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믹스는 가정에서 간편하게 핫케익, 호떡, 브라우니 등을 만들 수 있게 분말류 재료들을 혼합해서 나온 제품들을 말합니다. 마트가면 한쪽 코너에 주욱 늘어서 있는걸 쉽게 볼 수 있죠. (엄밀히 말하면 커피믹스, 부침/튀김가루 등도 포함되지만 이런 제품들은 제외하고.)
예전에 간단한 홈베이킹에 취미를 붙인 적이 있는데, 스펀지 케익 믹스를 보면서 '그냥 밀가루, 소다, 설탕, 기름(, 소금, 바닐라향 등) 섞어놓은걸 돈 더내고 사야하나. 계량이 귀찮아서?'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밥통으로 스펀지 케익(그냥 일반적인, 생크림 등을 얹기 전의 케익을 말합니다. 제과점에서 따로 팔기도 하죠.)을 종종 만들곤 했는데, 진짜 재료 별거 없거든요.
하지만 어느날 세일하길래 호기심에 한 번 사보곤, 이 믹스를 쓰면 따로 머랭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걸 깨달았습니다. (머랭은 달걀 흰자에 설탕 섞어서 만드는 일종의 크림인데, 빵과 달리 발효를 하지 않는 케익류의 푹신함을 만드는 기본 재료 입니다.)
그런데 넷상에서 검색을 해보면 이 제품군은 유난히 광고성 블로거들이 많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져서 여러 업체들이 주부 체험단에게 제품 무료로 보내주고 사진 찍어 올리게 하거든요. 그래서 순 호평 일색이 흔해요. (물론 비교적 오래 팔아온 제품들은 좀 다르긴하죠.)
그래서 한 번 정보 제공 차원에서 간단한 리뷰를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광고를 피하기 위해 되도록 특정 업체 제품(및 사진)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1. 호떡 프리믹스류 중 전통적인 스테디셀러에 속하는 제품 입니다. 그러다보니 꽤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있구요. 예전엔 30분 이상 발효를 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그냥 몇 분간 혼합하는걸로 그만인게 보통입니다. 보통 8~10장 만들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가판이나 시장에서 파는 다소 두툼하고 큼직한 호떡 사이즈로 만드려면 5장 정도 나옵니다.
반죽믹스(, 이스트), 속재료(설탕 및 견과류)가 따로 포장되어 있죠. 반죽을 만들고나서는 비닐장갑을 끼고 만들라고 되어 있는데 장갑에 묻어서 잘 안됩니다. 따로 그릇에 식용류 따라놓고 손에 충분히 묻혀서 반죽 다루는게 편해요. 안그러면 들러붙어서 난리 납니다. 누름판을 따로 팔긴하는데 없어도 됩니다. 그냥 부침 등을 할 때 쓰는 뒤집개로 눌러도 충분해요.
맛은 대체로 양호하고 (금방 만든 뜨끈뜨끈한 호떡은 중독성이 있죠.) 길거리 호떡에 비해 상당히 경제적이죠. 그러니 프리믹스의 대표상품이 되었겠지요. (프리믹스 제품치고는) 만드는데 꽤나 번거로운데도 말입니다. 반면에 같이 먹어 줄 사람들이 없다면 좀 처치 곤란하기도 합니다. 보통 큰거 한 장 먹고 나면 질리잖아요. 계량해서 나눠서 만들 수도 있지만 번거롭기도 하고 쉽지 않아요. 냉장보관했다가 전자렌지로 데워 먹어도 되지만 그럴 바에는 그냥 길에서 한 번씩 사먹는게 나은것 같긴 합니다.
2. 브라우니 호떡에 이어 각광받는 제품군입니다. 브라우니 믹스의 가장 큰 장점은 만들기 간편하다는데 있습니다. 그냥 물 좀 넣고 잘 섞어준 다음에 전자렌지에 3~4분 돌리면 끝입니다. (그 다음에 한 시간 정도 식혀가며 굳히는 과정이 필요하긴 합니다만.) 믹스류 중 제일 쉬워요.
브라우니 전용틀도 끼워 팔곤 하는데 적당한 사이즈의 유리 용기에 담고 돌리면 그만 입니다. 필요 없어요. 그리고 전자렌지에 돌릴 그릇에 바로 넣고 섞지 말고 따로 작은 스텐볼 따위에서 섞은 다음에 퍼담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야 깔끔하고 그릇에 손상도 가지 않죠.
맛은- 쫀득한 식감은 괜찮은데 뭐랄까 초코렛 맛이 그닥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닙니다. 취향차가 있겠지만 '마켓오 브라우니'의 진한 맛에 비해 떨어집니다. 그리고 많이 달아요. 이건 이래저래 어쩔 수 없지만. 보존성은 좋은 편이죠. 만들어서 취향껏 4, 6, 9등분해서 은박지 따위로 따로 포장 후 냉장고에 보관하면 됩니다. 하나씩 꺼내 먹을 수 있도록. 아무튼 만들기 쉽고 꽤 경제적이며 두고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세일도 자주 하는 편이고. ...다 별 차이 없긴한데 L사의 PB제품이 형태가 잘 잡혀서 초보가 만들기 편하고, 맛은 사이즈 좀 작은 C사 제품이 그나마 제일 낫습니다.
3.스펀지/파운드 케익 이 두 믹스는 따로 들어가는 재료들(특히 버터)의 비율이 다를 뿐 별 차이 없습니다. 믹스 외에 달걀과 버터(식용유, 마가린으로 대체 가능)가 들어가고 오븐 대신 전기밥솥으로 만들어도 됩니다. 설명대로 하면 의외로 별로 어렵지 않고 직경이 어른 손바닥만한 케익 한 판을 만들 수 있는 믹스가 두 봉지 들어있죠. 그리고 반죽에 견과류나 인스턴트 커피/가루 녹차 등을 넣어서 응용하기도 쉽습니다.
다만- 평소에 '케익빵'만 따로 먹는 사람 주위에서 보셨습니까? 그냥 카스테라 비슷하고 먹을만하긴한데 대체 가능한 먹거리가 많은 것도 사실이죠. 나쁘진 않은데 추천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에요. 아예 본격적인 크림 케익을 만들고 싶다면- 생크림은 비싸고 초보가 적당한 당도와 볼륨으로 부풀리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예쁘게 바르는 것도 그렇구요. 물론 시판케익 보다 경제적이고 정성을 표현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4. 아이스크림/치즈케익 믹스 아이스크림 믹스 요새 꾸준히 나오던데, 이렇게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거 사지 마세요. 특히 전동 거품기 없다면 더더욱. 제가 포장의 설명대로 만들었는데 그대로 안된 제품은 이게 유일 합니다. 우유 붓고 손거품기로 몇 분 돌려주면 된다고 되어 있는데 잘 안돼요. 전동 거품기 동원해서 그럭저럭 만들긴 했는데 시판 아이스크림 만큼 부드럽지는 않습니다. 살짝 샤베트 느낌이 나요.
거기다 우유가격까지 따져보면 별로 경제적이지도 않구요. 맛도 그냥저냥인데 말이죠. 하다못해 이게 시판제품에 비해 건강에 더 좋을 리도 없잖아요. '집'에서 '엄마'의 손을 거친다고 해봐야 애초에 화학 첨가물 들어간 인스턴트에 속하는 이런 믹스류가 웰빙 식품은 절대 아닙니다.제가 보기엔 아무런 메리트가 없는 상품인데 꾸준히 팔리는게 신기해요.
치즈케익 믹스류는 비교적 괜찮습니다. 브라우니 이상으로 만들기 쉽고 (잘 섞어준 다음에 그냥 냉동실에 몇 시간 두면 됩니다.) 냉동 보관 가능하구요. 단, 역시 무지 많이 달고 치즈맛 보다는 요거트 맛이 더 많이 납니다. 아이들 입맛으로는 나름 괜찮은 맛인데 '치즈'케익을 기대했다면 실망할만 해요.
5. 해물파전/오꼬노미야끼 믹스 이 두 제품을 비교하는건 꽤 흥미롭습니다. 얼핏 결과물은 비슷한데 내용물이 전혀 달라요.
해물파전 믹스는 속재료까지 다 들어 있습니다. 오징어, 새우, 파 등이 건조된 상태로 따로 들어 있어서 물에 불려서 사용합니다. 물에 불린 후 반죽믹스와 함께 물 붓고 휘휘 저어주면 반죽이 완성되어 부치기만 하면 됩니다. 이 믹스만 사면 다른게 필요없죠.
반면에 오꼬노미야끼 믹스는 속재료가 없어요. 양배추, 햄 등은 따로 사다 손질해서 넣어야 합니다. 그럼 대체 뭐가 있는거냐. 반죽믹스 외에 뿌려먹는 소스 한 봉지, 그리고 그 위에 뿌리는 가쓰오부시가 따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저는 둘 중에 해물파전 믹스는 사본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평이 안 좋기 때문 입니다. 앞서 얘기한 '가짜 후기들' 외에는 한결같이 '그럴싸하게 해물파전 모양이 나오긴 하는데 맛은 별로다.'고들 하더라구요. 가격도 비싼 편인데 말입니다.
반면에 오꼬노미야끼 믹스는 다른 재료들 준비하는데 비용과 수고가 제법 들긴 하지만 나름 괜찮아요. 새우가루가 들어간 반죽도 제법 맛이 나거니와 그 소스와 가쓰오부시는 그렇게 소포장으로 사는게 불가능하니- 꾸준히 먹을거 아니면 꽤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요네즈랑 뿌려먹으면 그럴싸한 맛이 납니다.
6. 기타 고로케 믹스 - 가루에 물 섞으면 바로 완성되는 으깬 감자 + 튀김가루 라는 참 영리한 구성이긴한데, 술집 안주로 흔히 쓰이는 대용량 감자 튀김 비슷한 인공적인 향이 나는 것이 별로 입니다. 야채류가 쬐금 들어있긴한데 티도 안나고. (그리고 기본적으로 튀김 요리는 난이도가 높죠.)
깨찰빵 믹스 - 프리믹스류 돈주고 사는거 이해못하는 베이킹 고수가 이 믹스는 추천하는걸 본 적이 있습니다. 따로 사기 힘든 '타피오카 전분'이 들어 있거든요. 그리고 방금 만든 따끈한 깨찰빵은 제과점에서 사온 식은 애들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 납니다. 이건 기본적으로 오븐이 필요한데 (전형적인 공모양이 아닌) 납작하게 만들어 후라이팬에다 해도 되긴 합니다...만 역시 오븐 없다면 비추 입니다. 이 제품은 물 넣는 것과 (다른 업체에서 나중에 나온) 우유 넣는 것 두 종류가 있는데, 대개 전자를 추천하더군요.
식빵 믹스 - 제빵기 없으면 사지 마세요. 손으로 치대고 발효시키고 하는거, 재미로 할 수는 있는데 힘들고 오래 걸립니다.
더 있을텐데 당장 생각은 안나네요. 프리믹스로 처음 베이킹을 한다면 기본적으로 반죽을 섞는 스텐볼, 물/우유의 양을 재는 계량컵('지거'가 더 유용하긴 합니다.), 반죽을 깔끔하게 긁어낼 수 있는 실리콘 주걱 등이 유용하며 다이소 등에서 2천원 내에서 살 수 있습니다.
핫케익 믹스는- 차마 이거 사라고 얘기 못하겠네요. 자주 먹는다면 그냥 밀가루에 베이킹 파우더와 설탕(, 소금, 바닐라향) 따로 사서 적당히 섞으면 됩니다. 비율은 넷상에 많이 나와 있구요. 간편한 믹스 형태가 필요하다면 미리 섞어서 따로 포장해두면 그만입니다. (사실은 위의 케익 믹스도 큰 차이가 없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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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핀믹스 : 맛있습니다. 원하시는 토핑(?) 넣어드심 좋아요. 저 같은 경우 초코칩을 잔뜩!. 기호에 맞게 만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2. 호떡믹스 : 간단한거 같으면서도 손이 가는 제품입니다. 맛있습니다. 다만 여러명이서 나눠 먹을꺼 아니면 쉽게 질립니다.
3. 브라우니믹스 : 정말 간단하지만.. 별로 맛은 없었습니다.
저도 믹스 간간히 사는 편인데 호떡, 머핀믹스가 만족스러웠습니다. 머핀믹스는 버터를 많이 넣어야 맛이 있더라고요.
와플믹스는 와플 메이커까지 샀는데도 별로였습니다. 하지만 위에 아이스크림 토핑을 올리면 먹을 만 합니다.
아이스크림 믹스는 집 앞 마트 갈 때마다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 사서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