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거의 다 지나갔으니 이제 총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내로 한정한다면 올해는 총선 외에도 연말대선이 있고, 러시아가 이번달에 미국역시 11월에 대선이 있는 등 올 한해는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선거가 많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정세때문에 2012년에 지구 멸망설이 신빙성이 있을 수도...
이러한 상황에서 전부터 한번 써 보고 싶었던 글을 휴일인 오늘 오랜만에 자유게시판에 글을 남기게 됩니다.
정치는 남성들의 3대 주요 이야기 거리 중에 하나지만, 정작 만화의 소재로는 적당하지가 않습니다. 내용자체가 어렵다는 인식과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흘러가기가 쉽다는 점에서 이른바 소년지에서 연재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른바 윗선들의 압박이라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겠지요.
일단 이 글을 쓸려고 마음먹었을 때 생각나는 작품이 3개가 있었습니다.
첫째로 이케가미 료이치(池上遼一)의 「생츄어리サンクチュアリ」입니다. 사선을 넘어서 두 친구가 빛과 어둠의 두 길로 나눠져서 (가위바위보...)
일본 사회를 개혁시킨다는 내용입니다.
둘째로 시마시리즈로 유명한 히로카네 켄시(弘兼憲史)의 「정치9단」입니다. 정치인이던 아버지와 형의 죽음의 원인을 파해치기위해 정계로 뛰어든 주인공이 총리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으로 비교적 현실정치가 많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다만 지금 보기에는 다소 그 내용이 시기가 지난 내용이라는 점, 그리고 일본의 시각에서 그린 내용이라 특히 국제관계에서 한국인이 보기에는 분통터지는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작품에서 개고기에 대해 우호적으로 표현하였고, 시마시리즈에서 삼성을 비롯한 한국기업에 대해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그린 작가지만 이 분야에 대해서는 어쩔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도 유마(安童夕馬)/아사키 마사시(朝基まさし)의 「쿠니미츠의 정치(クニミツの政)」입니다. 사이코 메트러 에지 - 처음에 국내에 들어올 때는 미스터리 극장 에지 였으나 애장판에서는 원제인 사이코 메트러 에지로 출간 - 의 스핀오프 작품이기도 한 이 작품은 중학교 중퇴자인 쿠니미츠가 전작에서 알게 된 정치가의 추천으로 일본의 한 중소도시의 시장선거판에 끼어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수 많은 사람이 희생되던 전작에 비해 이 작품은 단 한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는 (심지어 죽은 노인이 깨어나는 장면이 나오기도..) 작품으로서 앞서 소개한 생츄어리나 정치9단에 비해 상당히 가벼운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국회의원-현시장-건설업체간의 비리, 고등학교 학생회장선거, 학교붕괴, 환경문제, 시장선거까지 이어지는 위 작품에서 주인공인 쿠니미츠가 중학교 중퇴자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주변 등장인물들이 쿠니미츠에게 설명해 주는 방식을 통해 정치를 매우 쉽게 설명하려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정치 초보자들에게도 쉽게 읽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정치는 곧 축제' 라는 점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일본어로 정치(政)와 축제(祭)는 마츠리(まつり)로 발음이 같습니다. 즉 제목인 쿠니미츠의 정치(クニミツの政)는 쿠니미츠의 축제(クニミツの祭)라고 읽히는 것입니다.
정치란 소수의 엘리트들이 하는 게 아니라, 시민 스스로 참여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란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 주인공 진영과 라이벌로 등장하는 후와 신이치 후보와의 관계를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로 그리지 않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시의 발전을 위한 정책 대결의 과정에서 주인공인 쿠니미츠와 그 라이벌인 후와 신이치는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선거를 치루는 모습은 인지도는 최고였지만 자신의 장점이 없이 오로지 상대방을 깍아내리려고만 하는 전략을 취하는 마츠다이로 료타로와 그의 참모인 아수라의 몰락의 과정과 대비되어 이상적인 선거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일본정치에 국한된 내용이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상당부분 유사하다는 점에서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에게 감히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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