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고민을 안하는 분들은 없겠지만, 요즘의 저는 그 정도가 지나쳐 일상영역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연휴도 못 즐기겠어요...)
혼자 고민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의 말씀을 들어보고 싶어서 생각도 정리해 볼 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제조업 분야의 국내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30초반 나이의 엔지니어입니다.
월급쟁이 중에서는 비교적 많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만, 제 걱정은 돈입니다.

임원이 되지 못한다면, 제가 앞으로 회사에 재직할 수 있는 기간은 20년 정도입니다.
회사가 그 때까지 잘 나간다고 했을 때, 제가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한달 생활비 100만원 빼면 10억원이 조금 넘습니다.
저는 100살까지 살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집 사고 애 낳고... 나이 50 부터 가만히 앉아 있어서는 답이 안나옵니다.

주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해결책은 자본이득 연구입니다. 부동산이라던가 주식이라던가.
이 방법의 문제는 노동이득과 자본이득 중 어디에 얼만큼 집중할지에 대한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문제까지 만든다는 겁니다.
회사에 앉아만 있어도 정해진 월급이 들어오는 시스템에서 자본이득에 신경을 쓰게되면,
일은 최소한으로 하고 자본이득을 고민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러면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이 얼마나 무의미하겠습니까.

저는 그 시간에 일에 더 집중하고 실력을 높여서 노동이득을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회사라는 곳이 앉아만 있어도 돈이 나오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정해진 월급이 나온다는 겁니다.
임원이 되어야 그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을텐데, 확률도 매우 낮지만 시간도 매우 오래 걸립니다.
이 해결책은 한 마디로 열정페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번째 해결책은 미국으로 유학 및 정착입니다.
1년에 손에 쥐는 돈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미국에서는 제 실력에 따라 20년 이상 일을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의 삶은 장단점이 있을 것이고, 결혼 문제가 어려워 질 수도 있겠습니다.

또 다른 해결책은 사내에서 배우자를 찾아 결혼하는 것입니다.
둘이 합쳐서 20억원 정도를 번다면 노후 걱정은 크게 안 할것 같습니다.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괜찮은 방법 같기도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답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디어 스타트업입니다.
지금 스타트업을 하자는 제안이 들어온 상태입니다.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금 이 기회를 잡을지, 위에 있는 답안들로 갈지, 아니면 나중에 내가 내 사업을 시작할지 너무 어렵습니다.
넓은 시각에서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1. 사업 모델
분야는 지금 일하는 대기업과 같습니다만, 대기업과 경쟁을 해서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수립한 전략은 수요가 있음에도 수량이 작아 대기업에서 외면받은 물건들을 제작해주는 것입니다.
옷에 비유하자면 맞춤수트 제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수의 고급 인력으로 회사를 꾸려나갈 계획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델입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과 인도에서 이 분야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인건비가 한국의 1/3 수준입니다.
제조업 특성상 인건비 외의 고정비용도 많이 발생한다는 점, 그리고 한국인에게는 한국인이 편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2. 수익 분배
아직 연봉을 명확히 하지 않았지만, 회사 순이익 기준 20% 정도를 제가 가져갈 수 있습니다.
1차적인 목표 순이익은 연 10억원인데, 대기업 대비 2배 정도 됩니다. 하지만 순조로울 때의 이야기지요.
당장은 연봉이 1000만원도 안됩니다.

3. 실력 성장
내 사업을 함으로써 생기는 오너쉽에서 오는 성장속도, 그리고 필드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이 기대가 됩니다.
다만 제 수준에는 아직 대기업에서도 배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좀 더 배우고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살면서 고민해야 할 중요한 것들이 많은데요, 돈 때문에 이렇게 머리아파 괴롭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면 사업말고 다른 고민은 안하게 되서 차라리 편할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지나가다 보시고 드시는 아무 생각이나 적어주시면 큰 도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