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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3/10/28 11:25:21 |
Name |
aura |
Subject |
[일반] <단편> 카페, 그녀 -31 (연애하고 싶으시죠?) |
전 편을 안 보신 분들은 꼭 닉넴검색으로 1화 부터 봐주세요^^
약속대로 빠른 시일 내에 연재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본격적으로 수영이 매력 발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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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심호흡을 한 번 들이쉬고 내쉰다. 살짝 긴장되고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단순히 메시지하나 보내는 것일 뿐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시험이나 발표보다 더 떨렸다.
- 토요일에 시간 괜찮아요?
설마 ‘왜요?’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겠지. 그러면서도 살짝 그녀가 일전에 있었던 약속 아닌 약속을 잊어버렸을까봐 조마조마했다.
“뭐하냐?”
고사라도 지낼 기세로 스마트폰을 양손으로 꽉 쥐고 있던 나를 주찬이가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뭐, 뭐하긴! 별 거 아닌데? 하하하하.”
망했다. 내가 생각해도 엄청 어색하고 이상한 반응이다. 이 녀석이 그걸 눈치 못 챌 리 없지.
“수상한데?”
주찬이는 오른손으로 자신을 턱을 감싸 쥐더니 잠시 생각한 후 날카로운 추리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간절히 그렇게 전화기를 잡고 있다는 건 역시... 누구 연락 기다려?”
정곡을 찔린다. 몸이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역시? 네가 이렇게 간절히 누구 연락을 바랄 사람이 아닌데. 그런데 기다린다? 누구 연락을 그렇게 기다리실까? 응?”
녀석이 살짝 떠볼 때 반응해선 안됐었다. 나도 모르게 움찔한 사이 주찬이는 확신을 갖고 나를 조여 왔다.
휘이잉.
설상가상. 하필 이 타이밍에 메시지를 알리는 진동이 울린다. 주변은 고요한 채 마른 침만 꿀꺽 삼키고 있던 터라 진동소리는 유달리 더 크게 들렸다.
“이거 타이밍 좋게도 물증이 딱 도착하는군! 이현우 그 메시지. 누구한테 왔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야! 이건 프라이버시야. 그, 그러니까.”
“어허. 우리 사이에 비밀이 어디 있어?”
우리 사이가 친구 사이지! 무슨 연인 사이라도 되냐. 속으로 외마디를 삼킨다. 일단 주찬이의 마수에서 탈출하는 게 시급하다. 하지만 마땅히 빠져나갈 구석이 안보였다. 어떡하지?
“거기서 둘이 뭐해요?”
그때 때마침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어? 그러니까 그게.”
“주찬 선배! 설마. 그런 취향이었어요?”
주찬이와 내가 복도에서 실랑이를 벌일 때 등장한 연주는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주찬이에게 물었다. 하긴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주찬이가 나를 덮치는 그림으로 오해할만했다. 물론 그렇다고 연주가 실제로 주찬이를 의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장난치고 있을 뿐.
“아 그랬구나. 그래서 주찬 선배가 그 많은 여자애들을 마다하는 거였군요.” 연주는 익살스런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우리 곁을 스쳐갔다.
“연주야 잠깐만!”
그런 연주를 따라 주찬이는 황급히 몸을 돌렸다. 휴. 어찌됐든 당장 급한 불은 끈 것 같다. 주찬이가 멀리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바로 메시지를 확인했다.
-- 늦어서 죄송해요. 알바중이거든요. 토요일 괜찮아요!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기쁨이 온 몸으로 쭉쭉 퍼진다. 그런데 잠깐? 알바 중?
“아!”
나는 정말 멍청이 바보다. 그녀가 이 근처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었는데.
그것을 깨닫자마자 곧바로 ‘카페 허니’로 향했다. 과실에 모여 공부할 저녁까지는 전부 공강이어서 시간은 넉넉했다.
“후우.”
카페 입구에 서서 다시 한 번 심호흡. 그래도 막상 들어가려고 하니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온갖 잡생각이 머릿속을 마구 헤집고 다녔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어 잡념을 털어내고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렴 어때! 지금은 하고 싶은 행동을 하는 거다.
“어서오세요.”
카페에 들어서자 항상 그녀와 함께 일하던 카운터 알바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슬쩍 곁눈질로 열심히 커피를 만드는 그녀를 살폈다. 그녀는 내가 온 것을 모른 채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아메리카노 아이스로 한 잔이요.”
“네.”
주문을 마치고 그녀를 볼 수 있을만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아 앉았다. 어떤 병을 붙잡고 열심히 돌리는 걸로 보아서 아마 휘핑크림을 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일에 집중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한참이나 멍하니 그녀를 쳐다본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아메리카노가 완성됐는지 맑은 음성이 울려퍼졌다.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나왔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 상념에 깬 나는 쭈뻣쭈뻣 카운터로 다가갔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갖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그냥 커피만 집어 들고 올까? 그녀가 날 알아볼까? 아니 아예 관심조차 없으면 어떻게 하지? 내가 먼저 인사를 할까?
“어? 안녕하세요?”
우려와는 달리 커피를 받으러 가까이 다가가자 나를 알아본 그녀는 먼저 웃으며 인사했다. 그래도 일하는 중이라고 나름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곤거리는 모습을 보니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저기요. 그렇게 입을 손으로 가리는 행동이 더 수상해보여요.
그렇게 한 번 웃고 나니 긴장도 풀리고 잡생각도 사라져버렸다.
“안녕하세요.”
“왜 웃어요?”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이 내게 물었다.
“보통 그렇게 입 가리고 소곤거리는 게 더 수상하잖아요.”
“아!”
내 대답에 그녀는 자신을 왼손바닥을 오른손 주먹으로 탁 쳤다. 지금 이런 생각하면 내가 이상한 걸까? 지금 그녀의 표정이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
“그러네요.”
그녀는 머쓱한 듯 가리고 있던 손을 내렸다.
“커피 잘 마실게요!”
“네.”
솔직히 이것저것 잡담을 나누고 싶은 심정은 굴뚝이지만, 엄연히 그녀는 일하는 중이다. 괜히 내가 끼어들어서 방해할 수는 없었다. 커피를 받아들고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다시 뭔가를 열심히 만드는 그녀가 눈에 들어온다. 내가 뭔가 도와줄만한 건 없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근처 편의점에 가서 커다란 초콜릿하나를 사왔다. 얼핏 소희한테서 여자는 단 걸 먹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힘도 난다는 얘길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주지.”
막상 주려니까 낯 뜨겁기도 하다. 초콜릿을 전하고 바로 다시 학교로 갈 생각으로 가방을 멨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저기.”
“네?”
“이거요.”
손에 쥐고 있던 초콜릿을 건넸다.
“아.”
그녀의 눈이 잠시 커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커피 맛있었어요.”
“잠깐만요.”
인사를 마치고 나가려던 나를 그녀가 붙잡았다.
“이거요.”
이번에는 반대로 그녀가 내게 뭔가를 건넸다. 작은 곽에 든 조각 치즈케이크였다.
“아 고마워요.”
치즈케이크를 받아들고 카페를 나섰다. 받아든 물건의 감촉이 이상하리만치 가슴까지 닿는다.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그녀에게 톡을 보냈다.
-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그런데 그냥 이렇게 허락 없이 카페 물건 막 줘도 되요?
답장은 잠시 후에 도착했다.
-- 저도 잘 먹을게요. 그리고 괜찮아요! 제가 다 계산 한 거거든요?
피식.
학교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3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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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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