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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21 08:04
자유주의도 등장한지 오래되었지만
미국이나 한국에서 그리 큰 지분이 있진 않기에 큰 사건이 없는 한 대세가 될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엔 성향에 대해서는 자유주의, 신정통주의, 복음주의, 근본주의 이렇게 4개로 나누는 게 더 나을 것으로 보입니다.
13/09/21 09:08
미국이랑 한국은 좀 경우가 다른 것 같습니다. 자유주의 신학이 미국에서 대세를 차지하진 못했지만 20세기 초반만 해도 감리/장로교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었고 그 때만 해도 '예수의 처녀 잉태가 역사적 사실이던 말던 중요하지 않다' 에 감리교 목사의 70% 가 찬성했었지요. 오히려 미국은 2차대전 이후의 대규모 이민자들과 맞물려서 복음주의가 오히려 강해진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 자유주의 신학이 제대로 받아들여졌다고 보기 힘들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흐름 - 특히 유럽쪽에서 벌어진 기독교의 몰락 - 을 볼 때 저 개인적으로는 복음주의 교회가 얼마나 더 오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입니다.
자유주의/신정통주의/복음주의/근본주의로 나눠야 더 맞다는 지적 감사합니다. 이 글은 비기독교인을 주로 대상으로 쓴 글이라서 좀 심하게 간략화한 경향이 있네요.
13/09/21 13:26
유럽에 있어보니 그쪽에선 나름 대세를 이루어가는 듯 하더군요.
하지만 유럽에선 대다수의 지역에서 기독교(가톨릭이든 프로테스탄트든) 자체가 몰락일로를 걷고 있다는게 함정.
13/09/21 19:57
가톨릭 국가인 남유럽이야 논외고....
영국은 복음주의, 독일은 신정통주의가 메인이지 않나요? 북유럽도 독일하고 비슷한 것으로 알았는데요....
13/09/21 20:23
영국은 살아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영국은 사실 종교에서 유럽으로 묶기에는 좀 다른 환경이라..
독일은 자유주의신학이 크게 득세하는 중이죠...마는 대세가 크게 의미 있다 하기 어려운게,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교회 자체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별로 없어요. 주말 예배에 100명 이상 신도가 참석하는 교회가 별로 없습니다. 신도들도 부활절, 크리스마스 이런 큰 축일에나 갈까말까 한게 교회죠..
13/09/21 09:18
이 글을 보니 얼마전 나겜 홀사장님 한말이 생각나서 웃게되네요
기독 성경에서 최고의 성자는 마리아의 남편이던 요셉이라는 말인데...... 정말 그럴싸 했습니다.
13/09/21 09:30
복음주의와 자유주의 저렇게 두 분파로 나누는 방법으로는 fundamentalism / non-fundamentalism 이 낫습니다. 복음주의자의 대표적인 C.S.Lewis나 John Stott, James Packer등은 OrBef님께서 나눈 범주에 들어가지 않거든요. 자유주의는 Schleiermacher로 시작되었는데, 그 특징은 계몽주의 및 합리주의의 영향을 받아 성경의 내용을 이성의 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제 2차 세계대전에 극단으로 치닫는데 그것이 바로 나치의 통치를 기독교적으로 변론하는 '자연신학'입니다. 루터를 독일 민족의 모세격으로, 히틀러를 그 민족의 구세주로 여기는 작업을 했거든요. 여기에 Karl Barth라는 사람이 반대를 하는 것이 신정통주의, Neo-Orthododx입니다. 그런데 신정통주의는 보통 말하는 복음주의와는 다르거든요. 근데 이들은 근본주의자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적으로 다릅니다. 이는 양식비평을 인정하냐 인정하지 않냐로 알 수 있는데, 이 양식비평의 출발점은 바로 성경을 수 많은 저자들과 자료들이 편집된 '책'으로 보냐 아니면 하나의 '온전한 하나님의 말씀'이냐로 보냐 인데, 신정통주의는 전자인 반면 근본주의자는 후자로 생각하거든요.
13/09/21 09:52
그리고 성경의 내용이 은유와 상징으로만 채워져있다는 것은 사실 무리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서인 사무엘상하, 열왕기상하등은 현대적인 입장에서 봤을때는 역사서라고 보긴 어렵지만 쓰여질 당시(BC 500년경)에는 상당한 역사적 사실을 남겨논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행전도 그렇구요.
Karen Armstrong이란 사람이 쓴 The case for God에선 언어를 사실언어와 신앙고백적 언어, 두 가지로 나눕니다. 전자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기록한 것(eg. 공부를 열심히 해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이라면, 후자는 일어난 사실을 신앙적 관점에서 해석한 언어라는 것입니다.(eg. 내가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이로 봤을땐 신앙고백적 언어가 '사실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어난 사실'과는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성경의 내용은 신앙고백적 언어로 기록되어있는 책이여서 은유와 상징도 존재하지만, 일어난 사실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위 덧글에 달았던 근본주의자와 비근본주의자의 차이는 바로 이런것입니다. 근본주의자들은 문자주의, 축자적으로 성경을 읽는 이유가 성경을 사실언어로 기록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비근본주의자들은 그렇지 않구요.
13/09/21 10:30
위 댓글들은 객관적으로 쓰인 것으로 오해될 수도 있으나 사실은 신정통주의등 현대신학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하므로 기독교의 일반적 입장으로 오해하시는 분들 없기를 바랍니다.
13/09/21 10:57
불리한 부분은 상징, 유리한 부분은 신의 말씀.. 그나마도 그걸 정하는건 그 책이 쓰여지고 수천 년 후의 일개 인간..
야훼나 예수는 상징이니 그냥 좋은 뜻만 받아들이라는 말과 논리적으로 다를바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13/09/21 21:47
그 구별이 아주 자의적이진 않습니다. 창세기부터 판관기까지는 고고학적 유물이나 다른 집단의 기록들을 볼 때 전혀 근거가 없거나 아예 사실일 수가 없는 이야기들이지요. 그 이후 시대에
들어가면 조금씩 역사적 사실들이 등장하고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일리아드부터는 역사로 넘어가듯이 성경도 신화에서 역사로 넘어가는 시점이 있을 텐데, 비종교적인 성경학자들은 왕 시대의 시작을 그 경계로 보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13/09/21 12:30
근본적으로 절대정신의 형태로 대변되는 관념론이 유물론에 밀리면서 복음주의든 자유주의든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약간 심하게 표현하면 성경의 텍스트를 마약으로 쓸 것인가 아니면 진통제로 쓸 것인가의 차이 정도로 보여지네요.
13/09/21 14:34
당연히 상징이고 은유이죠.... 그렇다면 그것은 신의 명령인가? 아니면 그것을 전하는 인간의 명령인가?
종교적극단주의가 광신도의 주장이 아니라는게 문제입니다 야훼를 믿는 모든 종교는 돌고 돌아 원리주의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중세 교황의 "면죄부" 역시 성경을 고도의 은유로 이해하려는 현실과 타협에서 나온거죠 루터의 개혁도 실제로는 '기독교원리주의'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13/09/21 16:01
중세 교황의 면죄부가 가능했던 이유는 카톨릭 교회의 '사도성'에 근거한 것입니다. 사도성이란, 마태복음 16:16 이하에 나오는 베드로의 고백 이후에 예수님께서 그 권한을 이양하는 것으로 성경적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도성'을 부여받은 베드로가 제 1대 로마의 주교(bishop)이고, 이 사도성이 로마의 주교에게 계속 전해져 내려오는 것입니다. 이 사도성의 권위는 성경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공의회의 결정권이 바로 성경의 권위와 비슷한 것과 같은거죠. 정확히 하면 '면벌부'는 이 사도성을 확대해석한 나머지 억지를 쓴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루터와 칼빈이 대표적으로 지적했던 것이구요.
종교적 극단주의가 광신도의 주장이 아니라 기독교 전체를 원리주의, 근본주의로 싸잡아 매도하시면 참 기분이 불쾌하네요. 이슬람 사람들이 극렬태러분자만 있는 것이 아니듯 개신교내에서도 근본주의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13/09/21 18:30
http://www.youtube.com/watch?v=ak-riGdz-UM
이 영상을 보면 이 신부는 신의 과학적인 증명을 거부하네요. 무신론자와 성직자의 차이는 토론으로 없어질수 없을거 같네요. 애초에 신앙의 유무라..
13/09/21 20:26
이와 유사한 논쟁 중 유명한게 예수회신부이자 최고철학사가인 코플스톤과 수식어가 필요없는 무신론자 러셀과의 BBC 대담이죠. 위대한 철학자 두 명도 신앙 유무에서 갈린지라....(2)
동영상이 남아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후일담식으로 '서로 딴 얘기했다'고 전해지죠.
13/09/21 21:51
특히나 티비 토론은 어차피 서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시청자를 많이 낚는 쪽이 이기는 거라서 서로 궤변이 장난이 아니죠. 동영상 감사합니다. 저도 신앙쪽은 토론으로 결판나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젠가 한번 히친스와 존 레녹스 혹은 윌리엄 크레이그가 벌인 토론을 보시면 재미있으실 겁니다. 두 시간 짜리 영상들인지라 여기 올릴 수는 없네요.
13/09/21 20:11
결국에 종교 또는 경전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인 윤리나 도덕이란 존재하지 않는거죠.
그시대의 시대정신, 윤리와 가치기준에 따라서 어느 시대에는 문자 그대로의 진실, 어느 시대에는 비유가 될 뿐입니다. 이런일은 왜 이러날까요? 단순히 경전이 지나치게 오래되어 현재의 가치와 맞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내용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죠. 학문, 과학이라면 연구결과가 달라지고 지식이 잘못된것으로 밝혀졌다면 폐기하면 됩니다. 하지만 종교는 근본적인 믿음의 영역에 들어가면 그럴수가 없죠. 그냥 신앙의 영역인겁니다. 잘못된걸 잘못됐다고 하지 못하고 감싸려고 하니 궤변이 난무하고 해석이 다양해지죠. 그냥 이건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될걸 어떻게든 사실이라고 해야하니까요. 은유와 상징이란건 그냥 진실이 아닌데 진실이 아니라고는 말하기 짱시룸의 다른 의미에 지나지 않다고 봅니다.
13/09/21 21:34
보통 제가 글 올리고 나면 피드백을 열심히 하는 편인데 오늘은 글 올리고 나서 이런저런 일이 좀 많았습니다. 많은 댓글 감사합니다. 기독교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적은 편이라서 댓글에서 이것저것 많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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