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12/17 11:59:14
Name 하심군
Subject [일반] 강철비 스포일러 리뷰-남의 일이었으면 정말 재밌게 봤을텐데
마스터충달님의 짤평을 보고 뽐뿌가 땡겨서 보고온 1인입니다. 그렇다고 남이랑 같이 볼 영화는 아니겠다 싶어서 혼자서 갔는데(사실 주변사람들이 모두 무관심...흑흑) 정말 많은 분들이 보시더라고요. 앞좌석까지 꽉찬 영화관은 정말 오랜만에 본 느낌입니다. 보고나서 느낀 점이라면...... 적어도 가족이랑 볼 영화는 아니다. 라는 거네요. 그렇다고 친구랑 볼 영화인지는 모르겠고요. 적어도 정치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라면 같이 봐도 될까...제가 왜 이런 말을 하냐면 보고나서 술자리든 식사자리든 한 번은 싸울 것 같아서요.

영화의 스토리가 100% 리얼하다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남한 사람 답다고 해야할까 먹을 것에 환장한 북한 사람이라거나 무조건 기습에 성공하는 북한 특수부대같이 북한에 대한 편견이 그대로 녹아있기도 하고 거기에 반비례해서 검문에서 프리패스하는 우리국군이라거나 뜬금없이 아재개그를 날리는 곽철우나 그외의 개그장면들이 좀 따로 노는 것 같고 그 외에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 필연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의 흐름같은 것은 좀 거슬릴 수는 있을 것 같긴 합니다.

다만 이런 것들이 모두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것들이고(심지어 프리패스마저도) 이런 모든 것들을 넘기기 쉽게 하는 감독의 연출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위에서 지적한 장면도 모두 보고나서 좀 그런가? 싶은 장면들이지 영화관에서 볼 때는 별 지장없이 술술 넘어갔거든요. 마지막까지 이렇게 부드럽게 넘어가는 전개의 영화를 외국영화 포함해서 얼마만에 보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제가 영화를 보는 취향은 아니라 그런 영화만 패스한 걸수도 있지만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마냥 재미있게 볼 수 없는건 역시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 때문이죠. 사실 무리수 스럽게 개그 장면을 집어넣은 것도 영화 내내 짓누르고 있는 분위기에 익사당하지 말라고 내주는 숨구멍 같은 거라고 봅니다. 아마 분위기 살린다고 이런 개그장면을 다 없앴다면 정말 질식당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영화를 보다가 잠깐 관객 분위기를 봤는데 모두가 숨을 죽이고 볼 정도로 시나리오가 너무 리얼하고 무겁습니다. 우리가 정말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는 거죠. 이게 만약 가상의 국가나 미국이나 하다못해 중국같은 나라의 이야기였다면 흥미진진하게 봤겠지만 이건 정말로 우리가 피해자 역할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니까요.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마냥 즐길 수 있는 영화도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배우에 가장 놀란 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마케팅 포인트가 웹툰 원작 영화에 주연들만 강조해서 별 생각 없이 봤는데 배우들이 의외로 짱짱합니다. 처음에 대통령 역할로 나오는 김의성씨 보고 '형이 거기서 왜 나와' 하고 마지막에 북한 내각총리역할에 김기현씨 보고 '아니 형님이 거기서 왜 나오십니까?!'라고 했네요. 그외에도 끝까지 살아남는 이경영씨라거나 이재용씨라거나 김갑수,장현성씨 같이 느낌있는 배우들은 총출동 했습니다. 왜 이런 배우들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지 않았나 싶을정도로요. 특히 도깨비에서 김비서로 큰 인상을 남겼던 조우진씨는 여기서 완전 포텐이 터졌다는 느낌이네요. 이 작품으로 조연딱지는 떼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작품에선 주연으로 만났으면 좋겠어요. 

정리하자면 잘만든 영화입니다. 누구한테 요즘 재밌는 영화 없냐고 하면 한 번 보라고 추천해 줄 수 있겠네요. 다만 스트레스가 많아보이는 친구라거나 가족들과 보는 영화로는 생각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ioi(아이오아이)
17/12/17 12:03
수정 아이콘
소위 연기 잘하는 조연급 배우는 마케팅에 쓸 수가 없죠.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약할 뿐더러, 다작을 하시니까요
하심군
17/12/17 12:04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재용씨는 잠깐 출연한거라 그렇다치더라도 김갑수씨나 이경영씨는 출연진에 강조할 수 있겠다 싶은 건 있더라고요.
소린이
17/12/17 12:06
수정 아이콘
갓갑수님 포스가 오우야...... 해킹 다그치는 씬은 특히나 역대급이었다 생각합니다
17/12/17 12:08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것처럼 잘 만든 영화는 맞지만 보고 나서 입맛이 쓴 거는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실제로 저런 일이 벌어진다면 영화처럼 우리는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 입장이니 말이죠...
스웨트
17/12/17 12:4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보면서.. 이거 진짜 이러다 쟤네 저렇게 쿠테타로 핵터트리면 방도가 있나.. 싶더군요
동맹군들 북한 타격한다더니 발빼는것도 그렇고.. 진짜 남일이 아니니까요

스포일러니까 몇마디 더하면
곽철우가 영화초 그리고 마지막마무리에 쓰듯 “우리를 지키려면 핵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를 주장하면서도
지디 노래로 교감 나누는거 보면 문화적 통일을 이야기 하는듯도 하고..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심군
17/12/17 12:52
수정 아이콘
반대로 저 시나리오대로 주한미군을 인질로 잡으면 미국이 '다소의 희생'을 감수 안 할 나라로 보이냐는 생각도 들긴 하더라고요. 어차피 시나리오라는 게 여러 분기가 있는거라 더 이상 태클은 걸지 않기로 했지만서도.
Jon Snow
17/12/17 12:58
수정 아이콘
저도 충달님 리뷰보고 급 땡겨서 혼자 보고 왔습니다
일단 정우성이 거슬리지 않는 연기를 한다는것이 놀라웠고(말투 때문인가) 두 철우의 브로맨스는 좀 오그라들었습니다 청와대 프리패스 같은건 좀 벙찌긴했는데 그래도 군인들이 의외로 빨리(?)출동해서 진압하는건 또 괜찮더군요 크크
눈이내리면
17/12/17 13:12
수정 아이콘
언젠가 태영호 공사 인터뷰에서 남조선 사람들 이리 순둥이 같아서야 북한 사람들 상대하겠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던데,
영화 보는 내내 그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더라고요..
자꾸 현실과 겹쳐져서 보는 내내 너무 무서웠습니다 저는.
빛날배
17/12/17 14:35
수정 아이콘
정우성의 북한말 연기는 좀 아쉬웠습니다. 김갑수가 오히려 북한연기는 더 잘하는거같더라고여.
아무것도하기싫다
17/12/17 15:07
수정 아이콘
기분나쁜 워게임 같았습니다
지구별냥이
17/12/17 19:51
수정 아이콘
영화가 재미있었는데
왜 답답한가 했더니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하심군님의 글을 보고 이해했습니다.
이런일이 일어날 수 있는
내가 이런피해를 받을 수 있는 나라에서 산다는 거였어요
아...나한테 일어날 수도 있나? 싶어서 그랬나 봅니다.

그래도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블랙번 록
17/12/17 22:17
수정 아이콘
초반 갑수님 보고 흑막과 죽음을 예감했습니다
하심군
17/12/18 00:31
수정 아이콘
사실 요즘 세상에 반전으로 놀래키기 너무 힘들죠. 뻔한 걸 연기력이랑 연출력으로 메우는 걸로 만족해야할 듯요.
이쥴레이
17/12/17 22:31
수정 아이콘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현실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갑갑하네요
라즈베리
17/12/18 00:09
수정 아이콘
전 올해나온 우리나라 영화중 가장 재밌게봤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유지하면서 봤고, 소름돋은채로 계속 관람했네요
특히 제목 강철비의 의미가 와닿았고 두주인공 엄철우, 곽철우 두 철이 마지막에 흘리는 눈물이 마치 강철비 제목을 연상케 하는듯하여
또한번 감탄했습니다. 강직한 면모를 보여주는 두 철우, 그리고 그둘이 흘리는 눈물, 바로 그 흐르는 눈물이 마치 비로 보이더라구요
두 철우의 브로맨스는 이해가 바로 되더라구요. 저와 동일한 이름을 가진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를 처음만난 날을 떠올리게 되며
영화에 완전 몰입하게 됐습니다. 정말 재밌게봤네요 전 크크크
아점화한틱
17/12/18 12:49
수정 아이콘
영화 자주 안보는데... 이건 닫히기전에 시간내서 꼭 봐야겠어요. 피쟐에서 리뷰글 몇개 보고나니 기대되네요.
Live Forever
17/12/18 14:34
수정 아이콘
볼만합니다. 보고 나면 여윤이 남는 영화는 아니지만 보는 시간동안은 즐겁습니다.
Biemann Integral
17/12/19 22:57
수정 아이콘
이경영이 배신을 안한게 반전이었습니다 저에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5040 [일반] [스포주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소감. [104] kartagra10313 17/12/19 10313 42
75039 [일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명작!!!! (스포 있습니다) [129] 삭제됨9849 17/12/19 9849 7
75037 [일반] 문화재 긴급보수와 불행장사 [32] 오토나시 쿄코8822 17/12/18 8822 3
75035 [일반] 무지개를 쫓아서 [22] 녹차김밥8476 17/12/18 8476 2
75034 [일반] 리얼미터 문재인대통령 지지율 68.6% [236] Darwin27473 17/12/18 27473 34
75033 [일반] 마지막 수업 [384] 쌀이없어요27503 17/12/18 27503 274
75032 [일반] 2017년 인상적이었던 영화 10편. [20] Rorschach10848 17/12/18 10848 4
75031 [일반] 취업했습니다. [43] 모지후7818 17/12/18 7818 15
75030 [일반] 스물아홉 살에 세계일주 다녀온 이야기(중) - 스압/데이터 [84] 살려야한다14697 17/12/17 14697 52
75029 [일반] 비닐봉지 2장을 도난신고한 편의점 근황 [31] 무가당15690 17/12/17 15690 6
75028 [일반] [스포주의] WWE PPV 클래쉬 오브 챔피언스 2017 최종확정 대진표 [4] SHIELD5590 17/12/17 5590 1
75027 [일반] 어제 처음으로 해 본 가상화폐 도전기. [49] 음냐리11499 17/12/17 11499 3
75026 [일반] 음란,욕설이 심한 인터넷 방송인을 영구퇴출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합니다. [119] 파이리13949 17/12/17 13949 3
75025 [일반] 스물아홉 살에 세계일주 다녀온 이야기(상) -데이터 [57] 살려야한다9305 17/12/17 9305 26
75024 [일반] 암호화폐 투자(투기?) 경험기 [47] O렌G마멀8212 17/12/17 8212 0
75023 [일반] 강철비 스포일러 리뷰-남의 일이었으면 정말 재밌게 봤을텐데 [18] 하심군7462 17/12/17 7462 11
75022 [일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잇따라 사망…"내일 부검" [18] swear9729 17/12/17 9729 0
75021 [일반] 마지막엔 아버지처럼 죽고 싶습니다. [19] i_terran9256 17/12/17 9256 18
75017 [일반] '개통 100일' 우이신설선 이용객 예상치 55.4%에 그쳐 [39] 군디츠마라11077 17/12/16 11077 0
75016 [일반] 중국과 핫라인복원? 수화기 안들면 그만. [156] 순수한사랑17360 17/12/16 17360 38
75015 [일반] [초스압, 15.9mb] 썰전 - 청와대 국민청원 [8] 렌야8855 17/12/16 8855 7
75014 [일반] 방중 기자 맞는거 원본 영상. [280] 벨라도타19876 17/12/16 19876 19
75013 [일반] 활어회 vs 숙성회 / 초장 vs 간장 / 과연 회부심인가? [322] aRashi18313 17/12/16 18313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