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내일에 대한 불안함과 차가운 현실의 냉대 속에서 서로를 위안하는 아쉬움을 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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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방아깨비는 꿈이 큰 아이였다.
겉보기엔 반달같이 보이고 그리 좋은 머리도 아니지만 항상 복수하기 위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나은 날을 만들기 위해, 오늘에 만족하지 않고 좌절 속에서도 이겨내려는 의지만큼은 강한 아이였다. 나쁜 길로 빠지지만 않는다면 언젠가 성공할 재능도 가진것처럼 보였다. 근데 웬지 한번은 나쁜 길로 빠질 것같다.
조만간 나랏밥도 먹고 또 두부도 한모 사야 할지도 모르겟다.
누가 봐도 조깥은 상황인데, 나였다면 존나 힘들었을텐데, 저렇게 웃음이 쉽게 날 상황은 아닐텐데.. 하면서 그가 가진 자신감이 부러웠고 그런 자신감에 나도 기대볼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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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달. 1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그 기간 동안 로데오, 공조냉동, 산업안전, 러쉬앤캐쉬, 무림제지.
참 많이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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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벗어나지 못한 자신의 태만 때문이었는지.
긴 시간 속에서 현실과 타협하는 방법을 배워버렸는지.
방아깨비에게 찾아든 세상의 냉대가 너무 차가웠는지.
불안함 속에서 견뎌내야할 생활의 무게가, 주변의 시선이 컸는지.
그 어떤 이유에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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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잘 되겠나..?"
"이제 우리는 아니지.."
"씹쌔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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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물었을 땐
현재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오늘에 만족하고 살기가 쉽지 않을텐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노력 여하를 떠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희망하며 살아갈텐데.
특히나 그 자신만만하던 방아깨비의 입에서
어느덧 그냥 만족하면서 살란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