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타입니다.....;;
도배같아 굉장히 미안하지만, 하나만 더 올려달라는 분..........흠........
하나만 더 올릴께요..
낼 부턴 정말 하루 2편....할께요..
3. [고등학교 3학년 여고생]
"아저씨, 궁금한게 있어요."
그 애가 절 빤히 쳐다보면서 묻습니다.
................................?!?! (!!!!!!!!!!)
저는 대답도 않은채, 눈과 표정, 고개로 대답을 합니다.. (궁금한 표정과 고개를 까딱까딱)
"고3은.. 진짜 힘들어요??"
"뭐?? 고3???"
"네.."
"너 지금 고2야??"
"네."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끝을 웨이브로 파마한 긴 머리카락을 가진 고2 학생이라니..
어찌보면 이것도 선입견이지만, 도저히 고2라곤 생각할 수 없는 외모인데,
이게 또 희한한게 바로 그 고등학생이란 얘기를 듣고 얼굴을 보니,
얼굴에 '저 고등학생이에요..'가 써 있는것처럼 고딩처럼 보입니다.
"아.. 고딩이었구나.. 난 너 고딩 아닌 줄 알았어~"
"진짜요?? 헤헷"
방긋 웃네요.
고딩처럼 안보이는게 좋은가 봅니다.
나중에 안거지만, 대부분 여고딩은 실제 고딩처럼 안보이고 싶다고 하네요..
대충 얘가 제게 물은 것들은,
이 애는 이제 고3을 올라가는 겨울방학이었고,
학교에서 고 3을 위한 반 배정을 성적을 고려하여 임의로 정해버리기 때문에 친한친구와 같은 반이 될 수 있을까,
고 3이 되면 진짜 주변에서 말하듯이 죽은듯 공부만 해야하나,
원하는 대학 가기가 그렇게 힘든가,
이제 학원이 밤 10시에 끝난다는데 어떡하나,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커피 마시지 말라는데 왜 그런가,
이런걸 고민하던 전형적인 여고딩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단계까지 오니, 여자로는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외모에선 어지간히 섹스어필을 내뿜고 있으나,
이 아이에게서는 그런 어필을 받아들이고 싶진 않은 반감이 같이 생깁니다.
그리곤 이 아이가 점점 공부에 대해, 고3에 대해 깊이깊이 물어옵니다.
그리고 대학생활에 대한 얘기도 물어오네요.
서울소재 대학에 대한 대학별 스펙도 막 물어오는데, 걍 뭐 생각나는대로 막 말하다가,
제가 나온 대학을 의도치않게 잘 포장해서 대답한 기억도 있네요..
대학생활에 대해 막 말하는데,
의도치않게 무용학과 애들이 예쁘다는 둥, 음대 애들이 생각외로 못생겼다는 둥 이상한 얘기도 막 나왔습니다..;;
나름 진지하게, 예전 생각을 떠올리며 너무 부담되지 않게 설명해주었으나,
점점 얘길 하다보니 우리 때의 고3과 지금의 고3생활은 약간 다른 듯 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야간자습이 전혀 없다는 것,
뭐 동네 전체가 모두 남녀공학이라는 것,
고등학교가 평준화라고는 하지만, 학교별로 순위는 나름 다 정해져 있다는 등..
어느덧 이제 제가 이 애에게 막 묻습니다.....
그러다가,
"그럼, 너도 술을 마셔봤어?"
"그럼요~ 학원가서요.
선생님들이 자기집 초대해서 같이 파티같은거 하는데 그 때 술도 마셔요. 맥주만요.
근데 맛없어서 많이 못먹었어요.."
"아.. 맛없지 술은... 그래서 나도 잘 안마셔.. 너도 이제 먹지마.."
"왜요? 마시면 안되요?? 헤헤헷 또 먹을건데~~"
아주 날 갖고 노는 듯..
말이 좀 통합니다.
아니, 통하는게 아니라 얘가 제게서 세대차이 같은걸 안느끼는건지 못느끼는건지 이제 정말 자주 방긋 웃습니다..
그리고는 수학 과외 선생님 얘기를 하는데..
"아저씨, 내가 수학과외를 하는데.."
저는 뭔가에 씌인 듯, 그 애 말을 갑자기 끊습니다.
"야~! 아저씨 아냐, 걍 오빠라 불러!"
"에이~~ 삼촌인데요??"
참, 생각해보니 정말 삼촌뻘이네요.
이 때 진짜 순간 삼촌뻘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더니,
갑자기 얘와 저 사이에 아주 큰 벽이 떡!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기분이었습니다.
삼촌인데요? 에 대해 대답할 말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고, 그저 피식~ 웃고만 있었는데,
갑자기,
"그럼 오빠라 부를께요, 헐크삼촌"
"헛, 그래라, 아저씨가 모냐~"
넘을 수 없을 만큼의 벽이 눈에 보였지만, 최대한 티를 안내고 퉁명하게 대답합니다.
그리고는,
"수학 과외 선생님이 지난 주에 고백했어요.."
수학을 가르쳐주는 대딩 과외 선생님을 엄마가 소개받아서 시작한지 약 3주정도 되었는데,
그 남자애가 대뜸 자기에게 고백을 해 버렸답니다...흐흐...
그리고는 그 설명을 약 5분간 해주는데...
다 듣고 나니, 뭔가 이상합니다.
자꾸 이 애에게 자기 동네로 놀러오라고 하는 것부터,
하루 학교 생활을 카톡으로 보고하라는 것까지 약간 의심가는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던 겁니다.
제가 얘한테 뭐라도 되는 냥, 남자의 입장에서 그 애가 하는 말에 대한 숨은 감정을 이야기하니,
이거 너무 진지하게 듣는게 아닌가 할 정도로 제 눈을 바라보고 열심히 듣더군요..
결론은 과외 개x끼로 끝나며, 예는 진짜 이제 저를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말끝마다 '오빠, 오빠'
한결 가까워진 느낌, 절대 허물어 지지 않을 것 같은 그 벽이 서서히 줄어드는 느낌.
웃으면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그 통통한 볼살이 너무 귀여워 보이고,
형 밖에 없는 제게 여동생이 생긴 것 같은 기분...
가슴속에 뭔가 흐뭇~한 감정이 막 쌓입니다.
이미 베네에 들어온지 1시간이 지났습니다.
친구를 만나러 간다던 처음의 내 얘기는 둘 다 잊은 듯,
이제 옆 테이블의 커플 외모도 평가하고.....
그러던 중,
"이게 그 히말라야에요??"
"으...응...."
이 땐 히말라야가 이미 고딩들의 로망이어서 웬만한 고딩은 보면 다 알더군요.
얘도 좀 친해지니 이 얘길 꺼내더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일어나서 내 옆에 놔둔 헐크옷을 가져가더니 자기가 쑥 입어봅니다..하핫
근데 제 덩치도 있고, 옷이 굉장히 크고 두껍기 때문에 얘가 입으니 완전 귀여운겁니다!
그러더니 대뜸,
"내 팔 만져봐요.. 만져져요??"
이 히말라야가 팔 부분이 정말 두꺼운데, 그게 신기했는지 저한테 팔을 쑥 내밀더니 만져보랍니다..
뭐 생각할거 있나요? 만졌죠..
"어.. 이거야??"
"잘 안만져지죠?? 히히히"
"이거네 뭘~"
.........
이러고 놀았죠..
시간은 흘러 거의 7시 반이 지나니, 얘 동생에게서 카톡이 오네요..
예는 중3 남동생 하나,
5살 늦둥이 여동생 하나.. 이렇게 형제가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엄마아빠가 외출하신 사이 남동생이 막내를 보고 있던 겁니다.
그래서 누나에게 빨리 들어오라고 카톡폭풍질을 시작한 겁니다..
흐흐.. 새퀴......
결국 이런 얘기를 듣고는 더 이상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
"이제 나가자.. 너 집에 가야지.. 막내가 찾는데..."
하면서 일어서니까,
글쎄 얘가........
"저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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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