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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03 06:52
진화론이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는 목사들중 일부가 의식/무의식의 심리적 인간론을 대안으로 오해하여 인간의 위로를 목적으로 하는 소위 심리학적 설교를 하고 결국 인간을 책임의 측면에서 실천적으로 약화시키는게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13/10/03 07:30
제가 저 동영상을 올리긴 했지만 관련 지식이 짧습니다. 의식/무의식의 심리적 인간론이란 것이 채머스의 주장과 일맥 상통하는 것인가보지요?
윤리 관련해서는 참 어렵습니다. 사실 이건 뭐 유물론을 기반으로 하는 윤리 철학이나 신학을 기반으로 하는 윤리 철학이나 둘 다 어렵죠. 유물론이야 뭐 무슨 윤리 체계를 만들던 그 기반이 되는 논증이 인간의 것이니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라고 해버리면 얘기 끝이고, 신학쪽이야 뭐 신의 명령이니 닥치고 들어라고 하면 된다지만 그 신의 명령이란 게 계속 바뀌는 게 문제죠.
13/10/03 09:54
데카르트 이후의 인식론, 유리병 속의 뇌 같은 사고실험 등은 너무나 유명하고 재미있는 철학적 화두였는데 이걸 이런 식으로 발전시켜왔군요!
멋진 글입니다. 더불어 사회과학, 특히 철학 쪽 하시는 전공자들의 도움으로 더 풍성해지면 좋을 것 같습셉습...
13/10/03 10:38
어쩌면 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는 "오늘도 주인님께서 좋은 동영상을 많이 받으시는구나.." 하는 식의 경험을 하고있을런지도 모릅니다.
다만.. 의식체계가 생물(특히 인간)과 달라 인간의 입장에서 알아채지 못할 뿐.. 혹은, 뇌 발달이 특정수준 이하인 생물들은 "의식" 이라는 없는, 단지 I/O의 범주가 생물적 반응일 뿐인 컴퓨터같은 존재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간의 가지는 의식 역시 복잡성에 비례한다는 연장선상에서 생각을 해 볼 수 있지 않나는 것이죠.) 유물론이나 의식철학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에 공고한 나만의 관점같은건 없는 상태이긴 한데, 채머스의 인터뷰 중, '의식이 없는 유물론적 존재인 컴퓨터' 라는 부분에서 뻘생각이 드네요..;; 현재의 기술수준에서는 분명 과장된 것일텐데, 앞으로 컴퓨터의 지능(?)이 발달한다면 나름 현실성이 생길지도..;
13/10/03 10:40
사실 컴퓨터의 예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제가 든 것이고, 채머스는 나중에는 컴퓨터에도 나름대로 의식이 있을 수도 있다는 쪽으로 나아간 것으로 압니다.
으아니 내가 오늘 방문한 페이지를 컴퓨터가 모두 알고 있으면서 '우훗~' 할 걸 상상해보니 소름이!
13/10/03 12:12
인식론에서 가장 속편한 사람들은 불가지론자, 회 의주의자들이죠. 없다, 모른다, 어떻게 알아낼것이 냐, 이런 말만 하면 되니까요. 보통 이런 인식론 문 제를 유신론/무신론, 이원론/일원론, 유물론과 유물론에 반대하는 입장 등으로 나누기 쉬운데 제 생각에 인식론 프레임의 핵심은 실재론과 회의론입 니다. 회의론자들의 대부님은 흄이죠. 흄은 인과 관계 자체에 의심을 가집니다. 흄에 의하면 과학 자체가 성립할 수가 없죠. 유물론자든 종교인 들이든 이원론자든 일원론자든 그들의 공통 주장은 어쨋든 의식이라는게 있고 그 기원을 알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회의주의자들, 불가지론자들은 모른다는 겁니다. 채머스 같은 불가지론자는 의식의 실재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의식의 기원을 알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죠. 결국 그도 회의주의자입니다. 일부 종교인들이 일종의 불가지론의 입장을 취하는 것도 제 생각에는 핀트를 잘못 잡은 거에요. 불가지론은 사상의 도피처 같은 느낌이 듭니다. 무책임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채머스의 1인칭, 좀비 qualia 같은 개념들은 참 강력하네요.
조금 더 보태자면 유물론자든 물리주의자든 기능주의자든 인식론에 있어서 만큼은 유신론자와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다같이 뭉쳐서 회의론자들과 싸워야죠. 어쨋든 앎이라는 것이 가능하고 어쨋든 그 기원을 탐구할 수 있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모든 논의가 가능하니까요.
13/10/03 12:26
몽키님하고 이런 저런 관련 주제글에서 몇 번 뵈어서 대략의 생각을 서로 알지요. 제 생각에는 진성 회의주의자 (신이라든지 하는 특정 주제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 인식 가능성 자체에 대한 회의) 와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 사람들은 그냥 자기 자신의 간지를 위해서 모든 진보를 포기한, 지적인 시체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과학이나 철학이 일종의 개연성만을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그런 개연성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같은 일이고 우리는 그 정도 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워하고 보람을 느껴 마땅하건만, 진성 회의론자들은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아요. 그나마 흄은 그 방면을 열었다는 면에서 인정받아야 마땅하지만 20세기 후반 이후의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은 정말....
13/10/03 14:35
예전에 orbef님께서 자유의지에 관한 글도 써주셨었죠
https://pgr21.co.kr/?b=8&n=43969 마침 글에서 대니얼 대닛 얘기도 나오니 윗글이 다시 생각났었습니다. orbef님께서는 대닛의 자유의지 진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3/10/04 00:00
그 당시에는 대닛의 주장에 반대하는 쪽이었는데, 지금은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자유의지라는 개념이 논리적 모순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대닛의 주장에 항복한 상태입니다 :)
13/10/03 22:51
저는 이분의 주장이 좀 납득이 안가네요. 독해를 제대로 한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분이 말하는 qualia좀비와 인간을 구별할수 있는 객관적 방법이 없다고 하면서도 단지 본인 스스로 알지않냐 라는 정도의 논거로 그 둘은 구별된다고 주장하는것으로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거칠게 비유하자면 내가 의식있는존재라는 확신이란게 기독교인들이 주님을 영접했다고 신앙고백 하는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것일까요 또 채머스의 관점에 따르면 만약에 먼미래에 누군가 어떤 지성체 같은걸 만들었다고 했을때 그것이 자동기계인 좀비인지 의식있는 존재인지 구별하는 방법이 존재하기나 할까요? ps 제생각엔 진성불가지론이라면 극단적회의주의자는 될수없습니다. 잘모르기때문에 확신에찬 의심조차 할수없죠. 제가 불가지론을 택한 가장 큰 의의는 끊임없이 내가 잘모른다고 생각하기때문에 항상 열린마음을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점입니다
13/10/03 23:59
동영상을 올리는 입장에서 너무 비판을 강하게 하는 것도 이상하니 그냥 지나갔을 뿐, 저도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데닛의 비판도 비슷합니다. '니 주장은, 설령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과학이 아니라 종교임' 이란 식이었지요. 해서 언제고 데닛 동영상도 올리려구요.... 근데 이 영감님은 발음이 너무 안좋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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