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9/30 02:19:53
Name 스테비아
Subject [일반] (스압)간부로 군생활을 하려는 분들에게 바치는「실전 고문관」
8월 말, 유게에 ABCD이야기라는 두 개의 글을 올렸습니다.
장교로 임관해서 제 밑에 있던 4명의 장교 A,B,C,D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던 글이었습니다.

ABCD이야기(1)
http://58.120.96.219/pb/pb.php?id=humor&no=170702&divpage=29&ss=on&sc=on&keyword=abcd

ABCD이야기(2)
http://58.120.96.219/pb/pb.php?id=humor&no=170729&divpage=29&ss=on&sc=on&keyword=abcd

C, D도 마저 쓸까 생각했지만, 같이 일했던 사람 뒷담 형식이라 쓰기가 좀 꺼려지는 감이 있고, 일적인 면에서는 그나마 멀쩡했던 A 이외에는 워낙 진품 고문관이라 오히려 크게크게 무슨 사건을 만들지는 않아서 오히려 A가 제일 황당해보이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A는 일을 시키면서 문제가 생겼고, B,C,D는 문제가 너무 터지니 일을 안 시키는 케이스)

그래서, 군생활을 하는 모든 분들이 참고할 수 있는 지침,
'왜 이렇게 하면 안 되는지'를 알려주는 종합편을 적기로 결심했습니다.
각 인물에 대한 개인적인 특성이나 이런 건 (아깝지만)배제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과, 그러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A,B에 관한 내용은 링크글에서 가져온 게 거의 전부니 굳이 클릭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단, 배경 설명입니다. 뭐 별 의미는 없으니 넘기셔도 됩니다.

A : 후배 여군입니다.
B : 저와 1년 차이나는 후배 남군입니다.
C : A와 1년 차이나는 후배 여군입니다.
D : B와 동기입니다.


[아래 본문부터는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있으신 분은 읽기를 삼가주시거나 중간에 멈춰서 심호흡을 하시고 천천히 읽어보시기를 권장합니다.]


=================================================================================

#1.

A는 여군이기 때문에 부대 밖에 있는 여군 숙소에서 생활합니다.
여군 숙소에는 다른 부대 여군들이 함께 생활하고, 일반 아파트 구조에 보통 한 방에 한 명씩 삽니다.

부대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A는 룸메 불평을 합니다. 당연히 룸메는 A보다 선임.
군대이기에 간부들 사이에서도 선후임 관계가 고약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부대 안에 숙소가 있는 우리들은 1년 선배들에게 밤에도 종종 집합이 걸리곤 했고, 여군들도 오히려 얕잡아 보지 못하도록 더 심한 경우도 있다는 말에 그런게 있겠거니 하고 들어봤습니다. 결과는?

'냉장고에 넣어 둔 내 물을 함부로 먹는다'
'내가 빨래하고 걸어 둔 옷이 퇴근하고 돌아오니 다른 데 걸려 있다.'
'아무튼 그냥 싫다. 내 동기거나 나보다 낮은 사람과 함께 방을 쓰고 싶다'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지만,(물론 밖에서는 이해할 필요가 없지만 군대니까요) 그러려니 했습니다. 결국 대대장님이 나서서 여군 숙소 배정을 바꿔주시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우리 부대는 새로운 군 숙소가 지어지기 직전이고, 있던 숙소 중 일부도 리모델링 중이라 빈 방을 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대대장님은 나름대로 이곳저곳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A가 한 마디 합니다. 아무도 자기 불편에 대해 신경써주지 않는다고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연대장님께 전화를 해서 여군 숙소 배정에 대한 불편함을 건의했습니다.

일의 처리 속도는 확실했습니다.... A는 같은 부대에 있는 제 동기 여군과 방을 함께 썼습니다.


#1 - 문제점

[선임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방을 바꿔달라고 요구]
일단, 군에 온 대다수의 병들은 이런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같이 사는 선임이랑 안 맞아서 방을 바꿔달라... 가능할까? 하고 생각해보는 것 자체가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여성이니 우리가 모르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일단 이해하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군 숙소에 빈 방이 없어요]
리모델링 공사 중이라, 10년 넘게 일해 온 부사관들도 딸린 식구들과 함께 폐가 직전의 건물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군 숙소로 사용하는 건물도 마찬가지, 빈 숙소가 남을 리가 없죠.. 살지 못하는 집이 아니라면 기다리는 게 기본 예의라고 생각하는 건 저 뿐만이 아닐 테고, 새로 들어온 직장에서도 상사들에게 찍히고 싶지 않은 이상 어려운 상황에서 나 좀 신경써달라고 소문내고 다니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겠죠?

[대대급으로 안되겠구만! 연대장에게 전화해야지]
이게 가장 문제입니다.
한 울타리 안에 있는 부대 내 대대장님까지는 소대장이 숙소 변경 요구를 할 수 있다 칩시다.
(이거 자체도 꿈도 못 꿔 본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전 제 두 눈으로 봤기에..)
대대장은 예하 부대 소대장의 고충을 '조치'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울타리를 넘어 상급부대로 올라간 결과, 연대장은 대대장에게 '지시'를 하겠죠.
명령까지는 아니겠지만, 대대장님 입장에서는 명령이나 다름없는 지시를 받은 겁니다.
'마음의 편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는 다들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같은 결과가 벌어집니다. '저 부대는 뭔데 이런 거 가지고 나한테 요청하게 만들어?'로 찍힌 대대장, 중대장의 처신이 아름다운 방향으로 가긴 힘들겠죠?




#2.

어느 여름 날.
중대 통신행정병이 부사관 지원을 해서 부대에서 사라졌습니다.
통신병에게도 다양한 업무가 있기에, 중대장님은 원래 그 일을 감독/지시해야 할 간부들에게 일을 다시 나누어 주었습니다. 행정반에서 A를 마주친 중대장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사이버 보안 진단의 날 행사는 A가 해. 원래 간부가 해야 하는 일이야."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건 원래 통신병이 하는 겁니다."
"여태까지 통신병이 했지, 알지만 이제부터 A가 하라고."
"네 알겠습니다. 근데 저는 그게 원래 통신병이 하는 일이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중대장님은 '누가 했건 이제 니가 해라'는 의미, A는 '그거 원래 누가 했다'를 분명히 하자는 의미.
양 쪽 다 이렇게 하면 이해는 갑니다만, 명령과 복종에 따라 이루어지는 군대에서 지극히 불필요한 일입니다. 아니, 사회에서도 상관한테 저렇게 이야기하면 당연히 깨지겠죠.
조만간 갈등이 생길 것 같아 저는 행정반을 빠져나와 제 자리에 가서 앉았습니다.

10초 후, A가 씩씩거리며 들어와서 자기자리에 앉습니다.

혼나기엔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저는 행정반에 가 보았습니다.
중대장님은 멘붕인 얼굴로 멍때리고 계십니다.

"???"

"야, 내가 '자꾸 그렇게 얘기하지 마라 짜증나니까'라고 했더니 '중대장님이 자기한테 그러면 안 된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더라"

"?????"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지만, 이성을 잃은 여자에게 무슨 말을 할까요. 일단 가 봤습니다. A는 퇴근 시간이 조금 안 된 시간인데도 이미 짐을 싸들고 퇴근한 뒤였습니다.
군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중대장님은 "내가 심했나" 하시더니 A 자리에 편지를 한 통 쓰고 퇴근하셨습니다. 그와중에 제가 화내기도 애매하고, 저는 화가 풀리면 이성적으로 이야기하기 위해 한 달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한 달 후.

A에게 물었습니다. 그 때 왜 그랬냐고. A의 논리입니다.

"저는 제 부대를 이끄는 사람인데, 그 행정반에 제 밑에 있는 간부며 병이며 다 있는데 중대장님이 그런 식으로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저한테 뭐라고 하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제 말을 듣겠습니까? 제 권위가 떨어지는 일이기에 그렇게 했습니다"

......................................

"너는 그럼, 니 밑에 있는 부하가 다 중대장님 부하들인데, 중대장님 부하들 앞에서 중대장님한테 큰소리치고 나간 게 잘 한 거라고?"

"아니 본인이 뭐 @$#ㅛ&%^@%(되도 않는 논리지만 너무 당당하니 당당한것밖에 기억이 안 남...)"

"중대장님이 써 둔 편지 봤어?"
"네 봤습니다."
"뭐라고 써 있든"
"그때는 내가 미안했다, 근데 너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라고.."
"중대장님이 그렇게까지 했는데, 자기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사람한테 그렇게 했는데도 그렇게 생각해?"
"아 당연히 잘못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하는 거 아닙니까"

그 날 이후로 저는 A에게 아무 일도 주지 않았습니다. 뭐 이유는 다 아실거라 봅니다.


#2 - 문제점

[우리는 법규를 준수하고, 상관의 명령에 복종한다] - 육군 복무신조 셋.
길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명령'이란 말의 무게만큼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상관의 지시가 아주 잘못되지 않은 한 토 달지 않고 움직여야 하는 게 군대입니다. 그나마도 불합리한 상관의 명령이 있을 수 있기에 '절대' 복종한다에서 2010년부턴가 '절대'를 빼게 되었습니다.

"자, 저쪽 고지에 1개 소대는 달려들어야 나머지가 우회해서 공격할 수 있다. 포격 지원은 지금부터 5분밖에 없다. 너희 소대가 저 고지 방향으로 진격하고, 나머지는 우회해!  신속히 움직여!"
"아니, 왜 하필 저희입니까? 저번 공격때도 우리만 하더니만 중대장님 우리 같은 출신끼리 이러시면..."

으로 실전에서 돌아갈 경우를 대비한 연습이라고 치죠.
(온갖 예외와 돌발상황이 있겠지만, 전쟁을 그런 이성으로 치르진 않으니까요.)
그리고 이 경우에, 중대장의 지시는 맞다 틀리다를 따질 필요도 없는 지시입니다.

[내 아랫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욕하면 지휘는 어떻게 하나?]
뭐 A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런 상황이 오면 오히려 반기는 편이었습니다. 분명히 제 밑에 있는 누군가가 잘못을 했는데 내가 대표로 깨진다. 그 광경을 내 밑에 소대원이 모두 보고 있다. 지휘 권한이 축소될까요?
"야이 #@$&야 너 때문에 내가 이게 무슨 꼴이냐" 로 간다면 그럴 수 있겠습니다. 상관이 지시를 잘못했을 수도 있고, 그 잘못된 지시로 누군가가 잘못한 것일수도 있는데 핑계를 댄다면 지휘자와 휘하 병력이 돌아서는 건 한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대신 됐다. 다음에 그러지 말자"로 쿨하게 넘어갈 수 있다면, 생각외로 그 파급효과는 엄청납니다. 물론 매번 그러는 (B편에서 나옵니다) 경우는 답이 없지만, 세상에는 그래도 정상인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전우애'라는 것, 생각보다 크게 느꼈습니다.
글이 엉망이 된 느낌인데요 ㅠ.ㅠ 아무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내가 조직을 대표해서 깨질 경우, 조직원들은 동정심을 갖는 게 정상입니다.
나에 대해 동정심이 아닌 무시, 경멸 등을 보인다면, 내가 x신이 아닌가 한번 되돌아 봅시다.



#3.

선배,동기들이 떠나고, 중대장님 부재 시 대리 업무는 이제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A가 당직사관이던 어느 날, 중대장님은 휴가를 가고 제가 중대를 맡은 날입니다.
저는 점호가 끝나고 취침시간이 다가오는 시간에 이발병에게 이발을 부탁했습니다. 빈 손은 그렇고 외출에서 복귀하며 분식집에서 이것저것을 사 왔습니다. 이발이 끝나고 고맙다고 돌아서는데 A가 부릅니다. 오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보입니다. A의 논리는 이랬습니다.

당직사관은 중대장 대신이고, 이 시간은 내가 중대장님 대신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점호 끝나자마자 당직사관한테 이야기도 없이 이발병을 데려가더니만 이발하고 야식을 주고, 그걸 이발병이 나눠먹겠다고 가져오게 하는 게 말이 되냐 뭐 이런 말이었습니다.
중대장님 대리업무를 하는 게 전데도 그런 논리를 펴는 게 어이가 없었지만, 아무튼 자기 권한인데 제가 말 안한 건 잘못이라 치고, 미안하다고 알겠다고 하고 갔습니다.
A는 돌아서면서 중대 전체에 안 자고 뭐하냐고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중대가 조용해졌습니다.

다음날. 중대장님 대신 대대 아침 상황회의에 올라갔습니다.
전날 당직사령님이 보고용 PPT를 띄우면서 저한테 묻습니다.
"야, 너는 어제 왜 애들 안 재우고 떠들게 두냐? 내가 가 보니까 개판이더라. 11시 좀 넘어서 갔는데도 어떻게 그 시간까지 애들이 안 자고 있을 수가 있냐?"
"잉? 11시에 저는 중대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A가 니가 와서 애들 다 깨우고 좀 전에 나가서 행정반에 네댓 명 모여앉아 있었다는데?"

분명 제가 집에 들어갔을 때 시간은 10시를 좀 넘은 시각. A는 안 자고 뭐하냐고 소리를 질렀고, 그로부터 한 시간이 지나서 모여앉아 있었다? 그 소리는 누구한테 지른 걸까요? 돌아가서 가만 두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당직사령님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습니다. 사령님은 보고용 PPT에 있던 '11:22경 0중대 군기문란 관련'보고를 지웠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돌아갔을 때, 전날 당직사관님은 이미 퇴근을 하고 자리에 없었습니다.
저는 다른 간부들에게 'A 오면 어제 사건에 대한 경과를 작성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지만.... 다른 간부들의 만류로 그냥 한 번 참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3 - 문제점.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건 어느 경우에도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신뢰의 문제입니다. 금방 들킬 변명은 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4.

A는 여군의 특성을 200퍼센트 발휘하여 기간병들을 갈굽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그 고충을 들어보면, 이게 간부와 병의 이야기인지 여자친구와 싸운 이야기인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그게 아니라고 말씀드리면 어디서 말대꾸냐고 하고, 죄송하다고 하면 뭘 잘못했는지 알기나 하면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거냐고 하고, 그래서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으면 이제는 말 같지도 않냐면서 또 뭐라고 하고.....이게 반복되니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

20대 초반에 군에 들어온 아이들로서는 참 견디기 힘든 상황입니다. 여자친구랑 이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나마 동등한 위치에 있기라도 하죠. 그런데 상대는 자신보다 10살 가까이 많은 여자 상관입니다. 이정도면 아침부터 혼나기 시작하면 신경쇠약에 걸리기 딱 좋습니다. 안타까웠지만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A가 자신의 소대원인 F(?)와 함께 당직을 선 다음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니 당직병인 F가 행정반 문 앞에 뻘쭘한 자세로 서 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그저 알듯말듯한 미소만 짓습니다. A가 중대장님께 아침 상황보고를 합니다.

F가 밤에 근무가 태만해서 2시간(!)정도 훈계를 했는데, F가 참다못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다가 다시 앉았답니다. 그래서 자신은 이것이 상관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결국 A는 자신의 소대원인 F를 영창에 보냈습니다. 징계사유는 무려 "상관 폭행미수"입니다.
정작 징계위원회에는 소대장이 들어갈 수 없기에, 나머지 간부들이 거기에 대한 징계를 내려야 합니다.

#2에서 A는 중대장님 지시 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그런 A는 자기 소대원을 그렇게 내쳤고, F는 영창에서 돌아와 다른 중대로 소속이 변경되었습니다. 소속 변경 전, 결산 회의 때 중대장님이 물어보셨습니다.

"F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
"저는 징계위원회도 들어갈 수 없듯 이 사안에 대해서도 권한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여 있던 간부들이 한 목소리로 뭐라고 합니다 "아니, 소대장이 소대원에 대한 권한이 없으면 누구한테 있습니까?"
그래도 A는 자신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결국 F는 버림받은 것처럼 옆 중대로 옮겼습니다.

#4 - 문제점
[갈굼......]
육아교육서에도 나옵니다.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게 하는 게 중요하지, 사과를 받아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죠. 내가 화가 풀릴 때까지 누군가를 끝없는 말장난의 소용돌이로 몰아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군에서 시작되는 갈굼 대부분은 그 결말이 보이지 않는, 이해는 되지 않지만 말대답도 할 수 없는 하급자의 입장에선 멘탈을 철저히 짓밟는 말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죄송합니다 하면 군생활 끝나냐?'
'꼬우면 니가 먼저 들어왔어야지'
기타 위에서 나온 말들이 있겠네요.
2년 내내 저걸 배워서 밖에 나오면, 과연 10년 후의 대한민국에서 써먹을 곳이 있을까요?
저런 머리가 이끄는 조직은 망합니다. 망해야 합니다.(안 망한 곳이 많지만)

[견장을 단 간부는 나 하나의 몸이 아니다]
전투복에 달린 초록색 견장은, 누군가를 지휘해야 하는 사람만이 달 수 있습니다. 군에서 그 뜻은, 단순히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누가 밑에 있다'가 아닙니다. '내 밑에서 일어난 일은 다 내 책임이다'가 맞습니다. 그렇다면, 내 밑에서 누군가 문제를 일으켰다면, 피해를 본다면 내 일처럼 생각하라고 준 견장입니다. 나몰라라 할 위치가 아니죠.
견장의 가장 큰 의미는 '책임'입니다. 그리고 이 단어는 생각보다 상당히 무겁습니다.




#5.

B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실제 수류탄 투척이 있는 날입니다.
수류탄 사로는 총 3개. 소대장 3명이 들어가야 하지만, 여군은 자살시도나 이런 경우에 남정네들의 힘을 감당할 수 없다기에 A는 제외입니다. 뭐 죽으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작정하면 사로에 들어 있는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감당이 되겠냐만 딱히 이의를 제기할 순 없죠. 아무튼 B는 남자니까 앞으로 해야 할 일이기도 하고 해서 참관을 시켰습니다.(A는 탄수불-탄 나눠주는 임무) 그런데 B의 표정이 지휘실습과는 조금 다릅니다.

"봤지? 나는 이 수류탄 투척 훈련 있을 때마다 방 정리도 하고 마음 비우고 오게 되더라. 이제 다음부터는 너도 이 자리에 들어오게 될 거야!!"

"하하.... 선배님? 저는 키도 작고... 여자보다 힘도 없고...어찌 저에게 이런 걸..."

...농담이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진담이었습니다.
B는 수류탄 사로에 들어가는 것을 끝까지 거부했고, 결국 저는 그냥 죽어버리자는 생각으로 "그래, 내가 할게"라고 하고 묵묵히 매번 수류탄 사로에 들어갔습니다. 하.... 결국 B는 제가 전역할 때까지 그 임무에서는 빠졌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더 불안했던 것은!! 수류탄 자체에는 관심이 많던 B가 탄수불을 맡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서 잘못했다가는 사로에 있는 두 사람이 아니라 수류탄 교장 전체가 박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요. ㅠ.ㅠ


#5 - 문제점
[견장의 가장 큰 의미는 책임입니다.(2)]
솔직히 저도 군생활 편하게 하지 않을까 해서 장교로 임관했습니다. 하지만, 훈련을 받고 임관을 하면서 보통 그 생각이 없어져야 정상입니다. 그 생각으로 했다면 버텨내지 못할테니까요.

장교후보생 시절에는, 정식 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매 훈련때마다 그만두고 집에 갈 수 있습니다. 힘든 고비마다 교관과 훈육관들의 유혹은 거세집니다.
"힘들어? 관둬! 때려쳐! 집에 갈 수 있잖아! 뭣하러 군부대도 훈련 안하는 이 날씨에 구르고 있어? 니들은 어차피 다 떨어지게 돼 있어. 너희들은 수준 이하야. 쓰레기들이야. 그따위 정신력으로 장교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나? 소대원들 못 이기고 자살하게 돼 있어."
등등 정말 포기각서를 쓰고 싶게 만들거든요. 여기서 관두면 그동안 훈련한 거 꽝이고 이등병으로 가야한다, 장교 후보생이라고 사방에 퍼진 내 이름은 어떡하지? 하는 생각들을 하다 보면, 각서는 못 쓰겠고 그냥 버티다 안 되면 목메달자는 생각도 가끔 해 봤습니다.
뭐 이런 훈련의 결과가 '임관만하면 니들은 다 죽었어' 또는 '일반 부대에서 하는 훈련이 훈련이냐? 빠져가지고'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저게 효과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군생활 편하게 하겠다는 생각은 없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는 비겁해지는 게 사람 심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B 외에는 수류탄 사로 투입 거부하는 간부는 본 적이 없네요.
저도 어차피 전역하는 몸인데, 왜 그렇게 해야하나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요? 견장을 단 자리에서의 책임회피는 사기에 엄청난 악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6.

중대에 두 가지 평가가 한꺼번에 들이닥쳤습니다.
하나는 연대에서 측정하는 '화생방 대비 태세 평가'
하나는 연대에서(...) 측정하는 중대 전투력 평가 중 체력단련. 둘 다 내일 9시였습니다.
저는 감독관으로 오신 연대 인사장교님께 사정사정해서 중대 전투력 평가를 10시로 연기했습니다.

A에게는 일을 안 맡긴 지 오래. 저는 결산 시간에 중대장님 예하 모든 간부가 모인 자리에서 B에게 지시했습니다.
"내가 내일 화생방 대비 태세 평가때문에 거기 있어야 돼. 너는 누구누구누구누구 이렇게 10명을 데리고 대대 연병장에 가서, 팔굽혀펴기하고 윗몸일으키기 10명이 동시에 할 수 있는 분량을 세팅하고 달리기할 때 쓸 번호표를 준비해서 10시까지 완벽히 세팅만 하면 돼. 10명이니까 하나씩만 들고 가면 충분하고 오전에 다른 일과 없으니까 할 수 있지?"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그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화생방대비태세는 기간병들을 데리고 방독면 착용 및 해제, 보호의 세트 착용 등으로 잘 끝났고, 저는 10시가 조금 안 된 시간에 연병장으로 향했습니다.

중대장님과 연대 인사장교님이 텅 빈 연병장에서 멍때리고 있었습니다.

B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야, 너 어디야. 내가 중대 체력측정 준비하라고 했잖아."
"어? 그거 어제 선배님이 준비한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뭔 소리야...!! 빨리 데리고 와서 준비해."
급하게 준비가 이루어졌습니다. 준비가 다 되어 가는 것을 보고 돌아서는 제 등 뒤로, B를 향한 중대장님의 샤우팅이 들렸습니다.

'내가 어제 지시를 잘못 내렸나? 내가 정확하게 얘기 안해줬나?'
중대 간부들을 한명씩 붙잡고 내가 어제 B에게 뭐라고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어제 소대장님이 B한테 (위에 있는대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렇게 들었는데..."

제 기억이 틀리진 않았습니다. 저는 분명하게 지시를 내렸고, B는 그대로 받아적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선배님이 준비한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는 뭐람???

체력측정이 끝나고, 여기까지 제가 느낀 바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많이 화가 났지만.... 제가 육하원칙 중 '왜'를, '니가 그걸 안 하면 니가 어떻게 되는지'를 안 알려줬던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그건 B의 특기였고...ㅠ.ㅠ 결국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잘하겠습니다'로 끝날 수 있는 많은 상황에서 B는 다양한 상관들에게 혼나야 했고.. 저는 그냥 포기한 것 같습니다. 흐흐


#6 - 문제점
우용표씨가 쓴 「신입사원 상식 사전」이란 책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상사가 하는 말은 수첩에 적어라. 쪽지에 휘갈겨 쓰다 미움받지 말고]
사회생활의 기본입니다만, 굳이 미움받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저런 자잘한 사고 예방에도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뭐 B는 잘 적어두고 안 보는 편이라 더 난감했습니다만...ㅠ.ㅠ
[신뢰의 문제입니다. 금방 들킬 변명은 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2)]
두 번이나 나오는 걸 보면, 신뢰라는 건 정말 중요한 것일 겁니다.




#7.

제 전역 전전 날인 금요일 이야기입니다.
제 전역을 일주일 남기고, 중대장님은 저에게 중대를 맡기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파견을 가셨습니다.
말년까지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ㅠ.ㅠ

저와 바통터치할 두 명의 소대장이 중대로 왔고, 연대에서는 금요일까지 정식으로 소대장 이/취임식을 실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소대원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정식으로 이취임식을 진행하라는 거죠. 초임소대장의 지위를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요일의 마지막 대대 결산 회의. 일주일 내내 제가 들어갔지만, 제 자리름 맡을 B에게 회의를 올라가라고 했습니다.
당시 대대는 중대대항 [군장축구](군장을 매고 축구를 하는.... 관절염에 제격일듯)를 하고 있었는데요. 어쩌다 보니 우리 중대는 금요일에 두 경기를 해서 그날부로 군장축구를 끝내야 했습니다. 7월부터는 [삼각족구](족구를 세 팀이 하는데..??)가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소대장 이취임식을 중대장님도 없이 하는 건 무리고 하니, 군장축구를 미루든 이취임식을 미루든 보고를 드리라고 했습니다.
(중대에서 이취임식 준비를 아무도 안하더군요... 저는 소대장 보직이 아니라 이취임식이 없어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회의에서 내려온 B는 '군장축구도 오늘내로 끝내고 이취임식도 오늘 내로 끝내라'고 지시받았답니다.
군대가 아무리 막혀 있다지만 그럴 리가 없는데... 해가 지는 시간인데 축구는 언제하고 이취임식은 언제할까 멘붕이 왔습니다.

"누구한테 그렇게 들었는데?? 대대장님??"
"그게... 옆 중대 중대장님도 그러고 지원과장님도 그러고 연대장님 지시인데 어떻게 안하냐고 그러면 대대장님 노하신다고 그러고 또...."

결국 대대장님 지시도 아니었고, 대대장님께 기는 참모부 이야기 듣고 알아서 꼬리내리고 결산 때는 이야기도 안 한 거죠...

대대장님께 전화드렸습니다.
"00! 중위 스테비아입니다."
"응~그래"
"xx중대 소대장 이취임식을 아직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군장축구 중인데, 밤에 연병장에서 방송준비하기에도 제한되고 중대장도 부재중이라 내일 오전에 집합해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보고드리려고 전화드렸습니다. 중대장은 오늘까지 파견이고 내일 이취임식때는 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 어차피 중대장도 없는데 하면 이상하잖아. 그렇게 해~"
"예, 알겠습니다. 00!"

대대 간부들에게 단체 카톡들 보냈습니다. 이차저차해서 이렇게 됐고, 휴일에 전부 출근하셔야 하게 되서 죄송하지만 이게 맞는 것 같다고.
간단히 해결될 문제였는데, 왜 보고를 하지 않았을까요?

결국 군장축구 하는 내내 옆에서 제 군생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탈탈 털었습니다.
너 하나때문에 일주일 고생한 간부들이 휴일 오전에 다시 모여야 하고, 제 때 보고만 드렸으면 오늘 중대장님 없이도 할 수 있었고, 왜 중대장님 대신 중대 대표로 올라가서 참모부 말 듣고 꼬리내려서 이런 상황을 만들고, 그럼 그 상황에 대한 판단을 직접 내려야지 왜 낼모레 전역하는 나한테 '이제 어쩌냐'는 식으로 전화하고 배를 째냐고, 나 집에 가고 나면 집으로 전화할 거냐구요.

울더군요.. 틀린 말이 없으니 멘붕이 더 심하게 왔을 겁니다. 사실 이래서 못 털었는데... 앞으로 중대를 이끌어 가려면 어쩔 수 없죠..


#7. - 문제점
[신속 정확한 보고]
일단, 신속한 보고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깡이 있어야 합니다. '이거 보고하면 혼날 텐데'라는 생각으로 일을 키우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보고하고 얼른 깨진 다음 나머지 시간에 안식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일을 하다 보면 놀랍도록 왜곡과 곡해에 능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이 분들을 위해 책을 한 권 추천해 드립니다. EBS 수능 언어영역....이 아니라 [7가지 보고의 원칙]입니다.
7가지 사례 모두 B의 이야기라 저는 개인적으로 많이 놀랐습니다. 이 책은 군생활이 아닌 사회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담은 책인데, 회사에 구제불능의 고문관이 있다면 필독하시고 선물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8.

C로 넘어가겠습니다.
장교들이 부대에 전입오면 사단에서 '초임장교 집체교육'이란 교육이 있습니다. C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초임장교 집체교육 대부분에 빠지고, 여군이라는 이유로 주말에는 여군 숙소에 들어가서 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은 2012년 11월 11일 일요일. C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대위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날 사단 당직사령은 C의 훈련태도 불량으로 심기가 불편한 사단 교훈참모님. C가 집에서 잘 있는지 알아보려 전화를 돌리는 한편으로는 여군 1명을 숙소로 보냈습니다. C는 집에 있다고 전화를 했으나 숙소에 도착한 여군은 텅 빈 방을 보고 있었습니다.
자대 전입 온 지 일주일 된 소대장이 벌인 일입니다.

#8 - 문제점
[견장의 의미(3)].....이지만 C에게는 애초에 군생활에 대한 의지가 없었습니다. 이 이후로도 모든 훈련과 교육과 작전과 모든 것에서 빠졌거든요. 결국에는 3개월만에 [연대장님을 찾아가서 군생활 못 하겠다고 징징대고, 파견의 형태로 연대본부에서 선탑간부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대장의 빈자리는 제가 동시에 맡게 되었습니다.]

[그냥, 이런 분들은 군인을 하려고 하지 마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ABCD 이야기가 B에서 끝난 건 이 때문입니다.


#9.

D로 넘어가겠습니다.
D는 B의 친구. 옆 대대에서 관심간부취급을 받다 A와 C가 동시에 중대를 떠나면서 한 자리를 맡으러 왔습니다. 이하는 C와 같습니다만, 못하겠다는 소리는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개같이 욕먹어도 매달 월급은 나온다'모드로 복무연장/장기복무 신청을 하고 있습니다.
D의 이야기는 그냥 한 마디로 끝내겠습니다. B와 전화통화하면서 "니네부대는 편하다며? 나도 좀 편하자"는 얘기를 하다 선배들에게 걸리고..
독신장교숙소로 짐 풀러 온 첫날이었습니다.

"00! D입니다."
경례를 받은 제 동기들 중 한명이 물었습니다.
"너 편하려고 여기 왔다며?"
["예..."]

#9 - 문제점
[견장의 의미(4)] 제발요.... 하지 마세요 ㅠ.ㅠ




#10
제가 전역하던 6월. 어느 월요일 주간에 작은 행군(15km)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 앞뒤로 큰 훈련이 있고 이어서 30km행군도 있어서, 제가 휴가를 쓸 수 있는 유일한 날은 저 날이었습니다.
(전역때까지 연가를 다 못 써서 열흘 정도 더 갈 수 있었는데...ㅠㅠ)
아무튼 5월에 휴가를 제출하고 나중에 보니, 저와 같은 날에 B,D가 휴가를 올렸습니다.
작은 행군이라지만, 행군 날 소대장이 아무도 없음.....;;
휴가계획을 제대로 안 보고 결재를 해 준 부대도 문제지만, 두고 볼 수는 없어 아래위로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고 휴가를 갔습니다.
여기서 하려고는 하지만 결과가 나쁜 B와, 하려는 생각 자체가 없는 D의 모습이 나옵니다.

D는 당연히 휴가를 냈기 때문에 휴가를 갔습니다. 푹 쉬고요.
B는 휴가 중간에 일요일에 복귀를 했습니다.
숙소에 남아있던 제 동기들은 기특하다고 저녁 9시경 치킨 한 마리를 먹이고 자러 갔답니다.(음주 없이) 다음날 행군 출발은 05시.
7시에 출근하려던 제 동기 한 명은 혹시나 해서 B를 찾으러 갔고, 침대에는 B가 자고 있었습니다.(참고로 B는 롤 중독 수준.)
중대는 중대장님과 부소대장들의 통제 하에 행군을 떠났고, 행군열 후미에는 대대장님 레토나가 따라가고 있었답니다.
짧은 행군이라 코너를 찍고 되돌아오는 도중, 맨 앞에 있던 중대장님은 헐레벌떡 뛰어오는 B와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샤우팅.
조금 일찍 나서서 대대장님과 마주쳤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졌을텐데... 아쉬웠습니다.

#10 - 문제점
[이건 뭐가 잘못됐다 이야기를 하기도 그러네요.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 지ㅠㅠ]


#11(외전)
2주 전입니다. 저는 전역한 부대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제 자리를 B에게 물려주고 왔기에, 과연 이 부대가 남아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제딴에는 잘 했다고 했는데 정말 잘 한 건지 확인해보러 갔습니다. 잘 못했다면 굳이 저를 반겨주는 사람이 없을테니, 저를 좀 더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요. 무엇보다도 한여름에 고생했을 중대원들이 모두들 보고싶었습니다.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 했거든요.

제가 부대 들어가서 간부/병 할 것 없이 처음 들은 말입니다.
["B좀 어떻게 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정말 제가 전역할 때 같이 데리고나가지 못해서 죄송할 따름이었습니다. ㅠ.ㅠ

최근 B가 한 행적들을 기간병들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대에서 포상휴가 2명(a,b로 합시다)을 올렸는데, 수상대상자 2명을 포함 전 간부/기간병의 합의로 새로운 2명(c,d)이 선발됐답니다. 그래서 그 변동사항을 B가 인사과에 올리라고 지시가 됐습니다. 그리고 B는 그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포상휴가 수여가 있는 날, a,b는 지통실에서 연락받고 올라가서 인사과에서 시키는대로 수상을 기다리고 있었고, c,d는 중대에서 알아서 올려보내서 지통실로 올라갔습니다. 대대장님 들고 있는 포상휴가 및 표창장은 2갠데 수상자는 4명....
전역한 입장에서는 낄낄대고 웃었지만,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10의 문제점은 중복이 계속되는 관계로 쓰지 않겠습니다^^;;



이제 편히 눈 감을...은 아니고 좀 후련하네요.
A,B,C,D가 언제까지 군생활을 할 지는 모르겠지만, 어딜 가든 앞으로는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입니다. 저는 네 사람을 놓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네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사람들이 책임져야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요. 앞으로 간부로 군생활을 하려는 모든 사람들, 특히 제 후배님들이 될 ROTC 후보생 분들은 자신이 짊어질 책임의 무게를 느끼고 거기에 걸맞는 준비를 해서, 군에서 뜻을 이어가든 사회에 나오든 그 경험이 큰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정상인이시라면 굳이 '문제점'편을 읽지 않으셔도 무엇이 문제인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문제점'편을 보고서야 문제를 발견하셨다면.... 축하합니다. 고문관 시험에 통과하셨습니다;;

새벽에 쓰는 글이라 문제점을 짚기가 힘드네요... 아무래도 '개념'에 관한 부분이다 보니 틀린 점도 많을 것 같습니다. 군인으로 가졌던 꽉 막힌 사고가 민간에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댓글로 좋은 조언 주시면 조금씩 수정해가면서 본문이 군생활을 하려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을 보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블루 먼데이 출근길일텐데, 아침부터 혈압 오르는 스압의 글을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ㅠ.ㅠ 여기까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빠나추워
13/09/30 02:35
수정 아이콘
2번까지 읽다가 내렸습니다. 현역 나오지 않은 산업기능요원인데도 불구... 답답하네요.

이거는 군대라서 그런게 아니라 사람자체의 문제인듯 싶습니다. 저 사람은 군대가 아닌 다른 곳에 가도 똑같은 문제가 생길거라 봅니다.
Zodiacor
13/09/30 02:36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뿐 아니라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서도 느낄 점이 있는 글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레르네르
13/09/30 02:47
수정 아이콘
이야... 노답들이네요. 하지만 일 잘하는 사람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긍정적인 역할은 개뿔... 그 분들 생고생만 하겠네요.
오늘도 몇몇 고문관들에게 고통받을 장병 여러분들을 위해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그리고 안 좋은 일을 겪고 군대로 바로 입대하는 것을 자제해 주세요. 국방의 의무를 소위 멘탈 나간 상태에서 수행하면 주변 사람들까지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제가 군 생활의 1/4을 이렇게 보내서 전우들에게 참 미안합니다.
광개토태왕
13/09/30 09:54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단체생활에서 가장 나쁜 행동은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13/09/30 02:51
수정 아이콘
혈압오르네요... 왜 도대체 A에게 부대 전체가 휘둘리는지 모르겠네요. 뭘 모르고 연대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실수 백번 양보해서 가능하다고 쳐도 그런 상황이 벌어졌는데 그냥 이게 넘어갈수 있는 문제인지.. 연대장은 또 무슨 생각으로 받아줬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사실 군대가 알게 모르게 여군에게 관대한 건 사실인데요. 이 정도는 아니거든요. 전 육군은 아니라 잘모릅니다만 수류탄 사로 입장이 여군은 금지되어있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스테비아
13/09/30 13:29
수정 아이콘
제가 있던 부대는 병영문화 개선에 가장 앞장서고 있던 부대라 마음의 편지가 상당히 활성화 된 부대였습니다. 그래서 종종 황당한 일들도 발생하긴 합니다.(일병이 사단장님한테 휴가달라고 보낸다든가..) 여러모로 간부 입장에서 암 걸리기 좋은 부대이긴 합니다만, 돈 받은 사람이 더 열심히 해야죠. 크크 그래도 열려있다는 사실에 어느 정도 자부심도 가질 수 있는 부대였습니다. 구타나 가혹행위 없이도 훨씬 잘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도 많이 증명했구요.
어느부대인지 범위가 너무 좁아질까봐 쓰지 않았는데, 제가 있던 부대는 신병교육대대였습니다. 군인 된 지 3주 된 훈련병 80~90명을 한 사로에 있는 교관이 맡아야 하기에 그냥 투입 자체를 안 시킨 것 같아요. 4주차 각개전투 숙영도 여군들이 화장실 지어주면 숙영하겠다고 해서 포기하고 남군 간부들만 동숙했거든요. 그러니 수류탄이야 뭐 당연히 열외인 줄 알죠ㅠㅠ
그라쥬
13/09/30 02:52
수정 아이콘
전문하사로 간부를 간접적으로 나마 겪어봤는데 읽다가 멘탈 날라갈 것 같아서 내렸습니다.. 죄송합니다..
무리수마자용
13/09/30 03:05
수정 아이콘
추천되어있는 책들은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저기있는 간부들은 그래도 어리다거나 여자라 조직생활을 배울 기회가 적었다거나 등등의 이유라도 있었지만 제 군시절을 돌이켜보면 멀쩡하게 군생활 해왔는데도 노답인 경우가 참 많았었네요 허허
azurespace
13/09/30 03:08
수정 아이콘
암걸리겠네...
석삼자
13/09/30 03:21
수정 아이콘
보다가 예전 군대에 있던 챠량정비관이 생각나네요. 제가 일병때쯤 아마 부대에 왔던걸로 기억하는데. 입대날짜가 같은 달이였죠.. 선임들 있을때는 선임들 의견 따르고 하다가.. 선임들 전역하고 제가 가장 윗선임이 되고나니 그때부터 무한 꼬장 -_-;;

이게 맞고 이런식으로 하자고 의견을 내도 자기의견 주장하다가 수송관가 부대 간부들에게 같이 깨지는 일이 다반사... 진짜 최악의 간부였습니다.. 그냥 일을 처리하면 되는일을 사사건건 자기 의견 주장하다가 매번 일 처리 못하고, 윗간부들이 시키면 자기 의견도 없이 그저 네네 하다가 망쳐놓고, 차량 배차도 내가 책임지겠다 하고 막무가내로 하더니 수송관에게 대판 깨질때 난 모르쇠 이러고 있고..

잘 살고 있나 모르겠네요. 전역하고 한달 후에 갔을때는 후임들이 미치겠다고 하긴 하던데..
R.Oswalt
13/09/30 03:24
수정 아이콘
장교로 복무하시면서 겪으신 일인데, 왜 병으로 복무한 제가 겪은 일 같이 보이는지 원... -_-;;;
솔직히 케이스 2~3개 가지고 전체적으로 일반화 시키면 안되는데, A와 같은 케이스는 정말 미치고 환장합니다. 참모부, 지휘통제실에서 보면 정말 가관입니다. 지역중대 당직사관 편성도 행보관, 부소대장 부사관까지 들어가는데, 그거 서기 싫다고 참모부 부사관들이 지역중대 당직사관 지원까지 나가줘야 됐습니다. 그렇다고 당직사관 근무를 잘하나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핸디캡 보고도 제대로 안해서 제가 초소근무자들한테 물어보니 제대로 보고 햇답니다. 당직사관이 제대로 보고 안한거죠. 그래서 당직사령 서던 소령이 다음날 아침에 직접 가서 미친듯이 털었던 기억이...

연대급 제대 작전병, 교육병으로 일하면서 작전관련 부분은 어차피 해당 중대장이 컨트롤하니 상관 없는데, 교육병으로 일하면서 얽히면 정말 짜증났씁니다. 그 중에 제일 가관은 전투력 측정 때였어요. 당시 우리과가 엉켜서 과장이 공석, 부임 1년차 정작장교가 과장을 겸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작전/교육 나눠서 교육부분은 제가 다 맡아서 했었습니다. 전투력측정 시즌 되니 중위가 필기평가 대상문제 달라, 평가대상 선발에서 자기 안걸리게 어떻게 좀 해라.(해주면 안되나가 아닙니다. 해라...) 상급부대에서 나오는 걸 제가 어떻게 하라는건지... 평소에 업무 협조라도 제대로 잘 하면 모릅니다. 집체교육 교관편성, 교육 파견, 훈련병력 인솔, 심지어 차량 선탑도 안합니다. 시내 나갈 땐 잘만 하더만..

C같은 케이스는 그나마 양반이네요. 초임장교 집체교육 때 그렇게 걸러졌으면 결과보고 할 때 시끌시끌하겠지만 그래도 최소 1년 이상의 후환은 없어지니 다행이지요. 장교에 대한 조치도 관심병사와 같다는 게 좀 흥미롭긴 하네요;;

제게 있어 여군에 대한 이미지는 정말 최악입니다. 비교대상이 옳지는 않지만, 여성 군무원분들과 비교하면 정말 극과 극이었습니다. 같은 부대에서 해당 업무를 수년간 하는 군무원과의 비교는 너무 극단적이었지만, 여군 초급장교에 대해 주어진 책임과 임무가 그분들과 비교해서 딱히 많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정말 부대에서 신경써야할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운용하기도 힘들구요.
AuFeH₂O
13/09/30 03:33
수정 아이콘
거의 대부분 고문관의 공통점은 개념 가출이죠
낭만토스
13/09/30 03:50
수정 아이콘
뭐 제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여군은 빨리 없애야 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상 만났던 여군은 모두 잉여 of 잉여였습니다.
여자대우 받길 바라고 열외의식 쩔고......군대를 그냥 공무원이라고 생각하고 다니는 사람이 태반이었으니까요
(물론 남자에도 그런 사람 있지요)

혹은 여군을 굳이 해야한다면 남자와 같은 기준을 두고 경쟁하길 바라고요.
간부는 하면서 사병은 못한다는게 말이 안되는거죠.
13/09/30 04:40
수정 아이콘
제 말이 그거입니다. 군대는 일단 전투력이 가장 중요해요. 지금 여군 뽑는 건 정말 보여주기 밖에 안됩니다.(군내 인식도 솔직히 좀 그래요. 홍보영상이나 화보 촬영한다 그러면 그쪽에나 우선적으로 쓰이지 공적인 업무를 남군을 제치고 우선적으로 배당해주는 경우가 정말 드뭅니다.) 업무 선발 자체를 쿼터를 나누는 게 아니라 동일한 기준으로 뽑아야 돼요. 아니면 훈련시 필수적으로 도달해야하는 기준을 동일하게 하던가요. 솔직히 남군 뽑는 기준도 그리 높은 거 아닙니다. 체력적으로 잉여중의 잉여도 그 기준은 넘겨요. 최소한 이 기준 이상은 해야합니다. 제 경혐상 여성분들도 노력(당연한)하시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사관학교 여생도들 졸업할때 보면 어지간하면 1000미터(1200미터인지 헷갈리네요. 좀 오래돼서) 5분 후반 6분 초반에 들어오구요. 팔굽혀 펴기도 80개는 최소한으로 해내더군요. 입학할때는 물론 그렇게는 못하지만... -_-;;

하하 제가 대위시절에 병사가 자리를 비운 사무실에 손님오셔서 여자 하사에게 차 좀 내드리라고 했더니 표정 썩는거보고 뚜껑 열였던 기억이 나네요.
13/09/30 10:00
수정 아이콘
저는 진짜 FM이고 타의 모범이 되는 참군인 여성장교분과 한 부대에 있었던지라 그래도 여군에 대해 아직까지는 그리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전역 후 시간이 흘러 그분의 소식을 뉴스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여성 최초의 전투병과 장군이 되셨다고 하더군요.)
결국 어딜가나 문제 있는 사람들이 문제인 거지요.
오후의산책
13/09/30 04:55
수정 아이콘
여자 부사관은 없어졌으면 하네요..
장교쪽은 제경험상 좋았는데
13/09/30 07:35
수정 아이콘
현역 중위입니다. 선리플후감상하겠습니다.^^
같은실수를 하면 안되겠네요!
13/09/30 08:23
수정 아이콘
2번까지 읽고 내렸습니다. 더 읽다간 암걸릴것 같아요 -_-
이쥴레이
13/09/30 08:51
수정 아이콘
9번 경계 -> 경례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간부들 좋은분들 만나서 그런지 아니면 사병입장이여서 그런지 큰 트러블이나 어려움은 없었던거 같습니다.
다만 역시 고문관 고참들이나 후임들은 있었죠 ㅠ_ㅠ
스테비아
13/09/30 12:21
수정 아이콘
황당한 오타를 냈네요 흐흐 감사합니다~!
밀가리
13/09/30 09:08
수정 아이콘
병사입장에서 자신보다 못한 간부 만나면 더 고통스럽습니다.

난 병사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간부 2명이 있었습니다. 한 명은 간부로서 자존심이 있으니 병사들보단 더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고, 한 명은 난 병사가 아니니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말 버릇은 꼬우면 간부해라...

군대는 상관에게 대들 수 없으니, 자신이 부하에게 어떤 평가를 받는지 예측하기 힘들죠.

20대중반 소대장이더라도 전쟁나면 30명 소대원의 목숨을 가진 사람입니다.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13/09/30 09:24
수정 아이콘
혈압오르네요. 읽어보려다가 포기했습니다.
이걸 일반화 시키는건 열심히 군생활하는 여군들에게 모욕이 될 수도 있겠지요.

솔직히 저는 이해가 잘 안돼는게 어떻게 A가 혼자 부대 전체를 휩쓸고 다닐 수 있는건지 궁금합니다.
아래 있는 사람들 - 병사들 - 이 윗사람을 찌르는건 아무래도 당사자간의 직접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도 많고 악의가 있을수도 있어 좀 무리일수도 있다고 보는데,
윗사람들이 자신보다 아래 계급이 저렇게 날뛰는걸 파악하고도 가만히 있는다는건,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되네요.
동 부대의 간부들을 모조리 능력이 없다, 관리 소홀이다 라고 매도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잡혀있는 체계 자체가 어설퍼서 예민한 사항으로 번질 위험이 있을 수도 있고, 이런 저런 사정이 많이 있겠죠.
이런건 악습으로 자리잡기 전에 빨리 개선해야된다고 보는데,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루트가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미군들하고 같이 카투사 생활을 했는데, 남녀문제가 아니라 저런 개념 가출한 부사관, 장교들 꼭 있습니다.
일반병사가 지적하면 바로 엄청 혼나구요, 사안이 큰 경우 영창 가버리더라구요. 병사는 아무로 잘났어도 장교한테 그러면 안되죠.
(예: 자신의 보직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상병이 신참 어리버리한 소위가 이것저것 시키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트집잡아서 소위님 이런것도 모르시면 어떡합니까 라는 투로 말하는걸 일등 상사가 육성으로 들었음...)

본문과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장교끼리의 마찰도 있었습니다.
징계를 줄 수 있는 입장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사실관계 확인하고 바로 징계들어갑니다.
감봉조치 같은 걸로요. 본인이 납득이 안될 경우 계속 상급부대로 올라갑니다.
병사 입장인 저로써는 엄청 사소한 문제가 발단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거 자체를 상관의 권위와 품위유지, 권력남용 같은 걸로 진지하게 다뤄버리니깐
결국 가장 처음 문제제기한 장교는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고 나오고, 그걸 납득하지 않는 장교은 불복종하는걸로 이해되어서,
당사자는 1계급 강등되고 전출되었습니다.
천진희
13/09/30 09:36
수정 아이콘
제가 만났던 여군 부사관들은 능력은 없지만 참 착했습니다.
맨날 일 도와달라고 하고...그래도 도와주면 뭐라도 사주고 당직설때면 이것저것 말도 걸어주고 농담도 하고 재밌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반면 만났던 여군 장교들은 능력은 있지만 성격이 아주 그냥...오죽하면 x중대장은 당직때마다 그 날이라고 소문이 났을까 싶어요.

지나보면 다 추억(...??)일텐데 위의 글은 정말 암 걸리겠네요...덜덜덜;;
광개토태왕
13/09/30 09:53
수정 아이콘
아우 진짜 열받네요.....
A,B,C,D 넷 다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렸구만.....
제일 어이 없는건 인사과에 보고 안되서 4명이 상 다 못 받은거.....

저랑 전역이 3년 차이 나시는군요.. ^^
13/09/30 10:02
수정 아이콘
아 아니됩니다.... 제가 얼마나 스테비아님 고문관시리즈 다음 글을 기대했는데... 특히 C, D...
스테비아
13/09/30 12:23
수정 아이콘
4부작을 풀로 쓰려고 기억을 떠올리다 보면 제가 암에 걸릴 것 같아서요 ㅠ.ㅠ
성스러운분노
13/09/30 10:40
수정 아이콘
암,탈모 유발글이네요....
정말 최소한의 책임감과 배려만 있으면 군생활 잘할수 있는데 말이죠.
오직니콜
13/09/30 10:41
수정 아이콘
아 몇줄보는데 암걸릴거같네요..
iAndroid
13/09/30 10:53
수정 아이콘
다른 건 다 동의하는데 #3의 이발병 이야기는 A 이야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일직사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인원파악 유동인구 파악인데 점호 끝나자마자 일직사관한테 이야기도 없이 이발병을 데려가는 건 아니죠.
거기다가 야식까지 주고, 그걸 이발병이 나눠먹겠다고 내무반까지 들여보내게 했으니, 일직사관이 빡치는 건 당연하다고 보입니다.
잘못이라 치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그냥 잘못인거죠.
larrabee
13/09/30 10:59
수정 아이콘
잘못은 맞는데 그 뒤에 일어난 일은..
스테비아
13/09/30 12:24
수정 아이콘
네 문체가 이상했네요... 잘못이라 치는게 아니라 잘못인 건 인정하고 그 뒤의 이야기로 넘어가야겠다고 써야 하는데 흐흐
13/09/30 11:00
수정 아이콘
전쟁나면 아군에게 죽을듯..
13/09/30 11:09
수정 아이콘
저 넷을 묶어서 롤을하면 아주 재미날 듯 합니다..
중용의맛
13/09/30 11:18
수정 아이콘
17사단 부관부에 여자 준위분이 한분 계셧죠...

업무적으로 직접 부대낀 적은 없지만 존재감이나 발언권이 장난없던데...여군을 없애던가 기준을 바꾸던가 해야되요.
써니티파니
13/09/30 11:26
수정 아이콘
편하려고 왔다며?
[네.....]
으악-!
WindRhapsody
13/09/30 12:08
수정 아이콘
암, 고혈압, 탈모유발글이군요. 군 생활할 때 저런 사람들을 안 만나서 다행이었네요. -_-;

중간에 책 제목이 7가지 보고의 법칙이 아니라 7가지 보고의 원칙인 것 같습니다. 검색해보니 법칙으로는 책이 안 나오네요.
스테비아
13/09/30 12:21
수정 아이콘
앗 감사합니다~! 법칙이면 이상하겠네요 크크
키루신
13/09/30 12:14
수정 아이콘
예전에 해병대 면접 볼 때 면접관이 군대에서 가장 중요한게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은적 있습니다. 저는 전우애라고 답했고, 면접관은 복종심이라 이야기 했습니다. A를 보니 생각나네요......
The xian
13/09/30 12:32
수정 아이콘
으하하하하 이거 완전히 끔찍하네요.

제가 군대를 좀 늦게 가서(28세 전역) 장교들을 거의 대부분 저보다 어린 분들을 모시게 되었는데.
죽 읽어내려가면서 저런 멘붕 오는 장교들 안 만난 게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_-;;
제랄드
13/09/30 14:17
수정 아이콘
그러던 어느 날...

pgr 자게에 선임이 너무 맘에 안 들어 숙소를 바꿔 달라고 했다는 어느 여군의 경험담이 올라오는데...
스테비아
13/09/30 23:31
수정 아이콘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제 관점이 아닌 본인의 관점으로 말했을 때 과연 어떤 평을 듣게 될 지...
한편으로는 누가 제 글을 여성분들 많은 커뮤니티에 올려서 제가 뭘 잘못 생각했는지도 알고 싶어요.
남자의일격
13/09/30 15:46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의 편지라는게 반드시 후임이나 하급자들만 쓸 수 있는게 아니고
누구든지 쓸 수 있는거니까...

그렇다면 스테비아님께서 저런 불합리한 후임건에 관해 직접 윗선에 보고할 수 있었을까요?

그나저나 그 군대문화라는것도 여군들에겐 정말 관대하네요.
스테비아
13/09/30 23:30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여군들에게 정말 관대한 탓에 보고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ㅠ.ㅠ
사회와 어느 정도 격리된 생활 + 공직에 준하다 보니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직장생활 내 성 문제보다 더 규율이 엄격하고 그로 인해 심각한 고충들이 있습니다.
13/09/30 18:57
수정 아이콘
A의 부분에선 일부 공감이 안 됩니다.

정말 A씨만의 독특하고 어려운 사정으로 같이 살 수 없다면 그 정도는 인정할 수 있어야죠. 군대는 닥치고 복종이라 합니다만 결국 그게 김일병을 낳지 않았나요.

뒤에 이어진 연대장 직통 건도 말씀하시는 게 딱 내무부조리 많이 행하던 악질선임들의 논리와 같습니다. 물론 내부적으로 해결이 되면 좋겠고, 대대장이 노력중이었다면 A의 도덕적 잘못입니다. 허나 스테비아님의 심정적 입장상 대대장이 했을 수 있는 '쟤는 왜 저리 예민해? 대충 살지.' 라는 생각에서 기인할 소극적인 모습을 옹호하고 계실 수 있기에 말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가정을 두 개나 하려니 참 그렇긴 하네요.-_-; 아마 A가 무례하게 현실을 무시하고 자기 주장만 했을 거라고 저도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가정이 가능한 영역이니까요.
스테비아
13/09/30 23:27
수정 아이콘
첫째 가정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선임 여군이 다른 사람과 살면서 문제를 일으킨 적은 그 전에도 후에도 없었던 사실만 알고 있습니다.
두번째 가정도 상황을 설명해 드리긴 어려울 것 같지만, 대대 전 간부의 집 문제로 고민하던 시기인데도 대대장이 A 숙소를 특히 신경써줬다는 것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네요.
13/09/30 21:37
수정 아이콘
A의 행동 일부는 제가 알던 여직원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권리 주장은 굉장히 뚜렷하면서도 책임은 절대 지지 않으려 하고 회사의 비밀 건의
게시판에 주구장창 불만(!)수준의 글을 올리고.
게시자 이름이 안보여도 추측이 충분히 가능했지만 보면서도 모르는 체 했습니다(-_-)
내용 중엔 같이 근무하는 직원부터 저까지 디스하는 내용이 있었지만요.

결국은 이사님이 저를 불러서 저 직원은 대체 근무시간에 일은 안하고 건의사항만
작성하냐고 하더군요. 그 직원을 관리하는 나이 많은 남자 팀장 불러서 적당히 좀
제어하라고 했더니 팀장 하는 말이 워낙에 막나가는 친구라서 하급자들 앞에서
무슨 막말을 해서 망신을 시킬지 몰라 말도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너도 그러니...? 하면서 웃었습니다.

윗 글을 보니 군대보다는 회사가 낫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어느날 그 직원을 불러서 한마디 했죠.
"니가 안 나가면 다른 직원들 다 나갈 기세다."
스테비아
13/09/30 23:23
수정 아이콘
저도 군대보다는 회사가 낫다는 생각이 거기에 있습니다. 못하면 쫓아내기라도 하죠...
특히 변명과 물귀신과 괴담 유포 등 신뢰를 말살하려는 사람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조직에서 솎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이9012
13/10/01 20:47
수정 아이콘
정말 삼가 애도(?)를 표하고 싶은 후임들이었네요.
미치엔
13/10/02 11:21
수정 아이콘
아...아 이거 뭐죠 텍스트에서 느껴지는 노답들의 향기는 ㅜ_ㅜ 일반병사로 공군 만기제대한 저도 몇몇 생각나는 케이스가 있긴한데 저런분들은 정도가 심하네요..
다리기
14/09/01 17:40
수정 아이콘
20대 중후반 미필입니다. 곧 군대도 가야하고 주변에 ROTC 육해공군 의경 상근 공익 면제 등의 케이스를 거의 다 봤습니다.

"너 편하려고 여기 왔다며?"
["예..."]

미필인데도 불구하고 저 ["예..."] 라는 별 거 없는 텍스트 몇 픽셀 때문에 리얼로 현실 현기증이 났네요 크크크크
아.. 나 입대했는데 저런 간부 있으면 어떡하지.. 아.... 으아....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6766 [일반] [MLB] 포스트시즌 스타트!!! (2) - NL [24] HBKiD4566 13/10/01 4566 3
46764 [일반] [책 이벤트 후기] 내일로 후기와 함께하는 사진, 잘 찍고 싶다 책 이벤트 후기입니다. #1 (스압) [7] 강호동3213 13/09/30 3213 2
46763 [일반] 흔한 대북심리전 [32] 어강됴리7132 13/09/30 7132 3
46762 [일반] [MLB] 포스트시즌 스타트!!! - (1) AL [14] HBKiD4079 13/09/30 4079 3
46761 [일반] 영화 "컨저링"을 보고 왔습니다. [30] 네모콜라5695 13/09/30 5695 1
46760 [일반] <단편> 카페, 그녀 -22 (부제 : 연애하고 싶으시죠?) [24] aura4499 13/09/30 4499 1
46759 [일반] 그 사람의 생일. [32] 삭제됨3810 13/09/30 3810 -13
46758 [일반] 시계 이야기: 시계를 즐기는 방법 [43] 오르골16740 13/09/30 16740 4
46756 [일반] 1918년 1차 대전의 마지막(9) - 2번째 공세 [3] swordfish5233 13/09/30 5233 2
46755 [일반] 어제 K리그 챌린지 사상 첫 해트트릭이 나왔습니다. [13] VKRKO 3741 13/09/30 3741 3
46754 [일반] 9월의 집밥들. [25] 종이사진5731 13/09/30 5731 3
46753 [일반] 현대판 음서제 기사 [84] 도도롱이9487 13/09/30 9487 3
46752 [일반] [KBL] 2013 신인드래프트가 시작됩니다. [73] Siul_s5040 13/09/30 5040 1
46751 [일반] 설레임을 주는 방법 (연애의 밀땅). [54] Love&Hate37604 13/09/30 37604 -26
46750 [일반] 혹시 요즘 영화 볼 게 없다! 하시는 분들 <러시안 소설>보세요! [5] nicdbatt4829 13/09/30 4829 0
46749 [일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조선일보 상대 정정보도 소송 취하 [123] AfnaiD7729 13/09/30 7729 0
46748 [일반] [주의] 일베 할아버지 시신 인증사건 [131] kurt14692 13/09/30 14692 2
46747 [일반] . [10] 삭제됨4626 13/09/30 4626 -27
46746 [일반] [홍명보호 4기] 명단이 묵직해졌습니다. [103] 기성용7820 13/09/30 7820 1
46745 [일반] 한국은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습니다. [135] Pray4u8721 13/09/30 8721 6
46744 [일반] 여자친구와 싸우고 캐나다로 출국합니다. [20] 드블레인6992 13/09/30 6992 2
46743 [일반] (스압)간부로 군생활을 하려는 분들에게 바치는「실전 고문관」 [50] 스테비아12150 13/09/30 12150 4
46742 [일반] 단기간 감량. 유산소. 단식 에 관하여 [32] 동네형11829 13/09/30 11829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