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계획은 주변의 도움이 필요했다.
난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사정을 말했고, 친구는 나보고 ' 또라이지만 대단해 '라고 칭찬해 줬다.
일단 친구가 도와주기로 했지만, 잘 될지는 의문이였다.
언제나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건 그녀를 다시 만나는거다.
항상 같은 시간을 기다리는 나였지만, 역시 직장인라 마음대로 되지않았다.
야근,회식,출장등등
그덕에 그녀를 다시 만나기까지 열흘정도가 걸렸던걸로 기억한다.
중간중간 마음이 조급해 지기도 했고, 후회도 들었다.
하지만 열흘후 그녀를 다시 만났을때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 이만큼까지 했는데, 저 여자를 놓쳐? 안돼! '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였다.
나 : " 안녕하세요 "
그녀 : " 네 안녕하세요 "
나 : " 이제 집에 가시는거에요? "
그녀 : " 네 "
나 : " 여기서 학교다시는거에요? "
그녀 : " 아뇨.. 회사 다녀요 "
나 : " 엇! 죄송해요 어려보이셔서 학생인줄 알았어요.. "
거짓말이다..-_- 여자는 칭찬에 약하다는걸 이용한 것뿐이다.
그녀가 웃었다.
뻔한 거짓말이였지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준비했던 멘트였다.
자연스럽게 버스를 함께 타고 같은 자리에 앉아서 갔다.
이제 가장 중요한 타이밍이왔다. 난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의 내용은 ' 언제오냐 ' 였다.
5분후 내 전화가 울렸다.
나 : " 어. 오고있냐? "
친구 : " 야 미안하다.. 나 늦을것 같은데.. "
나 : " 얼마나 늦는데? 5분? "
친구 : " 아니.. 저녁먹고 가야될것 같애.. 밥 먼처 먹고 있어라 "
나 : " 혼자서 무슨 밥을 먹어? 미리 전화를 해야지 그러면 회사에서 먹고 왔을거 아냐 "
친구 : " 쏘리.. 갑자기 과장님이 잡아서.. 일단 끝나면 전화할께.. 밥은 먹고 있어라 "
나 : " 알았다. 끝나면 바로 전화해 "
친구 : " 오키 "
전화를 끊었다.
그녀 : " 친구가 바람 맞혔나 보네요? "
나 : " 어? 다 들려요? "
그녀 : " 통화음 완전커요~ "
그래 그거다. 그걸 노리고 통화음을 제일 크게 해논거였다.
나 : " 오늘 저녁은 다 먹었네요 "
그녀 : " 왜요? 먹으면 되자나요 "
나 : " 아..제가 밥은 혼자서 잘 안먹거든요 "
그녀 : " 집에가서 드시면 되자나요? "
나 : " 부모님이 여행을 가셔서 아무도 안계시거든요 그래서 친구랑 먹으려고 약속잡은건데 늦는다네요 "
그녀 : " 하긴 혼자 먹으면 서럽긴 해요 "
이렇게 대화가 계속 오고갔다. 난 최대한 그녀에게 동정표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녀도 어느정도 맞장구를 쳐주고 있었다.
그렇게 대화가 오고가던중 정류장에 도착했다.
저번에 설명했듯이 그녀의 집을 가기위해선 번화가를 지나야 했다. 그리고 당연히 그 번화가엔 수많은 음식점이 있었다.
여기서부턴 자신감이 필요했다. 어쨋든 구실은 만들어 났으니 말만 잘하면 되는 거였다.
나 : " 혹시 저녁 드셨어요? "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하려고 하였으나 떨리는건 어쩔수 없었다..
그녀 : " 아니요.. "
나 : " 부담가지실지도 모르겠는데.. 시간 괜찮으시면 저녁드실래요? 제가 정말 혼자선 밥을 못먹거든요 "
그녀 : " .... "
나 : " 싫으시면 억지로 안가셔도 되요. 저번에 길 알려주신것도 있고해서.. 또.. 같은 동네니까 친해져도 좋을것 같고.. "
완전 횡성수설이였다.. 준비한 멘트가 있었는데 너무 떨려서 계속 말이 꼬였던것 같다.
그녀 : " 잠시만요.. 전화좀 해보고요.. "
그녀가 전화를 걸어 (어머니였던것 같다) 밥 했어? 라고 물었고, 먹고 갈께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녀 : " 비싼거 먹을거에요 "
!!!
됐다!!! 된거다!!! 그녀와 내가 밥을 먹는다!!!!
정말 방방뛰면서 기뻐하고 싶었지만, 그럴순 없었다.
나 : " 고마워요 절 살리셨어요 크크 "
그리곤 그녀에게 맛집을 추천받아 그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나 : " 몇번 보고 이제 밥까지 먹는데 이름도 모르네요 전 xxx라고 해요 "
그녀 : " xxx에요 "
이제서야 그녀의 이름을 알게되었다.
요리를 기다리면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나 : " xx씨는 정류장 근처에서 일하시는 거에요? "
그녀 : " 네.. xx씨도? "
나 : " 저도 근처 xx에서 일하고 있어요 "
자연스럽게 명함을 꺼내 건냈다. 물론 명함을 건내는건 약간 나이들어 보일수도 있고, 구식일수도, 또 오해를 살수도 있는 거였다.
하지만 그녀도 직장을 다닌다고 얘기를 들었을때 괜찮을거라 생각하고 건내기로 했다
그리고 거기엔 그녀의 연락처를 안물어보고도 알수 있는 방법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실패였다. 그녀는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명함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쉬웠지만, 어쩔수 없었다. 이젠 연락처는 대놓고 물어보는 방법밖에 없었다.
난 잠깐 자리를 비워 친구녀석한테 전화를 했고, 나한테 전화해서 지금 오고 있다고 해라라고 시켰다.
오래있다보면 할 얘기도 떨어지고 괜히 분위기만 서먹서먹해질수 있기때문이라 생각해서 였다.
저녁을 다 먹고 그녀와 대화중 친구에게 전화가 왔고, 우린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의 집까지 동행했다.
계획했던 명함교환이 실패로 돌아갔으니 이젠 들이대서 연락처를 받는 일만 남았다.
어떻게 할까? 다음에 술이나 한잔 하자 그럴까? 이것도 인연인데 연락이나 하고 지내요~?
이것저것 고민하는 사이 그녀의 집에 도착했다.
그녀가 나에게 인사를 한다..그리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안된다.. 연락처... 물어바야 된다구...
저기..저기..요..
결국 내 입에서 나온말은 ' 들어가세요 '였다..
아... 뭔가 이게... 뭐라 말로 설명할수 없는 심정이였다..
모한건가..난..;; 무슨짓을 한거지? xx인가?
내가 세웠던 계획은 여기까지였다. 오늘 연락처를 반드시 받아야만 했던것이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어떻게 됐냐고 묻는다..
밥도 먹었고, 이름도 알아냈고, 나이도 알고, 직업도 알아냈다.. 하지만 연락처는 못땃다 라고 하자
나가 죽으란다-_-
그래 내가 생각해도 나가 죽어야된다..
결국 난 그 친구를 만나 새벽까지 실컷 욕이나 하며 술이나 퍼먹어댔다.
친구는 나의 계획은 칭찬해 줬지만 마무리를 어떻게 그따구로 하냐면서 욕을 퍼부어댔다..
그렇게 밤 12시가 다되도록 친구에게 욕을 엄청 먹고 있을때였다
핸드폰이 울렸다. 문자다. 모르는 번호다.
' 안녕하세요 XXX이에요~ 명함에 연락처 있어서 문자보냈어요
제가 연락처를 안 알려드린것 같아서요~ 안 물어보셨나?^^;; '
친구와 난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였다.
흥분한 친구는 ' 야 불러내!! 불러내!! '하며 소리쳤지만, 난 냉정을 잃지않고 답장을 하였다.
그날은 간단한 인사정도로 문자를 끝냈다.
뿌듯했다.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그녀가 나랑 함께 저녁을 먹어주고 연락처까지 알려줬다
이제 멀 망설일게 있겠나?
난 그녀에게 시간날때마다 연락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무기는 집에 같이 가는거였다.
그녀와 난 시간만 맞고, 따로 약속이 없을경우엔 항상 퇴근을 같이 하였다.
자주보다 보니 시간만 나면, 같이 밥먹고, 술도 하면서 부쩍 친해져 오빠,동생사이까지 되었다.
그래도 난 그녀를 그저 '아는 여동생'으로 만들생각으로 그 노력을 한게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퇴근하면서 밥먹고, 술먹는 것만으론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들긴 힘들다.
나 : " xx아~ 내 부탁좀 들어줘 "
그녀 : " 무슨 부탁? 들어보고 "
나 : " 아냐 무조건 들어줘야돼 니가 손해보는건 없어 "
그녀 : " 먼데? 아 궁금해 "
나 : " 일단 들어준다고 해 "
그녀 : " 알았어 먼데? "
나 : " 회사에서 창립기념일이라고 이것저것 줬는데 영화표도 줬어. 근데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영화보러 갑시다 "
그녀 : " 싫어 혼자가 "
나 : " 아저씨인데? 원빈 나오는데? "
그녀 : " 어디야? 어디로 가면되? "
원빈에 안넘어가는 여자가 어디 있겠나? 마침 그때 개봉한 '아저씨'에 큰절을 올렸다.
어쨋든 그녀와 난 주말에 약속을 잡았다.
드디어 그녀와 처음으로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우리는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고 술 한잔 기울이고 함께 집으로 갔다.
난 오늘 고백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내가 그녀에게 했던 거짓말들이 너무 크게 짐이 되어 다가왔다.
그녀의 집앞에 다왔을때즘 난 그녀에게 맥주 한캔씩만 먹고 가자고 하며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왔다. 그리고 그녀의 아파트단지 놀이터 벤치에 자리잡아
앉았다. 그녀가 옆에 앉았을때 난 그녀에게 여직것 내가 그녀에게 했던 거짓말들을 다 얘기했고, 고백도 함께 하였다.
그녀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곤 내 얼굴을 보며 웃음을 보이며, " 내가 연락할께~ 들어가 " 라는 말만 남기고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난 한동안 그 놀이터 벤치에 앉아있었다. 30분정도 지났을까? 그녀에게서 문자가 왔다.
" 집도 먼데 빨리 들어가 "
그제서야 난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그녀가 날 받아준건지, 꼴도 보기 싫은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녀의 연락을 기다리기로 했다.
3일이 지나서도 그녀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난 X줄이 타들어갔지만, 좀 더 기달려보기로 했다.
x월 xx일 금요일이였다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녀가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내가 말렸다. 무슨 말을 들어도 되니까 얼굴보고 얘기하자하고 그녀의 집으로 갔다.
놀이터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가 나왔고 나에게 말했다.
그녀 : " 내 친구들이 오빠 한번 보제 "
?? 무슨 소리인가 했다.
그녀 : " 내 친구들한테 말했는데 내 친구들이 오빠 대박이라고 꼭 보고 싶데 "
그녀는 내 얘기를 들었을때 엄청 놀랬다고 한다. 자신은 여직것 이런식으로 친해져 본적이 없는데다가 그 사람이 자기랑 비슷한게 많아 내심 '운명인가?' 라고도 생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생각했던 사람에게 그 얘기를 들었을때에는 실망감이 커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혼자서 하루 이틀 고민하다가 친한 친구들에게 얘기를 했고, 친구들이 칭찬을 하면서 나쁜사람 아니면 무조건 만나보라고 했다는것이다.
나 : " 친구들 말만 듣고 결정하지말고 니 생각으로 결정해 "
그녀가 웃으면서 말한다
그녀 : " 이제부턴 거짓말 하지마 "
몇일 후 난 그녀의 친구들을 만났고 그녀들은 나에게 xx양 남자친구 x갈량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어쨋든 난 퇴근길에 우연히 마주친 그녀를 2달이라는 시간만에 내 여자친구로 만들었다.
정신없고 피말리는 2달이였지만, 그만큼 열심히 했고, 노력한 내 자신이 대견한 2달이였다.
하지만 다음에도 헌팅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냥 남들처럼 전번 물어보고 안되면 포기할란다.-_-;;
안녕하세요 마지막 3부.. 오래걸렸네요...-_-;;
몇몇분들이 쪽지까지 보내주시면서 3부 요청이 있었는데.. 제가 너무 바빠...서.. (LOL했다곤 안할래요-_-)
Pgr21 포함 제가 여직것 써본 글중에서 가장 긴 글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장도 이상하고 초딩 필력 티가 너무 나네요 ㅠㅠ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제일 고심이 컸습니다. (아 어떻하지.. 저 허접한 마무리..;;;)
큰 기대를 하고 3부를 기다리셨던 분들에게 너무 죄송하네요.. 너무 평범한 결말이라.. ㅠ_ㅠ
이 이야기는 제가 겪었던 이야기이고 예전에 아는 분들에게 말해드렸더니 호응이 좋아 글로 옮겨본겁니다.
말할때는 후딱후딱 얘기했었는데 글로 쓰니까 엄청 길어지네요
기다려 주셨던 분들, 안 기다렸지만 올렸으니까 보는(?!)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휴가이니 LOL 이나 실컷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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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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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고 있다가 문자가 왔다는 장면에서는 저도모르게 마우스 휠에서 손가락을 떼고 박수를 쳤습니다!!! 애초에 이 부분에서 여자분 마음도 느껴져서 예상은 했었는데 역시나네요~ 크크 글쓴님은 남자분이신데도 너무 귀여우세요! 1편부터 다 봤는데 무슨 로맨틱코미디 한장면같아요!!! 축하드려요b 대단하세요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