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의 황제라 불릴 수 있는 피트샘프라스의 전성기는 90년대,
그 다음 테니스 황제라 불리는 로저 페더러가 부각된 건 2003년..
그 사이에 있던 몇년의 공백기동안 테니스계를 호령했던 3명의 신세대 테니스 스타가 있었습니다.
매년 수십개의 라켓을 부시며 선수생활동안 3백여개의 라켓을 부셨다던 다혈질 80년생 마라트 사핀,
시도때도없는 커어어어~~머머어~~~온!!!으로 상대선수의 피와 침샘을 끓게했던 81년생 레이튼 휴이트,
심판과 미디어에게 거친언동을 서슴치않지만 미워할 수 없던 장난꾸러기였던 82년생 앤디 로딕.
메이저대회중에서도 최고라 할 수 있는 US오픈을 나란히 한번씩 제패했고,
기나긴 피트샘프라스의 시대를 종결시켰던터라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첫끝발이 개끗발인가요..-_- 사람들이 기대했던만큼의 활약은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사핀은 2009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했고,휴이트도 간간히 활동을 보이긴 하지만 선수생활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로딕은 아직 탑텐안에 들고 있지만,작년 북미춘계하드코트 시즌이후 기나긴 부진에 빠져있습니다.
3월에 있을 북미시즌의 2개 마스터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탑텐밖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탑텐밖으로 밀려난다는 이야기는 극상위권 랭커들을 초반에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고 점점 하위랭커의 늪에 빠진다는 이야기..
이제 21세기초반을 장식했던 세선수의 스토리를 정리할때가 온 것 같습니다.
메이저대회중에서 최고라 할 수 있는 US오픈을 나란히 차지했고,성격마저 비슷했던
세 악동들의 선수시절을 반추해봅니다.
통산성적 (기준일 2011년 1월26일)
휴이트: 투어 542승193패 승률 0.737 타이틀29회. 메이저 134승46패 승률 0.744 타이틀 2회. ATP1000 121승61패 승률 0.665 타이틀 2회
투어파이널 2회 우승
로딕: 투어 559승182패 승률 0.754 타이틀29회. 메이저 116승38패 승률 0.753 타이틀 1회. ATP1000 148승60패 승률 0.712 타이틀5회.
사핀: 투어 422승267패 승률 0.612 타이틀15회. 메이저 95승38패 승률 0.714 타이틀 2회. ATP1000 114승82패 승률 0.582 타이틀5회
테니스의 황제라 할 수 있는 비욘보그,이반렌들,피트 샘프라스,로저페더러,라파엘 나달에 비해선 저조한 승률이지만
휴이트와 로딕이 기록하고 있는 7할대중반의 승률은 굉장한 승률입니다.
앞으론 승리보다 패배에 익숙해질 이들이기에 둘의 통산승률은 현재보다 낮아지겠지만
휴이트가 7할의 승률로 추락하려면 39연패를,로딕은 58연패를 기록해야합니다.
패배를 하면 경기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토너먼트의 특성을 감안하면 두 선수 모두 최종적으로 7할이상의 통산승률을 기록할테고
(가뜩이나 선수생활막바지인데.. 10여개대회에서 연속 탈락하면 이 둘도 은퇴하지 않고 못 배길 듯)
이 승률은 쿠리어,카펠니코프,마르셀로 리오스,카펠니코프,래프터등이 기록하는 6할중후반의 승률을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샘프라스 0.774, 아가시 0.760, 에드베리 0.749, 베커 0.769)
http://en.wikipedia.org/wiki/ATP_1000#Singles_3
하지만 냉정히 따지면 업적에 비해 승률이 뻥뛰기된 감이 있습니다.
양민학살이라고 해야되나요? 메이저대회와 마스터스에서의 우승경력은 많지 않습니다.
이들이 두각을 나타냈던 90년대후반과 00년대 초반엔 중견강자와 노장들과 사투를 벌였고
절정기에 도달한 00년대 중반엔 페더러란 태양과 나달이란 신성에 빛을 바랬습니다.
사핀은 둘에 비해 저조한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경기수또한 적구요.
하지만 우승횟수에 비해서 굵직한 타이틀을 많이 차지했습니다.
00년 US오픈 피트 샘프라스,05년 호주오픈에서 로저 페더러
전성기의 황제를 무릎꿀리게 했던 승리는 사핀에게 스탯을 뛰어넘은 강력한 아우라를 만들어냈습니다..
랭킹
http://en.wikipedia.org/wiki/ATP_Rankings#Number_one_ranked_players
휴잇 : 랭킹등장 97년1월27일. 100위등극 99년2월1일.탑텐등장 00년5월15일 마지막탑텐 06년6월26일.현재 54위
넘버원 01년11월19일 등극 80주 역임.
http://www.atpworldtour.com/Tennis/Players/Top-Players/Lleyton-Hewitt.aspx?t=rh
로딕 : 랭킹등장 00년3월6일. 100위등극 01년4월2일. 탑텐등극 02년8월5일.현재 8위.
넘버원 03년11월3일등극 13주 역임.
http://www.atpworldtour.com/Tennis/Players/Top-Players/Andy-Roddick.aspx?t=rh
사핀: 랭킹등장 96년9월9일.100위 등극 98년 6월8일. 탑텐등극 00년12월6일. 마지막탑텐 05년10월31일.68위로 은퇴
넘버원 00년11월20일 등극 9주동안역임.
http://www.atpworldtour.com/Tennis/Players/Top-Players/Marat-Safin.aspx?t=rh
1위에 제일 먼저등극했던 건 맏형인 사핀이었습니다.
하지만 굴곡이 많았던 랭킹사네요. 부상앞에 좌절한 불운한 천재답습니다.
제일 화려했던 건 휴잇입니다. 가장 오래 1위에 등극했었고 탑텐안에도 제법 오래 머물렀습니다.
다만 탑텐에 밀려난 06년 6월이후 단 한번도 그 자리를 탈환하지 못했던 건 승부욕의 화신답지 않습니다.
스피드에 크게 의존하는 플레이어들은 장수하지 못한다는게 정말일까요?
마이클 창도 만26세가 되던 98년도에 탑텐에 밀려난 후 단한번도 탑텐을 탈환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꾸준했던 건 로딕이네요. 최초탑텐등극 후 8년동안 10위권밖으로 밀려난 기간은 18주밖에 안됩니다.
이중 절반은 탑텐에 처음 등극했던 02년에 집중되어있구요,놀랍게도 최하랭킹은 13위에 불과했습니다.
장난꾸러기악동 이미지완 달리 로딕은 그 누구보다도 꾸준했습니다.
이형택과 상대전적
휴이트 2:0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L311&oId=H432
로딕 10:1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L311&oId=R485
사핀 1(2):1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L311&oId=S741
휴이트에겐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챌린저투어에서 만나 1패를 추가로 당한 적이 있네요.
윔블던에서 휴이트를 잡을뺸했으나 풀세트접전끝에 역전패당한 아픈 기억이 있네요.
결정적인 순간에 오심이 있었단 뒷이야기도 있습니다.
이형택선수에게 로딕은 거대한 벽이었습니다. 이따금씩 세트를 따내곤 했지만 밀리는 전적은 숨길 수 없네요.
북미하드코트가 주활동무대였던 두선수였기에 랭킹에 비해서 많이 맞부딪쳤습니다.
로딕에게 좋은 성적을 올렸다면 이형택선수의 업적은 좀더 높아졌을 겁니다.
실제로 로딕을 이겼던 2003년 시드니오픈은 이형택선수의 유일무이한 투어타이틀로 남아있습니다.
사핀에겐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3번맞붙었는데 1번은 사핀의 기권으로 인한 이형택선수의 승리였습니다.
다만 ATP에선 기권승은 전적에서 누락시키기에 승부계산엔 집어넣지 않았습니다.
07년도 이형택선수가 거둔 승리는 국내매스컴에 제법 크게 보도가 됐죠.
나달과의 상대전적
휴이트 4:6 <U>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N409&oId=H432</U>
로딕 3:6 <U>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N409&oId=R485</U>
사핀 0:2 <U>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N409&oId=S741</U>
휴이트는 처음 3연승을 포함, 4승1패로 앞서나갔었지만 이후 나달에게 5연패를 당하게 됩니다.
휴이트가 가지고 있던 최소전적 400승의 기록도 나달이 가져가게 되죠.
로딕은 나달에게 생각보다 선전했습니다. 주요활동무대가 달라서인지 생각보다 격돌횟수가 적습니다.
나달이 각광을 받았을무렵 사핀은 사실상 투어경쟁에서 밀렸던지라 별다른 경기가 없었네요.
서로간의 상대전적
로딕VS사핀 4:3 <U>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R485&oId=S741</U>
로딕VS휴이트 6:6 <U>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R485&oId=H432</U>
휴이트VS사핀 7:7 <U>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H432&oId=S741</U>
동시대 라이벌답게 정말 팽팽했습니다. 이중 재밌는건 로딕과 휴이트의 관계..
초반 3연승포함 휴이트가 6승1패까지 내달렸으나 뒤에 따라잡혔습니다.
100위권외로 밀리다 재기의 날갯짓을 펼쳤던 2009년 휴잇은, 로딕에게 3연패를 당하며 그 날개를 접어야했습니다..
특히 윔블던 8강에서의 패배는 정말 뼈아팠죠.
<U></U>
페더러와 상대전적
휴이트 8:17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F324&oId=H432
로딕 2: 20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F324&oId=R485
사핀 2:10
http://www.atpworldtour.com/Players/Head-To-Head.aspx?pId=F324&oId=S741
페더러와 3선수는 동년배였는데요.. 결국은 테니스선수로썬 대기만성인 페더러에게 따라잡혔네요.
휴잇에게 페더러는 좋은 한끼 식사거리였습니다.
상대스코어는 6:2로까지 벌어졌었고,9번째 경기였던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선
2:0으로 뒤진 상태에서 3세트를 타이브레이크로 따낸 후 리버스스윕을 먹이는 대굴욕을 안겨줬습니다.
이 상태라면 페더러가 휴이트에게 트라우마를 가져야하는게 정상인데..
이 경기후 7년동안 휴이트는 페더러에게 15연패를 당하게 됩니다..
한선수와 15회를 만나기도 힘든데 가히 테니스 기네스에 오를만한 기록입니다..-_-;;
로딕과 페더러의 악연은 유명하죠. 페더러에게 5할의 승률만 거뒀으면 로딕의 커리어는 보리스 베커와 비견되었을 겁니다.
가장 선호하는 코트를 페더러와 공유한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이정도의 상대승률을 가지고도 8년동안 탑텐에 버텼다는 건오히려 로딕의 정신력도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가장 아쉬웠던 건 09년 시즌... 로딕답지않게 클레이코트였던 마드리드오픈 8강전에서 페더러를 매섭게 몰아붙였고,
윔블던 결승전에서도 두고두고 회자될 명승부를 펼쳤지만,모두 패배를 기록합니다.
로딕이 태웠던 마지막 불꽃이었는데,아쉽게 사그라들었네요.
사핀도 페더러에게 상대스코어가 천적수준이지만 로딕에 비해선 그 이미지가 약한 편입니다.
05년에 벌어졌던 호주오픈준결승덕이 큰데요.
04~07년 무적모드를 달렸던 로저 페더러를 메이저대회 하드코트에서 잡은 선수는 사핀이 유일했습니다.
사핀이 제 컨디션을 100%유지했었다면 테니스계의 판도는 변했으리란 예상에 저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3명의 악동이 만개하지 못한 것은 페더러의 영향이 큽니다.
페더러와 이 3명이 물고물렸다면 00년대의 테니스계는 또다른 황제가 출현한게 아니라
80년대중후반처럼 스테판에드베리,보리스베커등 동등한 라이벌이 공존하는 시대로 기억됐겠죠.
이젠 이들 악동3인방의 커리어에 마무리를 지을 시점이 왔네요.
시간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습니다. 회광반조할 수 있겠지만 피어오른 불꽃이 횃불로 살아나진 못하겠지요.
로드레이버,비욘보그,지미코너스,존 맥켄로,이반렌들,피트 샘프라스등의 전설과는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이들과 동시대를 공유한 우리들에겐 추억의 책갈피에 꽂아줄만한 선수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들의 커리어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커리어가 현재진행중이라고 생각하겠죠.
휴이트는 작년 할레오픈에서 페더러를 이기며 기나긴 연패행진에 종지부를 찍었구요,
로딕은 탑텐에 남기위해 자신의 주무대라 할 수 있는 북미춘계하드코트 시리즈에서 분투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둘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멤피스 오픈 8강전에서 격돌을 하게됐네요.
남들에겐 ATP500시리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흔하디흔한 8강전중 하나라 생각하겠지만,
이들에겐 팽팽한 상대전적의 균형을 깰 수 있는 마지막 승부일지도 모르겠네요.
평범하다면 평범한 경기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건 그들의 선수생활을 지켜봤던 팬들의 특권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