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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1/09 21:44:54
Name Rein_11
Subject [일반] 서울 시장 선거를 통해서 야권에 부는 바람

서울 시장 선거를 통해서 (+ 나꼼수 방송 이후에) 부는 바람을 저는 크게 두 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민주당이 범야권에서 차지하던 독보적인 위치, 즉 범진보세력을 대표하는 정당으로써의 입지가 많이 퇴색되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뭉치야만 이긴다'라는 인식이 민주당 이외의 세력의 존재 의미를 더욱 가치있게 하는 원인이 된거 같습니다. 그 대표적인 일례로 진보신당, 민노당, 국민참여당이 언론에 언급되는 사례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러한 언론의 환경변화는 그동안 별 존재감이 없었던 진보세력이 나름대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예전 노회찬, 권영길씨 등장 때 반짝했던 그 때 보다도 지금이 그들의 정치적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라 봅니다.  진보세력이 조금만 유연한 자세로 이 기회를 잘 이용했으면 좋겠네요.
      
또한 서울 시장 선거는 '민주당만으로는 안된다' 라는 인식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도 파고 들어가는 계기가 되면서 그동안 항상 무시만 해왔던 진보세력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나는 계기가 된거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를 전후해서 아 우리편(?)에도 정말 인재가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개인적으로 민주당 외에는 눈여겨 보는 사람들이 없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서 그런 부분이 많이 희석되고 이런 인재들이 하나로 모여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민주당 이외에 다른 세력(민노, 진보신당, 국참당 등)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그들이 좋은 생각과 좋은 정책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알지만, 그들로는 결국 질 것이다 라는 것 또한 알기 때문입니다.
이런면에서 어쩌면 이번 나꼼수에 출연하신 유시민씨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번째는 역설적으로도 마치 시한부 생명을 살고 있는거 같은 민주당이 야권대통합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얻을 것이 많을거 같다는 것입니다. 사실 민주당은 대통령을 2명이나 배출한 정말 유력한 정당입니다. 민주당은 민주화 정통세력이라는 대의 명분을 가지고 있는 당이고 언론에 소개되는 빈도가 많지 않아서 그렇지 이 정권 내내 한나라당과 정말 치열하게 전쟁을 치러준 유일한 대항마였습니다. 참고로 이번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라는 거대정당이 가지고 있는 조직력도 새삼스럽게 다시 보았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이유로 정당의 존재가치가 많이 떨어져가는 과정 중에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시장 시장 야권 후보 경선에서 박영선 후보가 박원순 후보에게 밀리는 것이 이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젊은 세대에게서 멀어져 가는 노쇠한 정당이 되어 가고 있구나라고 느낀 사람이 저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분명 쇄신이 필요한 정당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야권대통합은 민주당 기득권층의 입장에서 단순하게 보면 민주당 일부의 밥줄을 끊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민주당이 사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야권대통합을 통해서 능력있는 진보 인사들이 대거 들어오고 민주당내의 반진보세력에 대한 퇴출 과정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그때는 정말 제대로된 야권이 탄생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 나온 기사를 보니 손대표가 주장했던 원샷통합경선에 반대하던 사람들을 바로 이런 퇴출대상 1호로 보면 될 거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이름들을 보면 호남지역에서 별 경쟁없이 국회의원이 되신 분들이 많습니다. 이 분들이 강조하는 것이 민주당의 정통성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분들이 현재 민주당의 정통성을 가장 많이 훼손하는 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를 건 잘라야 곧게 자라날 수 있겠죠.

또한 야권대통합을 민주당으로으로의 흡수통합식으로 생각을 해서는 곤란합니다. 야권 전체가 논의를 거듭하고 있는 통합신당이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 바로  "도로 민주당이다" 라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도로 민주당 인식은 예전 '열린 우리당'도 끝내 깨지 못했던 선입관이었습니다.  현 구조상 의석 2-3개짜리 군소 정당과 민주당은 체급에서부터 아예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민주당 인사가 많은 부분을 차치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만 통합신당을 바라보는 인식이 '도로 민주당이다'  라는 인식이 생기는 순간 통합의 효과는 안하니만 못한  생색내기 정도로만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진보 3당, 시민사회 등등에 포진하는 인재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들의 정책 중 많은 부분을 받아들여 보다 선명한 진보의 색을 낼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 반대하는 인물들은 다음 공천에서 확실히 배제를 해야겠지요. 그러나 이 과정은 민주당이 거의 해체 후 집합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고 사실 이 부분은 될지 안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야권대통합을 해야만 한다는 동력, 또는 당위성을 이번 서울 시장선거가 어느정도 제공해 준것으로 봅니다.

이 부분을 손대표가 해낸다면 그의 정치력에 대한 평가가 올라갈 것이고 유력한 대권주자가 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손대표가 이 과제를 큰 잡음없이 잘 이루어 내고 이것을 바탕으로 문재인급의 대중성을 가져야 야권후보 경선이 흥행을 할 것으로 봅니다. 재밌을거 같지 않습니까? 야당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조직력을 갖춘 거대야당의 대표와 단기필마이나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한 민주당을 제외한(혹은 민주당 일부와) 범야권 전체의 지지를 받는 문재인씨의 후보 경선. 경선 흥행을 위해 손대표의 지지도나 평가가 후보 경선전까지 가파르게 올라가기를 기대합니다.    



총체적인 관점에서 "서울 시장 선거를 통해서 야권에 부는 바람의 실체"는 "야권통합을 통한 반한나라 세력의 결집"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시대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역사적으로 시대 정신을 구현해 능력있는 새 피를 충실히 수혈한 정당은 결국 승리해 왔습니다. 민주당은 야권대통합을 당명이 사라지고 당이 없어진다는 관점이 아니라 썩고 구린 부분을 잘라내고 새로운 깨끗하고 능력있는 인사들이 들어와 당이 더욱 튼튼해지고 경쟁력있는 당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으로 인식하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주화 프레임에서 공정한 분배의 프레임으로 넘어가고 있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따라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진보3당 또한 사고의 경직성을 좀 버리고 이번에야 말로 덧셈의 정치를 한번 해보면 좋겠습니다. 일단 서로 협력해서 권력을 한번 잡아보고 실제 본인이 정책입안자가 되어 그토록 주장해왔던 정책을 실현해 국민이 받고 있는 고통을 경감하는데 힘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법안 발의가 가능한 10석정도를 계파 지분으로 요구하는 것 정도가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한 통합 방안으로 생각되고 있는거 같은데 이 이상의 판을 깰 만한 무리한 요구는 지양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처럼 민주당의 희생만을 요구할게 아니라 본인들도 어느 정도 굽히고 야권이 통합하는데 큰 힘을 보탰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안철수씨도 야권 대통합 경선에 참가하면 더할 나위 없는 시나리오가 되겠지만, 이게 무산된다면 적어도 야권 통합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 정도를 해줬으면 좋겠네요. 아뭏튼 서울 시장 보선이 야권에 여러가지 선물을 준거 같아서 사퇴라는 훌륭한 결정을 내려준 오세훈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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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09 21:46
수정 아이콘
오세훈 만세 ! 만세 !
아아.. 그는 진정한 요정이었습니다.
11/11/09 21:48
수정 아이콘
글 내용 중 손대표가 주장한 원샷통합경선을 원샷통합전당대회로 정정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블레이드
11/11/09 21:59
수정 아이콘
글쎄요. 위와 같은 취지로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자는 취지"로 창당한 당이 열린우리당아니었던가요?

그 결과는 뭐 지금과 같습니다만.
개미먹이
11/11/09 22:06
수정 아이콘
문제는 지금 혁신과 통합이 주장하는 야권통합에 진보신당 민노당 국참당 등 소위 진보정당이 회의적이라는 겁니다.
이미 심상정 노회찬 탈당 민노당 국참당 합당 실패 등 안좋은 소식만 들리고 있죠.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적극적이고요.
진보정당들이 현실적으로 정치에 임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m]
11/11/09 22:38
수정 아이콘
정당이란게 사람들이 모여있는거라, 단순 덧셈은 안되죠. 지역기반이 겹치는 사람들은 분명 나오게 되고, 그 두 지역기반이 합쳐지는 게 아니라 다른 하나의 지역기반은 버리는 거나 다름없어지기 때문에. 정말로 정당 수뇌부는 100번이면 100번 다 합당할 거에요. 직접적으로 본인들에겐 손해가 절대로 없으니까. 문제는 자신을 따르는 많은 사람들이겠죠.
11/11/09 22:41
수정 아이콘
오늘 민노당,국참당,진보신당 탈당하신분들이 13일날 합당하기로 발표하셨습니다
13일은 전태일 열사의 41주기이기도 합니다
통합당이 민주당과 잘 협의해 갈거라고 믿습니다
야권연대 라는 것이 시민들의 요구라는것을 서울시장선거에서 잘보여주었다고 봅니다
11/11/09 23:36
수정 아이콘
진보세력이나 시민사회단체쪽의 입장도 제각각이라 보는것이 민노당이나 진보신당탈당파는 진보세력의 확대를 위한 통합을 한다면 국참당이나 혁신과 통합은 정권교체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민주당이야 당연히 정권획득에 무게가 있고요.
저야 흑묘든 백묘든 쥐만 잘 잡으면 되기 때문에 모로가도 정권교체만 한다면 응원하겠지만 서로 입장이 다르기에 통합이든 연합이든 쉽지않아 보입니다.
모든 정파가 현실을 인정하고 정권교체에 모두 매진하길 바라는건 욕심이겠죠...그래도 민심을 잘 읽고 서로 욕심좀 버리면서 제발좀 정권교체를 위해 힘써주었으면 좋겠네요.
11/11/09 23:40
수정 아이콘
민노당,국참당,진보신당이 간과하는게 있습니다.
어제 오늘 손학규의 민주당이 이 정도로 열린 자세를 보인 상황에서 이제 공은 민노당,국참당,진보신당으로 넘어갔습니다.
만약 지금부터의 야권대통합논의가 진보신당이나 민노당의 반대로 실패하고 이게 악영향이 되어 결국 대선까지 진다면
(실제 그들만의 책임은 아니겠지만) 진보계열의 정당은 이 책임문제 때문에 앞으로 정말 아웃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적어도 저는 앞으로 한나라당 이상으로 밥상머리에서 초나치는 그들을 싫어하게 될 것입니다.

김어준씨나 유시민씨의 말처럼 대부분의 국민이 종북의 낙인이 찍힌 민노당을 제외하고 민주당이나 진보신당 국참당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낀다면 통합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정치인 자신이 주체가 아니라 국민이 주체임을 느끼지 못하면 그들은 정치를 해서는 안됩니다. 유시민의 말처럼 민주당과 진보계열당과의 아주 좁지만 아주 날카로운 관계를 한번 청산해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이번이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통합협상을 성실하게 하면서 본인들의 입지를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제가 보기엔 좋습니다.
그렇게 협상을 성실하게 하면서 결국에 결렬이 된다면 적어도 형식적인 면죄부라도 받겠지만, 협상자체에 대해서 거부를 한다거나 성실히 임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이유가 국민이 납득하기 힘든 차이 때문이라면 그들의 입지는 총선이후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민주당의 입지가 불안해진 현재에 최대한 승부수를 띄워서 본인들의 입지를 확보하고 국민이 요구하는 통합의 시대정신을 따르기를 기대합니다. 이것은 민주당도 맟나가지 입니다. 거대여당의 프리미엄을 내세워 진보삼당을 완전히 무시하는 방식으로 추친을 한다면 분명히 민주당이 버림받을 것입니다.
Cazellnu
11/11/10 05:40
수정 아이콘
유시민 대표의 말이 와닿더군요.
독야청청 고상함을 내세우고 있는동안
민생관련 법안 한줄 고쳐진적 없습니다.
정당이란 정권을 획득하기위해 존재하는 집단이고
시대의 흐름을 타지 못하는 정치라면 도태될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11/11/10 11:40
수정 아이콘
블레이드 님//

그 때의 열린 우리당과는 두 가지의 차이가 있죠..
첫번째는 진보세력까지 포함한 덧셈의 정당이라는 점입니다. 열린우리당때도 이렇게 진보세력까지의 통합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했죠.
무엇보다도 민주당과 진보세력간의 작지만 좁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자체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하고 적어도 열린 우리당 이상의 진보인사와 진보정책을 당 전면에 내세우는 변혁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두번째는 민주당 지도부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지금의 정치 지형이 "뭉쳐야만 이긴다" 라는 명제가 지배하고 있는 시대라는게 중요한 것이겠죠. 민주당 지도부도 이번에 실패하면 결국 우리도 끝이다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변화의 대세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손학규의 판단이 돋보입니다. 본인이 어떻게 해야 가치가 올라가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아뭏튼 야권을 지지하는 국민의 바램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성실하게 통합에 임하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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