됬고, 지금처럼 순수 법정 불환지폐가 사용된 시기가 극히 짧고, 특히 그것 때문에 현대 사회가 과거 사회에 비해 잠재적으로 강력한 인플레이션의 위협 하에 놓여있는 것은 맞긴 합니다. 근데 이 논점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현대 경제가 고중세 경제보다 거래량이 월등히 많다는 점이나, 또 고중세 경제에서도 귀금속 화폐의 순도가 낮고 불규칙했기 때문에 화폐의 가치는 그 화폐가 모습을 빌리고 있을 뿐인 상품의 가치와 꼭 일치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3/11/05 11:41
'양적완화의 종료는 경제가 유동성의 힘 없이도 자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얘기는 대체로 맞는 말입니다. 중요한 논점은 지금 '경제의 자생'이라는 걸(좀더 전문적인 용어로는 산업의 전반적 가동률이 정상적인? 혹은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근접케 되는?) 가로막고 있는 요인이 무엇인가에 관한 것일텐데 현재로서 유력한 주장은 1) 민간주체들이 'Deleveraging'에 여념이 없기 때문, 2) 지난 수년 간 누적된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특히 후자는 최근 보수적 성향 경제학자들이 주로 주장하는 바로는, 주로 정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기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는 식으로 운위되는데, 제 생각엔 실물 부문에서의 투자엔 비교적 장기에 걸쳐 안정적으로 형성된 미래 수익에 관한 기대가 필요하고, 그것이 08년에 무너진 뒤 다시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이 불확실성이 만연한 듯한 모습으로 드러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이 생각을 제가 한 건 아니고, 케인즈가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불황이 지속되는 이유로 꼽았던 건데 다소 적실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윗 얘기와의 차이는 불확실성의 원천, 그리고 기대가 형성되는 방식..) 암튼 불확실성이 경기침체를 야기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연준의 개입 축소가 시장의 예상 범위 내에서 '고도의 확실성'을 갖고 진행될 필요가 있는 건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연준이 하고 있는 일은 동네방네 개입 축소에 관한 소문을 퍼뜨려서 우리 모두가 적응할 시간을 가지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덤으로 한마디 추가하면 우리나라 한국은행은 올 초 통화정책 관련해서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약간 비난받을 만 한것 같습니다.)
13/11/05 12:09
추가적으로 실질적인 가처분소득 감소, 자산가치 변동성, 죽지 않는 자신을 발견, 고용의 불안정성 등도 들 수 있겠지요.
말씀하신 설비투자가 늘지 않는 모습도 눈여겨 봐둬야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기업들의 공급충격이 꾸준히 나와주는게 그나마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3/11/05 02:47
잘 봤습니다.
이공계 직장인으로서 이 정도 식견을 갖추기 힘드셨을텐데.... 미국경제에 대해 나름의 요점을 잘 짚으신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학파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현상이 좀 더 명쾌하게 보일 겁니다. 하지만 제 필력이 짧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대신 조심스레 경제사이트 하나 추천해 봅니다. http://freemarketschool.org ← 하이에크 소사이어티 홈페이지입니다. 각 대학의 교수님들 모임인데 좋은 칼럼들이 많습니다.
13/11/05 06:08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직장인 공돌이 14년차. 이제 쯤이면 자유인이 되었어야 되는데 아직 꿈을 못 이뤘네요...^^. 저도 뭐 아는 건 없습니다만 앞 부분은 저랑 생각이 비슷하신 거 같구요. 뒷 부분은 몇 개 저랑 생각이 다르네요. 일단 오바마 케어는 경제 살리기와는 별 관계 없는 문제라 보구요. 앞에 다른 분들이 지적 하신 것 처럼 미국이 의료 보험 체계 자체가 문제가 많아서. 그리고 양적 완화는 이걸로 경제를 완전히 살려 보겠다기 보다는 워낙 위중한 상황이니 급한 불을 끈거죠. 안 그랬으면 급격한 신용 수축으로 세계가 대공황에 빠졌을 지도 모르니. 저는 개인적으로 버냉키한테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재작년 디플레이션과 대공황을 얘기하는 책들이 엄청 많았죠. 나름 공부도 되고 좋은 책들이긴 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엄청 나게 돈을 찍어 댄 중앙 은행들 승리. 물론 이로 인한 재정적자와 다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다른 문제긴 하지만. 그리고 일단 돈이 실물 쪽으론 잘 안 돌죠. 주식같은 투기 수요로나 몰려 다니고. 근데 이게 참 마땅한 방법이 없는게 말씀하신 것 처럼 중앙 은행이 돈을 푼다고는 하지만 신자유주의란게 결국 사람들의 소득으로 수요를 창출하는게 아니라 빚만 지라고 하는 거라서. 결국 사람들 주머니가 두둑해져야 호경기가 오는 건데. 암튼 급한 불을 끈거지 본격적인 훈풍이라고 할 만한 건 상당기간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13/11/05 11:38
경제예측은 참...어떻게 굴러갈지 아무도 모르는거라...하하;;(특히,주식 관련)
뭐,예측보단 대응이 우선이다 라는 명언은 그래서 나온 듯 합니다.
13/11/05 12:09
대응만 잘해도 쪽박 찰일은 없다고 봐요.
분산 투자니 주식하는데 있어 여러 규칙들을 이행하지 못할때 주식으로 망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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