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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2 11:35
일단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본문의 질문에 대해서 댓글을 답니다.
우선 사림과 훈구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훈구파를 자유당 일파에 비교하는건 꽤나 잘 어울린다고 보는데, 세조를 따라서 출세한 뒤 성리학적인 가치관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매우 훌륭한 속도로 부패하는 모범적인 쓰레기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저 역사적인 부패를 격물치지라고 포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그런 레벨의 개념은 아니고... 훈구파의 권세 때문에 사회가 부패하고 백성들의 삶이 어려워져서 사림이 올라온거죠. 하지만 사림과 더민주는 좀 다른 개념입니다. 근데 이건 이야기가 좀 많이 길어지니... 그리고 헌법에서 말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가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free and democratic)'의 개념입니다. 간단하게 입헌을 기본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를 포괄한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단, 입헌 민주주의가 아닌 인민민주주의는 포함되지 않는, 자유를 기본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방어적인 민주주의에 가깝습니다.
17/05/12 11:51
물론 사림과 더민주는 결이 다르죠. 더민주는 애초에 대한민국 건국부터 시작했으니 말이죠.
다만 더민주가 어느정도 어깨를 피게 된건 박정희의 경제개발과 국민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점차 수권 세력으로서 모습을 갖추어서 그렇습니다. 그 이전에 4.19를 불러온 것도 박정희가 나쁜 일 한 건 맞지만 민주당 자체도 수권 능력이 부족했다고 봅니다. 또한 사림이 왕도정치를 들고 나온 것과 더민주가 강조해온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자유의 가치 중시 대표적으로 집회와 언론 자유-가 기존 세력의 모습의 반발로 나타난 점도 유사해서 그렇게 비유했습니다. 당연히 조선 시대와 꼭 들어맞을리는 없겠죠. 다만 SkyCloud님도 답글에 달았듯이 훈구는 [매우 훌륭한 속도로 부패하는 모법적인 쓰레기의 전형] 이게 현재 자한당의 모습과 많이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 세력이 훈구와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리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자유와 민주주의] 의 개념이라 했는데 자유와 평등은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기본 골격 아닌가요? 자유는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수준의 자유, 평등은 기회의 평등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꼭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개념을 넣었어야 하는지 의문이네요. 이 정도 질문은 평범한 수준이라 생각했는데, 헌법을 진지하게 공부해야할만큼 까다로운 개념인가요?
17/05/12 12:02
단순히 '민주적 기본질서'라고 하면 자유를 포함하지 않는 개념까지 포괄하기 때문입니다. 헌법에서 인민의 자유를 명시하지 않아도 민주적인 절차만 있으면 민주주의라고 칭할 수 있으니까요. 가장 흔한 개념이 인민 민주주의고 대표적인 예로 저기 윗동네(...)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어디까지나 정치 제도일 뿐이라서, 그 제도를 통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를 헌법에는 명시할 필요가 있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민중의 주권 및 참정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민주주의이고, 그걸 침해하는 시도를 방어적으로 배척하는 제도입니다.
17/05/12 18:07
당시적 맥락보다는 현재의 맥락이라서요.
과거 민주주의가 공산/사회주의 독재의 대립 개념으로 썼다면 현재는 북한의 인민민주의와 구별되는 개념으로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운 것으로 SkyCloud님의 답글에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17/05/12 18:37
그렇다면 현재적 맥락도 딱히 다를바가 없는듯 합니다.. 이게 엄밀하게 말하자면 바른 용어가 아님에도 굳이 오늘날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은 바로 과거의 그 이데올로기 싸움을 부활시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거나, 그런 이데올로기 개념에 사로잡혀있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17/05/12 18:41
제가 마음 속으로 의심하고 있는 점이 바로 그 점입니다.
분명 자유와 평등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두 골격인데 어느샌가 평등은 사라지고 자유만 강조되고 있습니다. 자유가 강조될수록 강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건 두 말 하면 잔소리죠. 자식 교육에도 돈지랄을 해서라도 내 자식만 잘되게 하는 교육이 강화되면 기회의 평등이라는 건 완전히 날아가 버리는 거라서요. 토지 공개념이나 과외 금지가 모두 자유를 평등보다 강조했기에 위헌이 나왔다고 봅니다. 그에 대한 세상의 변화가 민주주의 아닌 자유민주주의를 주창하게 만든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17/05/12 18:46
제 생각은 좀 다른게, 이런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국민들을 통제하고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서 그 말을 사용하죠. 북한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유신을 하고, 독재를 하고, 검열하고 통제하는거죠. 홍준표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 지키자는게 이런거지요.
담이머얌님이 말씀하신 자유가 오히려 본래적 의미의 자유민주주의(리버럴)에 가깝습니다. 대표적인 명사로는 유시민 진중권 이런 사람들이요.
17/05/12 18:58
근데 그게 사실과 다른게 자유민주주의는 제가 사회인이 되고 난 후에 보편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그 이전 학생이던 군사 정부 치하에서는 자유보다는 평등에 더 방점을 두었어요. 자기들이 통치하기에 다 고만고만해야지 자유를 주면 다스리기 힘드니까요. 토지 공개념이나 과외금지 모두 전두환, 노태우 군사 정권하에서 나온 개념이거든요. 근데 헌재가 이걸 무력화시켜요. 이미 군사정권의 족쇄를 민간 스스로가 끊었거든요. 즉, 군사정권은 자유란 말을 무척 싫어했어요. 세인트님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만 시점이 어긋나요. 지금와서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은 똑같은 단어를 두고 리버럴과 자한당 모두 쓰는데 서로 해석하는건 정반대인건 사실이고요. 아무래도 자본의 힘을 무시할수 없는 시대다보니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일단 받아들여주고 그걸 자기 나름대로 프레임을 짜서 이용하는 것 같아요.
17/05/12 12:28
물론 그렇죠.
비유와 사실, 역사와 현재를 구분 못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이런 말 있잖습니까?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뭐, 그런 관점에서 써보았는데, 평가야 읽는 사람 맘이니 망글이 될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17/05/12 14:05
저는 과연 보수와 진보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자칭 보수와 진보들이 뭔가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정체성을 적들이 공격하는 프레임에서 읽게되는건 너무 힘든 일인데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도 못하는 것 같아 더더욱 보기 힘듭니다. 사실 제가 더 공부해보면 알 수도 있겠습니다만 공부해야만 알 수 있는 가치라는 건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구요.
지난 토론 때 문재인대통령이 안보는 보수의 전유물이라는건 너무 오만한 생각이라는 건 아주 좋은 말이었는데 보수가 안보와 재벌경제의 수호자에서 벗어난다면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할까요? 동성애 반대? 최저임금 유지? 따위의 일은 아닐텐데요
17/05/12 17:43
http://m.terms.naver.com/entry.nhn?docId=1526735&cid=47333&categoryId=47333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에 대한 읽을만한 게시물입니다 한자로 풀이해봐도 보수는 지킬 "보" 지킬 "수" 입니다. 변화보다는 현상유지이죠. 진보는 나아갈 "진" 걸음 "보" 입니다. 변화를 추구하죠. 사담으로 살기 힘들다고 새정치를 원하는 분들을 보수라고 하는 이번 대선의 언론들을 보며 이나라가 얼마나 썩어들었는지... 이번 대통령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겟습니다. 진보를 원하는 국민들을 보수로 둔갑시킨 가증스런 세력이요.
17/05/12 18:05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학교에서 공부한 것과 역사 공부 정도면 쉽게 알수 있는 것이고, 제 글의 주제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제 질문의 요지는 민주주의체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어떻게 다른 것인가? 왜 제헌헌법에서는 '민주주의'였는데 현행 헌법은 '자유민주주의'로 바뀐 것인가? 라는 것이거든요. SkyCloud님 답변에서 어렴풋이 느꼈다면 자유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인민민주주의 모두 민주주의라고 해석할 수 있고, 이를 구분하기 위한 용어로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웠다는-그게 대한민국의 추구 정체성-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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