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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25 08:26
역시 대단한 사람이네요. 성격은 참 안 좋다던데 ^^;;
근데 영문판 온라인 버전은 누구 보라고 링크를... ㅜ.ㅜ
13/10/25 09:17
과학 혁명의 구조는 진짜 읽기 난해하죠! 행복의 정복도 사실 영국인만 이해할 수 있는 예시가 많은 편이라서 (바이런의 우울 -> 이런 건 바이런이 뭐한 사람인지를 모르면 애초에 제목부터 이해가 안가는....) 아주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긴 합니다. 그래도 얻을 것은 확실하게 많은 책입니다요.
13/10/25 08:45
버트런드 러셀.. 자서전과 그의 저서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영어원본과 번역본 둘다) 집에 소장하고 있고,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었는데, 러셀을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13/10/25 09:06
요즘 제가 관심 같는 주제네요. 이책도 나중에 읽어봐야겠습니다. 번역판으로요 ^^
매슬로책 읽고 성당도 나갔다가 무기력 완벽주의 게으름에 대해서도 책읽어보고 요새는 니체의 명언이 마음에 들어서 니체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들의 결론은 행복해지려면 자아실현을 하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인생은 '왜' 사는가에서 시작해서, 그것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얻고 '어떻게' 살아가다보면 '무엇'인가 되어있는 것의 연속이라고 봅니다.
13/10/25 09:19
러셀은 사실 자아실현에 집착하지 말라는 쪽입니다.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하긴 한데, 거기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오히려 그 목표가 흔들릴 때마다 불행해질 위험이 있다 뭐 그런 식이죠. 그렇다고 아예 룸펜이 되라는 것은 아니지만요.
13/10/25 09:44
그런면도 있군요. 저는 자아실현은 끝이 없는 거대한 꿈이라고 봅니다. 달성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꿈이 아니라고 봅니다.
가설을 세우고 실천으로 행동하면 그때그때 느끼는 바로 방향수정. 이 과정자체가 너무 행복한 일이라는 거죠.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그 자체에 행복을 느끼는 결국은 OrBef님 말씀과 비슷한 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원피스를 너무 심취해 읽었나 봅니다.
13/10/25 09:45
행복의 정복하고는 다른 사람입니다. 근데 러셀 많이 읽어본 다른 사람 말로는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도 러셀치고 온화한거라고(..)
13/10/25 09:49
사실 러셀 영감님이 성질 나쁜건 100 년 뒤인 지금도 기록이 남아있는 지라... 아니 도대체 성격이 얼마나 나쁘면 지구 반대편에서 100년 뒤에 태어난 사람에게까지 그 사실이 알려지는 거요!
13/10/25 09:20
하... 이거 영한대역문고로 집에 있어서 몇번 읽어보려 했는데 한글로는 읽어봤어도 영문은 생소한 단어들이 너무 많아서 엄청나게 버벅였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정말 할 거 없어 지루한 예비군 가서 꾸역꾸역 읽었죠.. ^^;;
13/10/25 10:06
이.책에서는 천재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실망이나 냉소가 없어서 참 좋았는데..
원래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었군요 후덜덜 이번 겨울에 목표가 서양철학사를 영문으로 완독하는 건데.. 오랫만에 다시 읽어 보겠습니다.!
13/10/25 10:22
레셀이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왠지 밥아저씨가 슥슥슥~ 참 쉽죠? 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자명하기도 하고 실제로도 가능한 것이 보여지고 나는 안되고..
13/10/25 10:43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5년동안 본 책의 60%가 만화책, 10%가 전공서적, 30%가 도색잡지였는데 시든 선인장같은 제 영혼에 물을 주고 싶었던 차에 이 글을 뙇! 하고 써주셨어요.
13/10/25 11:11
최근에 재밌는 동영상을 봤는데 저는 영어가 안돼서 ㅠㅠ
http://www.openculture.com/2010/02/bertrand_russell_on_god.html
13/10/25 11:47
이거 4시간 버전이 압권인데 유튜브에 있습니다!
대충 안되는 영어로 알아들은 만큼만 옮기자면 - Q - 님 왜 기독교 안 믿음? A - 내가 기독교 도그마나 변증학을 공부를 좀 해봤거든? 그래서 유신론 논증을 다 살펴봤거든. 근데 그 중에 믿을만한 게 하나도 없더라구. Q -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신앙이라는 건 도움이 되잖아. 긍까 믿으면 좋잖음? A - 진실이 아닌 걸 믿는 게 무슨 도움이 됨? 그런 건 말이 안되자녀. 진실이면 믿는 거고 진실이 아니면 안 믿는 거고 진실인지 아닌 지 모르겠으면 판단을 유보하는 게 맞지. 단지 유용할 것 같다고 해서 진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믿는 건 지적인 성실함에 대한 배신이지. Q - 최소한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도덕 같은 것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선하게 살도록 도와주지 않음? A - 뭔소리야 종교는 선행보다는 나쁜 쪽으로 더 많이 작용하지. 그런 거 빨리 관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게 맞음. Q - 그거야 너같이 똑똑한 놈들 얘기고, 나같은 보통 사람이 나만의 빌드오더.. 가 아니고 나만의 도덕을 결정한다는 게 어디 쉬움? 바깥으로부터 주어지는 게 나한테는 더 쉬움. A - 아니지. 바깥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무가치한 것이면, 그냥 무가치한 거임. Q - 님도 처음에는 기독교인이었던걸로 아는데 언제부터 때려치기로 결심함? A - 때려치기로 결심한 적은 없어염. 내가 사춘기 즈음 돼서 남는 시간에 기독교 도그마를 공부하기 시작했어. 그걸 내가 계속 믿을 이유가 있나를 알아보면서 하나씩 버렸지. 18살쯤 되니까 남은 교리가 없더라고. Q - 그러고 나니까 뭔가 내면의 힘같은 게 좀 생기드나? A - ??? 힘이 생겼는 지 줄어들었는 지는 내가 잘 모르겠고, 난 그냥 진실을 좇는 것 뿐이야. Q - 님 나이도 꽤 많은데, 죽을 때 되면 내세에 대해서 좀 무섭다거나 그런? A - 전혀. 그런 건 난센스야. Q - 내세 없슴? A - 그런 거 없슴. Q - 무신론자나 불가지론자들이 죽을 때 되면 참회하고 종교에 귀의하는 거 알지? 그런 거 보면 걱정 안됨? A - 그거야 니가 그렇게 믿고 싶은 거지 그런 일 별로 없어. 종교인들이 비신자들이 죽을 때 참회했다고 자꾸 거짓말하고 그러는 거 나도 아는데, 실제로는 그런 일 잘 안벌어짐. 이런 대화입니다.
13/10/25 12:36
러셀의 제자였던 비트겐슈타인 曰
'그(러셀)가 더럽기 짝이 없는 곳(매음굴)에 가본 적이 있다는 얘기가 들려와도 나는 그 사실로 그의 사람됨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자기는 대단히 지혜롭기 때문에 그런 곳에 갈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면, 그는 분명히 사기꾼이다' 비트겐슈타인은 러셀을 사기꾼으로 본 듯.
13/10/25 12:40
참고로 러셀의 손녀는 할아버지(러셀)가 자기 며느리와 함께 자는 등, 아들 존 부부를 파경으로 몰아넣었으며, 그 때문에 자기 아버지 존은 정신병자가 되었다고 주장함. 또한 러셀의 두 아내가 자살을 기도한 것도 그의 탓이라고 비판함.
13/10/25 12:42
오호 며느리 얘기는 저도 몰랐습니다. 러셀은 뭐랄까.... 피카소 같은 사람이지요. 내 주변인들을 잡아먹어서 나는 행복하게 살 거임! 뭐 이런...
13/10/25 12:43
그런 주제에 러셀이 <<행복의 정복>>같은 책을 쓰고 앉아있으니, 그 때문에 비트겐슈타인은 구토감을 느꼈다고 토로함.
머 비트겐슈타인이야. '나는 전보다 더 육욕을 느낀다. 오늘 나는 다시 자위를 했다' 고 고백할만큼. 솔직하면서도 도덕적인 결벽증이 심한 사람이었으니... (비트겐슈타인은 1차대전 당시 최전방에서 수학문제를 생각하며 자위를 하기도 함) 물론 그런 비트겐슈타인이 학생들 가르치다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며 학생들을 팼던건 함정...
13/10/25 12:56
그건 좀 아닌 듯 합니다. 행복의 정복은 아시다시피 책의 절반이 '무엇이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가?' 에 대한 것이고, 그런 쪽에 대한 통찰은 사실 순박한 스타일의 사람은 해낼 수가 없습니다. 사기꾼 기질이 있는 사람이 사기에 대해 논할 수 있듯이, 경쟁 지상주의자로 살아 본 사람만이 경쟁에 대해 통찰해낼 수 있을 겁니다. 즉, 러셀이 내가 직접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이냐에 대한 대답이 No 로 나오는 것과, 러셀이 행복에 대해서 쓴 글이 가치있는 글이냐에 대한 대답이 Yes 로 나오는 것 사이에는 특별히 문제될 부분은 없지요. 물론 비트겐슈타인은 러셀과 직접적인 친분이 있었으니 그 사람 본인이 구역질 난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따라서 구역질을 느낄 필요는 없지요.
13/10/25 12:59
물론 그거야 개인차겠져. 자기 아이들 죄다 고아원 보내놓고, 연애를 즐기던 루소가 쓴 <<에밀>>을 읽고
구토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테고. 반대로 찬양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13/10/25 13:02
예 거기서부터는 무엇을 더 중시하는 가에 대한 개인 가치관의 영역인 듯 합니다. 저도 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일관성이 있는 사람은 아닌 지라, 어떨 때에는 개인 성품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어떨 때에는 그 사람이 만들어낸 작품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그래온 것 같네요.
13/10/25 13:22
작품은 작품으로 평가하는 게 당연한건데 우연히 작가와 실제 개인적인 접점을 가지게 되면.. 이후로는 그냥 작품만으로 평가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내가 모르는 작가와 작품은 작품은 작품이지 하고 별 생각이 안 드는데 어쩌다 실제로 아는 작가의 경우에는 (작가가 이상한 경우) '니가 이런 얘길?'하면서 몰입이 안됩니다..-_-.. 그런데 이게 사상하고도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가끔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정치성향이란 건 결국 자신과 직접 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정치성향에 따라 결정되는 것 뿐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의 정치성향을 따라, 싫어하는 사람들의 정치성향에 반대로...
13/10/25 12:46
러셀의 책을 하나 추천하자면... <<서양철학사>>
물론 영국철학을 찬양하고, 독일 관념론을 폄하했다는 비판이 많은 책이지만, 수많은 러셀의 저서 중에서 그나마 건질것이 있는 책. 아니면 <<내가 기독교인이 아닌 이유>> 정도가 좀 흥미로운 정도.
13/10/25 12:59
아 Orbef 혹은 다른 영어 잘하시는 분들께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 작가로써 러셀은 어떤가요??
예전에 영어 작문 공부하기전에 꼭 읽어볼 책으로 헤밍웨이랑 러셀에 책을 누가 추천해 주셨는데..
13/10/25 13:05
마아아가린님께서 위에 추천하신 서양철학사나 수필인 행복의 정복 정도가 러셀의 유명한 책들인데, 글을 굉장히 잘 쓰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빅토리아 시대에 태어난 양반이다보니 약간 고어체를 구사합니다. 특정 시험등을 생각하시면서 영어 공부를 하시는 상황이라면 강추감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일반적인 영어 작문 실력을 키운다는 관점에서는 훌륭하지요.
13/10/25 13:09
감사합니다.
본문과는 약간 벗어난 질문이지만 Orbef님이 느끼기에 외국인에게 본받을만한 문체를 지닌 작가, 혹은 작품이 있으시면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13/10/25 13:12
엌... 저는 과학/철학책'만' 보는 사람인지라 굉장히 시야가 좁아서.... 감히 문체에 대해 논할 깜냥이 아닙니다요. 제게 있어서 좋은 작문이란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쓰는 능력이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시' 라던지 '소설' 같은 장르에 대해서 저언혀 감상하는 능력이 없습니다.
13/10/25 13:00
책 내용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말로 번역된 책을 사서 봤었는데 국내 단행본 답지 않게 책의 질량이 상당히 가벼워서 더 좋았던 기억이^^;
13/10/25 14:06
영화 파이어폭스에서 이 책의 문장을 의식한듯한 대사가 나오더라구요.'지금 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건 이념 따위가 아니라 행복이라고, 그리고 그게 우리를 망쳐놓고 있다. 행복은 추구하는게 아니라 시간이 흐른 뒤에 아 그때 행복했었지 해야하는거다' 라고 하는데 그 말이 더 와닿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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