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야, 오랫만이다. 이 친구야.
엊그제 봤는데, 또 보는데 뭐가 오랫만이냐고?
글쎄다,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뭐든지 많이 바뀌다 보니까, 이틀만에 보는 친구얼굴이 더 반갑네.
옛날 아버님들 말씀중에 고등학교 친구가 전 재산이다. 라고 하잖아.
글쎄다, 난 고등학교가 참 긴가보다,
열여섯, 열일곱때 만난 친구들도, 스물, 스물하나일때 만난 친구들도 다 재산같으니까.
관계가 좁고 넓고, 친하고 안친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게 요즘은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니까.
힘들다라고 한마디 어디에다 끄적여두면, 지나가는 말이라도 무슨일 있냐? 라고 물어주는
너같은놈들이 참 많으니까. 좋네.
이젠 제법 술을 먹어도 되는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웃긴게 제법 그걸 마다해도 될만한 나이도 된거 같다.
항상 좋은일로만 잔을 받는게 아니라, 슬픈일, 안좋은일들로도 잔을 받다보니,
이젠 마다할때, 받아야할때를 알아가는것 같다는거라,
이게 나이가 들어간다는건가? 난 잘 모르겠다, 난 아직 스물하나같거든.
야, 나 아직 동안이야, 임마. 어디가서 담배달라고하면 민증 보여달라는 얼굴이구만!
택도없는 소리라고? 야, 그래도 너보단 내가 낫지 임마.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몇번 왓다갓다하다보니까 일년이 가고, 이제 또 시작해야될 때가 됐네.
스물네번째 끝이랑, 스물다섯번째 시작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네.
개강이다, 뭐다 이러다보면서 또 많은 사람들이 곁에 스쳐지나갈거고, 좋은 인연을 맺겠지?
그리고 스물다섯번째 끝이 찾아오면 왠지 남는건 니놈들밖에 없을꺼 같고.
또 똑같은 소리를 너한테 그땐 주절거리고 있겠지.
그러려니 해라. 별거 없잖아? 하루에 한번씩 사랑한다 말하는 옆에 저 친구들도 있는데
일년에 한번정도 있는 친구 리플레이 정도는 봐주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도 임마, 니가 어디서 차이고 오면 언제나 푸념들어주잖냐.
그런거라 생각해라. 내가 어디서 차이고 와서 니한테 한숨쉬고 있을놈은 아니잖냐?
자, 이 마지막 한잔, 어디선가 내랑 같이 스물몇번째 시작을 하고 있을 사람들한테 바치자.
뭐 그런거 있잖아, 말로는 하지못할 어색한 감사와, 부끄러워서 하지못한 사랑의 말들
마무리는 이거면 된거야,
아 진짜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작앞에 나선 날이 바짝 서 있는 긴장들 마저 해소시키면서,
이제 또 내일이면 새롭게 달려야지, 스물 다섯번째 시작
----------------------------------------------------------------------------------------------------------------------
ps. 이런식으로 대화체의 글을 참 좋아합니다.
가볍게 읽고, 자신을 정리 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