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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28 03:28
글의 전체적인 어조에 동의합니다.
전문가 집단이나 법적인 표절이 잡아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대중의 견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게의 리플에서도 밝혔지만 아이유가 아니더라도 비의 '부산여자'와 Raphael Saadiq의 'Detroit girl'과 같이 참조한 것이 명백한 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라고 그냥 덮어놓는다면, 이러한 '교묘한 레퍼런스'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고 이것은 결국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질적저하가 우려됩니다. 사실 전문가 집단의 옹호도 대중보다 더 전문성이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어차피 표절이냐 레퍼런스냐가 기준이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전적으로 작곡가 본인의 양심에 달린 사항이기 때문이죠. 제 3자가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옹호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사실 더 애매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13/10/28 03:37
다른글의 리플들을 보면서, 전문가가 말하는게 옳다는 논리에 대해서 간질간질하면서 하고 싶은말이 뭔지 모르겠는 감이 있어 답답했는데
제가 왜 그런 말들을 보면서 반발을 느끼면서도 왜 그랬는지 명료하게 설명해주는글이네요. 물론 뭐 대중이 뭐라하면 그게 다 옳다, 바꿔야 한다 그런것까진 아니지만, 전문가가 말하면, 혹은 법적으로 표절이 아니라면 합당하다라는 의견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죠. 저질노래나 아이돌들만 범람할때는 그게 대중의 선택이라면서 포장하는데, 표절은 무식한 대중들 그러는것도 웃긴거고요.
13/10/28 04:05
레퍼런스가 문제죠. 누가봐도 원본 곡을 참고해서 만들었다는 점이 느껴지는데 작곡가의 양심선언이 아니면 누구도 잡아낼 수 없습니다. 본문대로 코드엔 주인이 없고, 그 장르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음계라고 말하면 되니까요.
13/10/28 04:08
이른바 대중이라는 사람들이 "표절"이라고 낙인찍는것은 정말 쉽고 가벼운 일이지만
그걸로 인해 작곡가나 가수가 겪어야할 피해는 훨씬 무겁죠. 작년에 도둑들이 막 개봉했을 무렵 포털사이트 댓글을 보면 오셔스일레븐 배낀 쓰레기 영화다 라는 리플들 수두룩하게 달렸습니다. 범죄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전혀 생각도 안하고 말이죠. 엄밀히 따지고보면 범죄영화라는 외양을 빼고서는 두 영화는 전혀 다른 지향점을 가진 영화였는데도 말이죠. 위에서도 등장하지만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하는데 '노래를 듣는 일반 대중'의 느낌이 지금도 중요한 기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잘못알고 있는 것들중 하나가 몇마디 이상 배끼면 표절이고 교모하게 그 밑으로 갖다쓰면 표절이 아니다. 라는건데 실제로는 그런 기준으로 판단하진 않습니다. 대중의 느낌을 기준으로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죠. 그런데 이거 하나로 표절여부를 결정할수는 없습니다. 그 대중의 느낌이라는게 지극히 추상적인 개념이니까요. (대국민 문자투표로 표절여부를 결정할수도 없는 일이고요.) 그래서 표절여부를 결정하는데에는 다른 조건을 더 집어넣습니다. "작곡가가 의도적으로 그 노래를 배꼈는가", 즉 작곡가의 의도성을 보는거죠. 물론 작곡가가 내가 사실 의도적으로 갖다 쓴겁니다. 라고 말할리는 없으니 다른 여러가지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죠. 이 부분에서 전문가의 견해가 필요한거고요. 여기서 이른바 대중이라 불리는 사람들과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의 의견대립이 생기는겁니다. 보통의 청중들은 그냥 들으면서 비슷한거 같다고 느끼는 실질적 유사성만 보고서 "이 노래는 표절이다." 라고 낙인 찍어버리고, 전문가들은 두 노래가 비슷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의도적으로 그 노래를 배낀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하는거죠. 트위터에 계속 나오는 장르적 특성에 관한 이야기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거고요. 작곡가가 그 노래르 배낀 것이 아니라, 장르적 특성에 따랐기 때문에 비슷한 부분이 있을수 밖에 없다는걸로요. 그리고 전 표절이라는, 어쩌면 작곡가에게 가장 치명적인 낙인을 찍기위해서는 이정도 절차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에 전혀 관심도 없는 사람이 보기엔 서든어택이나 배틀필드나 모던워페어나 다 똑같이 총쏘는 게임이라 여기고, 저거 똑같은거 왜 만드냐 할수도 있겠지만, 게임 좋아하는 우리 피지알러들 입장에선 그게 얼마나 어이없고 우스운 일이겠습니까. 게다가 그 사람들이 배틀필드가 서든어택을 배낀거다!! 라고 우긴다면 더더욱이요. 상대적으로 영화나 책 등 다른 매체에 비해 대중들이 훨씬 쉽고, 또 많이 접할수 있는게 음악이라, 그만큼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그래서 실질적 유사성에 대한 논란도 많이 되는거 같습니다만 작곡가나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짜증날만한 일이 맞는거 같습니다. 무식한 대중드립은 저도 참 싫어하고 또 의미도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냥 저거 비슷한거 같애를 넘어서서 저건 표절이야, 저 사람은 표절가수야, 저 사람은 표절 작곡가야. 더 나아가서 음악한다는 사람들은 다 그렇지. 까지 의견이 확장되려면 그냥 '느낌'말고 신중하게 여러가지를 더 고려해야 하겠죠.
13/10/28 05:04
대중음악은 아니나 문학계 역시 표절 문제에 관해선 이러저러한 떡밥들이 많았죠. 가장 유명한 건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얽힌 논란일텐데 원로 평론가 유종호가 자신의 문집 '과거라는 이름의 외국'에서 이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말한 바 있습니다. 입장 자체야 본문에 인용된 배순탁 씨의 것과 별 차이가 없으며 사실 순문학계에서 이문열과 관련된 논란은 이미 오래 전에 열기가 식은 감도 있습니다만, 꼰대 놀음이라 비춰질 본 트윗의 권위의식이 어떤 식으로 보편적 논리를 획득한 것인지 밝히는 과정에서 곱씹을 여지가 있어서요(물론 뭐, 그 이전에 단단하게 응축되어 유려한 호흡으로 써내려가는 유종호의 사장만으로도 아주 기꺼운 책입니다.). 그리고 배순탁과 유종호의 입장을, 그외 예술사에서 여럿 있어왔던 영향, 모티브, 이를 넘어선 표절에 대한 썰들을 가만 훑다 보면, 과학이란 과학자 집단에게 과학이라 여겨지는 것이다라는, 얼마 전 피지알에서 논란이 된 삼공파일님 글[ https://pgr21.co.kr/?b=8&n=45206 , https://pgr21.co.kr/?b=8&n=45265 ]의 그것과 동일한 지점에 서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같은 맥락의 것이에요, 결국은.
특정 장르의 전문가 집단이, 혹은 전문가 집단의 논리를 오해와 오독 없이 수용 가능한 준 전문가 집단이 그외 집단, 여기에서 말하는 대중과 현격한 격차가 있다는 건, 참 세상에 몇 안 되는 '사실인 동시에 당위'입니다. 개별 전문가 집단이 언론에 내비치는 제스쳐와 무관하게, 일정 맥락 하의 영향 관계냐 표절이냐는 '그들' 사이에서 명백해요. 그냥 보면 알거든요...로 끝내면 참 영양가 없는 소리가 될 터이니 첨언한다면, 표절의 경우 표절의 대상이 되는 저작이 전달하고자 하는 미적 감흥에서 절대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장정일은 박일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표절이라 말한 것이며, 반면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은 표절이라기보다 (명백한 영향 관계 하에)모티브를 빌려온 것이라고 달리 규정한 것이죠. 단순히 형식과 사건 등 외연적으로 드러난 모습에 주목한다면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하루키 소설 사이의 영향 관계는 영원한 제국과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사이의 그것에 비해 심원해뵙니다(사실 장미의 이름과 영원한 제국 사이의 공통 분모는...... 뭐, 전인구 육십억 모두가 이인화가 장미의 이름을 보고서 쓴 것이라고 할만치 명백하죠.). 그러나 작품 속에서 작가에 이끌린 독자가 최종 국면에서 다다르는 인식과 그 다다르기까지 겪는 미적 감흥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 점에 주목한다면 장미의 이름과 영원한 제국은 아주 다른 소설이에요(물론 다른 소설이라는 게 칭찬이 되지 않는다는 게 참 영원한 제국에게는 안타깝습니다만). 장미의 이름에서 나타나는 어느새 다가 선 근대 앞에서 무시로 치장하려 발버둥치는 신적 질서에 관한 인식은 영원한 제국에서 찾을래야 찾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인화는 애초 그런 것에 관심이 없었지요. 자신이 전달하려는 첨단의 심상조차 하루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이라기보다 그럴 생각이 없는] 박일문과 달리 말입니다. 헌데 글쎄, 이런 것들이 앞서 밝힌 바, 과연 일반 독자들에게 얼마나 와 닿을 법한 이야기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기대하지도 않고, 설득할 수 있는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얼마나 유의미한지도 모르겠고, 정말 솔직히 이야기해서 (이른바)'대중'들이 그래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새벽시간에 그나마 떠오르는 떡밥들 몇개 풀어내서 그런 거지, 말하자면 정말 한도 끝도 없거든요. 마술적 리얼리즘이란 이름 하에 이사벨 아옌데와 살만 루시디를 마르케즈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한다거나 장정일과 백민석을 철저하게 단일한 카테고리에서만 바라본다거나 등등등... 나름 소설 읽는다며 스스로 일반과 구획하는 독자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일이 비일비재할진데 그렇지 않은 경우야 오죽할까요. 오해를 한다면 어쩔 수 없는 거고, 오독을 하면 그뿐이죠. 비꼬는 것도 아니고, 이러한 세태(이걸 세태라고 말할 수 있다면)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렇다는 거죠. 다만 대중음악의 경우 서로가 합의할 생각도 없고 합의할 이유도 없는 문제임에도 합의해야한다는 당위를 가질만큼 서로 간의 거리가 가까워서 말들이 튀는 것 같습니다. 대중음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소위 '엘리트'와 '대중'의 경계가 겉으로 보기엔 너무도 분명하고(그러나 들여다보면 너무도 모호하고? ...음, 이건 좀 섣부른 표현이 되겠군요. 어쨌거나 문외한이 보기엔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그 소재의 성격상 뒤엉킬 수밖에 없으니 '문제적'인 게 아닐라나요.
13/10/28 13:31
오... 반갑습니다! 이문열의 그 유명한 단편이 표절논란이 있었나요? 잘 몰랐네요.
이번 논란에서 나온 음악에 있어서 '클리셰'가 도통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중 음악에서의 '미적 감흥'이야말로 '클리셰'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표현에 있어서 참신성을 통해 그 약간의 차이를 뛰어 남으려는 창작의 고통을 빼면 대중 문화에서 깊게 들여다 봐야 할만한 게 과연 있을까요? 특히, 사랑이야기, 이별이야기하는 노래에서 말이죠.
13/10/29 01:10
음악의 클리쉐는 어떤 음악 장르에서 보통 차용하는 음악의 장르적 특징들이라고 거칠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저게 분위기를 넘어 가락 화음 리듬 같은 부분도 포함하게 되면 사실상 너도나도 돌려쓰는 차용을 세련되게 부르는 표현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간단히 첨부하는 말이지만 감정선의 문제에 있어서는 같은 사랑/이별 주제라도 엄청나게 디테일한 변주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특히 가사가 결합되면 더욱 그렇겠지요. 그것에 깊게 들어갈 요소가 있냐고 하면 쾌락의 면에서는 그런것 같습니다.
13/10/29 01:17
그래서 한국문학계가 그들만의 강호로 남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찌되었든 엘리트와 대중의 간극을 부정할 수는 없고 사회 보편적으로 또는 영역마다 개별적으로 둘 사이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는 쉽지 않으면서 또 재밌는 문제임.
13/10/28 06:29
코드와 리듬은 장르라는 개념으로 넘어갈수 있지만 멜로디는 다른문제죠. 특히 멜로디를 표현하는 아티큘레이션까지 똑같은데요.(문제가 되는 멜로디는 몇마디 안되기때문에 법을 피해가겠죠?)
그러므로 이번 분홍신사건에 대해 썰푸는 전문가들중에서 멜로디를 언급안하고 장르만 이야기하고 지나가는 전문가들은 대중을 기만하는 전문가들이라 보시면 됩니다. 덧붙이자면 분홍신이라는 곡은 기존의 아이유스타일의 곡(좋은날,너랑나)에 일본식 빅밴드사운드를 붙여놓은곡으로 추정하는데요(일본 특유의 뽕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확신합니다)... 빅밴드편곡을 전문가에게 맡기기전에 작곡가님이 편곡을 스케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듯싶습니다.
13/10/28 09:14
아이유의 분홍신과 원곡이라는 스윙재즈 곡을 오늘 아침에 두 세번 반복해서 들어봤는데...표절은 아닌거 같습니다.
말그대로 그냥 스윙재즈의 기본 멜로디와 리듬을 차용했을 뿐.. 개인적으로 스탠더드 재즈 계열을 좋아해서 맨날 틀어놓고 사는 편인데... 굳이 멀리 찾지 않아도 보사나 빅밴드 스타일의 스윙재즈, 스탠다드 재즈 계열들의 앨범 1-2개만 들어봐도 이 정도의 변곡은 많이 하는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아이유가 대중가수라 이게 크게 논란이 되는거 같은데...너무 쉽게 표절이란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유는 최근 젊은 음악인 중 그나마 음악에 진지하게 임하는 젊은 가수인거 같은데....너무 상심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아이유가 진짜 작곡을 배워서 양심과 혼을 가진 싱어송라이터가 되길 바랍니다. 그게 아니라면 진짜 매번 곡을 낼 때 진짜 어떤 곡과도 표절 문제 만큼은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혹하게 검증하고 나오던지요..
13/10/28 11:12
제글을 다시 읽어 보시면 알겠지만..저는 이번 일이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말씀해 주신대로 아이유에게 딱히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아이돌과는 달리 진지하게 음악에 몰두하는 모습이 아이유의 차별화된 최대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아이유만큼은 진짜 진지하게 음악에 접근하고, 노래하고 작곡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큽니다. 향후, 진지하게 음악을 할때 정말 양심과 혼을 담아 좋은 곡을 만들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 쓴 글입니다.
13/10/28 15:04
아이유가 노래 잘 부르는 젊은 가수 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음악에 진지하게 임한다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네요.
도대체 어떤 면에서 진지하게 임한다는 것인지... Boo, 마실멜로 때부터 봐왔지만 다른 아이돌 가수에 비해 딱히 진지하다는 느낌은 잘 안 드네요.
13/10/28 09:24
물론 표절에 있어서 대중의 판단은 꼭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겠죠.
그렇지만 표절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을 생각하면 대중들이 표절에 대해서 "섣불리" 판단내린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각종 표절건에서 대중의 판단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라고 할까요... 뭐 그렇습니다. 대중의 판단은 어떤 곡이 어떤 곡과 비슷하다. 혹은 똑같다. 이 지점에서 멈춰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몇만이 "어떻게 똑같은지" 까지 나아가지만, 이마저도 어떻게 비슷하다라는 것만을 증명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더 중요한 "왜 똑같은지"라는 질문까지는 나아가지 않죠. 대부분의 대중들은 "왜 똑같은지" 라는 중요한 질문에 손쉽게 "작곡가가 베꼈다." 라는 취지의 대답을 내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곤 하죠. 표절이네. 라고. 곡이 똑같을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어 동일한 오리지날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복제품 1, 2끼리 비슷하다고 싸운다거나, 장르 내에서 서로서로 복제하는 그런 멜로디라거나 등등) 그런 수많은 대답의 가지수에 대해서 생각하기보다는 작곡가의 의도적인 베낌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저는 불편하고 그래서 이른바 대중들의 판단에 쉽게 찬성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번 건에서 중요한 것은 그 장르적 클리셰라는 것의 실체가 될 터인데, 전문가는 자신의 권위에 기대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를 않고 대중들은 그에 대한 반론을 하기보다는 비슷하다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그래서 저는 표절이라는 표현이 가지는 무게감을 생각하여 지금 상태에서는 굳이 "표절"이라고 표현하지 않으렵니다.
13/10/28 10:01
대중의 판단이 멈춰있는 이유는 그 이상의 지식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어떤 노래를 듣고 '좋다', '나쁘다', '참신한데?', '어디서 들은 것 같아', '계속 듣고 싶어' 정도의 반응이 나오는게 고작인 것이 일반인들입니다.
이런 수준을 가진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대중음악 작곡가와 가수들이 노래를 팔아서 먹고 살려면 표절 의혹이 생겼을 때의 대처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야 하는게 맞는 거 아닐까요?... 저는 일반인들(표절 의혹을 받는 노래에 대한 팬, 안티, 무관심층 등등 모든 사람이 망라된) 의견의 총합이 표절이라고 나왔다면, 비록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지라도 그만큼의 이유가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13/10/28 10:08
일반인들의 의견의 총합이 표절인지 아닌지도 명확하지 않죠, 지금은.
대중의 판단이 멈춰 있는 이유야 당연히 그 이상의 지식이 없어서겠지만... 그렇다면 공부를 해야 하지 않나. 그런 공부를 통해서 이른바 전문가의 논리에 대한 반박을 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나...혹은 바른 말(대중의 입장에서)을 해줄 전문가를 찾아야 하지 않나... 그런 노력을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냥 자신의 취향 문제로 생각하거나 전문가의 의견에 납득해야 하지 않나... 뭐 이런 생각들이 머릿 속을 휘리릭하고 지나갑니다.
13/10/28 10:13
네. 아직 의혹 수준이지요. 로엔 측의 해명과 팬분들의 활동에 기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다른 거 해서 먹고 살기 힘든 대중의 입장에서, 귀에 잠깐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음악의 표절 여부를 가리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냐, 라고 하면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13/10/28 10:15
제 생각에는 그러면 표절이라고 말을 안 하면 된다고 봅니다. 다른 거 해서 먹고 살기 힘든 대중이 귀에 잠깐 스쳐 지나갈 음악에 대해서 표절이라고 애써 말할 필요가 없겠죠.
13/10/28 10:21
얼핏 듣고 비슷하니까 어 이거 표절이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그런 사람들의 생각이나 karlla님의 의견이나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900원을 내고 아이유의 분홍신을 살 수 있으니까요.
13/10/28 10:24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표절이라는 표현에는 "비슷하다." 라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쓰임새나 사용법을 보면 표절이라는 표현에는 "똑같다" 라는 의미 외에 작곡가가 의도적으로 "베꼈다." 라는 의미 또한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똑같은 것이 확실한 작품에 표절이라고 말하지는 않죠.
작곡가라는 창작자 입장에서 "베꼈다." 라는 표현은 치명적입니다. 직업적인 면에서나 인격적인 면에서나 말이죠. 이런 치명적인 말을 쉽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13/10/28 10:28
그런 치명적인 이야기를 함부로 할 수 있는게 소위 대중이고, 작곡가들은 그런 대중들을 상대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겁니다. 어찌됐든 계속 대중음악을 할거라면 눈높이를 맞춰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karlla님 의견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제가 가진 생각과 다르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13/10/28 09:57
"그 청중들이 듣기에 실질적 유사성이 느껴진다면 전문가들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두 곡이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 아니면 닥쳐.. 라는 주장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는데.. 이런 규정이 있었군요. 업계 의견.. 이들이 더 전문가일진 모르겠지만.. 그 업계라는게 사실을 밝히려는 사람은 적고 감싸주려는 사람은 많을수가 있는지라.. 왜냐면 딴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든 내 문제가 될수 있거든요. 의료사고 같은 경우 법정에서 타 의사가 환자에게 유리하게 증언해 주는 경우가 적다.. 이런것과 비슷할까요.. 동양증권 사태를 보면서.. 같은 증권쟁이가 느끼는 심정도 비슷하고.. 업계가 다 썩었다는게 아니라..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긴 쉽지만.. 공격하는 목소리를 내긴 어렵다는거죠. 굳이 같은 업계사람과 척을 질 필요가 없으니.. 나한테 떨어지는게 있는것도 아닌데..
13/10/28 10:02
저는 아이유 노래에서 '야야 좀 더 빠르게' 이 부분때문에 이건 어쩔수 없는거구나 싶었거든요.
룰라 천상유애가 '오레오레오레' 가 표절이 걸린것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것 처럼요.
13/10/28 10:14
기사나 피지알에서 게시글들로만 접해보고 있다가 궁금해져서 찾아봤습니다.
표절이라고 하는 대중들 입장도, 전문가들 입장도 모두 이해가 되네요. 저는 표절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대중은 별 문제제기 없이 넘어갈테고 표절이라고 생각하는 대중은 한마디씩 거들텐데, 표절을 말하는 대중들이 모든 대중을 대표한다고 봐서는 안되겠지요. 그런면에서 보자면 단순히 [전문가의 견해 vs 대중의 견해]라는 틀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13/10/28 10:23
당연한 말씀입니다.
개개인의 판단이 모인 대중의 집합적 판단은 표절로 보인다와 아니다가 모두 섞인 것이니까요. 이것은 어떤 음악이 대중적으로 성공했을 때도 대중 안에서 그 음악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싫거나 무관심하다는 사람이 모두 섞여 있는 것과 같습니다. 본글의 요는 대중음악에 대한 대중이 그런 집합적인 판단이 의미가 있냐 없냐에 있습니다. 서두에서 대중의 다수와 전문가가 대중음악의 가치 평가에서 대중의 가치판단 무게에 대해 대체로 일치하는 것과는 달리 표절에선 그런 일치를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 것은 대중 안에서도 표절의 대중적 판단력에 대한 각기 다른 표명이 있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만, 좀 더 명확하게 표현해야 할 것 같습니다.
13/10/28 10:39
의미가 있는가 없는가로 간다면 절대적으로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선 본문에 써주신 내용에 전체적으로 동의하구요. 아무래도 대중음악을 하는 이들인 만큼, 대중들과의 소통에서도 좀 더 영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3/10/28 12:45
스윙재즈 진행 비슷한 곡이라면 이런 예가 있긴 하더군요.
Nekta - Here's Us (링크: http://youtu.be/-34XUW_huvk ) Big Bad Voodoo Daddy - Mr. Pinstripe Suit (링크: http://youtu.be/g6ICYbiLIsg ) 근데 비슷한 곡 찾아서 해명하는 전략이 사건 해소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박진영의 Someday 때도 비슷한 곡을 들어 해명했지만, 논란이 확 가라앉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3/10/28 10:21
글쎄요...위에 몇 분이 말씀하셨듯이, "대중"음악이기 때문에 대중의 취향따라 가는 것은 맞습니다만, "표절"이라고 낙인찍는것은 "느낌"에 따라 정말 쉽게 결정되는 반면 그걸로 인해 작곡가나 가수가 겪어야할 피해는 장난 아니죠. 물론 표절이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아닌 경우도 상당 수인데, 마치 찌라시성 신문기사처럼 툭 던졌다가, "아님말고~"가 되면 안되지 않을까요.
민주주의 안에서의 다른 문제도 그렇듯이, 다수결에서 다수가 항상 옳은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닌데, 대중의 판단에 전문가집단과 동등한 무게를 주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13/10/28 10:36
과거 저작권법이 미비했으며 또 한국의 대중들이 외국의 곡 및 음악의 데이터베이스를 알기가 어려웠던 시절에 얼마나 노골적으로 표절이 행해졌는지를 짚어보면, 견제가 없는 창작자의 양심을 온전히 믿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표절의 문제로 대중들의 음악적 지재권에 대한 소비가 흐려져서 각 개개인 받는 피해는 작았겠지만 그 총합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렇게 만연했던 표절의 과거에 대해 한국 음악계가 반성하고 자정하고 시스템을 정비한다는 애기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대중이 표절로 판단하는 판단력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더 정리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제 가설에는 대중이 대중음악의 호/오를 판단하는 영역과 곡의 독창성을 판단하는 영역은 같은 뿌리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찬찬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본문에서 주장하는 바는 대중의 판단을 전문가의 판단과 동일한 무게를 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대중음악 산업에 있어 대중음악의 가치에 대한 대중의 판단력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대중음악의 표절(가치가 약하거나 없음을 판단하는 요소)에 있어서도 대중의 판단력에 동등한 무게를 주는 것이 공평하지 않을까 합니다." 하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론 대중음악에서도 전문가집단의 판단력 자체에 더 무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들 그룹이 일반사회에 표명하는 개개 표절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이 학술 논문 표절처럼 엄정한 절차와 엄정한 결과로 나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13/10/28 11:27
일단 창작론적 표절은 작법 수준에서라면 모를까, 대중에 의한(제 3자에 의한) 판단 근거로 사용되기엔 매우 무리가 있습니다 대중 음악에서는. 텍스트와 달리 명료함이 극히 떨어지며 곡의 무슨 요소가 저작권을 가지는가, '고유하며 본질적인가'에 대한 정리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대중의 시각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양적 기준으로의 표절을 재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역사적인 이유, 그리고 어디까지나 '유사성'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 대중의 감성을 중시하라는 것이지 레퍼런스가 된 부분이 저작권이 살아있는 것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데에 대중의 판단을 쓰라는 가이드라인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표절이라는 것은 여타 분야에서 볼 때 절대 있어서 안되며 저지른 것만으로도 권위가 상실되는 행위입니다. 예컨대 교수가 논문 표절 걸리면 사표써야하지요. 그러나 대중음악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비틀스가 대중음악에서 손꼽히는 레전드 밴드인데, 비틀스의 멤버인 조지 해리슨은 빼도 박도 못할 표절 가수입니다. 하드락/헤비메탈의 일등 공신인 레드 제플린은 '악의적 표절'의 대표적 사례로까지 꼽힙니다. 국내에도 레전드로 불리는 모 보컬리스트는 어디서 들어보고 좋았던 곡을 그냥 쓰고, 작곡가 누군지 모르니까 연락하라고 앨범 속지에 적어놓은 적도 있습니다. 심지어 조용필조차 표절로 강하게 의심되는 곡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중음악이라는 것 자체가 글러먹고 비도덕적인 것이라 저 레전드들도 저 모양인 것이라고 볼 수도 있고, 혹은 대중음악이 가지는 표절 문제에 대한 도덕적 잣대의 한계를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라고 보고 있고요(전자라면 대중음악을 들을 이유가 전혀 없죠). 대중음악에서의 표절 문제는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딱 재산권 분쟁의 수준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악의적 표절과 우연적 표절을 확언해서 나눌 수 없습니다. 그리고 대중 음악은 우연적 표절과 클리셰의 차용과 악의적 표절의 경계가, 결과물을 베이스로 한 비교에서 판명이 어려울 정도로 불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에서조차 의도에 기반한 구분이 아니라, 결과물에 대한 구분만을 하고 있습니다. 의도를 해석하는 문제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중의 표절 판단은, 결과물에서 기반하되 의도를 역추적하는 것에 매우 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표절이면 당연히 은퇴하고 엿먹어야 한다는게 대중의 요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전문가가 표절 문제에서 확언을 할만큼의 기반지식을 갖출 수 있느냐에 대해서,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지요. 요는 '내 듣기에 참으로 유사해서 못들어주겠다'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건 개인의 감상이고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 듣기에 참으로 유사해서 이건 손해배상이든 사과든 있어야 하겠다'는 문제가 됩니다. 어떠한 책임을 져야만 할 유사성은 닮았다뿐 아니라 원저의 저작권 문제가 얽히며 기타 곡의 구조적 특성에서의 필수불가결함이 동시에 입증되어야 하는데, 비전문가의 판단은 여기까지 확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듣기에 참으로 유사해서 쟤는 엿을 먹어야겠다'까지 간다면, 악플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13/10/28 15:33
본문에서 표절에 대한 대중에 의한 판단 의미가 있다는 것은 작품의 독창성 향유를 고려하여 해당 지재권을 구입할 하는 소비자로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지 대중이 창작론적 표절에 의한 작법(과정)과 관련되어 있다거나 이해한다는 애기는 아닙니다. 창작의 과정은 창작자의 몫입니다. 그러나 창작의 결과물은 대중이 항유하기 위해 구입되며 집합적인 호/오 판단에 따라 어떤 음악의 성/패를 만들어 냅니다. 음악창작에 무지한 대중이 소비하는 부분은 전문가의 기술적 역량으로 표현한 아이디어(특히 표현방식에 관련된)와 감정선과 영감 등의 귀로 체험가능한 결과적인 경험일 것이며, 그렇기에 대중이 창작과정의 전문적이며 기술적인 부분을 모름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판별해서 공유하고 소비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런 과정이 없다면 어떻게 음악에 대한 지식차가 명확한 대중 음악가와 대중이 소통할 수 있는지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러하다면 소비자로서의 개개의 대중이 판단하는 표절 및 독창성의 여부는 전문가 세계의 코드 같은 형식적이거나 기술적인 부분이라기 보단 아이디어와 영감과 감정선의 부분일 것이고 이것은 창의적인 노동의 결과물을 고려한 구입 의사결정에서 대중 각자의 기준 및 이를 공유한 정보로 판단 가능할 것입니다.
법원에서 대중의 시각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전문가의 다르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인 대중의 판단에 따라 유사하다는 판결이 내려진다는 것은 창작자-소비자 간 대중음악산업의 상품교환관계의 특성을 고려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대중의 판단으로 레퍼런스가 된 부분이 저작권이 살아있는 것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타당한 말입니다. 저작권이 살아있냐 아니냐는 법이 임의로 정한 기간 이후에 그 저작권이 소멸하여 공공 재산으로 쓰일 수 있는가란 문제니까요. 그러나 이 저작권리의 형식적인 기간 설정이 곡의 독창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냐고 한다면 전 그렇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던 하나의 곡이 지금 그대로 카피하면 비독창적이고 100년 뒤에 그대로 카피하면 독창적이란 판단을 내릴 순 없기 때문입니다. 학계에서 표절문제가 법이 아니라 연구 윤리적인 성향을 강하게 띠는대도 불구하고 그 표절 판정이 안에서의 통제력과 외부에서의 공신력을 동시에 얻는 것은 대중음악계와는 달리 일반사회에 드러나는 표절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이 철저한 기준에 따른 엄정한 절차와 엄정한 결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대중음악계가 부도덕해서 그렇다는 것은 극단적인 발상이고 단지 이쪽업계가 덜 도덕적이며 전문가 사이에서도 그러한 요구가 약한 것이겠지요. 대중음악은 산업이고 저는 본문에선 제 학술/창작에 대한 개인적인 관점을 제외하고는 전문가-대중 간 대중음악의 표절판단에서 윤리적인 문제를 다루진 않았습니다. 그것은 주로 대중음악 작가의 창작 과정 중의 내면에 귀속될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대중의 문제는 앞서 제가 제기한 것처럼 윤리적인 범위를 넘어서 지재권의 범위에서 다룰 수 있으며 실제적으로도 그리 행해지고 있지요. 대중의 폭력성이나 잔혹함에 대해서는 깊이 동감하는 바입니다만, 말씀하신대로 법이 대중음악의 독창성을 다루는 지재권이 잘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중이 대중음악의 표절 여부에 대한 표명과 의견공유를 통해 해당 창작자의 명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그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동기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거 저작권법이 미비했으며 또 한국의 대중들이 외국의 곡 및 음악의 데이터베이스를 알기가 어려웠던 시절에 노골적인 수준으로 표절이 행해졌지요. 과거 표절의 문제로 대중들의 음악적 지재권에 대한 소비가 흐려져서 각 개개인 받는 피해는 미미했겠지만 그 총합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한국대중음악계가 이에 대한 보상이나 사과를 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정비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단지 90년 대 이후로 인용의 기량은 더 미묘해졌으며 잡음이 더 많아졌을 뿐이지요. 애초에 90년대의 대중이 그 당시 표절논란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대중음악계 내부에서 과연 점화가 되었을지도 의문이고요. 대중음악산업에서 대중의 잔혹함이 위험하며 이를 제어해야 한다면 대중음악 창작자들의 태만과 기만도 위험하며 제어되어야 합니다. 팝씬이나 락씬이나 케이팝씬의 전설적인 뮤지션들 뿐만이 아니라 현존하는 대부분의 창작자들은 표절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들 중 다수가 표절의혹을 받고 표절판정을 받았습니다만 그래서 대중들의 당연히 은퇴하고 엿먹어야 한다는 그 성난 요구로 그 위대하거나 위대하지 않은 대중음악가들이 업계에서 추방되었는지요? 비틀즈 레드제플린은 물론이고 이승철과 최준영에 이르기까지 다수가 그렇지 않았을 겁니다. 형사고소도 못하고 대중음악의 전문가들의 창작집단에서 격리된 대중이 미치는 영향력이란 자신들의 기준에 가능한 맞게 명성을 깎고 수입을 줄이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 과정이 대중의 집합적 판단이 발매된 음악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과는 아예 다른 과정으로 보긴 어려워 보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대중이 작가의 표절혐의에 대한 의문 제기와 항의의 동기를 폭도들의 린치-마녀사냥- 같은 부류로만 해석하는 것이야말로 전문가-엘리트의 관점에 따라 동기를 추적하는 윤리적인 판단이 아닌지요? 저는 물론 옛부터의 대중들의 무자비한 발언이나 배순탁씨의 폭압적인 발언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양 진영 간의 대립엔 각자의 윤리적 의미가 상당히 개입한다고 봅니다. 무지한 대중은 그저 듣기만 하고 감히 따져선 안되며 발언하기 위해선 우선 전문가가 하듯이 공부하라는 것이야말로 본격적으로 윤리적인 태도일테니까요.(음악계에서 비평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 부분의 간격은 조금 더 좁혀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대중음악은 산업이고 현대인 만큼 서로가 만족 가능한 법적 판단의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면 이를 잘 활용해야겠지요 현대 대중음악이 태생적으로 인용-표절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고 이를 형식적으로 판결하고 정리하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 전제된 현실이라면, 대중음악산업에서 대중음악의 좋음에 대한 소비자 대중의 집합적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는 측은 그 대중음악에 대한 독창성의 집합적 판단도 존중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대중음악의 지재권에 대한 미국의 판례와 문광부의 입장과 한국 학설에서 대중의 시각을 존중하고 기준으로 삼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13/10/28 20:01
'이 저작권리의 형식적인 기간 설정이 곡의 독창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냐고 한다면 전 그렇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던 하나의 곡이 지금 그대로 카피하면 비독창적이고 100년 뒤에 그대로 카피하면 독창적이란 판단을 내릴 순 없기 때문입니다.'
-> 실질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대중음악에서 코드와 멜로디 써먹을 게 없다는 소리가 나온지가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멜로디에 덜 지배받는 음악으로, 혹은 아예 리트로풍의 음악으로 창작자들이 전환하는 케이스가 많은 이유 역시 이러한 부분에서 설명이 됩니다. 또한 이번 아이유 앨범에서 스윙 재즈를 차용한 가장 큰 이유는, 통시적으로 그것이 예술적 창작성에 저해가 될지언정 공시적으로 그렇지 않을 수 있고 대중음악의 상당한 가치는 공시적 요소에서 나온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표절 문제에서 법적 요소를 제외한 예술/창작적 요소를 평가한다면, 평가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갈리는 관점이 매우 편차가 크며 결과적으로 보편적 윤리성을 적용시키기 어려운 지점이 분명히 출현합니다. '한국대중음악계가 이에 대한 보상이나 사과를 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정비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단지 90년 대 이후로 인용의 기량은 더 미묘해졌으며 잡음이 더 많아졌을 뿐이지요. 애초에 90년대의 대중이 그 당시 표절논란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대중음악계 내부에서 과연 점화가 되었을지도 의문이고요. 대중음악산업에서 대중의 잔혹함이 위험하며 이를 제어해야 한다면 대중음악 창작자들의 태만과 기만도 위험하며 제어되어야 합니다. ' -> 아마 공윤 폐지 전후로 생각되는데, 표절 기준에서 양적 기준(8마디 혹은 두 동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만)이 사라지고 현재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게 된 배경은 양적 기준 자체가 임의적인 부분이 강하며, 악용의 요소가 강하다는 것이 대중음악계 내부에서 지적되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전통적인 멜로디에 영향을 덜 받는 음악 장르가 출현하고, 샘플링이라는 요소가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잡음이 늘었기에 외부적으로 단속하기 위해서 현재의 가이드라인이 나왔다고만 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표절문제에서 대중은 일관되게, 인민재판의 형태를 띄어왔습니다. 대중 음악 창작자들의 태만과 기만 역시 위험하며 제어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방식은 개별적 혹은 집단적인 불매운동의 형식이거나, 혹은 엄정한 법적 절차에 기반해야 할 것입니다. 요는 현재의 대중에게, '위해도 있는 유사성'과 '위해도가 없는 유사성'의 구분을 할 능력이 있는가, 정확히는 그 구분이 공적으로 인정받을만큼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대로, 대중음악에서 미국 혹은 한국의 가이드라인에 '대중의 시선'을 포함하는 이유는 대중음악이 가지는 본질적인 소비 형태가 반영된 것 역시 틀린 말씀이 아닙니다. 그러나 '왜' 저런 막연한 형태를 가질 수 밖에 없는가, 그리고 막상 창작자들은 왜 표절 문제에 대해서, 총론이 아니라 각론의 영역에서 엄격해지지 않는가, 그리고 샘플링 등의 '합법 차용'의 비중이 왜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는가를 고려한다면, 결과물을 베이스로 한 유사성의 추적만으로는 이 문제의 책임 소재를 판별할 수 없다는 논리가 도출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논리를 바탕으로 대중을 구성하는 각각의 개인에게, '당신은 당신의 의견에 어디까지 책임을 질 자신이 있으며 거증책임을 요구받을때 행동할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물론, 대중에 속해있다면 위험부담없이 하고 싶은 말을 지를 수 있다는 관점에서라면 현재의 반응도 이해못할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올바른' 형태인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3/10/29 00:28
(1)저작권법 하에서 저작권의 시효가 소멸된 곡들을 차용해 쓰는 것은 독창성이 아니라 합법적 범위 내에서의 작곡 및 음악산업의 편리함에 영향을 주겠지요. 대중음악작곡의 역사성을 생각해 볼 때, 과연 통시성을 떠난 공시적 독창성이란 것이 실체가 있는지는 좀 불안한 면이 있습니다. 만약 같은 곡이지만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 사는 사람들에게 예술/창적 요소면에서 새로울 수 있다는 주장이라면 과거 폐쇄된 한국에서 해외의 당대나 철지난 곡들을 카피했던 그 곡들이 과연 독창성이 있었냐는 물음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아무것도 몰랐던 대중은 그것이 독창적이었다고 판단했겠지만 말입니다. 대중음악의 데이터베이스가 막대하게 갖춰지고 그것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된 오늘날 독창성이란 것을 통시성에 분리시키기란 어려워 보입니다. 단지 과거의 곡들을 재인용해서 공시적인 유행을 바꿀 수는 있겠지요. 이것이 대중에게는 신선한 환기효과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이는 지극히 음악산업적인 문제로 보입니다. 그러나 어떤 창작자는 부담없는 재료를 가지고 테마를 한층 발전시킨 독창성을 보여주기도 할 것입니다. 요는 저작권법에서 자유로와져 공공의 영역에 놓인 곡들을 그냥 쓰는 것과 그 곡들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2)한국에서 표절 문제가 불거지고 개선이 요구된 90년대는 한국의 문호개방이 이루어지고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던 90년대와 일치하는 것을 볼 때, 대중의 음악DB지식과 표절 적발 및 업계의 대응 그리고 가이드라인의 확립과정은 상당한 인과과계를 갖는다고 봅니다.(업계의 샘플링 사용 등도 정보정근성과의 연관성을 찾아봄직해 보입니다) 또한 당시 대중이 표절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때 과연 한국 업계가 그 인상적이고 다양했던 표절 음악가들의 표절(전 박진영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을 처벌하고 내부정화를 했겠냐 하면 전 업계특성상(특히나 그땐 문제의식 없이 종종 했었으므로) 회의적으로 생각합니다. 정보의 관점에서 보는 90년대 대중과 업계의 관계 및 부수적 파생현상 등은 더 조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업계의 표절문제에 대해선 불매운동이나 엄정한 법적 절차에 따라서만 창작자의 기만/태만을 다스려야 한다는 말에 대해선 대중이 표절의혹작 및 표절작에 대한 의견과 정보에 대한 공유를 한다면(지금도 그렇듯이) 창작자/창작물에 관한 대중 평가에 따르는 대중의 음반시장에서의 수요 변화로 시장에서 조절될 수 있다고 봅니다. 불매운동을 전개하거나 준엄한 사법절차를 기다리는 것보단 대중음악의 산업적 특성상 이게 더 자연스럽고 합당해 보입니다. '위해도 있는 유사성'과 '위해도가 없는 유사성'의 구분을 할 능력은 여기선 필요치 않고 그 정도를 다룰만한 심각한 표절 문제는 법정에 갔을 때 대중의 기준에 맞춰서 판사와 전문가들이 보조해 주겠지요. 저와 레지엔님이 여러 번 이야기했던 대로 창작자 집단에서 격리된 인민-대중의 발언이 아무리 거칠지라도 표절의혹자만이 아닌 실제로 표절한 대중음악업계종사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엔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고소가 되는 것도 아니고 업계에서 추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무식한 대중을 무지로 놔두기 보단 차라리 언로가 활성화되고 논쟁을 통해 대중의 음악적 지식 수준이 한발씩 발전하도록 이끄는 것이 산업의 의미에서나 예술/창작의 의미에서나 가치 있지 않을까 합니다. (3)’합법차용’이란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법적 표절의 형식 기준만으로 더 이상 독창성을 판별하기 어렵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할 겁니다. 어쩌면 이는 음악이 음악가가 아니라 저작권법 변호사가 다루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만 어찌하였던 독창성 있는 노동의 결과물을 얻고자 하는 대중의 요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강력한 유사성이 발견되는 곡에 대한 표절여부에 대해 대중 사이에서 거증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를 제기하는 쪽이나 방어하는 쪽이나 똑같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러나 레지엔 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대중과 창작자 사이의 일이겠지요. 대중음악계가 학계에 비견될만한 집단 내부윤리와 처리방법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문제가 제기되지도 않을 것이고 진짜 학계라면 표절의혹에 대한 거증책임은 학위를 부여한 쪽에서 지게 됩니다만 대중음악산업의 특성상 그런 수준을 요구하는 건 비현실적이겠지요. 따라서 이 긴장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더 이상 독창적인 대중음악은 없다는 공개선언을 하거나 음악을 변호사가 하는 일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독창성 있는 노동 생산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 대중의 요구와 창작자의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은, 시장판단력과 공론화와 DB축적을 통한 수준의 향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저는 대중의 판별력과 폭력성에 대한 회의를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합니다.
13/10/28 23:16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말들이 다 있네요. 분홍신이 표절인지 아닌지에 별 관심도 없으면서 여기에 끼어들었던 이유가 댓글의 '대중이 작가의 표절혐의에 대한 의문 제기와 항의의 동기를 폭도들의 린치-마녀사냥- 같은 부류로만 해석하는 것이야말로 전문가-엘리트의 관점에 따라 동기를 추적하는 윤리적인 판단이 아닌지요?' 이 부분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분홍신이 표절이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 그런 사람도 있을겁니다. 대중이 언제나 옳은 판단을 하는건 아니지요. 하지만 그건 표절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표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우매한 대중 혹은 대중을 방패로 삼는 아집의 개인으로 지칭하고 싶다면 그만한 논리적인 사고를 보여줘야지요. 잘모르면서 함부로 표절이라고 단정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정작 표절의 기준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않고 자의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합리적인 사람들이고 표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비합리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판단하기엔 표절아니던데' '재즈에서 이 정도는 특이한게 아니라서 표절아님', '전문가들이 아니라는데 왜 자꾸 우김' 같은 수준의 근거로 너희는 우매한 대중, 아집의 개인임이라고 말하는게 비약이죠. 기준만 알아봤어도 대중의 직관이 전문가의 판단에 우선한다는걸 알고 전문가들이 아니라고 한다고 대중이 문제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걸 알았겠죠. 거기에 참고로 재즈에서 이런건 흔한거다 라는 건 재알못이라며 대중을 비난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청중이나 통상의 관찰자라는 용어 외에도 미국 판례에서 청중 테스트를 적용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보면 '통상의 합리적인 사람'(ordinary reasonable person)이라거나, '평균적인 문외한'(average layman), '통상의 시청자'(ordinary viewer) 등으로 다양한 바, 어느 표현에 의하건 요컨대 저작물에 관한 전문적인 분석, 비평가가 아닌, 일반 수요자로서의 청중의 시각에서 문제된 저작물을 접하였을 때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느끼는 인상이나 감각이 어떠한가에 의하여 이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23. 판례명 (Name of Case): Dawson v. Hinshaw Music, 905 F. 2d 731 (4th Cir. 1990) Underlying Wowk: Anonymous Spiritual, "Ezek'el Saw The Wheel" Complaining work: William Dawson (Arr.), "Ezekiel Saw De Wheel" Defending Work : Gilbert Martin (Arr.), "Ezekiel Saw De Wheel" 사실 (Fact): 원고인 William Dawson은 흑인영가 "Ezekiel Saw De Wheel"를 편곡하여 수년동안 판매하여 왔다. 1980년 Gilbert Martin은 유사한 흑인영가를 편곡하였고, 같은 해 Hinshaw에게 배타적 이용허락을 설정하였다. Dawson은 저작권침해를 이유로 Gilbert Martin과 Hinshaw을 제소하였다. 법적 쟁점 (Question at Law): 특정 수요자에게만 제공을 목적으로 한 음악저작물의 경우에도 보통관찰자 관점에서 실질적 유사를 판단해야 하는지의 여부 판결 (Decision): 일반가요와는 달리 흑인영가의 편곡물은 합창단 지휘자들에 의하여 구매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전문성을 가진 음악인의 관점에서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판결 이유 (Reasoning of the Court): 1심법원은 Dawson의 편곡이 그 패턴이나 주제 및 구성에 있어서 다른 흑인영가와는 구별되는 참신성이 있고, 이러한 참신한 패턴은 Martin의 편곡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인정하였지만, 보통의 관찰자(ordinary lay hearer) 기준에서는 두저작물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원고패소의 판결을 한바 있다. 항소심은 ‘sheet music’ 작품의 경우 의도된 청중(intended audience)은 사실상 보통관찰자 또는 합창지휘자로 구성된 좁은 범위의 그룹이라고 주장한 원고의 주장을 인용하여 지방법원의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항소법원은 원고의 저작물의 의도된 청중은 합창단 지휘자이며, 원고의 목표는 그들에게 편집저작물을 판매하는 것이지 광범위한 청중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이 두가지를 종합해보면 분홍신의 의도된 청중은 평범한 10대~30대라 볼 수 있기때문에 재즈에 대한 소양은 보통의 관찰자 기준과 관계가 없습니다.
13/10/28 13:33
문외한이지만 생각할 지점이 많은 재밌는 글이라 추천 누릅니다. 아이유가 노래를 잘 부르긴 하지만 목소리톤이나 가창력에서 재즈를 하기엔 좀 아닌 것 같아서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이런 사건이 일어나서 애매한 기분이네요.
13/10/28 14:59
각 분야에서 표절이 가지는 의미나 역활이 다르고
특히 대중음악에 있어서의 대중과 전문가들의 간극이 크다보니 표절시비가 나도 이게 항상 늘 부정적으로 끝난다는 악순환이 계속되는게 좀 아쉽습니다.
13/10/28 19:14
코드야 같을 수 있고 리듬도 같을수 있는데 멜로디가 같으면 안되지 싶네요.
그리고 주소비층이 대중인데 대중한테 표절 운운하지 말라는건 자폭으로 보이네요.
13/10/28 20:12
표절 운운은 쉽게 누구나 말할 수 있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수 있지만 막상 당한 사람은 힘들 수 있으니 잘 알아보고 하자는 것이 자폭으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13/10/28 19:5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6&oid=117&aid=0002391197
그리고 오늘 또다른 표절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리플 분위기는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13/10/28 22:19
일단 표절 기준에 관해서는
「표절 기준 및 표절 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연구 : 영화, 음악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2007) 가 참고하기 좋은 자료인 것 같은데 저게 책이라서 인터넷상으로는 볼 방법이 없네요. (문광부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게 2007년 12월이고 그전에 10월에 가이드라인에 대한 포럼이 있었는데- http://www.newswire.co.kr/newsRead.php?no=293894 저 책 저자 중 한명도 거기에 참가했었음) 다만 표절 기준 및 표절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라는게 찾아보니까 있는데 pds21.egloos.com/pds/201101/26/08/20081027_b.pdf 2007년 8월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에서 만든겁니다. 만든 곳이 같고 년도도 같아서 위에 언급한 책과 관련이 있어보이네요. 내용읽어보시면 문광부의 가이드라인에 대해서 또 표절의 기준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설명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전자도서관에 '음악 표절에 대한 소고 : 우리나라 대중음악 판례를 중심으로' 라는 논문이 있는데 (로그인하시거나 아니면 구글에서 저 제목으로 검색 후 저장된 페이지로 클릭하시면 볼 수 있네요. 저 논문이 앞에 언급한 책'「표절 기준 및 표절 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연구 : 영화, 음악분야를 중심으로' 을 많이 인용하고 있어서 간접적으로나마 내용을 확인해 볼 수 있고 한국판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되어있습니다. (논문을 참조하라기보다 논문에 언급되어있는 해당 책내용과 한국판례들을 중심으로 보시라고 가져왔습니다.) 일단 인터넷상으로도 볼 수 있어서 둘 다 가져왔는데 이래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음악 표절에 관해서 대중의 판단을 근거로 삼는 이유가 각각 나와있는데 논문에는 먼저, 인간의 청각을 통하여 전달된다는 것은 저작권이라는 제도를 만든 것이 인간이기에 인간을 핵심요소로 한다는 것이다. 음악에서 음이라는 물리적인 속성은 인간의 귀가 감지 할 수 있는 16~20000Hz사이읜 것들을 말한다. 여러 요소로 인해 음악저작물은 한 번에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음의 수와 그 음의 결합이 한정될 수 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일련의 시간적 과정을 통하여 전체적인 음악저작물을 감상한다는 점에서 저작물을 입체적 또는 평면적으로 펼쳐놓고 청중의 취사선택에 따라 예술적인 느낌을 받아들이는 미술저작물 등과 상이한 점이 있다. 또한 [음악저작물은] 음의 발생과 전달, 감정의 전이라는 과정안에서 여러 배열의 소리 안에서 [청각이라는 지각능력으로 감성적인 반응을 보이게되는 저작물이다. 그러하기에 소리가 전달하는 느낌이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어야 하기에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음악을 듣는 청중에게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느낌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는 저작물이기에 실질적 유사성이 어느 선까지인지 애매모호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라고 하고 보고서에서는 (4) 실질적 유사성의 판단관점 : 보통관찰자 관점론 & 전문가 관점론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 누구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는가. 그 사회 평균적인 경험과 지식을 갖춘 가상의 관찰자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보통관찰자 관점론)이 있을 수 있고, 전문가의 분석에 의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전문가 관점론)이 있을 수 있다. 저작권의 침해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의 표현을 부당하게 이용하였을 뿐 아니라, 청중들도 피고의 저작물의 표현이 원고의 그것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청중 테스트 또는 보통의 관찰자 테스트(ordinary observer test)라고 한다.63) [청중 테스트는 저작자들에 대한 저작권의 보호를보다 실제적인 관점에서 실현시키고 있는 것으로서, 저작자들에게 그가 창작한 보호받는 표현(protected expression)에 관한 배타적인 시장(exclusive market)을 확보하여 준다는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사건에서 청중 테스트는 청중감소(audience reduction)를 가져올 것인지 여부에 관한 문제로 귀결된다. 즉 원고의 저작물을 베낀 피고의 저작물을 이미 구입하거나, 읽거나, 듣거나, 본 사람들이 그 후 다시 원고의 저작물을 구입하거나, 읽거나, 듣거나, 보기를 원하지 않을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청중감소의 점에 관한 입증이 있으면 청중 테스트를 통과하기에 충분하지만, 청중감소가 청중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아니다. 63) 청중이나 통상의 관찰자라는 용어 외에도 미국 판례에서 청중 테스트를 적용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보면 '통상의 합리적인 사람'(ordinary reasonable person)이라거나, '평균적인 문외한'(average layman), '통상의 시청자'(ordinary viewer) 등으로 다양한 바, 어느 표현에 의하건 요컨대 저작물에 관한 전문적인 분석, 비평가가 아닌, 일반 수요자로서의 청중의 시각에서 문제된 저작물을 접하였을 때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느끼는 인상이나 감각이 어떠한가에 의하여 이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라고 하는 군요. 90년대에 대해서는 두 분 말씀다 맞는게 1993년에 공연윤리위원회는 대중가요 중 13곡을 표절로 판정을 내었다. 당시 공연윤리위원회는 곡의 주요 동기는 2~4마디, 나머지 부분은 4~8마디가 같을 경우 표절로 인정하였으나, [많은 경우 공연윤리위원회의 표절 규정에 판단근거가 없어 판정 기준의 정비가 요구되었다.] 그리고 3페이지쯤 뒤에 -샘플링이 인기를 끌었던 1990년대부터 이에 대한 표절 논란이 계속되었다. 라고 합니다.
13/10/29 00:50
리플에서
"다만 대중이 표절로 판단하는 판단력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더 정리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제 가설에는 대중이 대중음악의 호/오를 판단하는 영역과 곡의 독창성을 판단하는 영역은 같은 뿌리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찬찬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라고 말한 판단력 기준의 부분의 논거를 본문에 추가하였습니다. 레지엔님과의 논쟁 중에 우선 언급하였으므로 읽으신 분들은 굳이 본문에서 다시 찾지 않으셔도 됩니다.
13/10/29 02:10
Judas Pain님 말처럼 같은 뿌리로 봐야겠다 싶은게
-청중 테스트는 저작자들에 대한 저작권의 보호를 보다 실제적인 관점에서 실현시키고 있는 것으로서, 저작자들에게 그가 창작한 보호받는 표현(protected expression)에 관한 배타적인 시장(exclusive market)을 확보하여 준다는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사건에서 청중 테스트는 청중감소(audience reduction)를 가져올 것인지 여부에 관한 문제로 귀결된다. 즉 원고의 저작물을 베낀 피고의 저작물을 이미 구입하거나, 읽거나, 듣거나, 본 사람들이 그 후 다시 원고의 저작물을 구입하거나, 읽거나, 듣거나, 보기를 원하지 않을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 대중의 호/오를 판단하는 영역이 결국 음악의 구매에 영향을 미칠텐데, 표절은 B라는 작품이 A의 독창적인 부분을 무단도용함으로써 A의 구매의사를 감소시킨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즉, A의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을 B가 갖다썼음이라고 할 수 있고, 이 A의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는게 대중입장에서 보면 A를 좋아하는 이유가 되는 거고 표절의 관점에서 보면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즉,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A의 독창적인 부분이 되는거죠. 물론 이걸 단순하게 대중이 좋아하는 부분이라고 전부 다 A의 독창적인부분이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완전히 같음 이라는게 아니라 관계가 있다 라는거죠. 대강 호/오를 판단하는 영역 ⊃ 독창성을 판단하는 영역이랄까요.. 미국 판례들을 살펴봐도 표절의 질적판단에서 곡의 전주나 간주같은 부분은 같더라도 전주나 간주는 그 곡의 독창적인 부분으로 인식하는 부분이라 보기 힘드므로 표절아님이라고 하거나 반대로 조금 같았는데 클라이막스라서 대중에게 강하게 인상을 남기는 부분이므로 표절임이라고 하거든요. 전주, 간주랑 클라이막스 중 어느 쪽이 호/불호에 영향을 더 미치느냐도 비슷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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