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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2 14:12
말씀대로, 개인차가 성실히 반영될수록 모형의 복잡도는 심화되고 심리학 이론들은 일반화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의 가치를 잃어가겠지요. 하지만 다행인 것은 모형의 크기/개수와 설명량이 늘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일 겁니다. 심리학자 거트만(Gottman)의 부부 관계 이혼 예측 관련 모델의 경우에는 의외로 소수의 변인들만을 가지고도 특정 부부의 향후 이혼 여부를 약 90% 가까이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하니까요.
17/05/12 14:15
정신과의사가 인간 마음의 병리적 현상에 대해 다룬다면 심리학자는 인간 혹은 사회의 마음이라고 해야할까 여하튼 총체적인 현상과 그 원리에 대해 접근하는 총체적인 학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접근하면 심리학의 대상이 아닌게 어디있겠냐마는 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 심리학자만의 방법론을 가지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핫했던 주제가 설득, 경제, 독심술(혹은 유혹) 같은 분야였던 것 같은데 이러한 주제가 심리학의 목표는 아니겠지만 심리학에서 다뤄야 할 주제가 아니라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17/05/12 14:29
남겨주신 의견에 동의합니다. 심리학은 주제가 워낙 방대한 학문이다보니, 방법론을 빼 놓고는 그 자체의 정체성이 흐려지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은 유사 과학, 사이비 과학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는 학문 중 하나고 그래서인지 심리학 전공자들의 '방법론'에 대한 집착은 생각 이상으로 상당할 때가 많습니다. '심리학은 과학이다'라는 명제에 크게 집착한 나머지, 인문학적인 뿌리를 어느 정도 소홀히 하는 부분이 있죠(예를 들어, 심리학 논문을 읽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아야 할 부분은 방법(method)과 결과(results)이며, 시간이 없다면 논의(discussion) 부분은 건너 뛰어도 된다는 말을 연구자들 사이에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 관점이 저는 마냥 옳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덧붙여, 설득, 경제, 유혹 등의 분야는 이미 심리학 주류에서도 많이 다뤄지고 있는 연구 주제이지요. 다만 실제 연구 결과들에 비해 그 기대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대중들에게 전파되고 소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때가 간혹 있어서 그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곤 하네요.
17/05/12 14:18
좋은 글에 지적하는 게 죄송합니다만...
[실제로 심리학 박사 과정을 마치면 ‘철학박사(Ph. D)' 학위가 수여되는 것은 무엇 때문이겠는가?] Ph. D라는 호칭은 심리학 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에 다 쓰입니다. 그러니깐 제 전공인 금속공학에서 박사가 되도 Ph. D가 됩니다. 철학 박사(哲學 博士, Philosophiæ Doctor, Ph.D., PhD,)는 대학교에서 주는 대학원 학위이다. 간단히 PhD, Ph.D., DPhil, D.Phil로 줄여 말하기도 한다. 철학박사의 "철학"은 현대의 분과적 철학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모든 분야를 지칭하기 때문에 철학전공이 아닌한 구어에서는 철학박사로 부르지 않고 "박사"로 부른다. - 출처 : 위키백과 - 철학박사 철학과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과거에는 모든 학문이 철학이었기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정확한 워딩은 다릅니다)
17/05/12 14:25
물론 당연히, 말씀주셨던 대로 심리학에만 '철학박사(Ph. D)' 학위가 수여되는 것은 아닙니다. 말씀대로 "과거에는 모든 학문이 철학이었기 때문"에 심리학에도 철학박사 학위가 수여되는 것이고, 저는 이 점을 어필하기 위해 본문에 해당 내용을 적어 넣었다고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철학박사에 대한 자세한 보충 설명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철학박사 학위의 의미에 대해 다시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7/05/12 14:33
그럼 심리학의 본질이 인문학이라는 요지에 딱히 어울리는 예시가 아니게 되서 말이죠... 그 구문을 그냥 빼버리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게다가 저는 심리학이 철학보다 과학, 의학에 가깝다고 생각하다보니, ph. D라는 호칭이 심리학이 인문학이라는 걸 방증한다고 볼 수가 없어서 말이죠.
17/05/12 14:41
말씀처럼 '심리학이 인문학이다'라는 주장에 대한 근거로는 부족할 수 있지요. 하지만 '심리학에는 인문학적인 색채가 들어있다'라는 주장에 대한 근거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17/05/12 15:21
말씀을 듣고 보니, '충분하다' 라고 말할 정도까지의 예시는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추후 칼럼을 수정하게 된다면, 그 근거에 더해 실제로 심리학 학문 내에 남아 있는 인문학적인 내용들을 지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네요.
17/05/12 15:07
하지만 금속공학 박사도 Ph. D인데 금속공학에도 인문학적인 색채가 들어있는 건 아니잖...
음... 생각해보니 무슨 의도를 말씀하시는 지 다 아는데 굳이 캐물을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 글 잘 보고 갑니다.
17/05/12 14:23
사실 써먹어야 한다는 학문적 강박관념은 모든 학문에서 특히 그 학문을 쉽게 풀어 나가려고 할때 있는거 같아요. 심지어 응용학문에서도요
17/05/12 14:32
써먹어야 한다는 관념에 의해 '응용심리학'이라는 파트가 생기고, 심리학에 대한 특수/전문대학원이 존재하는 것일텐데 말씀주신대로 때로 그 관념이 '강박적이지는 않은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기초심리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으면서도, 대학원에 와서 '써먹는 것'만 찾으려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요..
17/05/12 14:27
이 글에서는 대중심리학자(라고 쓰고 사이비라고 읽는다)들이 인문학도로 비춰지길 꺼린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반대 같습니다. 사이비 심리학에 가장 격렬히 저항했던 쪽은 실험 심리학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사이비들은 과학적 근거를 대지않고 인문학적 효용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죠.
17/05/12 14:37
말씀주신 관점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사이비 심리학자들이 심리학을 수단으로 격하시키고, '돈벌이'의 수단으로 선택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그래서 인문학적 효용을 강조한다기보다는 '이것을 하면 100% 효과를 본다',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통해 효과를 받았다', '(부적 등과 같은 상징적) 물건을 직접 써 보고 효과를 직접 느껴봐라' 는 식으로 실용적인 측면을 더 어필하고 있지 않나 그리 생각합니다. 혹은 오히려 과학이라는 권위에 무리하게 기대기 위해 실제 주장하고자 하는 것과 동떨어진 연구 내용, 연구자를 억지로 끌어 와서 들먹이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습니다.
17/05/12 14:39
생각해보면 두 부류의 사람들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심리학의 과학적 특성들을 아예 깡그리 무시하고, 인문학적인 색채만을 강조하는 사이비 심리학, 그리고 심리학이 과학이라는 사실을 이용하여 어설프게 거짓말을 하려 드는 사이비 심리학. 충달님께서는 전자를 말씀하신 것이고 저는 후자를 말씀드린 것이 아닐까 싶네요.
17/05/12 15:01
전자는 사이비 심리학, 후자는 심리학 장사꾼이 되려나요? 흠... 근데 장사꾼이더라도 올바른 학문적 근거를 갖고 있다면 그게 과연 문제일까 싶기도 하네요.
뭐 확실히 돈 되는 연구에만 사람이 몰리는 현상(이공계는 특히 심하죠)은 지양해야 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현실 같아 보이기도 하고... 심리학도 오로지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랄 수밖에 없겠습니다;; 요즘 같이 경기가 어려운 시절이라면 모든 학문이 겪어야 하는 아픔이겠죠.
17/05/12 17:26
'인문학적인 색채만을 강조하는 사이비 심리학' 이라고 하셨는데,
심리학의 역사와 학파가 갈리는 것을 보면 결코 그런 말을 할수 없을 거 같습니다.
17/05/12 19:13
심리학사(史)에 등장하는 학파에 대해 '사이비 심리학'이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심리학'이라는 이름만 가져다가 잇속을 챙기려는 부류를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지요. 아, 그리고 저는 슈타펠(stapel)처럼 명백한 연구 부정 행위가 적발된 경우에도 '사이비'로 봅니다.
17/05/13 00:08
연구 부정행위는 데이터 쿠킹을 말씀하시는건가요?
많은 어휘중에 사이비, 이단이라는 단어를 고른 것이 조금 독특해서 남겼습니다.
17/05/12 14:43
최근 관련된 질문에 대해 답변을 드렸던 것이 있어서, 링크를 남겨봅니다:)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11&dirId=1130&docId=276333486&from=kin_activity
17/05/12 14:44
심리학에 말씀하신 '써먹는' 분위기가 생기는 건 심리학에 대한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도전들이 있기 때문이죠.
프로이트로부터 시작된 심리학의 흐름에 대해 뇌과학을 중심으로 한 근본적 도전, '심리'란 존재하는가?, 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효용을 증명하려는 몸부림인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마스터충달님이 말씀하신 상황이 현실에 더 부합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17/05/12 14:51
효용을 증명하려는 몸부림이라 하기에는, 고작 대중심리학의 '써먹는 것'에 대한 담론들이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입장을 결코 대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리학계 차원에서의 의미 있는 크기의 움직임이 있지 않고서는 말이죠. 차라리 심리학의 '효용에 대한 몸부림'이라 한다면, 실질적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내담자의 삶을 나아지게 하고 있는 임상/상담심리학 분야의 약진을 예로 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심리학자들은 이 '효용'이라는 것이 꼭 단기적이고, 물질적이며, 직접적으로만 발생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초심리학에서 쌓여진 연구 성과들이 언제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응용이 이루어질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요. 또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는 근인(近因)이 있는 반면, 원인(遠因)이 존재하기도 하니까요.
17/05/12 15:17
"고작 대중심리학의 '써먹는 것'에 대한 담론들이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입장을 결코 대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100% 맞는 말씀인데 문제는 현실이 시궁창이라는 거지요. 사회과학의 최고봉은 누가 뭐래도 경제학입니다. 현실세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그렇지만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하는 측면에서 경제학보다 더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하는 사회과학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죠. 그런 경제학 조차도 '현실반영'이 부족하다며 효용을 증명해야한다는 도전들을 계속해서 받고 있습니다. (케인즈 모델에 따라 재정지출을 늘린다고 해서 경제가 성장하는 것도 아니고, 프리드먼 모델에 따라 통화주의를 적용한다고 해서 경제가 침체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경제학은 '써먹음'이라는 관점에서의 현실 투영과 과학적 방법론을 더 철저히 적용(모델의 수식화 및 통계화)하는 두가지 방법 모두를 통해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증명해가고 있죠. 경제학조차 그럴지언데 심리학이 '써먹음'을 피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임상/상담심리학도 지금보다 더 심화됐을 때 뇌과학을 중심으로 한 의학 분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향후에 상담심리학 전공자는 Ph. D가 아니라 MD를 받게 되겠죠) 여기서부터는 개개인의 의견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사회과학으로서의 심리학에 대한 도전은 심리학이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심리학은 사회과학이 아닌, 자연과학에 속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 형태는 상당히 변하겠지만요) 심리학의 '써먹음' 현상은 그런 과정에서 심리학이 세상에 자기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노력인거죠.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입장을 결코 대변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17/05/12 15:30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경제학에 대해서는 제가 아무래도 아는 바가 부족하다보니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말씀주신대로 심리학 역시 '써먹음'의 문제를 결코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요즘 많은 심리학자들이 '응용 가능성'에 무게를 둔 연구 방향을 가져가고 있기도 하니까요.
다만, 제가 대중심리학의 '써먹음' 집착에 문제제기하고 싶은 것은, 1)근거가 아예 없거나 어설픈 근거를 들고 와서 '써먹음'을 주장하려 하니 정작 심리학자들이 엄격한 연구 과정을 거쳐 만들어 낸 응용심리학적 성과들의 가치가 흐려지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것과, 2)'써먹음'의 문제만으로 '인문학'이 없어져야 한다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듯이 인문학적 베이스를 가진 심리학이 반드시 '써먹음'에야만 경도될 필요는 없으며 인문학적 색채와 과학적인 색채를 더한 그 자신만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이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7/05/12 16:06
현대 심리학은 본문에서도 언급된 분트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심리학 전공자한테 프로이트 이야기 하시면 별로 좋은 이야기 못 들을 가능성이 높아요...
17/05/12 15:04
사실 어떤 분야의 논문에서도 '문제에 대한 종착점'이 나오는 경우는 아주 드물지요. 순수과학 분야가 아니라면요.
박사 학위를 받은 전공자쯤 되면, 어느 분야에서든 일반 대중이 자기 학문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걸 싫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써먹으려고 하는' 학문이란 건 그만큼 대중화되고 인기 있는 학문이란 얘기거든요.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써먹을 수 있는 학문을 선호하니까요. 꼭 나쁘게만 볼 건 아닌듯합니다. 그런 풍토 속에서 좋은 심리학 연구자들이 더 많이 배출될 테니까요. 결국은 통계학적 방법론을 따르는 학문이니까...대수의 법칙이 적용되는 범위 안에서는 여러 가지로 유익한 intuition을 줄 수 있겠죠.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적 case에 심리학을 적용하려고 하니 문제지만요 :)
17/05/12 15:16
그렇죠...그래도 그런 경우는 점점 줄어들 것 같습니다.
뇌과학 분야가 성장하면서 인간 행동에 관한 (통계학 보다는) 조금 더 과학적인 설명이 나오는 듯해서요. 심리학의 위기란 말이 나오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철학이 과학에게 파이를 뺐긴 것처럼 심리학도 뇌과학을 위시한 의학분야에 파이를 뺐길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인 듯합니다.
17/05/12 15:20
음.. 제가 아는 과학철학 교수님은 심리학과 뇌과학(신경과학)은 서로 한정된 파이를 가지고 나누어먹는다기보다는, 함께 도와가면서 같이 성장해가는 학문이라고 하셨어요. 물론 그 디테일한 설명은 문외한이라 하나도 모름..ㅠㅠ
17/05/12 15:30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한편으론 둘의 시너지로 파이가 더 커질 수도 있고요 :)
암튼, 심리학 분야는 앞으로도 점점 더 발전하겠죠. 좋은 일입니다!
17/05/12 15:38
말씀주신 내용들에 십분 동의합니다. 저 역시 심리학자들이 지나치게 대중심리학, 사이비심리학을 경계하는 것이 마냥 옳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큰 것이며, 그러한 관심들이 심리학 발전에 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사실 이 칼럼 이전에 그러한 주제로 한 번 글을 쓴 적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의 글과 이번의 글을 종합하자면, 뭐 누구나가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적당적당한 게 좋다', 과유불급이다 식의 맹맹한 결론이 남게 되긴 하네요.
17/05/12 15:43
당장의 쓸모에 연연해하지 말고 엄밀하고 풍성한 심리학 연구를 진행하되, 대중들과의 소통과 학문의 전파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잊지 말아야겠죠. 적당적당한 게 좋다, 가 아니라 여러 가치있는 작업들의 중요성을 모두 놓치지 않고 실재와 이론 사이에서 적당한 텐션을 유지해야겠다, 정도로 생각할래요. 어느 학문이든지 이 사항은 마찬가지 아닌가요? 예를 들면 언어학이라든지, 물리학이라든지..
17/05/12 15:50
그렇겠죠.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변수 투성이고, 시간과 예산의 한계(?) 때문에 49:51이라도 어느 한 편으로는 기울어져야만 하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역시 쉽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17/05/12 15:57
뭐랄까, 이 글을 보면서 떠오른 게 있어요.
수학이나 물리학이나 학문을 처음 구상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이 학문들이 쓸모가 있어서 연구한 게 아니에요. 그냥 이 세상을 잘 설명하고 또 잘 예측해서 인간의 조그마하고 편협한 생각의 지평을 넓혀보고자 했던 것 뿐이에요. 하지만 또 그 학문이 언젠가는 현실세계에서도 쓸모가 있게 되고, 누구에게는 그의 삶의 철학이 되며, 또 다른 누군가는 이로부터 이것의 잠재력을 알게 되어서 이 학문의 발전에 눈꼽만한 기여를 더하는 데에도 일생을 다 바치게 되죠. 그러니까.. 앞으로의 학문 연구의 모습, 학문의 현실세계에서의 쓰임새 등등은 인간 스스로도 가늠할 수 없을테니, 그냥 카르페 디엠! 하면서 즐기는 모드로 학문의 발전에 정진하는 자세 또한 필요하겠습니다.
17/05/12 16:39
포지셔닝을 생각해 봐야할 듯해요. 누군가는 순수 학문에 가깝게 연구를 하고, 또 누군가는 대중에게 그걸 설명해야 하니까요. 학자나 연구자로서, 사이비심리학이나 대중심리학을 폄하하고 공격하는 건 쉬운 일입니다. 반면에 대중에게 친숙한 심리학 서적이나 강좌를 만드는 건 어렵지요. 우리나라에서는 학자나 연구자들이 후자에 쏟는 노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학계 사람들도 노력해야 한다고 봐요 :)
17/05/12 19:21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심리학자로서 대중심리학을 저격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손쉽지만, 그렇다면 '진짜 심리학'이란 어떤 것이냐? 라고 물어보면 딱히 체계적으로 준비된 것이 없죠. 그저 '심리학은 과학이다', '심리학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은 사기다' 라고 일갈하고 입을 다물고 마는 것이 고작입니다. 하지만 저는 궁극적으로 심리학자들이 심리학계 내에서만 웅크리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나와 심리학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학문이라는 것도 결국 시장성을 무시할 수 없고, 따라서 사이비 심리학이나 여타 인접 학문들의 성장을 묵과하다가는 정작 심리학자가 사회에 설 자리가 많이 부족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17/05/12 16:29
링크해주신 영상은 처음 보았는데, 좋은 영상인 것 같습니다. 잘 봤습니다.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의 '써먹음'이라면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생각은, '써먹음'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써먹음'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려는 일부 태도를 지적하려 함이었습니다.
17/05/12 18:07
저희 와이프는 심리학과가 인문대에 있는 학교에서 학부를 나오고,
심리학과가 사회과학대학에 있는 학교에서 석사를 하고 지금 박사과정에 있는데, 단호하게 심리학은 인문학이 아니라 사회과학이다 라고 분류하더군요. 크크크
17/05/12 19:16
사실 심리학이라고 하는 것이 분야가 워낙 넓어서 인문학이다, 아니다 확실히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화심리학 계통으로 오면 인문학적인 색깔이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것이고, 인지공학이나 생물심리, 신경과학, 인공지능 심리학 쪽으로 가면 보다 과학적인 색깔이 강해진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역시 현대의 주류 심리학이 '과학'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죠. 저 역시도 대학원 시절에 그렇게도 '심리학은 과학이다' 부르짖고 다녔었지요.
17/05/13 01:53
반갑습니다. 인지심리 전공하면서 '심리학은 과학이다' 라고 울부짖음에도 주변에서 "심리학은 그냥 사람 심리 때려맞추는 학문 아니냐 심리테스트 아니냐" 하는 사람이 많아 최소한 거기에라도 명확하게 반박하고싶어서 박사 지옥에 빠진 사람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요즘 심리학을 너무 대중적으로 뭔가 써먹으려는 시도가 많은것에 대해 반감이 듭니다..
17/05/13 16:30
반갑습니다:) 심리학 박사 과정 중이시군요, 정말 쉽지 않은 길임을 알기에 석사만 하고 사회로 나온 입장에서는 그저 존경스럽습니다. 저 역시도 요즘 하도 '심리학 어디다 써먹냐?' 는 말을 많이 드네요.. 써먹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괜찮다고 보지만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써먹으면 효과적이라고 무조건 선동하는 것, 그리고 써먹을 수 없다면 심리학의 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17/05/13 18:42
써먹을 수 없으면 가치가 없다로 치면 대부분의 인문학들은 다 문닫는걸로.... 철학부터 폐지의 길 걸을겁니다 그런 사고가 싸구려죠 학문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도가 제로죠
17/05/13 18:40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혹시 저런식으로 써먹는 거 말고 대중서는 없나요? 마음을 읽는 설득을 위한 이딴거 말고 비전공자들에게 역사 학문 발달 과정 주요 이슈 및 쟁점 그에 대한 입장 차이로 나뉘는 학파등을 이해하기 쉽게 해주는 대중용 심리학 책이요 있으면 추천해주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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