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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2/21 23:02:00
Name 삭제됨
Subject [일반] 아버지
작성자가 본문을 삭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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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21 23:23
수정 아이콘
예압님이 나쁜사람이 아니지요.절대
그저 아버지도 늙어가는 중이라고 이해해 주세요
아무리 하늘같은 아버지라도, 사회에서 성공도 하고, 남들한테 인정도 받고 그런삶을
살아왔더라도 늙어가잖아요. 또 늙는다는것은 많이 외로운것 같습니다
EternalSunshine
12/02/21 23:34
수정 아이콘
부족하다뇨... 글솜씨도 글내용도 모두 좋아서 내리 세번을 읽었습니다.
제가 예압님이었더라도 쉽지 않을것 같아요.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분노와, 그러면서도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했던 마음, 애정...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합쳐져 여기까지 온것이겠지요.
저희 아버지도 그러셨어요. 언제나 무뚝뚝하고 말없던 우리 아버지, 아버지는 반말도 못쓰게 하셨죠. 다른 친구들이 아빠 이거하자 저거하자하며 소꿉장난하고 농담 주고받는 모습이 얼마나 부럽던지요. 그래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말대답도 많이 하고 한집에 살면서도 못본척 없는척 그랬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빠는 싫은 소리 한마디 안하셨죠. 딸이면서도 애교가 없어 자매가 엄마하고만 히히덕댈 때, 아버지 말씀은 안하시지만 속 많이 상하셨을겁니다.
대학와서 떨어져 지내니 그래도 조금 철이 들려는지 저도 많이 살가워졌고 동생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애교덩어리가 됐어요. 아버지도 웃음이 많아지셨고요. 나이가 드셔서 그런지... 마음 약한 모습도 종종 보이시고. 여전히 말은 없으시지만 엄마가 하는 얘기 들어보면 아버지는 그저 자나깨나 네 걱정뿐이라는데 예압님 아버지도 그럴겁니다. 아버지 사랑, 예압님이나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크고 깊을거예요. 특히 큰아들이시라면, 아마도 더 표현 못할거예요. 아버지들은 장남장녀에게 유독 약한 그런게 있는것 같더라구요.
당장이 마음 편할 수는 있겠지만, 앞으로 시간이 더 흘러 아버지와 마주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올때, 그때가 되면 어떤 감정들이 글쓴님을 덮쳐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죠. 후회할거라는 것. 정말 믿기 싫은일이 일어나 아버지를 증오하던 시간들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끌어안아 주시는게 어떨지요. 늙어가는 아버지를 위해서도, 예압님의 앞으로의 시간들을 위해서도요. :)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추천 누르지 않을 수가 없네요.
Vantastic
12/02/21 23:52
수정 아이콘
저희집도 저러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저와 제 동생에겐 말한마디 붙이지 않으시면서 당신의 친구분 자녀나, 혹은 친척 동생들께는 정말 자상하기 짝이 없으시죠. 정말 어렸을땐 그게 너무 싫고 분해서 내가 크면 절대 저렇게 살지 말아야겠다, 라고 다짐했었는데. 나이가 먹어가니 아버지가 어떤심정이었는지 이해도 가면서, 또 저도 모르게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는 절 발견하면서 소름끼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 결혼하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아니, 혹시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는 낳지 않고 살려구요. 제 자녀에게 저런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백독수
12/02/22 00:41
수정 아이콘
우리 세대 아버지가 다 그랬어요.
속에 크나큰 자식 사랑을 담고 있으면 뭐하나요?
나타나는 게 거지 같은데, 자식들이 어떻게 아나요?
저도 사실 대학 때까진 아버지를 필요반, 증오반 그렇게 저렇게..
애 둘 낳고, 서른 넘으니 아버지의 그런 저런 일들이 이해가 되고.
세상 살기 참 힘든데, 울 아버지 잘 살아오셨구나,
어른들이 흔히 그러시잖아요, 그렇게 지 아버지 욕하던 아들놈이 커선 지 아비 편 든다고.
아버지가 잘했다는게 아니고 ,
한평생 아버지로 산다는게 참 힘들잖아요.
그리고, 오랜만에 아버지 생각하며 훌쩍입니다. 글 참 좋습니다.
행복한콩
12/02/22 04:40
수정 아이콘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글인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어좁대두
12/02/22 05:4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PoeticWolf
12/02/22 11:4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추천합니다.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저희 아버지는 가족 전체와 소원해지신 상태라... 혼자 떨어져 사시는데;; 어쩐지 글에 공감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막내동생분이 친형제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받아들이신다는 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울컥합니다.
저희 친가에도 그런 막내 이모분이 한 분 계셨는데;; 아버지와 가족이 소원해진 이후로 영 소식을 못 듣고 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확고한신념
12/02/22 15:50
수정 아이콘
넘 와닿았어요..
읽으면서 한번만.. 한번만 아버지를 안아주시지.. 한번만 안아주시면서 아버지 힘내세요
한마디만 해주시지... 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네요
이건 머 제입장이니간요
아버지의 글은 언제나 짠하네요
김치찌개
12/02/23 11:29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와닿았습니다 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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