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지문을 읽다가 갑자기 해석이 안되었다. 모르는 단어가 있는것도 아니고 복잡한 구문이 있는것도 아닌데 이해가 되지 않을때가 있다. 몇 년을 공부했는데도 어렵지 않은 문장이 완벽하게 소화 되지 않아서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이런일이 처음도 아닌데 이상하게 오늘은 그랬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여태까지 과연 나는 한글은 완벽하게 이해하면서 읽었을까? 그런것 같지도 않다. 소설을 읽을때는 -물론, 거의 보지는 않지만 - 뒷 내용이 궁금해서 중간 중간에 들어가있는 묘사하는 장면을 대충 읽고 그냥 넘어갈뿐이다. 경제&경영 관련 책을 읽을 때에도 각 장의 핵심만을 알고 넘어갈 뿐이지 자세한 묘사는 귀찮아서 읽지 않은 기억이 대부분이다.
토이스토리 등 여러 3D 애니메이션 히트작으로 유명한 PIXAR 사가 있다. 처음 회사가 만들어지고, PIXAR는 자신들의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해 위의 두 전등이 등장하는 짧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상영이 끝나고 자신들에게 쏟아질 여러 기술적 이슈에 대한 답변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던 PIXAR의 직원이 받은 첫 질문은 이것이었다.
"저 전등이 엄마전등 입니까?"
'김연우'님이 작성하신 '엄마 전등, 아기 전등' 일부분인데, 그냥 알맹이만 읽고 생각을 하지않다 보니까 위의 글이 본문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처음에 감이 오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깨닳음과 재미를 얻는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만 편하고자 책을 읽었던것 같다. 하지만 정작 마음속에 남아있는 책은 몇권되지 않는다. 진정성을 다해서 글을 읽어야겠다.
pgr여러분들은 어떻게 글을 읽으시나요? 요즘처럼 인터넷에 많은 글들이 올라오는 세상에서, 처음에는 필요한 정보만을 빠르게 스캔하면서 읽는게 올바른 방법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별로 남는게 없네요. 그렇다고 하나하나 다 읽자니까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서 비효율적인 것 같고.. 또 내가 관심있는 분야만 골라서 정독하자니 한쪽으로 편향된 글들만 읽을것 같고..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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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내 전체 독서 시간 중에 고전을 몇 퍼센트 정도 섞어야 하는가가 늘 고민입니다...
아 그리고 읽은 글의 내용이 기억에 오래 남게 하려면...다른 이에게 설명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즉 읽은 내용을 가지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눠보는 거죠...
한동안 pgr에 책읽기 모임인가...그런게 있었던 거 같은데...요즘은 안 하는지 모임 공지나 후기가 안 올라오네요...
시간 되면 꼭 참석해보고 싶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