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은 월요일 늦은 밤입니다. 잠이 쉽게 오지 않네요. 여행의 여정이 아직 잊혀지지 않아서 같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유일까요. 아니면 지금 잠들면 내일이 오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저 괜히 마신 이나영 커피 한 잔 때문이었을까요. 그저 다시 두서없이 글을 써봅니다! 이번에는 중부내륙순환열차 O-Train, 백두대간협곡열차 V-Train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던 코레일(관광개발)이 기세를 몰아 준비한 후속작이자 야심작인 남도해양관광열차 S-Train에 대하여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처음에는 개천절 연휴를 이용해서 S-트레인 패스를 이용해서 신나는 여행을 한 뒤, 기회가 된다면 소개하는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 참지 못하고 지난 주말에 영업 개시하자마자 부모님을 모시고 여수로 달려가서 S-트레인을 탔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급한 성격이 되어버렸을까요. 북쪽의 강원도 산골에서 따뜻한 남쪽나라로 다녀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들이 철덕 그렇게 기차 여행을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 한 번 못 간 것을 죄송스럽게 여기며 해랑은 못 태워드려도 여수 여행과 S-트레인을 이용하고 왔습니다. 그러면 따끈따끈 S-트레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이전의 글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여행기와 감상, 견문이 함께 있습니다. 이 점 이해해주시고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 남도해양관광열차
사진은 하동역에서 교행을 하고 있는 두 대의 S-트레인의 모습입니다. 중부내륙순환열차와 백두대간협곡열차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경광을 지닌 태백선, 영동선 구간을 운행하는 두 열차는 평일에도 대부분의 좌석이 예매가 완료되었을 정도로 인기있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코레일 입장에서는 인기 없는 노선을 새마을호 특실 요금을 내고 타준다니 방긋방긋 미소를 짓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또 두 열차가 다니는 지역의 연계 관광도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코레일의 야심찬 트레인 시리즈는 계속 탄력을 받아 9월 27일, 호남과 영남을 이어주는 남도해양관광열차가 영업을 시작하였습니다.
S-Train 운행 노선도
영남과 호남을 이어주는 S-트레인은 크게 다음과 같이 두 개의 편성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1) 부산 - 구포 - 진영 - 창원중앙 - 마산 - 진주 - 북천 - 하동 - 순천 - 여천 - 여수EXPO
(2) 광주 - 광주송정 - 남평 - 보성 - 득량 - 벌교 - 순천 - 하동 - 북천 - 진주 - 마산
광주에서 부산을 한 번에 가지 못 한다는 점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일단 경전선의 대부분의 지역을 따라 열차가 이동합니다. 열차는 각각 아침에 부산역(09시 20분)과 광주역(07시 55분)을 출발하여 하동역에서 서로 만나 교행을 한 뒤, 각자의 목적지인 여수EXPO역(13시 12분), 마산역(13시 23분)에 도착합니다. 그 뒤 저녁에 다시 여수EXPO역(18시 05분), 마산역(17시 50분)에 원래 출발했던 집으로 돌아가는 구성입니다. 두 대의 열차가 하루 1회 왕복을 한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운임이나 좌석의 등급은 이전 O-트레인이나 V-트레인과 마찬가지로 새마을호 특실 수준을 받습니다.
11월 1일부터 광양역이 정차역으로 추가되었으며, 점검을 위해 매주 월요일은 운휴하게끔 바뀌었습니다. 꼭 여행 전에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From Dragon Mountain
S-트레인은 남도해양관광열차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리나라의 남단, 영남과 호남 지역을 이어주는 열차입니다. 그래서…. O-트레인과는 달리 서울이나 수원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수도권에서 쉽게 접근을 할 수 없다는 점은 이 열차의 단점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S-트레인 패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호남선 익산 이남 구간부터, 경부선 동대구 이남 구간에서 좌석 지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만, 익산이나 동대구까지는 알아서 추가로 돈 내고 가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냥 속 편하게 하루 전날 가서 숙박하라는 뜻일까요? 일단, 아침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광주송정역의 경우는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05시 20분 KTX 외에는 없습니다. 부산의 경우는 조금 여유가 있어서 06시 30분 KTX까지는 아슬아슬하게 가능합니다. 생각해보니 꼭 시발점에서 탈 필요는 없습니다.
Deep Night Mugunghwa Express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부모님을 모시고! 용산역을 22시 45분에 출발하여 여수EXPO역에 03시 52분에 도착하는 무궁화호를 탔습니다. 부모님께는 낭만의 밤기차와 샐운 S-트레인 열차를 주제로 편한 여행으로 설득했지만 사진과는 다르게 여수EXPO행 무궁화호는 그야말로 입석의 대혼란 열차였습니다. 죄송합니다. 부모님. 얼마 전 이곳 자유게시판에서 호남선, 전라선 수요가 없다고 했지만…. 이렇게 수요가 넘쳐나는 때도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미리 예매를 잘 해놔서 6시간 넘게 서서 가지는 않았지만, 주말 여행에는 예매가 필수라는 사실을 한 번 더 깨달았습니다.
여수 밤 열차역
녹색성장관역 새벽 4시. 드디어 여수EXPO역에 도착하였습니다. 혼돈의 입석 열차는 전주역과 구례구역쯤에서 대부분 정리가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증언에 따르면 저는 입석이 되어서 사람들이 차고 넘치든 관계없이 코까지 골며 잘잤다고 하니, 얼마나 민폐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 혹시 같은 객실에 있던 분이 있으셨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여기에서 바로 S-트레인을 기다리지는 않고, 여유롭게 여수를 둘러본 뒤 저녁에 부산으로 돌아가는 S-트레인을 탈 계획이었습니다.
향일암의 일출
여수EXPO역 앞에서 조금만 기다리니 향일암으로 가는 새벽 첫 버스가 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멀리 멀리 돌산도의 향일암까지 갔습니다. 일출은 여러번 봤지만, 이렇게 남쪽 멀리까지 내려와서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보니 왠지 이곳의 해는 제가 살고 있는 곳의 해와는 다른 게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인상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날씨가 흐릿해서 비가 오거나 구름이 잔뜩끼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히 구름만 살짝 있어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위엄있는 진남관
여수 시내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식상할 코스일 수도 있지만 이순신 광장, 진남관을 봤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보자마자 압도적인 위엄에 놀라는 곳이 이 진남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포스타….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와 멀리 돌산대교의 모습은 강원도 산골 촌놈에게는 색다르고 또 색다른 풍경이었습니다. 맨날 산만 보다가 바다를 보면 놀랍니다. 진남관의 우람한 기둥을 만지며 이곳에서 열심히 훈련을 작업을 했을 조선의 수군을 떠올려 봤습니다.
사랑의 섬 오동도
사랑의 섬이라고는 하는데, 그저 눈물만…. 여수EXPO역 근처에는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오동도가 있습니다. 오동도로 가는 방파제길과 오동도 등대로 올라가는 길, 아름다운 길들이 이어져 있어서 걷기에는 부모님과 함께 가볍게 걷기에 딱 좋았습니다. 물론 여자 친구와 함께 걷는다고 해도 좋았겠지요. 업고 간다고 해도 좋았겠지요. 여수의 야경을 보지는 못했지만 버스커버스커가 괜히 여수 밤바다 노래를 부른 게 아니었겠구나 하는 마음을 대낮에 느꼈습니다.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전어는 맛있쪙….
저녁은 가을 전어입니다. 맛있쪙. 이 말밖에는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맛있쪙 죄송합니다….
S-트레인 준비 완료
이렇게 여수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 뒤, 다음 목적지인 부산으로 갈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이동 방법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S-트레인! 여수EXPO역에서 일찌감치 S-트레인은 우리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거북선 모양을 본딴 기관차의 모습과 파란색 객차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면서 얼른 타고 싶게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에서는 분명히 저 용머리 모양이 기관차의 앞부분인데…. 이상합니다. 맞습니다. 여수EXPO역이나 순천역에서 전차대를 통한 기관차 방향 전환이 어려운지 여수EXPO역에서 순천역까지는 기관차가 거꾸로 후진으로 객차를 끌고 갑니다. 즉, 여수EXPO역에서 순천역까지는 역방향으로 앉아서 갑니다. 기관차의 사정은 알리 없는 손님들은 승무원들을 불러서 의자 왜 안돌리냐고 연신 물어봅니다. 또 안내방송도 나오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듯 합니다.
눈이 아픕니다…
백두대간의 사계절을 표현했다는 O-트레인 열차의 과도한 시트 무늬를 계승하였습니다. 동백꽃을 상징한 듯 한데 어쨌든 화려합니다. S-트레인은 무궁화호 객차를 개조했기 때문에 역시, 당연히, 시트도 무궁화호 시트입니다. 이곳은 일반석 40석, 가족석 28석이 준비되어 있는 2호차입니다. 지난 번 O-트레인에서 이야기했던 가족석의 의자 젖힘 불가 문제는 여기에도 해결이 안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4인 가족이라면 가족석을 준비하면 좋은 점이라면, 일반석 의자를 돌려앉을 때의 마주보는 사람과의 간격보다 가족석의 의자 간격이 더 넓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시트외에는 전체적으로 객차 내부 디자인이 O-트레인에 비하여 차분해진 느낌입니다.
엄마를 위한 수유실
가족석이 있는 2호차 한쪽에는 수유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수유실 내부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문을 열고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뒤에서 젊은 사람이 생긴 건 멀쩡한데….라는 시선이 느껴져 차마 찍지를 못 했습니다. 어쨋든 내부에는 넓게 소파가 있어서 편하게 앉아서 아기를 돌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수유실이 있어서 나중에 아기를 데리고 여행을 편하게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그전에…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문은 안에서 잠글 수 있게끔 되어있으며, 사용중이라고 바깥에 불빛이 들어옵니다.
1호차의 서비스 전망석
O-트레인의 경우 1호차와 4호차의 끝부분에 있던 서비스 전망석 입석 파라다이스 좌석이 S-트레인에는 1호차의 끝부분에만 준비되어 있습니다. 남도해양관광열차이기는 하지만 경전선 노선이 바다를 계속해서 달려가는 게 아니라 조금 심심할 수 도 있지만, 바깥 풍경을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자리입니다. 그리고 O-트레인에서는 패스 승객을 위해 예비 좌석을 남겨놓았지만, S-트레인에는 패스 승객을 위한 예비 좌석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좌석을 못 구했을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여기에 앉으면 됩니다. 어째 O-트레인하고 안 좋은 점으로만 비교를 하는 느낌이…. 그리고 각 객차의 끝부분에는 LCD 모니터가 달려있는데, 길다란 무궁화호 객차 길이에 비하여 화면이 조금 작은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영상이 제대로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콘.센.트.
O-트레인 이후로 콘센트에 맛과 재미를 알아버린 코레일은 이번에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전 좌석 콘센트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긴 여행의 친구인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언제든지 충전시킬 수 있습니다. 서비스 전망석에도 콘센트가 비치되어 있으며, 뒤 이어 설명할 카페칸, 다도칸에도 콘센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내일로 여행객들의 콘센트 쟁탈전이 이러한 콘센트 준비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 것일까요? 정작 내일로로는 트레인 시리즈는 못 타니 그건 또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 IT 사회로의 진입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혼자 과도한 상상을 해봅니다.
한 잔, 한 끼의 여유 - 카페실
3호차에는 카페실이 있습니다. O-트레인의 카페실보다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큼지막한 냉장고를 갖추고 있으며, 아예 작정하고 식탁과 의자도 준비하였습니다. 다양한 간식거리와 음료를 팔고 있으며, 도시락의 종류도 다섯가지 정도로로 늘어났습니다. 덮밥 종류로 불고기, 장어, 젓갈 등이 있습니다. 어쨌든 식당차에서 요리를 해주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이미 새마을호에서도 실패했기에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객실 의자에 받침대가 없기 때문에 카페실의 식탁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카페실 반대편에는 가볍게 서양차 커피도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과 매대가 있습니다.
여행은 혼자 다녀야 하는 것 아닙니까?
3호차 카페실에는 음식 냄새나 실컷 맡으라고 커플룸이 4세트 있습니다. 역시 룸이라고 해서 문으로 닫을 수 있는 건 아니라 칸막이와 탁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4명이 앉아도 될 것 같은 공간이지만 이름에 맞게 커플룸으로서 2자리를 1세트로 발매하고 있습니다. 코레일 홈페이지나 코레일톡 앱으로 예매할 때 가족석/비즈니석/영화 항목으로 들어가서 예매를 해야 합니다. 위에서 나왔던 2호차의 가족석도 마찬가지입니다.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과 화장실
객차와 객차 사이에 왠지 문이 있었을 것만 같은 공간에는 큰 가방, 캐리어 등을 보관할 수 있게끔 선반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긴 여행이라면 아무래도 짐이 많아질텐데, 이렇게 갖고 다닐 때만이라도 편하게 놓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O-트레인의 경우 좌석이 있는 공간 앞, 뒤로 있었는데 S-트레인은 문 바깥으로 밀려나버렸습니다. 그리고 화장실은 후기 무궁화호 객차의 모습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깔끔하게 새로 준비를 하려고 노력한 듯 합니다. 그래도 정체불명의 물방울 무늬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S-트레인의 매력. 다례실.
4호차는 장애인석 포함 36석이 준비되어 있으며 동시에 나머지 절반을 다례실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S-트레인의 소식을 듣고 가장 기대했던 것이 바로 이 다례실이었습니다. 남도의 문화 중 하나인 다례를 직접 간략하게나마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에는 침상 앉아서 다례 체험을 할 수 있는 26석이 있습니다. 여기는 따로 발매하는 좌석이 아니라 말 그대로 체험을 위한 공간입니다. 한 명이 5천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이 원하는 차를 골라 차를 마시며 다례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도와주는 승무원 분이 귀여우셔서… 이것저것 물어보니 특별히 시간 제한은 없지만 아무래도 오전 시간대에는 사람이 많이 몰렸다고 하더군요. 반대로 저녁 시간대에는 다들 피곤해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합니다. 또한 남도 지역의 특산품인 다양한 차 종류도 역시 판매하고 있으니 기념품으로 어떨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자리 잡은 사람들은 차 향기로 고문 아닌 고문을 당하게 생겼네요. 하긴 카페실에는 커플룸도 있는데 뭐!
아웃도어의 시대가 왔습니다
TV에서는 하루 종일 아웃도어 브랜드 광고가 나오는 시대입니다. 사람들이 그만큼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한다는 게 아닐까요. S-트레인에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아웃도어 활동의 대표격인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자전거 거치대 10개 5호차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역시 아무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좌석 속성을 자전거석으로 정해 승차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코레일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발권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레포츠 용품 보관함이라고 했는데 실상은 그냥 락커인… 캐비넷도 4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S-트레인을 통해 새로이 도입된 레포츠보관함이라는 좌석 속성으로 선택해주셔야 합니다. 아직까지 레포츠보관함 좌석이 있는 열차는 S-트레인 외에는 없습니다.
청량리-부전 간 심야 열차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으니 여기에 자전거를 싣고 부산까지 내려온 뒤, 다시 S-트레인에 자전거를 싣고 하동까지 가서 섬진강 자전거길을 가는 코스는 어떨까 생각도 해봤는데. 제게는 그럴만한 체력이 없다는 걸 알고 깨끗하게 포기했습니다. 호남선에도 일부 열차가 자전거 거치대가 마련되어 운행중이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벤트실
5호차 자전거 거치대와 레포츠 보관함 뒤로는 이벤트실로서 42개의 좌석이 있으며, 이벤트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음향장비와 대형 TV를 마련해놓았습니다. 단체 관광객이나 동호회가 이용한다면 재미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는 이벤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프로포즈를 한다든가…. 정확히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는 확인을 못 했지만, 아무래도 단체 여행객들을 위한 객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나저나 저 짙푸른 초록색 의자 도색은 정말 적응이 안 됩니다.
순천역에서 벌어지는 사건
도망가는 기관차.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여수EXPO역에서 순천역까지는 기관차가 후진으로 끌고 역방향으로 앉아서 갑니다. 이런 운행 방식을 장폐단이라고 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 말이 너무 길어지니 어쨌든 그렇습니다. 그리고 순천역에 도착하면 기관차를 분리해서 다른 선로를 통해 돌아가 원래의 방향으로 돌아와 다시 객차와 연결이 되어 붙습니다. 이 때 가벼운 진동이 "꽝"하고 있습니다. 순천역에서 밖에 나와 기관차를 분리하고 결합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얼른 전철화해서 O-트레인처럼 누리로 같은 전기기관차 기반으로 굴렸어야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말은 쉬워도 간단히 뚝딱뚝딱할 수 있는 기관차 방향 전환이 아니므로 순천역 또는 광주송정역에서 20분 정도 정차 예정이며 추가로 5분 정도 지연은 덤입니다. 그래도 지연은 금방 복구됩니다.
코스모스로 유명한 북천역
순천역에서 기관차를 돌려 출발한 뒤, 하동에서 반대편 S-트레인과 만나 교행을 합니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코스모스로 유명한 북천역에 도착을 합니다. 이곳에서 역 주변 코스모스를 볼 수 있게끔 5분 가량 둘러볼 시간이 주어집니다. 저녁에 해가 이렇게 일찍 지고 있지만, 역내의 은은한 조명과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로, 철길 옆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를 살펴봅니다. 10월 6일까지 코스모스 축제라고 하여 이 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타고 내립니다. 역에서는 S-트레인은 무궁화호가 아닙니다라고 계속 방송을 하기도 합니다. 즐거운 풍경이었습니다.
여정의 끝은 부산역
여수EXPO역에서 출발한 S-트레인은 부산역에서 여행을 마무리 합니다. 동절기라 해가 점점 일찍 지고 있기 때문에 저녁에 여수EXPO역을 출발한 뒤로 창밖으로 뭔가를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색다른 열차 여행이기에 저녁 시간대에 한가롭게 S-트레인 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광주-마산 구간이었다면 마산역에서 저녁에 출발하여 광주역에 밤에 도착하겠지요.
S-트레인 소개를 일단 마치며
가벼운 가족 여행을 한 뒤 S-트레인 부분만 따로 떼어서 설명하려니 글이 알게 모르게 허전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여행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아직도 그 마음이 그대로입니다. 다시 기회를 마련해서 이번에는 S-트레인과 함께 발매된 S-트레인 패스를 이용한 여행을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 주말에 바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갑자기 왠 여행 바람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하신 점이나 이상한 점이 있으면 바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산역-여수EXPO역을 운행하는 열차보다는 광주역-마산역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가 열차 자체만 놓고 본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수는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비하여, 광주역과 순천역 사이의 남평역은 일반 열차로는 지금은 갈 수가 없는 곳이기 때문에 왠지 여수EXPO-부산역 구간은 뭔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 묘하게 듭니다. 광주송정역-순천역 사이의 경전선 구간 자체가 운행 횟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궁화호 수준의 좌석 간격을 좀 넓혀줬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열차 컨텐츠 자체는 새마을호 특실도 아깝지 않은데…. 의자가…. 의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