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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01 03:38:30
Name Bergy10
Subject [일반]  압박하고 공격하라. 아리고 사키와 그 후계자 아르센 벵거.
  일단 이 글 올라오기 전에 내용없는 글을 클릭하신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간만에 유튜브에 동영상 올리려고 접속하다 보니..뭔가 좀 바뀐건 같은데,
  다 헷갈려서 걍 동영상 올리는게 여기 올라가나 저기 올라가나 시험하다가 여기 링크가 다 되었는지 안됐는지도 모르고 해멨었네요.
  여튼, 글 한번 올려봅니다.






     아리고 사키. 현대축구에서의 압박과 토탈사커의 창시자.
    선수로서의 경험이 일천했지만 한 시대를, 4-4-2 라는 포메이션의 전술적 정의를 바꾸어 놓은 천재.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크루이프가 절대로 무시하지 못하는 단 한 사람.
    크루이프가 3-4-3과 4-3-3. 즉 3톱의 기반이 되는 토탈사커의 전형을 만들었다면,
    4미들을 기반으로 하는 투톱의 축구. 4-4-2 가 얼마나 공간을 점유할수 있는가...라는, 그 철학을 관통시킨 아리고 사키.

    한 경기 내에서 시시때때로 4-4-2를 4-2-4와 4-4-1-1 로 바꾸는 유연함과,
    아스날의 49경기 무패 이전, 58경기 무패 우승을 일궈낸 카펠로의 천하무적 밀란의 기틀을 만든 감독.
    생각해 보면, 강한 압박을 벗겨내는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개념을 만든게 사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전술은 곧 4-2-3-1 로 진화하게 되고.
    
    절대적인 수비와 역습 위주의 카펠로. 그리고 순간적인 공간의 점유를 중요시하며 공격하는 벵거.
    스타일상 전혀 다른, 상반되어 보이는 이 두 명의 감독이 가진 축구 철학이 결국엔 공통적으로.
    사키가 만들어 낸 4-4-2 포메이션 특유의 압박과 역습에 기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점유율을 중시하긴 하나, 그보다 더 중요한건 골을 넣는 순간의 스피드와 역습.
    또한 상대방의 공격을 무력하게 만드는 최전방 부터의 압박.

    사실 현 시점에서 그걸 가장 잘 계승하고 있는 감독은.
    4-4-2의 공간지배 효율성이 그 어떤 포메이션 보다도 우월하다 주장한 벵거. 그리고 알렉스 퍼거슨.
    현역시절 사키의 지도를 받았던 안첼로티.
    거기에 현재 레알의 감독인 무링요(첼시 감독때는 이와 좀 거리가 있죠. 본인도 본인이 하고싶은 축구를 못했다 하고) 와
    지금 첼시의 감독인 비야스 보아스가 있습니다.
    
    점유율을 빼앗기더라도 순간적인 공격에서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해 낼수 있는가.
    4백을 하프라인까지 올린 이후에, 상대방을 얼마나 더 가두어 놓을수 있나.
    스코어 상에 리드를 빼앗기고 있을때는 수비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어떻게 더 공격할수 있는가.
    
    지금의 바르셀로나가 지공과 패스 로테이션에 공격 기반을 두고 있다면, 이 4-4-2는 순간적인 스피드에 더 기대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죠.

    



  현재의 바르셀로나가 많은 패스를 가져가면서 기회를 엿본다면.
  예전 유럽의 깡패이던 아스날은 단 2~3번의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서 바로 골을 만들어 냅니다.
  지속적인 점유율이 아닌, 순간적인 카운터와 빠른 숏패스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보여주고 있죠.

  경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점유율은 가져 가지만, 이것은 공격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서이고.
  두명의 풀백은 항상 윙처럼 움직이며 두명의 "윙"이 아닌 사이드 미드필더들은 계속적으로 중앙으로 침투합니다.

  크루이프 바르셀로나의 전술이 점유율을 기반으로 공간을 차지해 나가며 상대 진영에서 그 공격이 시작되었다면,
  영상에서 보듯이 예전의 아스날과 밀란의 공격은 공을 빼앗은 그 순간에 바로 스피디하게 전개됩니다.

  그리고 사실 크루이프와 사키의 전술적 공통점은 센터백을 하프라인까지 끌어올려서 시시때때로 공격에 가담하게 한다..
  그 이외에는 찾아보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항상 필드를 점유하는가, 아니면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공간만 가져가는 가의 차이가 있으니.
  
  크루이프와는 다르게, 사키의 축구는 필요한 순간만 점유율을 가져갈 뿐이지, 상대방에게 공이 있는걸 그닥 중요하게 생각치 않습니다.
  안첼로티는 그 철학을 극대화 하여 점유율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허물어 뜨렸고, 이는 알렉스 퍼거슨과 궤를 같이 하죠.
  압박해서 필요한 순간. 시간에 골을 넣으면 되는 것이지 90분 내내 점유율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이 두 감독이 다른듯 비슷한 면입니다.

   압박과 순간적인 스피드를 중시하는 사키의 철학을 이어받으며 본인의 팀에 그것을 접목한 대표적인 감독들.
   공격을 더 중시한 벵거. 수비를 더 중시한 카펠로. 밸런스를 추구한 퍼거슨. 독특하게 사이드보다 중앙에 더 집중한 안첼로티.
   누가 더 우월한가는 따질 필요가 없겠습니다. 다들 장단이 있으니까요.

  빠른 숏패스로 순간적인 공간 점유를 가져가면서, 키핑이 좋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상대 진영에서 볼을 돌리게 만드던가.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를 허용하다가 강한 수비진을 기반으로 순간적인 역습을 노리던가.
  2000년대 초반. 아스날과 맨유 두 팀이 철천지 원수로서 로즈더비 따위가 뭐냐며 잉글랜드 더비를 만들던 시절,
  아스날에 뒤를 굳건히 지킬수 있는 월클 센터백 두명. 토니 아담스와 솔 캠벨이 존재하던 그때.
  바로 이것이 사키가 추구하던 축구의 스타일중 하나. 공격을 중시하던 아스날, 벵거의 방식입니다.

  다시 영상을 보시죠. 세스크 이후 변한 아스날과는 다른 다이렉트한 아스날을 볼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4-4-2 와 아리고 사키의 신봉자인 벵거가 아스날의 포메이션을 4-3-3으로 바꾼 이유들을 말하자면.
  팀의 에이스이지만 활동량이 떨어지는 세스크를 보좌할만한 4-4-2 포메이션상의 기동성을 가진 박스투박스 미드필더가 없고.
  센터백들의 수비력이 예전에 비하여 현저하게 떨어졌는데 마침 그를 받쳐줄만한 기동력이 떨어지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존재하죠.
  거기에 어떻게 대충 공격이나 수비를 양면에서 어설프게라도 지원해줄 미드필더는 가지고 있었고.
  하지만 이 둘 다 약점이 뚜렷하여 4-4-2 의 세스크 파트너로는 쓰기가 불가능.
  그리고 데려오고 싶었던 몇명의 선수들은 죄다 다른 명문팀들에게 빼앗기며, 4-4-2를 가능케한 선수들은 팀을 떠남.
  뭐..팀이 꼬이려면 이렇게도 꼬입니다.

하지만, 루머가 나오는 박스투박스 스타일 미드필더들의 영입이 이루어지고.
조금이라도 수비수들이 강화가 된다면.
현재 아스날이 4백이 약해지고 중앙에서 공수가 동시에 강한 비에이라와 에두같은 중앙 미드필더들을 잃어버렸지만.
세대교체를 가져가며 스쿼드의 한계로 인하여 어쩔수 없이 변화한 4-3-3은 다시 4-4-2 로 바뀔겁니다.

덧붙이자면... 정말 궁금한게 한가지 있습니다.
01-02부터 03-04 까지의 아스날과. 08-09부터 10-11의 바르셀로나가 한판 붙는다면 승자는 누구일까...라는 것.
"The Great Arsenal" 이란 찬사를 전유럽에서 받던 아스날의 다이나믹한 카운터 어택과 바르카의 점유율 축구의 대결.
비슷한듯 다른 두 축구 스타일의 대결이 과연 어떠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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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씨더맥심
12/03/01 05:04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누가 이길까요? 전 아스날이 이길 것 같네요.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미친스머프
12/03/01 06:1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같은 선수더라도 어떻게 포메이션을 유지하고 어떤 역할을 부여 받는지가 확연하게 차이나더라구요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어제 김상식 선수를 보며 더 느꼈습니다.
구밀복검
12/03/01 07:23
수정 아이콘
미헐스 - 크루이프 - 과르디올라
----------------│------└ 무리뉴
----------------├ 레이카르트
----------└ 사키 - 안첼로티
--------------------└ 리피
--------------------└ 퍼거슨
--------------------└ 카펠로
--------------------└ 벵거

이렇게 볼 수 있겠지요.
구밀복검
12/03/01 07:34
수정 아이콘
무리뉴는 여러 모로 사키보다는 크루이프에 가까운 감독입니다.

무리뉴 曰
“4-3-3 시스템을 바탕으로 연속적인 트라이앵글을 형성함으로써 수적 우위를 확보한다. 수비 시에는 지나치게 뒤로 물러서지 않고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상대를 강력하게 압박해야 한다.”

“선수들 개개인의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 압박을 하고 난 뒤에는 반드시 볼 소유권을 유지하며 휴식을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대를 강하게 압박해야 할 때와 볼 소유권을 적절히 유지해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아는 팀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팀이다.”

“최후방 라인이 너무 높아서도 안되고, 너무 낮아서도 안된다. 30m 정도의 높이를 유지하며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시도하는 것이 내가 강조하는 수비의 원칙이다.”

"4-3-3이 4-4-2에 비해 각종 국면에서 수적 우위를 확보하기가 더욱 용이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축구는, 내가 보여줬던 축구와는 다르다."
고윤하
12/03/01 09:09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도 무리뉴는 크루이프즘의 영향을 많이 받은감독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강이
12/03/01 11:2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아스날 팬 분들 사이에서도 여름이적시장에서의 폭풍 영입으로 4-4-2 전환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죠..그런데 송 이놈이 워낙 계륵인지라..그냥 개인적으로는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흘렙과 플라미니 영입 후 07-08 시즌으로 회귀했으면 좋겠네요 아르테타 혹은 윌셔에게 세스크 롤을 부여하고요.
다크나이트
12/03/01 11:44
수정 아이콘
그래도 바르샤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아스널은 결국 챔스 한번 못 먹었으니..
Special one.
12/03/01 12:13
수정 아이콘
참 매력적인 팀이였죠. 실적이 퍼포먼스만큼 받쳐주지는 않았지만 그당시 유럽에서 가장 섹시한 축구를 구사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바르샤와의 승부는 많이 힘들겠지요 크크. 이양반들은 greatest one 인데 그 뒤에 all time 하나 더붙이고 다니는 팀인지라.
프리템포
12/03/01 13:34
수정 아이콘
그때의 아스날이 다시 보고 싶네요
킹이바
12/03/01 14:04
수정 아이콘
본문의 내용에 공감하고 웽거의 철학과 축구엔 찬사를 보내지만..
냉정히 말해서는 아스날이 유럽무대에서 깡패라고 불릴만한 시절이 있었나싶습니다... 잉글랜드를 때려잡던 시기는 있었지만요.. 아, 물론, 당시의 아스날과 현 바르샤가 붙는다면 경기 승패는 예상이 되지만서도 경기양상은 되게 재미있을것 같긴 합니다..
개인적으론 웽거의 철학이 필드 위에 실현되던 시기는 0708의 아스날이 마지막이라 봅니다.. 그리고 누캄프에서 10백에 가까운 운용을 하는 아스날늘 보면서 웽거의 이상이 현실에 굴복했구나... 싶었습니다.
12/03/01 14:09
수정 아이콘
마지막 영상에서는 다이렉트한 아스날보다는 바르테즈가 잘 보이네요.
라울리스타
12/03/01 14:17
수정 아이콘
무리뉴가 추구하는 축구는 첼시와 인테르에선 몇 가지 제약(공교롭게도 가장 중요시하는 윙어들의 총체적 난조) 때문에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다가 요번 레알에서 최적화된 것 같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무지막한 깡패같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구요 [m]
몽달곰팅
12/03/01 15:19
수정 아이콘
그때 챔스는 못먹었지만, 아스날은 유럽에서 최소한 두 손가락 안에 드는 최강팀이었습니다. 잉글랜드 때려잡았다고 하는 것으로 폄하하기 어려운 면모였죠.

개인적으로는 아스날 빠이기도 하지만 그때 아스날과 지금 바르셀로나가 붙는다면 아스날이 이길 거 같네요. 헌데 토너먼트에서 우승은 못할 듯 크크. 베르기가 비행기 공포증만 극복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크윽..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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