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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18 21:22:07
Name 화이트데이
Subject [일반] 2011 수능 후기.
안녕하세요. 2011 수능을 마치고 왔습니다. 생각 외로 수리 점수가 잘 나와서 개인적으로 기쁜 마음에 예전에 다녔던 학원까지 다녀왔습니다. (자세한건 밑에서) 첫 수능이자 마지막 수능(?)의 느낌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0. 수능 전
수능 전에는 수갤에 올라온 유일하다시피한(?) 개념글인 수능 전 준비물을 참고하였습니다.
http://gall.dcinside.com/list.php?id=maybee&no=146205
개인적으로 이 글을 보고 난 이후, 수능을 보아서 느꼈습니다만, 이 글은 정말 완벽합니다. 진리입니다. 빠뜨려서는 안될 것, 해야하는것, 해서는 안될 것을 모두 적어놓았습니다. 2012 혹은 그 이후의 수능을 준비하시고 계신 피지알 유저는 참고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전날에 크게 긴장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수시에 합격한 상태였고 '얼마 되지도 않는 최저등급 넘기기' 에 초점이 맞춰진 수능이다보니 다른 수험생에 비해서는 마음이 상당히 편했습니다. 수능이고 무슨 시험이고 긴장하면 망합니다. 최대한 낙천적으로 생각하시고 자신감을 가지시면 저처럼 모의고사 대비 점수가 50점 오르는 대박 결과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10시쯤에 잠들었습니다.

알람은 5시 30분에 맞춰놓았습니다만, 긴장해서 그런지 몸이 5시에 알아서 기상을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간단히 세수를 한 뒤에 6월, 9월 모의고사의 언어와 외국어 듣기 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듣기는 매일매일 꾸준히 해주는게 중요합니다. 전날에 꼭 해주시고 가면은 마음도 편하고, 잘 들립니다.) 그리고 샤워를 한 뒤에 1시간 전에 시험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위 글에도 나와있지만 일찍 갈수록 좋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주 반갑게 맞아주셔서 더 잘쳤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시험 시작 전에는 6월, 9월에 풀었던 언어영역 비문학, 특히 저는 취약한 예술 분야를 보았습니다. (갑자기 시험치는거랑 중간에 보는거랑 독해 속도도 차이가 나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붙습니다.)

#1. 수능 언어영역
전체적인 평을 내자면 어려웠습니다. 정확히는 상대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6월, 9월 때가 정말 쉬웠거든요.
저는 운이 좋아서 그런지 점수가 나쁘지 않게 나왔습니다. 저도 풀 때에는 정말 '아, 이러다가 6월 때처럼 4등급 크리를 맞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도 1등급이 나왔습니다. 언어영역은 문학과 시가 무난하게 나온 반면 비문학이 까다롭게 나왔습니다. 유머게시판에 올라와있는 포인터에 관한 비문학은 지문은 까다롭습니다만, EBS에서 기출된 내용이고 무엇보다 문항 수가 적고 문제의 난이도 자체는 쉽다보니 수월하게 넘어갔습니다만, 문제는 과학 지문(그레고리력&율리우스력)과 언어 지문(합성어의 변천사?)이었습니다. (언어 지문 3문항 중 2문항은 정답률이 전부 50% 이하를 웃돌고 있습니다. 과학지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언어 지문의 저 문항을 둘 다 틀렸더군요.

#1.5 수능 포기
언어영역 보고 깜놀한 몇 분들이 퇴실하셨습니다. 수시 합격하고 강제로 온 분도 있겠지만... 혹시나 다음 수능을 준비하고 계신 수험생이라면 '하하, 언어 망했다. 재수해야지' 같은 마인드 가지셨으면 당장 버리세요. 저도 한 때 의대가느니 뭐니 해서 재수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만, 그런 식으로 재수를 생각한다는건 정말 멍청한 생각이란걸 깨달았습니다.

#2. 수능 수리영역 (가)형
수리영역도 까다로웠습니다. 9월 > 수능 > 6월의 난이도였습니다. 9월과 마찬가지로 평이한 문제에 변별력을 내기 위한 문제가 5문항 정도 출제되었는데 그 5문항이 모두 까다로웠습니다. 미적을 제외하면 대표적으로 11번, 17번, 22번, 24번, 25번을 들 수 있겠네요.
미분과 적분의 난이도도 2문제는 쉽게, 1문제는 보통, 2문제는 어렵게 출제되었습니다.




다같이 풀어보아요~1

그리고 이건 재미로 하는 말인데 짝수형에 해당하는 것이겠지만 짝수형은 9월과 똑같이 찍고 주관식 1/2 x 60 하면 전부 정답입니다. 좀 재수없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29번 30번을 반쯤 풀고 못풀었는데 제가 저렇게 해서 다 맞췄습니다(...)

#2.5 점심시간
운동장 센터를 점령하였습니다. 운동장이 무려 잔디구장(...)
참고로 밥은 적게, 최대한 꼭꼭 씹어 드시고 중간중간에 촥헐릿같은 것을 통해서 당을 보충하는게 좋습니다.

#3. 외국어 영역
외국어는 6월, 9월에 너무 포풍이었기 때문에 수능은 체감상 쉽게 느껴졌습니다. 듣기도 6월, 9월에 비해 매우 쉬웠기 때문에 꼭 듣기 하나씩 틀리던 저도 듣기를 다맞추고 무난하게 시작했습니다. 또한, EBS에서 엄청난 양의 지문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제가 아는 EBS 문제만 20문제 정도였고 어휘, 어법, 내용일치 등 모두 EBS.) 더욱 쉽게 느껴진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예상한 대로 EBS 문제를 제외한 문항은 엄청난 난이도로 나와 수험생들을 당황시켰습니다. 대부분이 빈칸추론이었고 26번 문제는 문장이 4줄 밖에 안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하였습니다.


다같이 풀어보아요~2

#4. 과학탐구
과탐은 전에 비해서 변별력을 내기 위한 문제의 난이도가 좀 더 높아졌기 때문에 어려워졌다고 평하고 싶군요.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6월에 1등급, 9월에 1등급 나왔던 생물이 4등급이 나왔단겁니다. 여러 분들도 좀 잘나왔다고 방심하고 놓지 마세요. 저처럼 됩니다.

제가 느끼기에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역시 화학2의 20번이 아닐까싶네요. 과탐 문제 한 문제 주제에 혼자서 반 페이지를 다 차지하는 위엄을 보여주었습니다.


다같이 풀어보아요~3

#5. +α
전체적인 총평이라면은 어려웠습니다. 아마도 다음 해 수능은 더 어렵게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외국어가 어렵게 나오고 언어와 수리는 쉽게 나올거라는 많은 강사들의 예상을 깨고 정 반대로 나왔듯이 다음 해 수능은 예상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열심히 하면은 좋은 결과가 나올거라 밉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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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10/11/18 21:43
수정 아이콘
수고했어요 토닥토닥. 이제 성인으로 한발짝 한발짝 나가실텐데 일이년새에 세상이 참 내맘같이 않구나 그런생각 많이 드실겁니다. 항상 용기 잃지 마시고 인생의 가장 빛나는 황금기 20대를 남부럽지 않게 보내시길 빌어요.
10/11/18 21:39
수정 아이콘
한번풀어볼까했는데.. 예전에 나란 사람이 이런 문제를 푼적이 있다는게 놀랍군요
8년동안 내 머리는 그동안 어디서 무얼했던것인지..
Summerlight
10/11/18 21:53
수정 아이콘
저 추천 글 보고 노파심에서 말씀드립니다만, 수정 테이프는 사용 금지 품목입니다. 원칙적으로 무조건 답안지 교체를 해야 하고, 수정 테이프 사용한게 확인되면 무효 처리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설마 진짜 그러겠냐마는) 주의하세요.
파수꾼
10/11/18 21:44
수정 아이콘
고등학생 땐 안 풀리던 문제들이 이 시점에 풀리는 건?
으앜.. 아 앙돼...
10/11/18 21:44
수정 아이콘
고3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오늘 수능감독을 하러 갔었는데 8시부터 5시까지 아무말도 못하고, 아무행동도 못하고 서있는게 참 고문이 따로 없더군요 -_-; 그리고 모든 학생들이 100% 열중해서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이 참 멋지더군요!
Siriuslee
10/11/18 21:58
수정 아이콘
수리 17번 답 5번?


아.. 여긴 어디 나는 누구?
10/11/18 22:03
수정 아이콘
08 년 09년 수능보고 그 이후로 과외계속하면서 비문학은 틀리질 않았었는데 올해 합성어 언어지문은 정말 후덜덜 했습니다.
전원생활
10/11/18 22:10
수정 아이콘
수능본지 10년쯤 됐는데.. 다른건 몰라도 영어가 어려워지긴했나보군요.
예전 수능볼때는 술술 쉽게 잘풀렸는데.. 이렇게 안 길었던 것 같은데..;;
수능 보신 수험생분들 고생했어요~ 이제 스타2의 세계로..
날아라지순
10/11/18 22:13
수정 아이콘
아..하필 1년동안 모의고사중 가장 못본 시험이 수능시험이 될줄 몰랐네요..
항상1등급이던 언어와수리가 2등급이나오니까 충격이 크네요..인생은 기니까 재수해야겠죠??
10/11/18 22:16
수정 아이콘
정말수고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능이라고하면 안좋은 기억뿐이라 제일 싫어하는 단어중하나여서.... 수능대박뿐아니라 원하는 대학 이상 가셔서 기분좋은 2010년이 되시면 좋겠네요! [m]
전미가 울다
10/11/18 22:08
수정 아이콘
수리는 원래 수학 잘하는 얘들은 항상 만점 받을 정도 나오더군요.. 수학은 어렵게 많이 풀어보는 경험 해보는게 실전에는 가장 좋습니다...
외국어는 졸업한지 오래 되어서인지 수능 영어가 쉽네요... 고등학교때는 영어 그렇게 못했는데.. 맨날 타임지다 뭐다 보고 있으니..
그나저나 과탐은.. 내가 저런걸 풀었던가.. 싶네요... 피브이는 엔알티 밖에 생각 안나는데..ㅠㅠ
열정적으로
10/11/18 22:09
수정 아이콘
이거 뭐죠.....-_-
수능이 이렇게 어려웠었나......
ridewitme
10/11/18 22:19
수정 아이콘
헉. 부럽네요. 엉엉. 제 후기글과는 패기가 다르네요.
김롯데
10/11/18 22:33
수정 아이콘
제 동생은 50점을 넘은 과목이 없데요
아나이스
10/11/18 22:38
수정 아이콘
생각보단 난이도 잘 맞췄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나형은 굉장히 쉽더군요. 확실히 09때부터 수능 수리출제가 문제 같은 면에서 보다 문제를 풀면 즐거워지는 사고력?을 원하는거 같더군요. (그래봐야 문제푸는데 다 똑같지만, 문제를 풀다 보면 그냥 출제자들이 방향을 좀 달리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나형은 저같은 사람도 잘 풀었는데 잘하는 학생 중에선 수리 때문에 대학못가는 학생은 없을 것 같은 출제더군요.
사실 기숙사에서 풀면서 현-반수-삼반수 죄다 수능날 털린게 떠올라 울적하긴 했는데... 이젠 다시 칠 일이 없으니 오늘이 수능날인가? 이런 생각이 드니 감회가 새로웠네요. 작년에 삼반수 수능 치고 와서 술먹고 와서 학교 기숙사에서 펑펑 울다 잠들었던 게 기억납니다. 참고로 실력없는 사람이라면 반수하지 마세요.
bergenev
10/11/18 22:39
수정 아이콘
저랑 동갑이시네요~
저도 오늘 수능치고 왔습니다. 과탐 선택과목이 저랑 굉장히 비슷하신듯한데요?
잘 찍은게 아니고 풀면서도 '언어 쉽게 나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냥 지문이 저랑 잘 맞는 지문들이 나왔나;
하지만 그건 (이관데) 언어 한정이고 전체적으로는....수시붙고 계속 공부안했더니 당연히 떨어지더군요.
저는 수리가 9월보다 어려웠는데...확실히 감이 떨어지긴 떨어졌나 보군요...
역시 세상은 공정해요. 대박쪽박은 존재하지 않아요...;
아무튼 화이트데이님도 축하드리고 저도 자축자축~이제 다른 학생들 눈치 안보고 놀수 있어요ㅜㅜ
고딩어참치
10/11/18 22:42
수정 아이콘
외국어 어렵군요..
솔직히 수능 본지도 그리 오래 되진 않았는데 -_-; 나땐 쉬웠었던거 같은데
10/11/18 22:48
수정 아이콘
20 번이 화학인가요? 왜 난 물리처럼 보이지? -_-;;;
제가 작년에 수능을 7년만에 봤었는데 개인적인 체감으론
언어->쉬워졌음
수학->변함없이 어려움
과탐->사탐이 없어진만큼 어느정도는 어려워졌으나 과탐에 올인이라는 특성상 그럭저럭
외국어->전체적으로 난이도 엄청나게 업
이정도인듯 합니다.
다른건 몰라도 외국어는 당분간 계속적으로 난이도가 올라갈듯 싶더군요.
FreeRider
10/11/18 22:53
수정 아이콘
전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입니다. 재수를 하느라고 마지막 2번의 학력고사를 봤었습니다..
그때도 참 문제가 어렵다고 느꼈지만. 거의 20년이 지나 수능 문제를 보니,
참 문제가 어려워 보입니다. 풀어볼 엄두를 못낼 정도로 버겁게 느껴지는게 사실일 듯 싶습니다만..

이런 어려운 시험을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수험생들이 대단해 보입니다. 전 지금 차마 다시 못할 듯 싶습니다.
저야 대학 졸업하고서도 이런 저런 시험 준비한다고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만..
고 3 대학 입시 준비할 때 만큼 치열하게 살았던 기억이 없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너에게 참 많은 기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에 들어갈때는 대학의 합격여부가 내 인생의 나머지를 책임지는 것 마냥 생각했었고..
고시 준비를 할때는 고시 못 붙은면 내 인생의 나머지가 망가지는 것 마냥 생각했었습니다.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어린("젊은" 이란 말과 한참 고민했습니다만 "어린"이 더 많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나이에
아직도 많은 기회를 가진 시기일 것입니다.
수능 점수가 기대보다 낮다고, 잠시 실망할 수는 있겠지만 다른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갈수도, 다른 기회를 찾을 수도 있지만, 이제 사회에서 어른으로써의 준비를 할 시기일 듯 싶습니다.
고등학교 다니면서 열심히 살았던 기억되살려서 다른 준비도 열심히 했으면 싶습니다.
게임도 좋고, 연애도 좋고, 친구가 진한 우정을 만드는 것도 참 좋습니다만
10년 20년 후에 자신에게 기억될만한 기억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참 수고들 하셨습니다.
필요없어
10/11/18 23:19
수정 아이콘
수리 가형 22번 문제 같은 경우 원점을 시점으로 잡고 변형해 놓은 다음에 생각하면 간단하게 해결 됩니다.
운체풍신
10/11/18 23:26
수정 아이콘
저도 수능 시험 본지7년 되었는데 문제들 보니 내가 저런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가 싶네요. 지금 보니 외국어 빼고는 하나도
모르겠네요.
ilovenalra
10/11/18 23:28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어요~ 저희 동생은 흑흑..
무지개곰
10/11/18 23:18
수정 아이콘
가장 먼저 수능 관련 글이라서 화이팅이라고 써드리려고 왔다가

문제들을 같이 풀어 보자는 말씀을 보고 뒤로 가기를 눌렀다가 다시 들어 왔습니다.

머리 아프네요 ㅠㅠ

수고하셨어요
안티안티
10/11/18 23:57
수정 아이콘
처음에 소개된 수능 전 준비물 글 진짜 웃기네요 흐흐흐
HELIOS_K
10/11/19 01:04
수정 아이콘
결과야 어떻든, 일단 인생의 관문을 통과하느라 힘들었을 모든 고3 및 재수, N수생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싶네요

정말 수고들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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