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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06 19:51:11
Name 브릿덕후
Subject [일반] E.T 재개봉 특집 - 스티븐 스필버그의 'E.T'가 특별한 이유

스티븐 스필버그의 ‘E.T'가 특별한 이유


스티븐 스필버그의 'E.T'. 지금은 이미 진부한 공상과학 (외계 생명체) 내용을 토대로 한 특출날 것 없는 CG효과, 아동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영화가 실로 대단한 것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임에도 평범한 주인공을 가지고서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전개 없이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선사했다는 점이다.













초현실적 소재의 개연성의 차별화



관객들은 대부분 애초에 영화가 대부분 허구적인 사실에 초점 맞추는 경우가 많기에,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는 영화적 허용 기법을 용납한다. 더군다나 공상과학물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지나치게 개연성과 핀트가 어긋나는 작위적인 설정들이 난무한다면 관객들은 극에 몰입하지 못하고 영화의 전개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은 이러한 약점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몇 가지 설정을 둔다. 대표적으로 매트릭스의 경우에는, 처음 네오가 평범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그 이후 스미스 일당과 얽히고, 트리니티에 끌려 초현실적인 매트릭스의 세계로 입문하여, 그러한 세계를 믿지 못하던 네오를 구원자의 존재로 믿게 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네오와 같이 공상 세계에 함께 여행한 듯 하는 느낌을 주는 방식을 택한다. 매트릭스와 더불어 많은 영화들이 이처럼 먼저 평범한 세계를 보여주고 → 초현실적 세계로 입문 → 주인공을 믿게 함으로써 관객도 같이 영화에 빠지는, 그러한 방법들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E.T는 이런 틀에 박힌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먼저 오프닝에서 E.T의 존재를 보여준다. 우주선에서 한 버림받은, 정체불명의 초현실적 존재의 외계인을 먼저 보게 되는 관객들은 그러한 외계 생명체가 어떠한 존재인지 먼저 궁금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E.T가 겁이 많고 불빛에도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관객들은 '사람'이 아닌 '외계인'이라는 존재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을 느끼지 못한 채 어느 샌가 그에게 동화된다.



오프닝의 강렬함은 실로 매우 중요하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그리고 막 시작됐을 때 기대에 부풀어있는 관객들에게 어떠한 흥미와 몰입도를 선사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숙제를 E.T는 위와 같은 차별화된 방식의 전개로 관객의 영화에 대한 의심을 말끔히 지워버린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스토리, 그러나 전 세대를 아우른다



E.T의 주인공은 엘리엇을 중심으로 한 아이들이기 때문에, 어린이의 눈높이와 그에 맞는 대사들로 이야기가 꾸며져 있다.
하지만 E.T를 단순히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한 작품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는 믿음과 불신이라는, 어른들에게도 꽤나 골치 거리인 문제를 현실을 넘어서 초현실적인 세계 속에서 탐구하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불이 들어온 손가락을 엘리엇의 이마에 대고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을 것'이라는 대사를 말할 때, 어떠한 것을 간절히 소망하면 그것은 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초반부터 간간히 등장하여, 엘리엇과 E.T를 굉장히 괴롭히는 악당처럼 보였던 열쇠고리 남자는 알고 보았더니 E.T와 엘리엇의 작별을 보면서 그와 똑같은 동심의 믿음을 가진 자였다. 그가 만약 정말로 악당이었다면? 과연 그러한 마음을 품고 있었을까? 이 영화의 이야기는 철저히 아이들과 E.T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결국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주제의식은 단순히 어린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시사해주는 점이다.













비주얼과 음악의 환상의 조합



이 영화의 백미 라면, 역시 어른들에게 쫓겨 자전거를 타고 E.T와 도망치려는 아이들이 하늘을 나는 장면이다.
하늘을 나는 것은 현실 세계와는 거리가 먼, 일종의 '마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자전거를 타고 나는 두 장면들 (달과 숲을 배경으로, 거기다 존 윌리엄스의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까지 곁들여진) 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여 관객들도 그들과 함께 푹 빠져, 함께 동행 할 수 있는 꿈의 여행으로 인도한다.













평범한 캐릭터가 오히려 강점



엘리엇은 평범한 가정의 지극히 평범한 소년이다. 헌데, 갑자기 웬 외계생명체가 찾아와 비범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런 상황을 관객들은 대다수 믿지 않지만, 그래도 엘리엇은 그저 많은, 똑같이 평범한 소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리 하여 그들은 자신들과 엘리엇을 거리감을 두지 않고 가까이 할 수 있다. 바로 '평범함‘의 힘이다. 평범한 사람이 독특하고 황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스토리라인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전형화 되어 있지만, E.T가 대중들을 사로잡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점이다. 엘리엇과 같이 하면서 관객들은 평범한 주인공이 E.T를 데리고 탈출을 감행하는 대담하고도 비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고, 대중들은 거리감을 좁히게 된다.













마무리하며



분명 시대가 지남에 따라 영화의 기술적인 완성도는 더욱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E.T가 시대와 세대를 넘어선 걸작으로 불리 우는 이유는, 단순히 비주얼적인 요소가 당시에 획기적이었다는 점 뿐이어서가 아닌,
세대를 아우르는 간결하고도 따뜻한 스토리를 만들어낸 각본 멜리사 마티슨, 그리고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힘을 보여주는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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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원문을 그대로 퍼온 거라 존어체가 아닌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p.s  E.T에 대해서 부족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저의 애정이 담긴 글을 써놨다가 묵혀놨었는데,
이번 주말부터 CGV 5군데서 왕십리, 일산, 상암, 송파, 오리 8/6~8/7 주말 상영 시작으로
11일부터 31일까지 26여개 CGV극장에서 순회 상영한다길래 조심히 올려봅니다.
이번에 개봉되는 판본은 개봉 20주년인 2002년에 새롭게 편집된 버전을 다시 상영하는 것 같습니다.
추억의 걸작에 다시 한번 빠져보고 싶으신 분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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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06 20:01
수정 아이콘
제가 워낙 어릴때 개봉했다보니 본적은 없지만 하늘을 나는 자전거 장면은 알겠네요~

개인적으론 A.I를 정말 감동적으로 봤었는데 정말 스필버그감독 영화는 다 좋은거 같아요(괸히 거장이 아니겠죠?^^;)
오크의심장
11/08/06 20:24
수정 아이콘
저 꼬마애가 드류 배리모어였죠?
솔직히 잘 기억이 안나는 영화라 재밌었는지조차도 잘 모르겠네요.
같은 SF스타일의 미지와의 조우나 8번가의 기적도 어렴풋이 생각나는 영화고...
삶이춤추도록
11/08/07 00:00
수정 아이콘
제 인생의 첫번째 영화네요.

유치원이었나 국민학교 저학년때였나..그 무렵 고등학교 교사셨던 어머님 따라 가서 봤던 영화..아직도 기억납니다.

당시에는 학교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치면 학교단체관람이 있던 시절이라 교사이신 어머님덕에 봤었죠.

내용은 자전거를 타고 달을 지나치던 장면밖에는 당시에는 기억도 안납니다.

실제 내용은 훗날 TV에서 방영해줄때 보면서 저런 영화였구나 했죠..

기억이 나는건 수많은 여고생 누나들에게 둘러쌓여 이쁨(?)을 마구마구 받았던 기억뿐...하하
11/08/07 01:25
수정 아이콘
아....ET
제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게 만든 작품입니다.
초등학교때 처음 보고 혼자서 질질 짰었는데.... 수 년전 다시 봤는데 그 감동은 여전하더군요.
재개봉 버전 보고싶은데... 한국이 아니라서.. 아쉽네요.
뺑덕어멈
11/08/07 09:04
수정 아이콘
ET가 신약성서을 재해석한 듯한 스토리더군요.
하늘에서 내려와 이적을 행하고 다시 하늘로 감.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을 것'은 예수의 마지막 말과 같은거 같네요.
그래서 ET가 많은 공감을 불러왔다고 하네요. 이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를 재해석했으니.
11/08/07 18:11
수정 아이콘
뻘플이라 죄송하지만
E.T 상영당시 영화관에서 생생하게 관람하고 감동받았음에도
덕분에 묻혀버린 블레이드러너를 한참 후에 티비에서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E.T의 흥행때문에 묻혀버린 블레이드 러너는 시간과 기술을 초월한 영화였지 않나 생각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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