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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19 18:24:48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경성제국대= 서울대 인가?
유머란에 참 재미 있는 내용이 있더군요.
경성제국대(현 서울대).

무언가 맞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습니다.

일단 저는 서울대 생은 아닙니다.
하지만 비슷한 성격을 가진 고등학교에서 다녔습니다.

광주에 있는 모 고등학교 말이죠.
이 고등학교는 광주 학생 운동과 관계 있는 학교였습니다.
물론 일고 같이 운동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학교이긴 한데.
반대의 의미에서 핵심적인 학교 입니다.
즉 일제 시대 때 일본인들이 다녔던 학교로 그 유명한 여학생 열차 희롱 사건의
주범들이 다녔던 학교 였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동창들과 자주 우리는 일본인의 후배네. 비민족적이네 하고 서로 놀리곤 했습니다.
물론 45년에 일본인 학교는 없어졌으며 51년 공립학교로 다시 탄생했습니다.

이 학교에 어느 부분을 찾아봐도 51년 개교로 나오지 일재 시대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재학까지도 일재 시대 건물이 남아 있었는데도 말이죠. 부끄러운 역사이고, 인적인 면에서도
크게 관계가 없으니까 지워도 된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서울대도 아마 비슷한 것 같습니다. 역시 부끄러운 역사 겠죠.
그런데 제가 다녔던 학교 보다 서울대의 경우 재미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서울대는 그 부지는 물론 인적인 면에서 경성재대 토대 위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46년 개교 이후 경성제대 교수들이 서울대에 남아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인맥 면에서는 더 웃깁니다. 70년대까지 서울대 총 동창회를 이끈 건 제국대 시대의
졸업생이죠.
인맥은 그대로 가져 가면서 우습게도 부끄러운 역사는 버릴려는 태도를 취합니다.

요즘에 그나마 이런 이중적인 면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부끄러운지 남의 학교 의대의 역사를 끌어다가 서울대 의대의
역사를 만들어서 일본인이 창립자인 걸 지우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런데 이 학교의 의대 역사도 일본과 완전히 무관한 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은 여전히 지워지더군요.
(물론 적자라고 여겨지는 Y모대 역사에도 잘 언급되지 않습니다.)

이런 서울대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일제시대를 대하는 태도를 보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일본에 의해 사회 시스템과 사람들이 길러지고 그게 좋든 싫든 우리나라 사회를
만들어 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시스템을 마치 일제시대와 분리되어 하늘에서 떨어진 것
처럼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이상한 역사 만들기가 사실 옳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역사 서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사실입니다.

덧붙임- 서울대와 정반대를 걷고 있는 곳이 바로 신세계 백화점입니다.
여기는 미츠코시와 인적 물적, 역사적 연관성 하나도 없이 그냥 미츠코시 백화점 건물만 샀을 뿐인데,
이 때 역사까지도 자기 역사에 포함하더군요. 도대체 왜그러는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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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토스
10/11/19 18:38
수정 아이콘
그렇죠. 일제시대가 근대화를 시켜줘서 조선의 입장에서는 좋은 것이었다 라는 주장은 어이가 없지만
어쨋든 결과적으로 일제치하에서 3~40년 동안 사회가 변화해온 것은 사실이니까요. 연관성이 없다면 말이 안되는거죠
눈시BB
10/11/19 18:43
수정 아이콘
그런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했다는 건 인정합니다만...
그 때와의 연관성을 부정할 순 없죠. -_-; 역사의 정의가 뭐든 간에 일제 강점기도 우리의 역사 중 하나거든요
10/11/19 18:43
수정 아이콘
경성제국대학이 서울대의 전신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지도 않는 이상,
합리화는 좀 그렇긴 하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일본이 만든 역사를 자발적으로 학교입장에서까지 인정해야 할 필요는 있나 싶어요.
느낌상 말할때 "우리 학교는 일본이 만들어준 학교입니다" 라고 하는 것과, 그부분 언급은 일부러 빼는 것. 자부심 면에서 좀 다르겠죠.

대신, 국사 교과서에서 학생들이 배우잖습니까. 한국 최초의 대학이 일제시대에 설립된 경성제대. 바로 서울대 전신이라고.
대학로 거리가 "대학로"라고 붙은 이유는 현재 서울대의대가 과거 서울대의 위치, 즉 경성제대의 위치이기 때문이란 것.
일제시대에 최초로 생긴 대학이라는 자체로 이게 일본에서 만든 거란 걸 모를 수가 없잖아요.
게다가 성향상 경성제대 출신은 암묵적인 친일 성향(적극적이지 않다 해도, 최소한의 동조가 없다면 학교를 다니긴 불가능할테니)으로 흘러갔을 것도 대략 뻔하죠.

역사로 학생들이 다 배우는데,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요?
자기들 스스로도 아는 사실을, 서울대 출신 학생에게 "니네 대학 경성제대였잖아. 니네선배는 일본인이지." 식의 말을 한다면,
이건 객관적 역사 언급이라기 보다는 폄하가 될 가능성이 높겠죠. 그런 면에서 숨기는 거라 봅니다. 동문 자부심 고취같은...
뭐.. 제가 그 출신은 아니지만, 그정도 살짝 숨겨주는 건 용납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사에서의 언급도 삭제하려고 든다면 그건 이야기가 완전 다르겠지만 말이죠.

왜냐하면 그런 면이 일본 우익 합리화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게 아닌가 싶어서요.(즉 의도와는 다르게 말이죠)
그들이 "봐라 한국인들도 우리의 일제시대 업적을 인정한거 아니냐. 우리들 없었으면
그들 최고의 대학이 그렇게 오랜 역사를 가졌겠냐.
그리고 광복 후 한국의 빠른 발전에 경성제대 출신이 없었다면 법체계 정립 등등 모든걸 일본에서 따왔잖느냐.
모두 일본이 조선인 엘리트 육성을 시켜준 덕이다" 류의 주장을 한다면...

저는 이런 작은 것 보다는, 요즘 일어나는 "친일파 청산 폐지하기" 움직임이나 좀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인정해야 하는 건 이런 것인데... 이런 것도 숨기려 드니 문제죠(그것도 국가차원에서 열심히 나서서 숨겨주죠)
당연한 친일파 자손의 친일파활동으로 취득한 재산 국고환수를 사법부가 나서서 취소시켜 주니 짜증나 미치겠더군요.
레지엔
10/11/19 18:55
수정 아이콘
굳이 서울대가 경성제대의 후신임을 강조할 이유는 없겠으나, 그들이 그 과거를 묻으려든다면 인간적으로는 이해하나 절대로 용납해선 안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제시대 청산의 가장 큰 조건은 피해의식을 벗어나는 것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것을 태권도를 비롯한 다양한 무술들의 역사 조작과 같은 맥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게 자기들한테 유리하니까요. 정신적으로든 마케팅이든.
10/11/19 19:08
수정 아이콘
애매한 문제네요.
예전에 서울시에서도 시대별 경찰복장 설명하면서 일제시대 순경복도 함께 전시해서 논란이 되었던가 그런 일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유료체험쿠폰
10/11/19 19:27
수정 아이콘
예전에 고려대 총장이 "서울대는 경성제국대학이 전신이며, 연세대는 선교를 목적으로 세워진 미션스쿨이다. 고려대야말로 '민족'을 위해 세워진 민족사학임을 잊지 말자" 라고 강연을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 이 글과 댓글들을 읽어보니 참 싱숭생숭하군요.;
inte_gral
10/11/19 19:21
수정 아이콘
정작 서울대 구성원들은 그에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는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농담삼아 경성제국대 드립을 치는 교수님들도 있긴 하지만 학생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않고..

그다지 좋은 과거는 아니라서 굳이 스스로 말할 필요도 없으되, 남들이 물었을때 사실 그대로 말하는 정도이면 될듯하네요.
그런데 그러한 질문이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모르겠네요. 건설적인 질문이라는 생각은 안듭니다.
요즘 세대의 사고방식은 과거에 연연하기보다는 앞날을 더 생각하는듯이 보입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던지 간에요.
모체야 어쨌든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대학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니까요..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구요.
BLACK-RAIN
10/11/19 19:47
수정 아이콘
전 고졸인데 제 모교는 관립농공상이라고 해서 고종황제의 칙명에 의해 세워진 학교가 시초가 됩니다만
거의 태반은 일제시대에 일본인에 의해 학교로서 모습을 갓춘 학교입니다.
수원농고,선린상고(지금은 정보고) 그리고 제모교인데
뭐 일제시대의 역사를 지울수는 없다고 봅니다.
실재 제 모교의 선생분들도 항시 그사실을 주지해하셨고
자랑할수 없는 오욕의 과거라도 그시발이 거기에 있으면 그것또한 역사요 분명한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10/11/19 19:42
수정 아이콘
옛~날 우리학교 학생 '후쿠다'인가 뭔가가 여학생 머리 당겼다는 그 학교라면 왠지 이분 내 후배일것같은데 -_-
사악군
10/11/19 20:56
수정 아이콘
근데 뭐..-_- 그래서요? 랄까요. 김이박씨 아닌 사람은 다 중국 오랑캐 자식이잖아 하는 소리랑 뭐가 다른가 싶습니다..
nicewing
10/11/19 22:06
수정 아이콘
서울대 역사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서울대 자체가 해방 후 경성제대 + 기타 국립단과대학을 합친겁니다.

경성제대야 일제시대가 기원이겠지만,

단과대학들은 모태가 고종 시절 때인 학교 들이죠. (광무개혁 때 설치된 학교들이 교과서에 몇몇 있죠.)

제가 나온 의과대학도 경성제대 + 대한의원이 모태인 경성의학전문학교가 합쳐진 역사입니다.

그래서 관악으로 한꺼번에 다 옮겨오기 전에는 서울대 캠퍼스가 곳곳에 산개되어 있었고,

수원의 농생대까지 정리된 현재에도 그 때의 잔재로 의과대학은 연건 (대학로)에 남아 있죠.

그런 기원 때문인지 몰라도 서울대는 연대나 고대와 달리 단과 대학 간에 연대 의식이 많이 약하기도 하죠.



사실 우리나라 근대 역사를 이야기 할 때 일본의 잔재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이미 박혀버린 존재니까요.

그것을 긍정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있던 것을 아예 없다고 하는 것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제의 잔재를 아예 부정하자면 아마 이 글에 써져 있는 수많은 단어들 조차도 일본이 근대화하면서 만든 단어니 없애야겠죠.
10/11/19 22:53
수정 아이콘
서울대가 비록 경성제국대 출신이긴 하나 현재 서울대는 경성제국대 출신이란 것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 학과의 교수님이 학교 동문 출신 한 분빼고는 전부 서울대 출신인데
그 교수님들이 친일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이지는 않거든요.

일제의 잔재를 없애는 것은 그런 쪽을 없애는게 아닙니다.
일제가 남겨놓은 정체성론 등과 같은 잔재들을 없애는데 주력화를 해야죠.
아직까지 조선은 유교때문에 망했다는 유교망국론이 역사교육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판입니다.
이런 것부터 없애나가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폐쇄공포물고
10/11/20 01:06
수정 아이콘
서울의대가 광혜원, 제중원이 최초의 '국립' 드립하면서 자신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꼴을 보면서 참 안됐구나 싶었습니다. 100주년인가 행사하려다가 자교 교수들의 항의로 취소된 걸로 아는데....... 그 이후로도 기회만 되면 세브란스가 아니라 서울의대가 제중원의 후신이라 주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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