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까지 삼성vs롯데의 경기를 보다가 끝판왕이 홈런을 맞는 것을 보고 창을 끄고 글쓰기를 시작하려니 마음이 씁쓸하네요.
11~12시즌 EPL도 시즌 마지막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평균 팀당 34경기 정도를 치루었고 울버햄튼의 강등이 확정된 가운데 빌라-QPR-위건-블랙번-볼튼이 강등권을 벗어나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고 테이블 맨 위에서는 맨유와 맨시티가 우승을 치열하게 다투고 있습니다.
EPL글은 시즌이 마무리 되면 리버풀 총정리로 마치려고 했는데, 그 전에 시간이 난 김에 올 시즌 팀별 영입선수들 중에 가장 뛰어났던 선수를 꼽아봤습니다.
총 대상팀은 EPL 20개 팀인데 아무리 보아도 영입 선수가 활약이 미진했다고 판단된 노리치 시티, 블랙번, 볼튼은 대상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제가 세 팀의 경기를 자주 못봐서 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이 점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하고 싶네요.
※참고 : 올 시즌 그 팀의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가 아니라 그 팀에서 영입한 선수들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입니다.
글은 쓰다가 내용이 길어지면 두 편으로 나누어서 써보고 마지막 부분에는 팀을 무시하고 EPL 시즌 최고의 영입 TOP10을 꼽아보고자 합니다.
그럼 먼저 현재 순위 테이블의 역순인 울버햄튼 -> 맨유로 진행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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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위. 울버햄튼 원더러스 ( 35경기 5승 8무 22패, 34득점 75실점 골득실 -41, 승점 23점 - 강등확정)
- 최고의 영입선수 : 제이미 오하라(From 토트넘, 완전영입)
- 리그 기록 : 19경기 2골 4어시스트
: 올 시즌, 이미 강등을 확정지은 울버햄튼은 실로 절망적인 한해였습니다. 에이스인 스티븐 플레쳐를 원톱으로 까지 포지션 변경하는 모험을 걸었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바쏭을 임대해 오는등 사활을 걸었지만 잔류에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그 중에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가 작년에는 임대였다 올 시즌 완전영입한 제이미 오하라입니다.
리그를 반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밀리야스-자비스 사이에서 나름 좋은 출장 횟수를 보였고 나왔을 때는 킥 전담도 도맡았습니다. 올 한해 울브스가 전체적으로 너무 다운되어 있어서 크게 눈에 띄는 활약은 아니였지만 울브스가 이기는 경기에서 도드라지게 활약한 몇 안되는 선수였습니다.
19위. 볼튼, 18위 블랙번 대상자 없음
17위. 위건 애슬레틱 (35경기 8승 10무 17패, 34득점 60실점 골득실 -26, 승점 34점)
- 최고의 영입선수 : 알리 알 합시(From 볼튼, 완전영입)
- 리그기록 : 35경기 60실점
: 후반기 강등권 싸움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생존왕 위건, 그 중심에는 바로 지난 시즌에 이어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알리 알 합시가 있습니다. 지난 시즌 볼튼에서 임대되어 와서 커클랜드를 후보로 앉힌 활약을 인정받아 올 시즌 볼튼으로부터 완전영입 되었는데, 올 시즌 역시 뛰어난 선방들로 위건을 수차례 위기에서 건져내고 있습니다.
알 합시는 골키퍼가 지녀야할 능력의 대부분을 잘 지닌 선수이고 특히나 슈퍼 세이브가 자주 나오는 골리입니다. 비록 지는 게임에서 조금 대량실점 하는 경향이 있긴 한데 위건의 안습 수비 라인을 생각해보면 리그 전 경기를 출전하면서 정말 좋은 활약을 펼친 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16위. 퀸스 파크 레인저스 (35경기 9승 7무 19패, 39득점 57실점 골득실 -18, 승점 34점)
- 최고의 영입선수 : 조이 바튼(From 뉴캐슬)
- 리그기록 : 28경기 3골 5어시스트
: 지난 시즌 뉴캐슬의 후반기 활약의 중심이였던 바튼이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큰손이라고 불리우던 QPR에 합류합니다. 그대로 뉴캐슬에 있었어도 충분히 경쟁 가능한 상태였음에도 말이죠.
QPR은 여름-겨울 이적시장에서 수 많은 선수들을 영입해왔고 실제로 타이워나 시세는 그만그만한 활약을 해주기도 했습니다.(시세가 그 바보같은 레드카드만 아니였어도 여기에 적혀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선수단의 변화가 극심했던 팀에서 중심을 비교적 잘 잡아주면서 지난 시즌 만큼은 아니지만 적절한 활약을 해주었습니다. 성깔은 갈수록 죽어가는데 바튼도 나이를 들어서인지 팀이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평균적인 폼이 많이 하락된 모양새이긴 합니다.
15위. 아스톤 빌라 (34경기 7승 15무 12패, 35득점 48실점 골득실 -13, 승점 36점)
- 최고의 영입선수 : 셰이 기븐(From 맨체스터 시티)
- 리그기록 : 리그 28경기
: 아스톤 빌라는 순위가 어울리지 않을 만큼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리그 7승이라는 숫자가 울브스 다음으로 적다는 점은 정말 충격적입니다. 야심차게 지난 시즌 위건의 에이스였던 은조그비아를 데리고 왔지만 지난 시즌 팀을 이끌던 애쉴리 영과 스튜어트 다우닝의 공백을 메꾸지 못했고 설상가상 페트로프 마저 백혈병으로 안타깝께 로스터에서 아웃되면서 끔찍한 시즌을 치루게 됩니다.
아스톤 빌라가 이 같은 빈공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이 순위를 지킬 수 있는 것은 바로 기븐의 영향이 지대합니다. 기븐은 맨시티에서 조 하트에게 밀려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었지만 빌라로 이적 후 풀타임 출장만 하면 이름값은 해준다는 것을 또 한번 증명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안하게 뉴캐슬때도 그렇고 빌라 때도 그렇고 팀이나 자신이나 애지간히 고생하는 걸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14위. 스토크 시티 (11승 9무 14패, 32득점 48실점 골득실 -16, 승점 42점)
- 최고의 영입선수 : 피터 크라우치(From 토트넘)
- 리그기록 : 27(1)경기 9골 4어시스트
: 스토크 시티는 지난 시즌의 돌풍에 비해 잠잠하지만 기록한 득점에 비하여 정말로 효율적으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리그의 어떤 팀도 함부로 하지 못할 피지컬 라인업을 구축해놓은 이 팀의 공격진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역시나 크라우치 입니다.
크라우치도 팀을 정말 많이 옮겨 다니는데 어떻게든 리그에서 8~10골은 꾸준히 집어넣을 줄 아는 경험을 가진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키에 비해서 마른 몸탓에 몸싸움은 부족해도 발 기술이나 드리블은 꽤 괜찮은 편인 이 장신 공격수는 맨시티 전에서 넣은 인생골을 포함해서 9골이나 집어넣었습니다. 특기인 상대편 어깨짚고 헤딩으로 어시스트도 어느정도 기록했구요.
참고로 리그 9골은 리버풀의 수아레즈보다도 많은 숫자입니다......
13위. 노리치 시티 - 대상자 없음
12위, 스완지 시티 (11승 10무 14패, 39득점 45실점 골득실 -6, 승점 43점)
- 최고의 영입선수 : 길피 시구르드손(From 호펜하임, 임대)
- 리그기록 : 14(1)경기 7골 4어시스트
: 이번 겨울 이적시장, 아니 전체 이적시장을 합쳐도 최고의 영입란에 손가락안에 들 수 있을 선수. 스완지 시티는 승격팀 답지 않게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추구하면서 올 EPL시즌에서 주목받는 팀 중에 하나입니다. 스완지 시티는 전반기의 성적에서 더 향상되기를 원하였고 이에 영입한 시구르드손은 정말로 신의 한 수 였습니다.
큰 키와 어울리지 않게 시원시원한 움직임, 뛰어난 골 결정력,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질 좋은 스루패스까지.... 후반기에 벌어진 스완지 시티 대부분의 경기에서 MOM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고 당연하게도 EPL 빅클럽들의 주시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호펜하임에서는 팔 용의가 있다고 하니 이번 시즌이 끝나면 어느 팀으로 이적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선수입니다.
- 두번째 최고 영입선수 : 대니 그래험(From 왓포드)
- 리그기록 : 29(4)경기 10골 3어시스트
: 스완지 시티는 승격하면서 챔피언쉽 왓포드의 스트라이커인 대니 그래험을 함께 데려옵니다.
싱클레어와 네이슨 다이어의 앞에서 뛰어줄 원톱을 찾았기 때문인데 비교적 성공적으로 평가할 만한 리그 스탯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대니 그래험은 리그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달성해냈고 싱클레어의 원맨팀이 될 줄 알았던 스완지 시티에서 찬스 메이킹 뿐만 아니라 온 타켓 슈팅 비율을 꽤 높게 가져가는 등 평균 이상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스완지 시티는 전반기에는 그래험이, 후반기에는 시구르드손이 활약하면서 팬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11위. 선더랜드 (11승 11무 13패, 42득점 41실점 골득실 +1, 승점 44점)
- 최고의 영입선수 : 제임스 맥클린(From 데리 시티)
- 리그기록 : 17(3)경기 3골 4어시스트
: 맥클린은 느닷없이 선더랜드 공격을 좌지우지 해버린 선수입니다. 리그 초반에는 출장 기회를 거의 부여받지 못했지만
리그 중반을 넘어서고 마틴 오닐 감독이 부임한 뒤로 중용되면서 선더랜드의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사실 벤트너를 적을까도 했는데 공격을 전반적으로 이끌어냈다는 측면에서 맥클린에게 더 좋은 점수를 줄만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크레이그 가드너가 부진하고 라르손이 그만그만한 활약을 펼치는 것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선더랜드 팬들에게 단숨에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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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길이가 애매하긴 한데 맨유까지 다 적자면 길이 너무 길어질 듯 해서 두 글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EPL 강등 팀은 울브스 이외에 누가 될지 참 궁금해지네요.
개인적으로는 볼튼과 블랙번에 빌라가 의외로 위험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