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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1/30 23:18:09
Name canicular
Subject [일반] 민주당에서 '증세없는 복지'를 이야기 하는군요.
관련기사. 경향신문 [“부자감세 철회·예산절감만 해도 30조” 기존 입장 구체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1302125465&code=910402


민주당에서 기존에 얘기한 복지정책에 대해 증세없이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네요.

이미 pgr에서도 관련된 부분의 논의가 몇 번 있었지만, 특히 '무상의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제 생각을 먼저 밝히자면, 무상의료는 정말 현실성이 부족한 이야기 같습니다.
지금 올라온 기사에만 근거해 생각해도, 당장은 8.1조로 자기부담율을 10%낮춰 운영하는게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사회구조가 저출산 고령화가 더욱 진행되어 의료수요가 폭발한다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네요.

그리고 비단 예산 뿐만아니라 의료서비스 공급에도 큰 문제가 생길 거라고 봅니다.
지금도 대학병원에서 내질환계 수술을 받으려면 반년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그리 드물지 않은데,
만약 지금 나온 무상의료안이 추진된다면 정말 필요한 사람이 병원진료를 제 때 못받는 상황이 올 것 같습니다.
노령화로 인해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의료 공급을 늘린다는 건 사실 예산확보만큼이나
쉽지 않은 사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얘기는 공공서비스의 특성상 현실 속에서 언제나 관찰되는 무임승차의 문제, 과수요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많이 알려진 '공유지의 비극' 처럼 이용에 있어 비배제성을 갖지만 경합성을 띄는 부분에서
거의 항상 관찰되온 내용이기도 하죠.
불편한 사실이지만 개개인의 고결한 양심과 윤리에 의해 지탱되는 시스템은 유인과 동기에 의해 작동하는 그것보다
구조적으로 더 취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사실 의료의 부분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학적 사고로 풀어내고자
한다는 게 굉장히 위험하고 조심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라날 세대와 앞으로 태어날 세대가 지금보다 온전치 못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를
겪게 될 수도 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 같네요.
(안타깝게도 이런 면에서 지금 이 문제는 세대간 다툼으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진부한 이야기지만, 한번 늘어난 복지는 다시 감소하기 어렵다는 건, 누구나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중임을
알고 있음에도 선뜻 수술을 못하는 국민연금의 사례를 보며 새삼 깨우치게 되네요.
한국의 정치인중에 감히 고양이 목에 방울을 떼내고자 표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노년세대의 반발을 감수할
간 큰 사람은 없다고 느끼는게 제 지나친 회의였으면 좋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렇네요.


공짜를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다만 세상에 진정한 공짜는 없다는 게 문제겠습니다.
무엇을 더 우선순위를 두고 취사선택할 지는 개개의 가치판단이겠지만,
소득이 불균등한 정도가 심하다 하여 반대의 방향에서 극단적인 처방으로
균형을 맞추겠다는 건 정말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PS. 이건 사실 본문과 직접 상관 없기 때문에 쓸까말까 고민한 부분인데, 재원조달 방안에 직장가입자 종합소득 기준
보험료 부과 등으로 4조가량을 확보할 계획으로 나와있네요. 국민보건 차원에서 의료보험료를 누진적으로 부담하는 거에
반대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현행 시스템에서는 지나치게 근로소득자에게만 부담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샐러리맨이 유리지갑이고 봉이라는 자조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이미 충분히 많이 부담하고 있다고 보는데요..
걸핏하면 재단 적자니 보험료 인상해야한다는 말을 쉽게 하는건 좀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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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D.루피
11/01/30 23:38
수정 아이콘
저도 '무상'의료 자체에는 회의적입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무상의료는 말그대로 마케팅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의료 부담을 줄여나가는 식으로 전개가 되겠죠.
그보다 복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세 쪽을 개혁하겠다는 마인드는 정말 찬성입니다. 조세 개혁이 먼저 되어서 투명하게 세원을 확보해야 그 다음에 복지를 하던 개발을 하던 뭐를 하던 의미가 있습니다.
하루아빠
11/01/30 23:5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민주당에서 너무 무리수를 두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무상급식도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기존에 무상급식을 찬성하던 사람들 중에도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무상시리즈를 남발한다면
한나라당과 조중동에서 밀고 있는 '대책없는 망국적 포퓰리즘' 주장을 도와주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11/01/30 23:54
수정 아이콘
무상의료 항목은 저도 반대입니다. 물론 민주당에서 하는건 무상이 아니라 부담금 줄이겠다는 거지만, 어찌됐던 타국이랑 비교해도 의료복지에선 혜택을 받고있는 입장에서 지금 수준만 지켜준다고 해도 전 만족하렵니다.
딴건 바라지도 않고, 감기같은 사소한 질병과 암같은 중병 사이에 보험금 지원비율만 좀 조정하는게 제일 이상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폭창이
11/01/31 00:24
수정 아이콘
저는 자세한 건 모르겠고,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커서도 세금을 얼마간 더 낼 용의도 있습니다.

저희집도 그렇고, 제 친구들 집도 그렇고, 아무리 의료보험으로 커버한다고 한들, 큰 병 한 번 나면 무너질 집들이 많아서요. 불안하네요.
김태희
11/01/31 00:32
수정 아이콘
언급했던 무상 시리즈 중에 가장 어렵고 하기 힘든 무상의료부터 손을 대려는지 이해가 영~ 안되네요.

여당도 아니고 야당이면서 말이죠. :)
(말은 던져 놓고 실행할 생각은 그다지 없어서 그럴까요?)


그리고 본문 중에 국민연금 관련해서는

이미 2007년에 대수술(?) 한 번 들어갔습니다.

수령 요율(?) (정확한 용어는 다른 분이 알아봐 주실 듯)을 60%에서 40%까지 낮추는 엄청난 개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연금기금에 대한 우려가 근간에 퍼져있어서인지 별 무리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지요.
(이때도 현 여당으로부터 포퓰리즘이라고 한 소리 들었던 거 같은데...용어의 정의부터 다시 내려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면을 볼 때

대한민국의 특성상 어쩌면 복지제도 축소는 타 국가들의 예처럼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불러오지 않는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글쓴님의 말씀처럼


'통큰' 복지정책을 얘기했다가 괜히 도매급으로 넘어가서 본전도 못찾게 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 (2) 입니다.
구국강철대오
11/01/31 00:54
수정 아이콘
무상의료는 현실적으로 말도 안되는 레토릭일 뿐이지요.

욕먹어도 쌉니다 이건.
레지엔
11/01/31 01:50
수정 아이콘
3차병원의 장벽을 많이 높이고, 전문의/전문과목 진료 자체를 줄이고, 2차병원과 의원이 활성화되고, 주치의 제도가 어느 정도 확립되고, 의사 숫자 조절과 분배가 적절하게 잘 맞으면서 '보험예산이 늘어날 경우'에는 가능하긴 할 겁니다 무상의료는. 궁극적인 목표로는 가능성 있고 또 그럴만한 당위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글쎄요... 과연 한국 정치판에 그런 걸 진지하게 고민해본 사람이(그러니까 저같은 사람에게 데이터와 모델을 들이밀면서 입다물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 그리고 그 중 몇 명이나 저걸 주장하고 있을지는 심각하게 의문입니다.
11/01/31 02:30
수정 아이콘
이미지 선점을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상의료는 기본적으로 반대합니다만, 잘 뜯어보면 지금에 비해 입원치료는 국가가 좀 더 보장하고, 외래치료는 현행 그대로 두는 형태인데요. 이정도까지는 어느정도의 증세로 감당할 수 있다 생각은 됩니다. 의료비가 내려갈 경우 외래치료는 많이 늘겠지만, 아무래도 입원치료는 덜 늘어날테니까요. 물론, '현행유지에 힘써주길'바라는 정도라 오바라고 생각은 하지만요.

무엇보다 민주당에서 노리는 것은 '무상'이란 단어를 선점함으로써 '복지'에 대한 이미지를 가져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나라당이 '감세'란 단어를 선점함으로써 '경제성장'에 대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11/01/31 07:21
수정 아이콘
민주당이 무상시리즈 들고 나올때 무상의료는 아예 무상이란 이야기는 안 한걸로 알고 있어요.
같이 묻어간 느낌이죠. 즉 이슈의 선점인데 저건 말을 좀 바꿔서라도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좋겠네요.
똘이아버지
11/01/31 07:45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증세없는 복지 가능합니다. 지하 경제 규모와 고소득 자영업자의 과세만 선진국 수준으로 하면 10-15% 증세 효과가 있습니다. ;;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는 OECD에서도 상위권이거든요.
설탕가루인형
11/01/31 10:04
수정 아이콘
"정의가 반칙과 특권을 무찌르는 '창'이라 하면 복지는 서민들의 생활 국민들의 생활을 보호하는 '방패'다. 정의와 복지를 통해서 이 사회에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고 국민들의 행복을 담보해 나가는 그런 길이 될 것이다." 어제 기자간담회에서의 손학규 대표의 말입니다.

무상시리즈에 대한 논쟁은 선거용 포퓰리즘 정책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앞으로의 국가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 될 것입니다.
대기업 위주 성장으로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면 오히려 점점 더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하면서 비용이 더 들게 됩니다. 복지를 손학규 대표의 말처럼 중산층이 서민으로, 서민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패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인가? 아니면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경제 건전성을 위해 복지 혜택을 받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가난을 증명하며, 필요한 사람만 신청해서 받게 할 것인가? 는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발전 계획에 꼭 필요한 논쟁이라 생각합니다.

아, 또한가지 어제 손학규 대표가 한 말이 있는데 "창조형 복지국가"입니다. 북유럽식이나, 영미식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총선과 대선 과정을 통해 깊은 토론과 의견 수렴을 하여 최종적으로는 한국에 맞는 복지형태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알파스
11/01/31 10:50
수정 아이콘
무상시리즈를 남발하면 결국에는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격이 될거 같습니다.
11/01/31 11:10
수정 아이콘
무상시리즈는 논쟁을 이끌기 위한 선전일 뿐이고 진정한 주제는 세금의 투명성(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고소득측에 제대로 세금을 걷고 탈세행위를 철저하게 방지하고......
무상시리즈로 간판을 내세우는 건 예전처럼 고소득층에 세금을 걷는 방향의 이야기를 먼저하면 색깔논쟁으로만 빠지게 될까 싶어 미리 쉴드를 치려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요즘은 포퓰리즘 드립은 있어도 빨갱이 드립은 좀 드러간 상태니까요. 일단 무상시히즈로 논쟁을 건다음에 대화가 길어지면 본격적으로 세금문제를(특히 부자감세 쪽) 찌르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 생각처럼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미 야당측은 어떤 수를 써도 잘 먹히지 않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호의적인 여론이 쉽게 형성 될 상태가 아니죠, 언론 환경이든 뭐든..... 그래서 무리수가 되더라도 계속 이슈를 선점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의도가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지만 뭐든 해보긴 해야죠. [m]
11/01/31 11:15
수정 아이콘
무상시리즈에 지나치게 메달리는 태도는 좋지 못하겠지만
무상시리즈는 상당히 잘 먹힐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감정상 세금문제는 둘째 치더라도 물가문제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경제가 회복되었다 뭐다 하더라도 정작 서민들은 전혀 못 느끼는 이유는 바로 그 물가상승률에 있죠.
그러한 면에서 무상시리즈는 일반 서민들에게 정말 잘 먹히는 정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무상시리즈를 내세우면서 대안을 내세우지 않는 것 또한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서는 매우 괜찮은 제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당이 그동안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니고 상당히 어중간한 당색을 지니고 있었는데
이번 복지논쟁을 통해 색을 진보쪽으로 확 돌렸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고 봅니다.
벙어리
11/01/31 14:35
수정 아이콘
내용은 읽어보지 않았습니다만 '증세 없는 복지'의 끝은 전멸입니다.
parallelline
11/01/31 18:45
수정 아이콘
직접세는 우리나라가 제가보기엔 늘려도 될정도로 한없이 낮아보입니다... 복지는 이쪽으로해야죠.
벤카슬러
11/01/31 19:18
수정 아이콘
아예 조국교수님 주장대로 무상이란 말을 쓰지 말죠... '의무'라고 말이죠.
엄밀히 따지면 무상도 아닐 뿐더러, 이제 국가에서 복지를 챙기지 않으면 나라가 거덜나게 생겼으니까요.
마땅히 국가의 의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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