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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7 09:02
멋있는 마무리네요. 가야 할 때를 아는이가 얼마나 아름다운건지 느껴집니다. 그래도, 글에서 인생의 무게가 보이는데 그 무게를 잘 감당하셨으니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17/12/17 09:21
건강하셨던 이유가 '반드시 술을 먹어서 그 스트레스를 풀었'기 때문이군요!
몸에 좋은 음식따위 하등 필요없다는...! 그런데 어머님은... 잔소리를 많이 해도 스트레스가 풀리진 않으셨나 봅니다. 술취한 남편을 경찰서에서 데려오는 어머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좋은 삶의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17/12/17 10:00
어찌보면 어머니의 인생과 그마무리가 너무 안타깝고 끔찍하기 때문에 그어떤 일이 있어도 어머니처럼은 제가 죽고싶지 않은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집이 가난하거나 먹고살만하거나 상관없이 살짝 비만이있고 운동 안하셨고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결론적으로 대사증후군이었습니다. 고혈압에 의한 중풍으로 그렇게 되셨죠. 근데 중요한게 제가 딱 엄마를 닮아서 병력도 비슷하고 건강에 신경써야 할것 같아요.
17/12/17 10:54
스코트 니어링이 자연 속에 살다가 100세 생일에 맞춰서 곡기를 끊고 떠났죠.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미리 죽음을 알고 준비하거나 스스로 결정하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을 도인이라고 불렀습니다.
17/12/17 11:15
죽기 전 마지막 1달이 인생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저도 내 인생의 마무리는 내가 택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무리 생전 잘살아도 제환공 처럼 죽으면 성공했다고 볼 수가 없죠.
17/12/17 12:45
저도 아내랑 마지막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우리는 열심히 살다가 75살 넘어가서, 아프면서 사는건 사는게 아니잖지 않나에 동의했습니다.
그때 죽어도 여한없게 그때까진 열심히 살고, 그때가 넘으면 병원에서 버티는건 안하기로요. 무덤을 만들어도 일년에 한두번 가기도 힘드니, 묘지도 안하고, 납골단지에 넣어서 집안 한쪽에 놔두고, 생각나면 가끔 혼잣말 대화나 하자고 했습니다. 말년계획이 저랑 비슷한 사람들이랑 이야기해보니 대부분 타임머신타고 다시 어렸을적으로 돌아가는건 하고싶지않다고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도 후회되는일을 많이 했고 지금도 하지만,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가고 싶진 않네요. 모두들 후회없이 사시길...
17/12/17 13:39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지 몇년 되었지만 납골당에 단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돌아가실 당시 눈물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구요. 기일도 막내동생이 챙기고 있을 겁니다.
금전적인 문제 많았죠. 파산정도가 아니라 온갖 빚이 상속을 포기했음에도 상환독촉장이 몇년전까지도 날라왔습니다. 명절에 찾아가면 까칠한 (말을 걸면 좋은 소리 나오지 않는) 아들 보다 죽을 병을 머리 속에 담고 있는 며느리에게 온갖 엄살을 떨며 용돈을 갈취하는 짓을 자행했었죠. 그나마 별 번거러움 없이 돌아가신 것 만으로도 어머니께 큰 짐을 덜어줬다고 생각하기에 지금은 미움조차 없습니다. 부모로서의 역할이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깊은 물음을 안겨준 양반. '당신도 당신 아버지 닮았어' 라는 집사람의 말에 소스라치게 끔찍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핏줄(DNA)의 무서움을 실감하며 절대로 닮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아이들에겐 무능력한 아버지이지만 죽었을 때 욕먹지 않기를 바랄뿐...
17/12/17 17:23
제 주변에 비슷한(?) 분이 한분 계십니다.
이제 몇일 뒤면 50대가 되시는 직장 동료분인데 아직 평사원(?)이라서 월급이 200이 안됩니다. 고2 고3 두 아들이 있고, 형수님은 식당일을 하십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요양 병원에 계시기에, 요양병원비 마련을 위해 매일 밤12시부터 아침까지 투잡을 뛰고 계시죠. 제 직장이 밤 12시 퇴근과 오후 6시 퇴근이 있어서, 스케쥴이 꼬이면 36시간 이상 일을 하실때도 많습니다. 다행히도 장인장모님이 효심을 좋게 봐주셔서, 형수님에게 현상황에 대한 불만을 가지지 않도록 당부하셨다고 하더군요. 항상 보면서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라면? 전 절대 못할 것 같거든요. 이기적인 놈이라..... 멋진 형이지만 항상 안쓰러운 마음도 함께 들어서 복잡미묘합니다. 그래서 얼마나 힘드셨을지 간접적으로나마 짐작이 됩니다.
17/12/17 19:20
은지원씨가 예능 나와서 자신의 장래 희망이 호상이라고 하더군요. 웃자고 한 얘기겠지만 많을 걸 느꼈습니다. 마지막도 아름다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7/12/18 10:49
아니, 뭐 어떤 캐릭터이시길래 글을 이렇게 쓰실 수 있으신 건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아침부터 이런 쾌문(?, 표현이 맞을 지는 모르겠슴미당)을 보고 한 주 시작 월요병 우울함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크크 더불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나고요. 더불어 한국 글은 미괄식...마지막 두 줄(거의 매일 술 먹는 저로썬) 잊지 않겠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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