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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22 14:36
아 감성 돋습니다...
오늘 날씨도 좋고, 낙엽도 울긋불긋... 주말에 와이프와 가까운 산이라도 가서 차라도 한잔하고 담소를 나누어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3/10/22 14:39
곧 있으면 안도현 시인의
'우리가 눈발이라면'이라는 시가 떠오를 계절이 찾아오고 있네요. :-) 왠지 모르지만, 어느 때보다 이 시에서 말하는 따뜻한 함박눈이 보고픈 오늘입니다. 잘 읽고 더 잘 느끼고 갑니다.
13/10/22 15:46
정지용 <호수> 요즘 들어 자꾸 생각나는 시였는데 여기 있네요.
오랜만에 <너를 기다리는 동안>도 생각나서 올려 봅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13/10/22 19:06
이런 명작시들을 학교 다닐 때는 왜 느끼지 못했을까요 학생때는 오로지 지금 화자의 심정은? A가 상징하는 것은? 이런 것만 죽어라 외우고 단지 시험 잘 보는 것에 목을 메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나와 생각이 다른 화자들을 이해하기가 난해하고 어려웠던 시 파트가 가장 미웠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보니 아무런 부담없이 순수하게 시 자체를 읽고 보면 어렸을 때 배웠던 시들은 정말 명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13/10/22 19:07
중학생때 이런 시를 공부하게 해서 국어가 더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런 시는 나이먹고 봐야 가슴에 와 닿는데 말이죠 과외하면서 학생한테 낙화 읊어주는데 정말 눈물이 날정도로 아름답더군요
13/10/22 19:18
중학교땐 무슨 소리하는지도 모르겠고 지문이 긴 글은 재미라도 있는데 이건 재미도 없어서 국어만 유독 다른과목에 비해 점수가 낮았었어요.
부모님도 저도 이과형 인간이구나 했죠. 근데 고등학교에서 시를 느끼게 되는 순간 언어는 너무 재밌는 과목이더라구요. 그래서 고3때 문과로 변경을 희망했으나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지금은 공돌이구요. 지금와서는 저게 내 전공이였다면 얼마나 재미있게 공부했었을까라는 생각 반, 내 업으로 삼았으면 오히려 지겨워져서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반이네요. 이런저런 핑계로 시, 소설을 거의 손 놓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인터넷으로나마 접할 때 그 감성적인 순간이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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