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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23 20:07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저도 약국 들린 김에 박카스나 사먹으려고 박카스 D랑 박카스 F는 뭐가 달라요? 이렇게 물어봤더니만 '얘기해주면 알아요?'이러길래 어이가 없어서 '그냥 성분이나 효과같은거 차이정도만 알고싶은데요' 이러니까 ''당연히 다르지 편의점에서 파는건 그냥 음료수야 음료수' 이러시길래 '그러니까 어떻게 다르냐구요' 끝까지 웃으면서 물어봤지만 결국 쌩 -_- 그 약국 다시는 안갑니다 약사에 대한 좋은 이미지 다 말아먹었었구요
12/03/23 20:22
역시 복불복이네요. 어떤약국 가면 진짜 제가 귀찮을정도로 약설명 꼼꼼히 다해주시는 분도 있던데..
그런분들은 욕먹어도 쌀 것 같습니다.
12/03/23 20:33
전 운이 좋은가봐요.
귀찮을 정도로 제 상태 물어보시고 복약지도 해주시는 약사들만 만났었는데...;; 동네 약국은 예전 이웃집이기도 해서 꼼꼼하게 챙겨주셨고, 지금 다니는 대학병원 옆 약국에서도 계산하는 알바들은 좀 짜증나게 굴어도 약사들은 약 하나하나 다 설명하시더군요. 자취할때 주변 약국 약사분은 간단한 두통약 사러가도 약+음료 서비스 및 지압 같은것도 가르쳐 주셨었고;; 없는 약도 근처에 사니까 한 두시간만 기다리면 구해주겠다고 하시던 분이었거든요. 물론 지금은 제가 본가로 와서 그 약국 갈 일이 없지만;;
12/03/23 20:38
동네분 만나서 일단 반갑습니다. 가신곳이 혹시 오xx 약국 맞나요? 저는 무지개마을에 살아서 주로 그쪽 약국을 이용하는데 여기분들은 다 친절하세요~
12/03/23 21:14
최근에 졸업이후 막 취업한 신입 관리 약사들이 많아서 더 그런듯 합니다. 조제 미스도 많다고 약업신문에서 읽긴했었는데, 아직까지 복약지도에 자신도 없고 성분명에 대한 확신도 없어서 그럴거라 믿고 싶네요 ;;
아마 비염에 사용하는 약은 항히스타민제와 위장약이 주성분이었을텐데, 저녁에 드시는 약이 한알 적은 이유는 수면에 지장을 주는 성분이 있는 약을 제외하기 때문일걸로 추측해봅니다.
12/03/23 21:17
그러고보니 저도 며칠전에 감기때문에 병원갔다가 약국에 약받으러 갔는데, 1회분 약 뭉치(??) 말고 한 가지를 따로 더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이게 무슨 약이냐고 물어보니까 "처방전대로 넣어줬는데 뭘 궁금해 하십니까. 의사가 못 먹는 약 처방 해줬겠어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저렇게 말하더군요.. 좀 기분이 그렇더군요. [m]
12/03/23 21:58
저도 최근에 목이 안 좋아서 이비인후과에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는데,
개인 병원들이 몰려있는 건물이다 보니 약국들이 한 층에 마주 보고 두 개가 있더라고요. 오랜만에 병원에 가고 처방전을 내 약을 받는 경우여서 두 곳 모두 한 번씩 번갈아서 들어가 봤는데 한 쪽은 처방된 약이 어떤 건지 물어봤더니 약에 대해 설명해 줬고 다른 한 곳은 제가 묻기도 전에 복약 방법을 알려주면서 약들이 가지고 있는 효능과 특징에 대해서도 잘 알려주시더라고요. 두 곳 모두 친절했지만 우선으로 먼저 환자에게 설명해 주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그쪽으로만 다니게 되었습니다. 분당에는 약국도 많으니깐 주변에 좋은 약국이 있을 거에요. 마음 상하신 건 훌훌 털어버리시고 고생하고 계시는 비염 증상 빨리 나으시길 바랍니다! ^^
12/03/23 22:19
...퇴근하기전에 씁쓸한 글을 보고 가네요.
쉴드 쳐줄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다 죄송하네요. 전문직으로 인정받으려면 그 의무를 해줘야하는데..
12/03/23 22:57
안양 인덕원 쪽 사는데, 이 근처 약국들은 저녁 늦게까지 문을 연 곳도 많고 전체적으로 친절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험상, 장사 잘 되고 규모있는 대형 약국보다는 오히려 동네 구석구석에 있는 영세한 약국이 더 친절합니다.
다만 인덕원역 모텔가 쪽에 있는 공원 뒷길에 있는 조그마한 XX약국은... 그 도식을 깨더군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서 그런지 배째라 영업 스타일이 몸에 밴 것일까요? 급하게 박카스 한 박스 사오라는 심부름을 하러 갔는데, 마침 잠바 차림에 지갑도 없이 카드 하나만 달랑 들고 나온지라 제가 먼저 '아 마침 현금이 없네요. 죄송해요 카드 쓸께요' 하고 두 손으로 공손하게 카드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년의 여약사님은 카드를 휙 나꿔채더니 말 없이 슥 긁고 영수증을 떼어 주더니 잘가라는 말 한마디 없이 휙 뒤돌아 앉아서는 보던 TV를 계속 보더군요. 사실 저도 사회 초년병 시절에 제약영업을 해본 적이 있는지라, 박카스 같은 유명 도매약품 카드로 긁으면 약국에 남는 거 하나 없고 오히려 손해에 가깝다는 거 잘 압니다. 사람 같지 않은 약사들도 몇몇 봤지만, 그래도 대다수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정겨운 약사'님'들이었는데 영업사원도 아니고 손님에게까지 저러는 약사는 보다보다 처음 본지라 한마디 해주려다가... 그냥 참았습니다. 제가 원래 서비스 이상한 곳에는 절대 피드백 안해주고 조용히 발길 끊는 주의거든요. 피드백 해줘봐야 득 보는 건 가게지 손님이 아니죠. 스타카토님도 잘 하신 겁니다. 어차피 말로 해서 알아먹을 사람이면 애초에 그렇게 하지도 않고, 설령 고친다 한들 득 보는 건 스타카토님이 아니라 그 약사죠. 다만 스타카토님이 만난 그 약사가 혹시 새파랗게 젊은 약사분이라면 요즘이 딱 그럴 철이긴 합니다. 졸업하고 막 약국에 취직하여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맛보고 있는 근무약사분들 말이죠. 다들 의욕적으로,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상세하게 복약지도하는 약사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근무를 시작하지만 현실은... 하루에 한두번도 아니고 적게는 수십번 많으면 수백번인데 상세하게 복약지도할수록 금새 지치고, 지치는 것도 지치는 거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노인분들 성질 급한 거 어디 안갑니다. 약사들이건 뭐건 말이 많으면 성질 급한 손님들은 버럭 화부터 내죠. '아 바빠 죽겠는데 약이나 빨리 내놓을 것이지 알아듣도 못할 소리를 어디서 주절주절 떠들어!' 이런 꼴 몇 번 당하면 아무리 의지가 있는 약사라도 기가 꺾여 그냥 수동적인 약사가 되어버리기 십상입니다. 파릇파릇 젊은 약사분이었다면 그냥 너그러이 이해해 주세요. 물론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그런 변명이 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업 종사자도 사람은 사람입니다. 일진 사나운 날이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험한 꼴 당하고, 그러고 나서 다음 손님에겐 속으로 피눈물 흘리면서 입으로는 웃어야 하는게 서비스업 종사자이고 아직 익숙치 않은 신입 약사분이라면 어쩔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하긴 제약 영업하는 분들은 더 하긴 하지만요. (다들 절대 하지 말라고 하는 제약 영업이지만 전 꼭 그렇게 생각치는 않습니다. 오히려 제겐 혹독한 마인드컨트롤 훈련을 할 수 있는 인생의 큰 기회였고 지금도 그 경험이 아주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12/03/24 02:39
저도 막 신입약사가 된터인데... 참 씁쓸하네.요 약사로서의 문제도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에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이없네요.
뭐 힘들수도있고 지칠수도 있지만 묻는말에도 저딴 대답을 하다니...
12/03/24 11:00
제가 약사는 아니지만 약사들이 느끼는 회의감에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갑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설명 듣는 것을 전혀 원하지 않습니다. 저도 진료하고 처방하면서 조금이라도 길게 설명해주려고 하면 "그냥 약이나 달라", "그래서 약 안 주겠다는거냐" 이런 반응이 돌아옵니다. 자세한 복약지도하는 자체가 약사들 입장에서도 참 어색한 일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글 쓰신 분께서 가신 약국 약사의 답변은 참 황당하고 전문가 답지 못 한 행동임은 분명합니다.
12/03/26 02:44
약사뿐 아니라 의료직 전체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부족하기 떄문에 -_-;;
설명을 듣고 싶어 하는 환자도 없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줄 능력가진 전문가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런 cognitive service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의료보험체제도 아니구요; 상담에 대해 초시계로 재서 분당 얼마씩 돈 받는다..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담능력 늘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늘릴겁니다.. 지금은 전혀 그런 체제가 아니니까, 그런 교육도 하지 않고, 그런 능력가진 특히나 약사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전문직이면 체계화된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에서 약사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럴 필요 자체가 없거든요; 그러니 결국 개개인의 대화스킬, 소위 장사 마인드라고 하는 서비스 마인드에 크게 의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서비스 마인드가 환자의 약물치료에 대해 도움되는 전문적 서비스가 아니지요; 누구도 기대하지 않고,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과 훈련도 없고, 그리하여 능력도 안되고. 솔직히 한국에서 약국에서 약사로 일한다는게 전문직이라는 소리를 들을 값어치가 있는지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일 때가 많습니다. 본인이 아무리 잘하려 발버둥친다해도 말이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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