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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31 11:48:06
Name
Eva010
Subject
[일반] 일본인 여자와의 연애....
회사 때문에 서울을 떠나와 부산에 혼자 살게 된 이후 참 쓸쓸하고 외롭더군요.
부산에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고 회사에는 제 나이또래는 한 명 밖에 없고 나머지는 대부분 띠동갑 이상이니 회사사람들과는
터놓고 이야기 할 사람이 없습니다.
집에 돌아오고 와서도 참 외롭고 쓸쓸해서 친구들에게 전화나 해보았지만
제가 제 나이대에 비해서 상당히 빨리 취직을 했기 때문에 친구들은 아직 취업준비중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애들이 전화를 반갑게 받았지만 나중에 전화하면 다들 바쁘다고 오래 통화를 못 하더군요.
친구들은 아직 취업준비중이기 때문에 애들에게 회사 이야기 같은걸 해보았자 별로 좋아하지 않을것 같고요.
그래서 이야기 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난게 일본 유학시절 새벽에 밤새네 즐겁게 일본인들과 skype로 음성채팅을 했던게 생각나더군요.
갑자기 그리운 생각이 들어 오랜만에 새벽에 skype에 접속했습니다.
제가 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일본인 개인 가이드를 해왔던지라 skype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일본인이 등록 되어있었습니다.
skype에 등록된 사람들 다수가 가이드를 했던 고객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늦은 시간이라 접속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더군요.
그래도 접속해 있는 여자애 한 명에게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저처럼 마침 잠이 안와서 컴퓨터 하던중이라더군요.
그리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skype에 등록 되어있지만 다수의 사람들을 가이드를 해주었던지라 이 여자애가 누군지 잘 기억이 안 나더군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전에 가이드를 해주었던 일본인 간호사 여자애더군요.
나이는 저보다 어리고 이 여자애도 집과 떨어져 지방에서 혼자 살더군요.
여러모로 저랑 상황이 비슷하더군요. 쓸쓸하고 외로워서 새벽에 잠도 잘안오고 여러가지 공감대가 형성이 되더군요.
그렇게 즐겁게 2~3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던것 같습니다.
다음날도 심심해서 skype에 접속해보니 또 있더군요.
이번에는 그쪽에서 대화를 걸어오더군요. 또 이야기 재미있게 나누었습니다.
거의 매일 회사가 끝나고 새벽에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회사 선배가 저희집에서 몇 주간 신세를 졌는데 정말 불편했습니다.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해도 선배가 바로 옆에 있으니 이야기를 하는데도 단답형으로 밖에 대답을 못 하겠더군요.
그래서 참 불편했는데 이 여자애랑 대화를 할 때는 선배가 있던 없던 상관없이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회사 일이 많아져서 점점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야근도 많아지고 새벽까지 일을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skype를 접속 안 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되자 이제는 skype가 아닌 국제전화로 일본인 여자애가 전화가 오더군요.
그리고 생일이나 발렌타인 데이날도 국제 우편으로 초콜릿이나 선물도 보내주더군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저도 답례로 화이트 데이날 국제 우편으로 사탕을 보내주었습니다.
야근을 할 때도 사무실에 아무도 없어 쓸쓸했는데 이 여자애랑 대화를 나누면서 일을 하니 참 즐겁더군요.
하지만 이러한 생활도 오래 지속되긴 힘들더군요.
야근을 할 때도 일에 집중을 해서 해야 할 떄가 있는데 이 여자애로 부터 전화가 너무 자주오더군요.
매일 매일 전화가 오다보니 이제는 서로 할 말도 별로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잠을 자려고 하면 새벽에 이 여자애가 전화를 계속해서 중간중간에 깨야되니 참 불편하더군요.
사실 이 여자애는 저에게 이성으로는 전혀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국적도 다르고 전 단순히 이야기 할 사람이 주변에 별로 없어서 이 여자애랑 통화를 한거지 별 다른 감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전화가 와도 받지 못 하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야근으로 너무 피곤해서 집에서 자고 있는데 전화가 오거나 아니면 회식중에 전화가 오거나 해서 전화를 받기 힘들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이 여자애가 술이 떡이 되서 저한테 전화를 걸어오더군요.
"왜 내 마음을 몰라 주는거야~"하면서 그동안의 감정들을 이야기 하더군요.
제가 일본인 가이드를 할 때 제가 직접 만든 요리 같은걸 선물로 많이 줍니다.
물론 이건 남자라던가 여자라던가 연령불문을 하고요.
가이드 할 때 뿐만이 아니라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도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만들어서 나눠줍니다.
아무튼 저는 별 생각 없이 만들어 준 요리 하나에 큰 감동을 했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고백을 하는데....
저는 할 말이 없더군요.
저는 술이 많이 취한거 같으니 다음에 이야기 하자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참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일본애 있을때도 지방에 사는 일본인 여자애가 매주마다 저희집에 놀러 온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저는
단순히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저희집에 이렇게 매주 놀러오는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때 상대방에게 고백을 들으니 정신이 멍해지더군요.
저는 유학생이라 돈도 없고 아르바이트를 주구장창 해야되서 바빠서 시간도 없는데 상대방은 대학생인데 지방에서 매주 저희집까지 왔다갔다 하는데 차비도 꽤 드는데 과연 이런 여자애를 사귈 수 있을까? 이것저것을 고민 해봤는데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나중에 유학생활이 끝나고 나서 한국에 돌아오고나니 일본어를 잊어버리고 싶지 않고 쓸쓸하다 보니 주변에 아는 다른 일본인 여자애와 사귀게 되었는데
전 국제 연애가 그렇게 힘든건지 처음 알았습니다.
2~3달에 한 번 만나고 만나도 딱히 할 수 있는게 없고 올 때마다 공항에 마중나가는 것도 너무나 힘들고 (상대방이 한국말을 모르니 어디 영화관을 갈 수도 없지요) 여자친구가 있다고 해도 평소에는 제 곁에 없으니 리얼리티가 없더군요.
단지 전화나 skype같은 걸로 상대방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을뿐...
연애의 즐거움 같은걸 느낄 수가 없더군요. 확실히 국제연애나 장거리 연애는 정말 저에게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는 저는 일본애들이 아무리 이뻐도 여자로 느껴지지가 않더군요.
지금 본문에 나와있는 여자애도 그렇고 유학시절에 만났던 여자애도 그렇고 외모는 절대 뒤떨어지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끌리는게 없습니다.
일본인 가이드를 할 때도 여자애들이 개인적으로 대쉬를 해오거나 아니면 스킨쉽을 요구하거나 이런적도 참 많았었는데 그
때도 딱 잘라 거절을 했습니다. 가이드라는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서 정말 피곤하더군요.
어떻게 사람을 딱 한 번밖에 안 보고 음성으로 이야기만 하고도 좋아 할 수 있는가?는 제 입장에서 이해가 잘 안가더군요.
제가 답변을 며칠째 안 주니까 전화가 다시 오더니 그 날 술먹고 무슨말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며 미안하더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상대방을 감정을 알게 된 이상 약간 거리를 두고 싶어지더군요...
오늘 아침에도 전화가 왔는데 한국에 조만간 찾아오겠다고 하는데...
이제는 만나기도 두렵습니다.
괜히 비싼돈 주고 한국와서 상처만 받고 갈 것 같습니다...
국적을 불문하고 남자 여자는 역시 친구가 될 수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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