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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3/10/24 03:37:53 |
Name |
배 |
Subject |
[일반] 죽었던 기억. 세번째 이야기 |
당신은 두려움이 무엇인 줄 아는가.
내가 뭐 어떻게 되는건 아무것도 아니다.
내 친지와 지인들이 느낄 그 충격에 대한 두려움
그 두려움으로 아무에게도 연락을 할 수 없었다.
일단 그 판단이 가장 컸고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와서
나는 경찰서 지구대로 가야한다.
전에도 말 했지만 나는 안경도 지갑도 열쇠도 신발도 핸드폰도 없고
피범벅바지로 피냄새를 풀풀 풍기며 걸었다.
사람이 용기를 내는건 순식간이다.
옆에 분에게 여쭈었다.
'여기 근방에 경찰서 지구대가 있다는데 혹시 조금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날 보며 깜짝 놀랐지만 그 분 정말 정성껏 길을 안내해주셔서 심지어
거기까지 동행도 해주셨다
'고맙습니다..'
경찰서 큰 곳을 왔고 민원실로 들어왔다.
거기 있는 여직원이 내 꼴을 보면서 놀라는거 눈치챘다.
이야기를 했다 그 시간은 약 12시 조금 전
'제가 큰 사고를 당해서 112 119 응급차를 타고 여기 근처로 이송이 되었는데
아까 형사님들이 저를 데리러 오시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이렇게 흘러서
여기서 도움 요청을 드려요. 제가 지갑 열쇠 신발 핸드폰 안경 아무것도 없어서...'
그 분께서 굉장히 당황한 뉘앙스였지만 연락을 하시고 있었다
잠시 기다려 보라고. 혹시 그 근처로 가는 차량이 있으면 도와드리겠다고.
취기도 있고 게다파 피도 그렇게 쏟고 그냥 거기 정수기통 물을 몇잔을 먹었는지 모르겠다.
약 30분정도 기다리니 대원분들이 오셨다. 데려다 주겠다고.
민폐도 정말 크다.
'술 조심하셔야지'
'큰일 날 뻔 했어 피 안멈췄거나 만약에 넘어질때 얼굴 정 가운데로 떨어졌어봐.'
'코 나가고 이빨 5~6개 나가고 아니 그리고 지금 눈 살아있는거 다행이야.'
동공파열 망막손상 치아손실 아니 혹시 뒤로 넘어져서 뇌진탕이었으면 난 이미 죽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집 앞까지 데려다 주셔서 고맙다.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진다. 나에겐 열쇠는 없는데
집 문이 잠겨져있다. 그냥 옆에 있었다. 나에겐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한 몇분간 앉아 있는데 외국인 한분이 근처로 오시네.
'메이 아이 유즈 유어 텔레폰?'
날 보고는 움찔 놀라는거다. (당연하지 그 몰골인데.) 그런데 한국말을 꽤 하더라.
'어디로 전화?'
'주인 아주머니'
전화를 해주면서 나는 받았다.
아주머니의 목소리는 걱정 원망 책망 다 섞여있었다.
'거기 있었으면 좀 치료를 받고 와야지 왜 벌써와 아니 지금 내가 갈께.'
약 5분 후 아주머님이 오셨다.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님이 이미 복도의 피는 다 닦은 상태였다.
사실 건물 주인이라면 그런 일을 겪으면 제일 먼저 왜 그랬냐고 따지고 싶은게 처음 생각이다.
'왜 계약서에 부모님 연락처가 없어 왜 본 집 연락처가 없냐고 지금 연락처 줘.'
그 자리에서 나도 모르게 털썩 쓰러져버렸다.
'아주머니 저 나중에 연락드릴테니 들어가서 쉴게요.'
그런 모습이 딱했는지 일단 쉬라고 내게 열쇠를 주면서 기운차리라고 말씀하시며 가셨다.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가고 알게되었다. 펼쳐진 모습을 보며.
나는 죽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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