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쌩쌩 불던 어느 오후.
친하게 지내는 여자사람 친구와 영화를 보러가기로 합니다.
제목은 '돌이킬 수 없는'.... 응? 많이 들어봤는데...
강간범을 소화기로 신나게 내리 찍던 이 영화??
아니랍니다. 이정진과 김태우가 나온답니다. 이정진은 '도망자'라는 드라마에 나온걸 착각한게 아니냐고 했더니.
확실히 '돌이킬 수 없는' 영화에 출연한게 맞답니다.
부랴부랴 챙겨서 극장에 도착하니 정말로 그 영화를 상영합니다.
마침 영화 상영 시작 시간에 도착한지라, 남들에게 피해될까봐 얼른 표를 끊고 상영관으로 향합니다.
어머나.....
100명정도 볼수 있는 상영관에 저희 포함해서 겨우 7명 정도 였습니다.
'이정진에, 김태우까지 나오는데 겨우 이정도 인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그 이유가 대충 짐작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유아성추행 전과가 있는 이정진이 어느 동네로 이사를 하게 되고, 아이가 실종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입니다.
먼저 평을 해보자면, 영화가 군더더기 없고 깔끔 합니다. 관객을 집중하게 하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돋보이고
상당히 볼만 했습니다. 어느 게시판에서 '여자친구와 보기엔 좀 그랬네요' 라는 댓글을 봤었는데, 아직 백일안된 커플이었나
봅니다. 같이본 여자사람 친구는 내용도 좋았고 흥미있게 봤다고 하더군요.
실종된 딸의 아버지를 연기한 김태우. 평화롭던 가정이 붕괴되고 딸을 찾기위해 처절하게 매달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성추행 전과를 가진 이정진, 그의 알듯말듯한 표정과 행동으로 관객들은 동정도 비난도 어려운 혼란스러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이 영화의 많은 부분이 이 형사 역할을 하신분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관객과 비슷한 관점이라고 할까요. 연기 아주 좋습니다
영화 '추격자'에서 시장에게 오물던진 사람을 봉고차에 묶어 놓은 바로 그분.
성추행 전과를 가진 아들을 둔 어머니와 오빠로 둔 여동생... 이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요즘 재밌는 한국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것 같은데 (물론 전 본게 이것뿐;.)
이 영화가 그 반열에 올라도 손색 없을것 같습니다.
'놀라움','감동','대반전' 이런건 없지만 깔끔한 영화 한편 원하신다면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관람중, 혹은 관람후에 마음이 찝찝하거나 자리가 불편해지지 않습니다..
그저 다시한번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해주지요.
가을인데, 극장 나들이 한번 하셔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