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만 보면 베텔의 무난한 폴투윈으로 보이지만 경기내적으로는 지난 스페인 GP보다도 더욱 다이나믹한 경기였습니다. 베텔이 2011 F1 6라운드 모나코 GP에서 진땀승부 끝에 경기 막판 나온 세이프티카와 레드플래그에 힘입어 폴투윈을 달성, 독주를 이어나갔습니다.
모나코 GP가 열리는 몬테카를로 서킷은 모나코의 아름다운 시가지와 항구를 배경으로 하여 보는 이들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서킷으로 손꼽히지만 드라이버들에게는 좁은 노폭, 불규칙한 노면, 쉴새없이 이어지는 블라인드 코너 등으로 인해 드라이버들에게는 매우 높은 난이도와 사고위험으로 악명높은 서킷이기도 합니다. 이번 GP에서도 연습주행부터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HRT의 리우찌가 생 데보 코너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며 프론트가 망가지며 퀄리파잉을 불참했고, 메르세데스의 니코 로즈버그 또한 시케인 앞에서 그립을 잃으며 슬립하며 프론트 서스펜션과 윙이 망가졌으나 다행히 퀄리파잉 전까지 수리에 성공하며 퀄리파잉은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퀄리파잉에서는 Q2에서 르노의 페트로프와 하이트펠트가 동반 탈락한 가운데 루키 페레즈와 말도나도가 Q3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으나, 페레즈가 Q3 2분여를 남기고 니코와 같은 구간인 시케인 앞에서 오른쪽 가드레일과 충돌한 뒤 시케인의 방호벽을 옆으로 들이받는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마샬들이 사고 현장을 막으로 가리는 모습이 나오며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다행히 페레즈는 경상에 그쳤습니다. 한편 이 사고로 수십분간 레드 플래그가 선언되면서 레드 플래그의 제일 큰 희생양은 마침 그 타이밍에 플라잉랩을 시도하던 루이스 해밀턴이 되었는데, 해밀턴은 경기 재개 후 마지막 플라잉 랩에 도전했지만 시케인을 가로질러 통과하는 실수를 범하며 기록을 인정받지 못하고 9그리드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베텔이 다시금 폴포지션을 차지하며 올해 6개 그랑프리 중 스페인을 제외한 5개 그랑프리에서 폴포지션을 독식했고, 뒤를 버튼-웨버-알론소-슈마허가 이었습니다.
스타트에서는 웨버가 이번에도 스타트 미스를 하며 알론소에게 3위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나고 말았으며, 5그리드의 슈마허가 스타트를 제대로 못해 10위로 밀리고 말았습니다. 첫 피트스탑부터 레드불답지 않은 크루들의 실수가 연발하면서 경기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베텔이 피트스탑에서 버벅이는 사이 선두로 치고나간 버튼은 차이를 쭉 벌리며 선두를 질주한 가운데 경기 중반으로 흘러가면서 큰 사고가 터졌습니다. 그랜드호텔 헤어핀에서 해밀턴과 마싸의 접촉에서 마싸가 프론트 윙을 잃었고, 이 영향으로 마싸가 터널 방호벽에 충돌하면서 리타이어 하며 시즌 첫 세이프티카가 나왔습니다. 버튼은 이미 2스탑을 마친 상태였고, 알론소도 세카 선언과 동시에 2스탑을 마쳤지만, 미처 두번째 핏스탑을 하지못한 베텔은 세카로 인해 핏스탑을 한번 더한 버튼/알론소와 차이가 거의 없어지는 상황에 몰렸습니다. 베텔은 어쩔수 없이 그대로 1스탑 버티기를 시도하게 되었고, 타이어 상태가 훨씬 좋은 알론소와 버튼의 강한 압박을 받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위기에 몰린 베텔이 침착하게 알론소와 버튼의 추월 시도를 끝까지 막아내는 와중에, 베텔에게 경기 막판 한줄기 빛이 된 두번째 세카 상황이 나왔습니다. 스위밍풀 구간에서 알게수아리-페트로프-해밀턴이 연쇄추돌하면서 알게수아리-페트로프는 리타이어, 해밀턴은 리어윙에 손상을 입는 상황이 나오면서 두번째 세카가 선언되었고, 페트로프가 자력으로 머신을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앰뷸런스가 나오는 상황이 되며 레드 플래그마저 선언됩니다.(페트로프는 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없다고 합니다.) 타이어 교체가 허가 되면서 타이어 상태에서 버튼과 알론소가 가지고 있던 이점은 사라져 버렸고, 베텔은 남은 6랩마저 무난히 버텨내며 진땀승을 챙겼습니다.
베텔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피트크루의 미스에 작전미스가 겹치면서 피렐리의 소프트타이어로 60랩 가까이 버티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침착하게 끝까지 잘 방어해냈습니다. 막판 세카와 레드플래그는 베텔에게 운이 따라준거라 볼수 있지만, 그전에 나온 엄청난 버티기가 아니었으면 그런 운도 없었을 것입니다. 시즌 6경기 중에 5승, 2위 한번. 고속서킷 저속서킷 가릴것 없이 강한 모습. 2002년 슈마허의 전경기 포디엄 기록에도 도전해볼 만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페이스가 좋습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안듭니다. 고바야시와 수틸도 1스탑으로 타이어 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5위와 7위를 차지했으며, 오늘 많은 사고와 관련된 해밀턴은 6위로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바리첼로는 9위로 천신만고 끝에 윌리엄스에 시즌 첫 포인트를 안겼습니다.
부상당한 페레즈와 페트로프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며, 다음 레이스인 캐나다 GP는 2주 후인 6월 10~12일 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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