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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9/28 12:06:16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동물농장, 1984가 다가 아니다...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미남은 아닌 조지 오웰...


얼마 전 자게글에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지식인인 조지 오웰에 대한 글이 올라와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우리에게는 [동물농장]이나 [1984]정도가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조지 오웰은 거의 일평생을 칼럼리스트로 살았기 때문에 위의 소설 말고도 많은 에세이들을 남겼지요. 그의 인생과 생각을 알고자 한다면 위에 언급한 소설들 말고도 그가 남긴 다른 저작들을 읽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국내에 번역이 되어있는 그의 책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카탈로니아 찬가]

1936년 스페인 내전이 발발했을 때 조지 오웰은 처음에는 기자의 신분으로 스페인을 방문하지만 곧 공화파의 편에 서서 통일노동자당의 민병대원으로 내전에 참가합니다. 그가 스페인 내전에서 겪은 전쟁과 같은 편인 공화정 인민군들과 겪은 권력 다툼 등을 상세하게 기술한 책입니다. 현실 세계에 적극 참가하는 지식인으로서의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

노동 계급의 비참한 삶을 담담한 필치로 써 내려간 그의 르포르타주입니다. 1936년 오웰은 탄광 지대의 노동자들을 삶에 대해서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두 달 동안 탄광 지역에서 노동자들이 묶는 싸구려 하숙집에 기거하면서 그들에 대한 조사 활동을 벌이고 이를 글로 남기는데요 1부에는 탄광 노동자들의 열악한 삶이 가감 없이 그려져 있고 2부에는 당대의 사회주의자들을 오웰의 시각에서 분석한 글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의 에세이들 가운데 빼어난 작품들을 모운 에세이집입니다. 서평, 컬럼 등 다 방면에 걸친 그의 생각을 읽는 데는 가장 적합한 책이 아닐까 합니다. 그의 날카로운 통찰과 유머, 통쾌한 독설이 알고 싶은 분들의 필독서라 하겠습니다.


[숨 쉬러 나가다]

[1984]에 담긴 오웰의 문제의식의 씨앗들을 미리 볼 수 있는 그의 소설입니다. 한 중년 셀러리맨의 과감한 일상탈출 시도를 통해서 현대사회의 개인의 불안과 소외를 그리고 있습니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요? 파리와 런던에서 최하층민의 삶을 살면서 오웰이 겪었던 경험을 예리한 통찰력과 유머로 그리고 있습니다. 1920년대 파리와 런던의 하층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빈민에 대한 그의 생각의 일단을 엿볼 수 있습니다.


[버마 시절]

오웰은 전업 작가가 되기 전 버마에서 제국 경찰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쓴 그의 첫 소설입니다. 백인우월주의에 사로잡힌 제국주의의 불합리함과 이를 알면서도 단호하게 그것을 끊어내지 못하는 주인공의 나약함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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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헤어
13/09/28 12:16
수정 아이콘
버마시절 정말 재밌게 그리고 인상적으로 읽은 책입니다. 다루는 이야기를 백인우월주의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상황에도 대입해볼 수 있고요. 좋아요!
Abrasax_ :D
13/09/28 12:1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렇게 난 또 도서관으로 ㅜㅜ
tortured soul
13/09/28 13:01
수정 아이콘
요즘 안그래도 무슨 책을 읽을까 했는데, 읽을거리들을 던져주셨군요.
"나는 왜 쓰는가" 읽어봐야겠네요^^
김티모
13/09/28 15:30
수정 아이콘
저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영락) 생활은 고교 시절에 읽어봤네요. 문고판으로 나온 헤르만 헤세의 지와 사랑 뒤에 부록처럼 붙여 실어둔 걸 읽었었습니다. 내용은 아직도 드문드문 기억하네요. 대체 왜 거기 붙여놨는지는 저도 알 수가 없습니다만...
doberman
13/09/28 17:45
수정 아이콘
얼마전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읽었는데 참 힘들었습니다.
당시 시대상과 열악한 환경에 대한 기술이었는데 이런 류는 재미라는 측면은 아예 없어서요.
불과 1~2세기 전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나라조차 대다수의 시민들이 힘겨운 삶을 살았는지 여실히 느꼈습니다.
Neandertal
13/09/28 18:56
수정 아이콘
사실 오웰의 글이 재미는 그닥...인내심이 좀 필요하긴 하죠...
재미 측면으로만 보자면 동물농장이 제일 갑이 아닐지...--;;;
라라 안티포바
13/09/28 19:26
수정 아이콘
1984, 동물농장은 재밌게 봤는데 카탈로니아 찬가는 좀 지루하더라구요.
나는 왜 쓰는가 (why I write) 개인적으로 참 재밌게 보았습니다.
그 중 '나는 왜 쓰는가', '코끼리를 쏘다' 그리고 제목은 기억 안 나지만 런던 거지생활 시절도 재밌었구요.
13/09/28 20:43
수정 아이콘
카탈로니아 찬가에서는 조지 오웰의 글솜씨가 여실히 드러나죠..
위트가 넘칩니다. 오오, 이거시 영국의 블랙 유우머란 말인가! 하는 대목들이 많이 보입니다.
다만 스페인 내부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대목으로 들어가면 좀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조지 오웰은 스스로의 정의를 쫓아, 프랑코와 독재의 마수를 쫓아내기 위해 스페인으로 뛰어들었는데, 후일에 이런 '정의'와는 많이 동떨어진 정치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트로츠키주의자로 몰려 스페인에서 탈출하게 됩니다. 본인이 책 안에서 밝히듯 이 때의 억울함이 저술의 큰 동기가 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단 그렇다면 적어도 스페인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당대의 지식인들을 독자층으로 삼아 쓴 글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70여년전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한국인이 어느 정도 기초 상식을 갖고 있기란 힘듭니다.
13/09/28 22:42
수정 아이콘
그렇잖아도 요 며칠 흉기로 써도 될법한 '스페인 내전'을 읽었는데 어렸을 때 고양으로 줏어들었던 내용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모지후
13/09/28 20:57
수정 아이콘
'나는 왜 쓰는가'에 솔깃해지네요.
카탈로니아 찬가는...스페인 내전에 관해서 아는 게 없어 읽다가 포기했는데, 다시 읽어볼까 하는 고민이 생기네요.
구밀복검
13/09/28 22:48
수정 아이콘
카탈로니아 찬가 재미있지 않나요. 전쟁터에서보다도 지들까리 놀다가 오발로 죽을 뻔한 일이 많은 오합지졸들 크크
Neandertal
13/09/28 23:01
수정 아이콘
제가 봐도 전투력은 시망이었고 전투다운 전투도 별로 없었죠...오웰은 바르셀로나에서 같은 편에게 배반당하고...나중에 물론 총상에 의한 목부상을 입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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