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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02 14:01
오감도가 교과서에 실렸던가요.
너무 난해해서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전부 어려워할 거 같아요. 당시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고 있었다지만 13의 의미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일지도 궁금하고.
11/03/02 16:39
예전에 제가 봤던 책에서 오감도를 해석해 놓은 것이.....
1은 남성(성기)를 상징하고 3은 여성(엉덩이 or 가슴)을 상징하고 이 둘이 붙어있는 13은 성교를 의미한다 13인의 아해는 정자를 의미함으로써 막다른 골목은 질을 의미. 뚫린 골목을 질주하는 것은 자위행위를 의미 이 시절에 성적인 내용을 담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듯 합니다 이렇게 해석한 이유는 이상이 낭만주의 작가였다는 점 이상이 운영하는 커피숍 or 까페의 이름이 "69" 였다는 점 등을 미루어보아 이런 방향으로 해석을 했습니다 마광수 씨의 수필집에서 봤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좀더 자세한 내용은 아랫분이 해주실거라 믿습니다
11/03/02 17:34
읽은지 오래되서 기억은 안나지만, 2004년쯤(서태지 7집을 비판하던 내용이 실렸던 것으로 보아 이 시기였을 겁니다.) 책 '인물과 사상'에서 오감도를 건축학적, 수학적으로 해석한 글이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잊어버렸지만, 한마디로 말하자면 '고차원을 설명하려 했던 시'라는 것입니다. 또한 오감도는 시를 연결지어서 해석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던 것 같구요.
문과라서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멍멍1 멍멍2 멍멍3으로 입력되어있습니다만, x축-y축-z축이나 벡터라든가, 삼각함수라던가... 이런 용어들이 난무하는 해석을 했었기에 저는 그동안 이상의 수학적 개념을 풀어서 쓴시를 오감도라고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검색을 해봐도 원문을 찾기가 힘드네요..
11/03/02 18:00
오감도 자체가 원래 조감도에서, '새 조'(鳥)에서 획수 하나 빼서 '까마귀, 검을 오'(烏)로 바꿔친 것이니 이상 아저씨의 고약한 장난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상 아저씨의 전매 특허인 띄어쓰기를 거부한 표기 역시 폐쇄된 느낌, 답답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니 일석이조의 장난질인 셈이지요. 혹자는 13에서 최후의 만찬을 떠올리기도 하고, 성적인 코드나 공학적 코드로 이상의 작품을 재해석해 내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이상 아저씨의 장난질에 현혹되어 꿈보다 해몽 식으로 갈 가능성도 농후하겠지요.
1행의 진술 :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 23행(마지막 행)의 진술 :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않아도좋소 2행의 진술 :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 22행(끝에서 두번째 행)의 진술 :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요) 그중에 1인의 아해가 무서운 아해라도 좋소. 그중에 2인의 아해가 무서운 아해라도 좋소. 그중에 2인의 아해가 무서워 하는 아해라도 좋소. 그중에 1인의 아해가 무서워 하는 아해라도 좋소. 무서운 아해는 가해자의 이미지, 무서워 하는 아해는 피해자의 이미지인데 막힌 골목이건 뚫린 골목이건 13인이나 되는 아해가 모여서 누가 무서운 아해(가해자)인지 누가 무서워 하는 아해(피해자)인지 무의미해져버린 자기 부정과 파괴적 진술의 집합체가 이 시인듯 합니다. 밤에 사람을 죽여버린 '무서운' 누군가가 아침에 일어나 그 장면을 cctv로 보며 '무서워하는' 일본 드라마 속 장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결국 이 시에서 자기 진술의 연속된 부정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단 하나. 13번이나 반복된 "무섭다"......라는 이미지, 느낌... 이상 아저씨가 하늘에서 내려다본 '어떤 골목길'의 풍경(1930년대 우리나라의 풍경이라 해도 좋고, 수많은 여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어머니를 되찾지 못했던 이상 아저씨 자신의 내면 풍경이라 봐도 좋고)은 결국 까마귀처럼 검은, 무서워하는 자와 무서운 자의 구별을, 뚫린 골목과 막힌 골목의 구별을 불가능하게 혹은 무의미하게 만드는, 그런 공포스런 풍경이었던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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