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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14 22:50:22
Name 눈시BBver.2
Subject [일반]  [고전 게임?] 화이트데이는 기억하세요?
+) 당연히 스포일러 잔뜩 함유입니다.
+) 호러게임인만큼 혐짤로 느껴지는 스샷들이 있으니 조심하세요

사탕 업계의 상술에 넘어간 발렌타인 데이 베낀 어처구니 없는 날 말고 게임이요 -_-



화이트데이 -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

연두 고등학교로 전학 온 이희민. 소심해서 친구도 잘 사귀지 못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다 한 시크한 여자를 만나서 한 눈에 반하게 되니 바로 한소영이었습니다. 3월 14일 새벽, 그는 소영이가 놓고 간 다이어리를 돌려주는 김에 사탕을 그녀의 책상에 놔두러 학교에 잠입합니다. 더러운 상술에 휘말린 것이죠.


... 그리고 그는 학교에 삼켜지고 있었습니다.

1인칭 "생존" 호러 게임이라 하면 딱 떠오르는 게임입니다. 몰려오는 적들에 맞서 싸워 가며, 나중에는 걔네들이 불쌍해질 정도로 학살해 가며 (...) 이겨내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화이트데이는 적을 때리지 못 합니다.


특히 학교를 돌아다니는 수위들이 지키라는 학교는 안 지키고 학생들을 줘 패고 다닙니다. 귀신이 들었다는 소문이 있지만 학교에서 연애질 하는 놈들을 응징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맞을 겁니다.

이 수위들에 맞서 싸울 수 없으며, 문을 열고 다니거나 불을 키거나 뛰어다니면 그 소리를 듣고 순찰하러 옵니다. 그럴 경우 문도 잠그고 불도 끄고 숨어 있어야 됩니다. 버그 때문에 숨어도 발견될 순 있지만요. 수위가 돌아다니는 건 열쇠 소리로 들을 수 있는데, 그 때 빨리 숨지 않으면 야구빳다에 맞아서 황천길로 가죠. 그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여자아이와 이벤트를 할 때 뿐입니다.

나중에 가면 위생장갑이라 하여 똥침(...)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 이것도 죽이지는 못 합니다. 그래도 이걸로 아이템을 얻을 순 있죠.

진짜 열쇠 소리에 노이로제 걸릴 지경이었습니다. -_-;


이벤트로 등장하는 귀신들은 퇴치할 순 있습니다. 이 게임은 본관 1, 본관 2, 신관, 강당으로 판이 나뉘어져 있는데 각 구역의 귀신을 이기고 화수목금토의 봉인을 시켜야 통과할 수 있는 게임이죠. 각 귀신들이 등장할 때마다 화수목금토가 크게 한자로 찍히는데 은근히 멋집니다.

하지만 수위나 다른 귀신들은 퇴치할 수 없습니다. 특히 본관에서 나타나는 머리귀신은 보는 거 자체가 공포죠. 목만 돌아다니는데 (옛날 공포책에서 나온 얼굴입니다) 비스듬히 봐야만 볼 수 있고, 걸리면 무서운 말을 남기고 갑니다. 이걸로 희민이는 충격을 받고 이렇게 당할 경우 수위가 오기도 하죠.

워낙에 무서워서 화이트데이가 덜 팔린 이유로 꼽히기도 합니다. 이지 모드에서는 안 나오긴 합니다만. 나중에 가면 어차피 당할 거 미리 당하자고 얘한테 돌격하기도 했죠. 그 외에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라고 조용히 얘기하는 여우 귀신도 무서웠습니다.


퇴치할 수 있는 귀신으로 도플갱어가 있죠. 거울인 줄 알았다가 갑자기 유리를 툭툭 치는데 (...);;; 희민이는 이 녀석을 참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깁니다.


한소영, 희민이가 짝사랑하는 애로 성격이 참 까질합니다. 아무리 봐도 희민이 잘못이 아닌데 학교에 갇힌 이유를 모두 희민이 탓으로 몹니다. ㅠㅠ 그래놓고 마구 부려먹죠. 자기 구해줬는데 그것도 모르고 말입니다. 나중에 가면 친해지긴 하는데...

게임의 분기는 소영이와 성아로 크게 갈립니다. 소영이 루트로 갈 경우 왠만한 진실을 다 알게 되죠. 다 해 놓고 소영이를 버리고 올 수도 있습니다. 아마 귀신이 되어 평생 희민이를 따라다니겠죠. 잘 해 놓고도 키스씬은 없습니다. 망할 -_-;


김성아. 참 까칠한 여인네입니다. 시작부터 "갑자기 나타나면 놀라잖아"고 호통 치고 시작하죠. 그래도 털털해서 자기 소개도 하고 친해지려고 하는데 역시 모든 잘못을 희민이에게 돌리면서 까칠하게 나옵니다. 대화할 때 선택지가 있는데 일부러 까칠한 쪽으로 선택해 줬죠. 그러면 더 광분하더군요 (...)

성아 루트로 가면 그래도 희민이 목숨도 구해주고 츤데레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각자의 루트도 해피와 노멀(소영이의 경우엔 베드도)로 나뉘는데 해피로 가면 참 귀엽습니다. 헌데...


무서운 눈빛. 엔딩은 각기 꽃 이름을 따 오는데 성아 해피의 경우 튜베로즈입니다. 꽃말은... 위험한 쾌락이죠. 게임의 엔딩곡인 빨로비나가 흐르면서 그녀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참 섬뜩합니다.

소영이 루트로 가면 그녀의 정체가 확실히 드러나죠.


마지막 한 명 설지현. 소영이, 성아랑 친합니다. 겁은 많지만 착해서 초반에는 희민이를 구해주고 친하게 지내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멘붕, 역시 모든 잘못을 희민이에게 돌립니다 (...)

역시 해피, 노멀 엔딩이 있지만 별로 주목받진 못 하죠.


처음에 링을 패러디하는 것처럼 등장했던 귀신, 헌데 희민이를 공격하기는커녕 진행을 도와줍니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정신이 나간 채로 학교를 돌아다니는 아줌마입니다. 이상하게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하고, 이게 큰 약점으로 쓰이죠. 갑자기 희민이를 칼로 찔러 죽이려 하고 나중에는 강당에 불을 질러 다 죽이려 합니다. 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런 걸까요?

특히 불 지를 떄의 포스로 인해 팬이 많습니다 (...) 예전에 온게임넷에서 화이트데이를 틀어줬는데, 스토리를 마구 꼬아서 소영이 엄마로 나왔었죠. 그 진짜 정체는?



게임 전반에 흐르는 음악은 황병기 선생님의 미궁입니다. 이 분과 행위예술가... 누구시더라. 아무튼 그 분이랑 같이 하신 곡입니다. 음산하고, 무서워서 들으면 죽는다는 둥의 얘기도 퍼졌죠. 위 영상에서도 그에 대해 해명하고 있으시구요.

음악의 주제가 한과 해탈이었던 것 같은데... 그것이 게임 속의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우러졌습니다. 너무 미궁만 썼다는 비판도 있더군요. 엔딩곡인 빨로비나도 정말 좋았구요. 한이 뚝뚝 묻어나오는 느낌이었죠.

적을 죽이지 못 하는 호러 게임, 친숙한 한국의 학교라는 공간을 썼다는 점에서 정말 무서우면서도 친숙했습니다. 깊은 밤 학교의 공포는 다들 한 번쯤은 느껴봤을 테니까요. 여기에 음양오행을 차용한 설정까지...

손노리가 불법복제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까였던 게임이기도 합니다. 게임사로서는 당연히 말 할 불법복제 반대인데 그것 때문에 깠죠. 이래저래 참 비운의 명작입니다. 화이트데이 완전판을 원하던 분들이 많을텐데 그것도 힘들어졌고... 요새 나온 모바일 판은 못 해 봤습니다.

이래저래 옛 게임 생각 나는 날이네요. '-')/ 도배인 것 같아도 봐 주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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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14 22:53
수정 아이콘
저의 인생에서 가장 무서웠던 게임입니다.
Love&Hate
12/03/14 23:04
수정 아이콘
화이트앨범은 기억이 나는데....
12롯데우승
12/03/14 23:05
수정 아이콘
이 게임은 시작할때 가야금 소리 날때부터 포스가 덜덜..
수위가 쫓아와서 퍽퍽퍽 때릴때 정말 심장 멎는줄 알았습니다.
Siriuslee
12/03/14 23:06
수정 아이콘
해본적은 없고 온게임넷에서 특집(?)으로 해주는것만 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불법 복제의 벽은 넘지 못했죠.
취한 나비
12/03/14 23:09
수정 아이콘
역시 황병기씨의 미궁에 대한 이야기가 있군요.
한국 사람에게는 그 어떤 게임보다 무서운 게임일겁니다.
우유친구제티
12/03/14 23:10
수정 아이콘
비운의 명작이죠 [m]
Darwin4078
12/03/14 23:16
수정 아이콘
미궁의 그 음산한 신음소리는 홍신자씨죠. 집에 CD도 있고해서 한번씩 듣곤 합니다.

미궁은 인간심리의 깊고 깊은 미궁을 표현하는것 같습니다.
희노애락의 울고웃는 소리와 가야금의 소리가 서로 밀고 당기면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화음을 만들어냅니다.
음악이 담고 있는 주제의 깊이, 주제를 표현하는 참신함 모두다 대단한 경지에 이른 곡이라고 합니다.
미소천사선미
12/03/14 23:21
수정 아이콘
이거 불 끄고 해야 제 맛인데 불 끄고 하면 너무 무서운 게임...
빨간당근
12/03/14 23:22
수정 아이콘
화이트데이 하니까 손노리의 왕리얼 엔진이 떠오르는군요~
꽤나 무서웠던 게임...
12/03/14 23:23
수정 아이콘
정말 명작이죠! 맘졸이면서 했던 기억이 납니다.
12/03/14 23:31
수정 아이콘
제가 해본 국내산 게임중 마지막 수작으로 평가하는 화이트 데이군요.

피 튀기고 잔인한 장면 없이도 얼마나 공포를 느낄 수 있는지 알게 해준 게임이었죠.
hm5117340
12/03/14 23:35
수정 아이콘
금일 3개의 글을 연속적으로 올리셨군요.


으허허허엉어어엉
도달자
12/03/14 23:48
수정 아이콘
저희 누나에게 cd가 있는데 옆에서 구경만해보고 한번도 플레이못해봤습니다. 플레이하면 학교못다닐가봐...
야쿠자
12/03/15 00:02
수정 아이콘
매해 여름마다 설치를 하게되는 화이트데이이군요!!

정말 무섭고 재미있죠. 제 마음속 top3안에 드는 게임입니다.
이노리노
12/03/15 00:14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오늘 따라(3/14)
눈시비비님 글이 많네요^^.......................
12/03/15 00:34
수정 아이콘
유명한 국산게임이긴 하나, 공포게임이고 올리신 사진 중에서도 혐오스러운 사진이 있으므로 관련해서 제목 정도에 설명을 해주시면 어떨까 싶네요.

저는 솔직히 말해서 공포 게임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긴 한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화이트데이는 조금 실망이었습니다. 물론 국내 PC 게임에서 공포 게임이 잘 나오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가깝다는 것을 생각하면 잘 만들었다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게임 자체는 재미가 없더군요.
블루나인
12/03/15 00:44
수정 아이콘
2002년 친구들과 데모 받아서 으아악 하면서 했던 게임인데 컨셉도 잘 잡았고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판인 유령학교의 비극이나 피의 축제를 보면 다른 캐릭터들과의 협력 등의 요소도 있는거 같은데 그런 건 다 삭제되고 나왔더라구요.
물론 화학용제 버그로 먹기라던지 이런 건 좀 아쉽습니다. 덕분에 본관1에선 수위를 만날 일이 없죠. 유명한 신관 화장실 증발이라던지 이런 것도 좀 아쉽구요. 하긴 저 증발방법이 없으면 정말 신관 하드부턴 난이도가 급상승하긴 합니다.
To Be A Psychologist
12/03/15 00:47
수정 아이콘
온게임넷에서 해준 게임플레이하면서 일종의 드라마화하는...

그 프로중에서 가장 몰입했던 게임입니다.

그 목매단 귀신 나올때 진짜 미치는줄 알았어요.

진짜 명작인데..
나무야
12/03/15 01:01
수정 아이콘
이 게임을 처음 해 본 것이 2002년 가을인가..
하숙집 옆 방에 있는 의대 녀석이 어느 날 재미있는 거 하자고 가져온 게임;;
그 녀석 술마시고 안 들어온다고 해서 새벽 3시에 실행했는데.....
5.1ch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 때문에 하다가 껐네요. ^^;
실루엣게임
12/03/15 01:05
수정 아이콘
게임 자체는 잘만들었고 비운의 명작이라고 생각하지만, 손노리의 마지막 회심의 작품이었다는걸 고려한다면 왜 하필 호러여야 했는가..라는 의문은 여전히 들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가끔씩 플레이할정도로, 좋은 게임이라는 건 분명하죠.
별밤지기
12/03/15 02:12
수정 아이콘
으 항상 엔딩을 보고 싶었지만 너무 무서워서 엔딩을 보지 못한 화이트데이군요 ㅠ_ㅠ
항상 매년 화이트데이가 오면 사탕보다도(?) 이게 먼저 떠오릅니다 크크
정품은 사지 못했고...어디서 번들로 끼어져있는 잡지를 사서 했는데
고등학교 때 중간고사가 끝나고 게임방으로 다같이 가기전에 잠시 제 집에 모여서 라면을 끓여먹고 갈려고 계획을 해서
저는 친구들에게 화이트데이 게임을 소개시켜주고 잠깐 하라고 해놓고 라면을 끓일려고 부엌에 가있는데...
라면을 넣을 찰나 친구 세명이 비명을 지르면서 방에서 튀어나오더군요 크크
대충 진행 경로를 알려주고 귀신이 여기 나온다 이런식으로 말해줬었는데 예상치 못한곳에서 귀신이 튀어나와서 다들 놀라서...
복제자
12/03/15 07:52
수정 아이콘
다른귀신은 몰라도 A4용지 찢는 소리와 머리귀신은.... 적응이 안되게 무서웠습니다...
차사마
12/03/15 10:41
수정 아이콘
이 게임 모티브가 유작(이사쿠)죠. 학교에 갇혀서, 퍼즐을 풀고, 그 퍼즐을 풀면 다음 장소로 갈 수 있고, 미소녀들과 연관되고, 수위도 나오고..
귀신은 안 나오지만, 음산하고 공포스러운 음악에 분위기에, 소녀들을 지켜야 된다는 신념?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이사쿠와 같은 맘을 먹게 만드는..
제작자는 분명 유작이란 게임을 해 봤음에 틀림없습니다.
12/03/15 12:22
수정 아이콘
전 이걸 발매당시 패키지로 샀다는게 자랑...
그런데 지금은 cd도 안보인다는건 안자랑...ㅠ
저는 이걸 데모부터 플레이했는데 행정실이었나? 그 머리귀신 나오는곳에서 항상 들켜서 죽었습니다.
지금도 노말모드 플레이할때는 진짜 두근두근합니다.
리리릭하
12/03/15 13:19
수정 아이콘
화이트'앨범'인줄 알았군여 쿨럭....
김치찌개
12/03/15 20:20
수정 아이콘
으악 이거 무서운 게임..

국산 명작 게임이죠!
12/03/15 22:24
수정 아이콘
저는 작년여름 날잡고 깔아서 했죠
이놈의 미스터리게임은 역시 미궁이란소재답게 머리를 상당히 많이 써야하는게임이더군요
처음 발매당시 공략법을 알아내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울정도의 난이도도 꽤많습니다
능력자아니고선 그능력자들의 공략글이나 영상 없이는 못깨는 부분도 있죠
그와중에 수위나 다른귀신들로부터 도망까지 다녀야하니 크크
그게 화데의 매력이자 어려운 이유중 하나라 생각듭니다
전 시크릿 라스트 스테이지를 못 맞이하고 엔딩봐버렸네요
루트를 잘못타서ㅠ근데 시크릿라스트스테이지하려고 다시 초반으로 돌아가서 할려니 넘귀찮아서 포기..
이번여름에 깔아보던가 해야겠네요
12/03/15 22:30
수정 아이콘
하다가 멀미나서 그만 둔 게임이네요
전 1인칭 게임을 못해서 FPS 총싸움도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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