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9/10 21:17:46
Name swordfish
File #1 388px_USMA___Third_Battle_of_Ypres.jpg (103.0 KB), Download : 60
Subject [일반] 역사상 가장 많은 피를 빨아 먹은 방어선(9)- 뜻하지 않은 휴식


파란색 선이 원래 헤이그가 기획했던 공격 루트입니다. 메신 능선 지역은 조공으로 사용하고 여기에서 독일군을
견제 한 후 중앙의 겔루벨트 고지대와 북부 파스상달-슈타튼 능선을 동시 공격한다는 계획이었죠.

하지만 메신능선 전투 이후 독일군의 예비대가 공백을 매꾸지 못할 정도로 공백이 생겨 버린 상태에서
헤이그와 플러머는 기존 작전안 대신 바로 메신 능선을 기반으로 하여 겔루벨트 서쪽 능선을 바로
공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붉은색)적어도 헤이그는 이를 알았기 때문에 준비 시간 사흘이 걸린다는 플러머 대장의
말에 바로 작전을 진행 할 수 있는 인물인 5군 사령관 고프에게 플러머의 군단 두개를 넘겨 버리고 공격 지속을
외친 것이었습니다.

1) 고프의 생각
하지만 고프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명령 수행을 조금씩 지연 시키면서 이 공격 수행을 지체 하더니
6일 후 헤이그에게 이 방법은 불가능하다는 답신을 합니다.

물론 이 6일 동안 독일군 역시 겔루벨트 서쪽 능선이 위험하다는 걸 알았기에 빠르게 예비대를 여기에 배치하고 수비를
강화했기에 이  답신을 보낼 때 고프의 말은 맞았지만 무려 6일을 허송 세월을 보낸 사람이 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고프가 이런 행동을 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유력한 설은 솜므와 아라스에서 공포 때문이었습니다. 이 시기 두전투 모두 참여했던
그는 비록 본인의 졸렬한 지휘 덕도 컸지만 엄청난 공세를 퍼붙고도 조금한 땅에 수많은 전사자가 나오는 것을 본 덕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다 자기 입장에서 더 준비 할 수 있는 원안 그대로의 작전안으로 작전하고 싶어서 수정안을 무효화 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원안대로 작전을 준비하게된 영국군은 메신 전투 이후 무려 1달간 휴식기를 갖게 됩니다ㅏ.
물론 메신능선의 성공은 전쟁을 끝낼 대 성공에서 가장 특이한 방식으로 참호전을 타계한 기책의 전투로 극 가치가 급속히
떨어져 버렸습니다.

2) 내년 전투를 위한 징후.
이 휴식기 동안 전쟁 양상은 크게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서부 전선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 그리고 바로 [동부전선]
[이탈리아]에서 말이죠. 그리고 이 변화는 뒤에 시작할 3차 이프르 전투가 아니라 그 다음해 1918년 전투에 큰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었습니다.

일단 동부전선에서 차르정부를 무너뜨린 과도정부 수장 카렌스키가 주도한 카렌스키 대공세가 처참하게 실패로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카렌스키 대공세를 주도한 러시아 과도정부 수장 알렉산더 카렌스키- 그는 동맹국을 위해 전쟁을 지속했고 이 공세를
기획중이었지만 러시아는 더 이상 전쟁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공세가 진행 중에 그의 정적 레닌은 독일 정보부가
준 열차를 타고 핀란드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7월 19일 러시아-루마니아 연합군은 참패도 아니고 내부에서 붕괴되버리면서 더 이상 독일에 저항할 의지가 사라 졌습니다.
동부전선 종료는 시간 문제이고 이젠 전쟁은 독일 동부전선군이 먼저 도착하느냐 미군이 먼저 도착하느냐 상황이 되었습니다.
미군이 먼저 도착한다면 독일군은 전쟁에 이길 기회가 없었고 독일동부전선군이 먼저 도착한다면 한번의 기회는 내년에 더 가질
수 있을 터였습니다.

한편 이 기간 동안 이탈리아는 연합군으로써 성공적으로 오스트리아 군을 두들기고 있었습니다. 10차, 11차 이손초 전투는
사실상 오스트리아 군이 전쟁 지속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손해를 입혔습니다. 이미 러시아의 브루실로프 대공세 덕에
오스트리아는 독일 없이는 전쟁 지속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이 두차례 공세는 오스트리아에게 뼈아빴습니다. (사실 죽기는
이탈리아군이 더 죽었지만 이미 오스트리아의 가용 병력은 말랐기에 조그만 피해도 뼈아팠죠.)


이 이탈리아 군의 성공은 영국 수상인 이 냥반 로이드 조지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는 증원 병력을 이탈리아에게
파견하고 싶어 했지만, 이미 큰 작전을 준비 중인 헤이그와 그의 지지자인 영국참모총장 로버트슨에게는 이는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영국군은 이탈리아로 병력을 그해 겨울에 보내야 했는데 이는 이탈리아 군의 공세를 돕기 위해서 아니라
이탈리아 군의 패배를 막기 위해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다시 한번 헤이그의 주장에 밀린 수상은 7일 21 일 헤이그에게 공세 허락을 합니다. 하지만 이미 독일군은
영국군의 공세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3) 고프의 천적, 전선에 나타나다.
아라스에서 고프와 앨런비를 물먹인 독일 6군 참모장 로스베르크 대령이 영국군의 공세를 막게 될 독일 4군 총참모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그의 별명은 '일인 소방대'- 방어전에 능하고 우수한 작전을 입안해서 붙은 별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그의 부하중 하나가 바로 [에리히 폰 만슈타인]. 현재 만슈타인의 상관으로 더 잘 검색되더군요.

이미 아라스 전투 중 하나인 뷜쿠프에서 고프는 처절히 로스베르크의 작전에 농락 당해서 앨런비만 돌출하게 만든
적이었었습니다.
그게 사실상 아라스에서 앨런비가 실패하게 된 큰 요인이 되었죠.


<프리츠 폰 로스베르크 대령, 후에 장군 진급- 독일 참모부의 위상과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막스 호프만(탄네베르크 회전의 작전 입안자)와 더불어 당시 영프군 장군들의 진정한 상대는 독일군 참모임을
보여주는 사례였던 거죠.>

그는 맹랑하게 영국군 공세가 시작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기습적으로 영국해협의 항구도시 뉴포트를 공격해서
영국 4군에게 타격을 입힌 후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는 영국군 작전의 한축이 무너졌다는 걸 의미 했습니다.

또한 영국군의 작전 입안자가 플러머도 아니고 바로 패배만 계속하며 현대전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 고프라는 점이
이 작전에 암운을 드리우는 요인이었습니다.

그렇게 한달이 넘는 휴식이 끝나고 시작된 전투는 이 고프의 잘못된 전훈과 구상대로 흘러 갈 판이었습니다.

ps- 훗날 이차대전의 주역 중 한명이 이전투에 있었는데 바로 플러머의 참모로 근무 중이었던 버나드 로 몽고메리
였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Fantasystar.
13/09/10 21:41
수정 아이콘
유능한 적군 지휘관보다 무능한 아군 지휘관이 무섭다는데 여기서의 영국군은 유능한 적군 지휘관+무능한 아군 지휘관이 합쳐진 상태였군요...
드라고나
13/09/10 21:50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 무너뜨리나 싶다가 후티어 전술에 두들겨 맞았으니 전쟁만사 새옹지마입니다.
귤이씁니다
13/09/10 23:14
수정 아이콘
전쟁사를 보면 느끼는거지만, 누가누가 잘하냐 보다는 누가누가 못하냐 시합인거 같습니다;;;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6422 [일반] 고척돔 문제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37] 삭제됨6135 13/09/11 6135 0
46421 [일반] 애플이 아이폰5S와 5C를 발표했습니다. [28] 비타민C6885 13/09/11 6885 0
46418 [일반] PGR의 크레용팝은 왜 언제나 불타는가..? [350] 11138 13/09/11 11138 5
46417 [일반] 아이폰5S & 5C 실물사진 및 시연 영상 [24] B와D사이의C7067 13/09/11 7067 0
46415 [일반] 삼성전자가 다이슨에게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습니다. [25] 종이사진7834 13/09/11 7834 0
46413 [일반] 자우림 김윤아 노래 10곡이요. [36] 5012 13/09/11 5012 2
46412 [일반] [야구] WAR 관련해서 재밌는 글이 있어서 소개해봅니다. [20] 삭제됨4748 13/09/11 4748 0
46411 [일반] 지브리표 에바? 가이낙스표 나우시카2? [21] 중년의 럴커7370 13/09/10 7370 0
46410 [일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어느 팀을 응원할 예정인가요?... [72] Neandertal5357 13/09/10 5357 1
46408 [일반] 버스녀 후기입니다. [66] 머린이야기10698 13/09/10 10698 54
46406 [일반] 역사상 가장 많은 피를 빨아 먹은 방어선(9)- 뜻하지 않은 휴식 [3] swordfish7099 13/09/10 7099 3
46405 [일반] 나는 편한 오빠였다 - 편한 오빠들에게 바치는 글 [99] 삭제됨8120 13/09/10 8120 27
46404 [일반] 늦었지만 엘리시움을 보고 왔습니다 (스포있음) [5] atmosphere3642 13/09/10 3642 1
46403 [일반] [잡담] 딜레마 [17] 언뜻 유재석5231 13/09/10 5231 13
46402 [일반] 260억 우주쇼의 끝 [244] 최종병기캐리어11681 13/09/10 11681 3
46401 [일반] 경제 호황기로 접어드나. [250] 조선약대12학번13005 13/09/10 13005 1
46400 [일반] [농구합시다!] 농구 모임 관련 일정 및 장소에 대한 설문입니다~<수정!> [49] RENTON4311 13/09/10 4311 0
46399 [일반] 임창정 명반 8집 Different Color 2001.07 [27] style5048 13/09/10 5048 3
46398 [일반] [야구] 역대 KBO 올타임 넘버원을 꼽아보겠습니다. [133] 삭제됨9455 13/09/10 9455 1
46397 [일반] 히든싱어 시즌2 첫 포문은 이분이 엽니다!! [39] 에이핑크8866 13/09/10 8866 4
46396 [일반] [KBO] 기아의 문제점이 새로이 발견되네요. [97] Grateful Days~9206 13/09/10 9206 0
46395 [일반] 나에게서 온 편지 보고 왔습니다.(스포 있습니다) 王天君5162 13/09/10 5162 0
46394 [일반] 사진으로 떠나는 배낭여행 13. 대한민국편 [3] 김치찌개3914 13/09/10 391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