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에 조선 이라는 글로 조선산업 1위의 역사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를 했었고
글 말미에 해양 산업에 대해 이야기하고싶다고 했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어 이렇게 다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조선은 여기 있습니다. >>>
https://pgr21.co.kr/?b=1&n=2415)
이번 글 역시 불친절하게 저번 글과 마찬가지로 사진, 그림 같은 친절한 설명은 없습니다.
제가 글에 그림을 넣을줄 몰라서.. 알려주시면 다음에 기회가 되어 글을 쓸 때 써먹도록 하겠습니다.
확실히 이해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없지않아 있지만.. 우리에겐 구글링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번 글은 해양에 대해 말씀드린다고 하였는데,
저번까지만 해도 이번 글은 해양 플랜트에 대해 말하려고 했었고, 해양 플랜트의 종류에 대해 말하려 했었습니다만
생각보다 쉬운 내용이고 검색을 조금만 하면 쉽게 알 수 있기때문에 넘어가고 전반적인 이야기에 대해 해보겠습니다.
(해양 플랜트의 종류 라고만 검색해도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알면 좋은 내용이 인터넷에 참 많네요.
참고로 보통 해양 플랜트는 잭업 리그, 드릴쉽, 세미리그, TLP, FPSO, SPAR 등 을 이야기 합니다.)
저번에 쓴 글 조선 의 말미에 우리나라가 다시 조선산업에 1위를 하는데 있어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산업이 해양 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조선 산업은 사실 국가간 기술력의 차이가 크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에코쉽 이라고 하여 어느정도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것 역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큰 추진력을 주진 못 합니다.
(가격 이라는 메리트가 너무 커요.)
사실 일반선을 만드는건 그렇게 어렵지가 않아요. 인건비가 중요하거든요.
하지만 해양 플랜트는 그렇지 않습니다.
무척이나 빡빡한 룰이 설계부터 조달, 생산, 시운전(줄여서 EPCI 라고 합니다.)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똑같이 바다에 둥둥 떠다닐 텐데 왜 그럴까요? 사실 저도 그게 무척 불만입니다.
아니다.. 중국을 생각하면 오히려 어려워서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배는 일반적으로 3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1. 물에 뜰 수 있어야 하고
2. 무언가를 실을 수 있어야 하고
3. 이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해양 플랜트는 3번 이동성의 조건을 갖추지 못 한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머릿속에 떠올린 해양 플랜트만 해도 아마 10분중 9분께서는 움직이지 못 하는 '건물'을 생각 하실겁니다.
예를 들면 아마겟돈 초반에 나오는 그것..
(잭업 리그나 TLP, SPAR 등.. 그냥 편하게 드릴쉽, FPSO 빼고 전부다 못 움직인다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양 플랜트라는 것 자체가 육상 시설을 바다에 띄운 것이기 때문에..)
한 군데서 꾸준히 땅을 파고 기름을 퍼내야 하는 해양 플랜트에게 이동성은 사치입니다.
배는 위험을 감지하여 회피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운항하는 경로에 기상이 좋지 못하면 그 경로를 이탈하여 조금 돌아가면 되지만, 해양 플랜트는 그렇지 못 합니다.
일단 고정을 시킨 해양 플랜트는 어지간하면 몇 십년은 그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일반선의 설계를 25년을 바라보고 하면 해양 플랜트는 50년, 100년을 바라보고 설계합니다.
열악한 환경의 대표주자, 북해에 들어가는 배는 훨씬 더 어려운 조건을 만족하여야 합니다.
추우니깐 보온도 다 해줘야하고 쉴드도 만들어줘야하고 눈도 녹여줘야 하죠.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금속으로 만드는 무언가는 온도에 매우 취약합니다.)
이 어려운 룰을 만족시키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보강을 많이 한다거나, 두꺼운 강재를 사용하거나, 고급 합금을 사용 등의 방법이 떠오르네요.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죠.
보강을 많이 한다는건 플랜트의 중량과 직결됩니다.
중량은 플랜트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무게가 늘어남 = 자재가 많이 들어감, 시간이 많이 들어감 = 가격 증가
가 되거든요.
두꺼운 강재를 사용하면 용접량이 늘어납니다. 용접하는 시간도 늘어나게 되고 인건비도 더 들겠네요.
이 역시 중량과 직결됩니다.
고급 합금은 용접이 매우 어렵습니다.
저번의 글 조선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다음부터는 글 제목을 대충 쓰면 안되겠습니다. 조선에서 말씀드린것 처럼 이라고 하려고 하니 뭔가 낯선 느낌이..)
용접은 조선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누군가 금속을 붙일 수 있는 풀을 개발한다면.. 부러워질 것 같네요.)
WPS라고 하여 용접을 하기 위해선 검증된 절차서가 필요합니다.
지금 건조중인 프로젝트에서 사용될 모든 용접 케이스에 대해 다 있어야하죠.
WPS는 모두 시험을 기반으로 작성합니다. 이 시험을 WPQT 라고 합니다.
WPS가 필요한 이유는 당연하지만,
힘들게 용접 해놨는데 크랙이 날수도 있으며, 또한 지금 한 용접이 정말 제대로 강재를 연결하였는지도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합니다.
(재질은 선주가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선소에서는 처음 보는 재질을 용접 해야한다는 소리고 재수없으면 실험실에선 성공한 용접이 현장에서는 실패할 때도 있습니다. 용접만 해도 한 편 분량은 너끈히 뽑을 것 같으니 이건 또 다음 기회에..)
배에 올라가는 장비를 볼까요? 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해양 플랜트는 육상 플랜트를 바다위에 올려놓은 것 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일반선 들이 물건을 싣기 위해 선체(Hull)안에 빈 공간을 만들었다면, 해양 플랜트는 선체 위에(Top) 장비를 싣습니다.
흔히 여기를 Top Side라고 합니다.
일반선이 해양 플랜트에 비해 건조가 쉽다고 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일반선은 물건을 싣기위헤 배 한 가운데 구멍이 뻥 뚫려있고, 때문에 길이 방향에 대해 버티는 힘인 종강도가 중요합니다.
(컨테이너를 상상하시면 쉽겠네요. 얼마전에 일본에서 제작한 컨테이너 중간이 개발살 난 사건이 있었죠..)
들어가는 장비라고 해봤자 엔진, 조타 시설, 하역 시설 정도 되겠네요.
해양 플랜트는 Top Side 라고 불리는 곳에 장비를 올립니다.
Top Side에 올라가는 장비는 외부에 노출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제작을 빡쎄하면 빡쎄게 하지 더 대충 하진 않습니다.
당장 떠오르는건 제작공차가 있네요.
큰 배 안에서 1mm 안 맞다고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런게 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워낙 장비 자체가 섬세하게 만들어지다보니 구동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1mm 때문에 배관을 좀 땡겨 붙이면 나중에 고압 고온으로 배관에 힘을 줄 때 터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이것을 만족 못하면 선주, 선급 등에서 리젝트를 날려버리고 다 뜯어내서 다시 설치해야합니다.
아시다시피 모든 물체는 열에 영향을 받습니다. 금속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침엔 추우니깐 쪼그라들고 낮엔 더우니깐 퍼져서 늘어납니다.
사담으로,
이거 맞추는거보면 정말 대단합니다.
고온으로 작업하는 용접을 생각해봤을 때 더더욱 대단하죠.(고온=철판이 퍼짐 이니깐요)
이 이외에도 장비 핸들링이나 배치를 위한 룰(뭐 근처에는 공간이 얼마 이상 필요하다 이런 것들) 등 매우 많은 족쇄가 건조에 영향을 주죠.
즉,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여질 예정이기때문에 매우 빡빡한 룰로 만들고, 이에 따라 과하게 튼튼하게 만듭니다.
건조에 큰 걸림돌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죠.
하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이 어려움을 모두 이겨내고 해양 플랜트 라는 무기를 갖추게 되었고,
조선 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다시 조선산업 1위의 자리를 가져오게 됩니다.
는 표면적인 이야기고,
아직도 가야할 길이 수만리입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설계 기술력입니다.
건조는 우리나라가 어째어째 해냈습니다. 하지만 설계 기술은 그렇지 않습니다.
해양 플랜트는 기본 설계를 모두 외국에서 사서 가져옵니다.
장비도 외국에서 패키지로 사서 옵니다. 장비 설계를 하지 않죠.
(조선 에 댓글로 달린 것 중에 전부 외국 사람이더라 하는게 있는데 같은 맥락이죠.)
이 문제는 과거 고부가 가치선의 대명사 LNG 선 역시 안고있는 문제였습니다.
요근래 국내 기술력으로 LNG 화물창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서 건조중인 LNG선은 프랑스 GTT사의 기술을 사서 만듭니다.
(직접 만드는 것과 CAD로 설계만 하는것의 수익율만 비교해도 참.. 배가 아파옵니다. 지식의 가치가 이렇게나 비쌉니다.)
해양 플랜트를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설계를 마쳐, 국산 장비 수급 100%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아마 실질적인 건조는 어려울 겁니다.
왜 그럴까요?
조선해양 산업은 매우 보수적인 산업입니다. 혁신적인 기술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선주들이 많습니다.
"그래 그 기술력 정말 좋아. 멋져. 환상적이야!! 그런데 혁신은 내 전화기로 충분하지."
혁신적인 기술로 설계되어진 우리 기술 1호 해양 플랜트 VS 수십척 건조 실적이 있는 외국 설계 업체의 해양 플랜트
여러분의 선택은 어떠신가요?
제가 선주라면 후자를 선택합니다.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건만 떠올려도 바다위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파급력이 상상을 초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재밌는 이야기로
이때 사고 난 플랜트가 국내 모 중공업에서 만든건데 제가 알기로는 제작사인 이곳은 큰 탈이 없이 지나갔습니다.
왜냐면 워낙 빡빡한 룰로 만들었으며, 모든 제작 과정에서 검사를 다 받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작사에 태클을 걸려면 그들을 감시하는 선주, 선급, 벤더 모두 책임이 생기게 되죠.
그러니깐 무죄로 판명날 만큼 빡빡한 룰이 있으며,
이걸 만족시켜 오케이 사인을 받아낸 기술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맥시코만 기름 유출과 관련하여
기름을 퍼내다가 갑자기 해저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기름이 역으로 뿜어져 나올때가 있습니다.
이걸 Blow Out 이라고 하는데
http://www.youtube.com/watch?v=rhZKUYVXM78 이걸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1분 50초 부터 보시면 됩니다.
해양 플랜트 위에서 blow out 이 발생하면 재수없으면 배 박살납니다. 잘 만들어야 하고 잘 구동시켜야 합니다.
해양 플랜트는 매우 안전해야 합니다.(사실 일반선도 마찬가집니다 태안사태나 시프린스 호 등..)
그 어떤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적이 없다면 신뢰를 할 수 없는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물론 이게 좋게 작용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믿고 맡기는 한국 조선소 vs 아직 경험없는 중국 조선소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참고로 잭업 리그는 싱가폴이 독보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조 경험부터 설계 역량에 대해서 언젠가 중국은 국내 해양산업 마저 따라오게 될 겁니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기 위해 해양 플랜트를 자국 조선소에 발주 낼 만큼 크지 않습니다.
중국은 그게 됩니다.
생각이 안나는데.. 중국에서 몇 개의 산업을 세계 1위로 몇년 까지 만들어내겠다 하는 계획이 있죠.
틀림없이 중국은 해양 플랜트를 자국 조선소에 발주 낼 것입니다.
그게 한 번, 두 번, 세 번 쌓이게 되면 실적이 되고 경험이 되고 선주사에게 내 보일 수 있는 기술이며 신뢰가 됩니다.
또한 해양 산업의 수요 역시 머지않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국내 조선 해양 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기름을 퍼내는게 수익을 내기 시작한게 얼마되지 않았기때문에
유명 업체들은 앞다투며 발주를 했지만, 선복과잉을 머지않아 부르게 될 것이기 때문에 발주량은 줄어들게 되겠죠.
그래서 국내 조선산업들은 또 다른 사업을 찾아 여기저기 노력중에 있습니다.
아직은 별 수익을 못 내는 경우도 많고,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경우도 있습니다.
언젠 안 어려운 적이 있었냐는 자문을 하며 일을 하고 있기때문에 어떻게든 될 거라는 믿음도 생깁니다.
아마 잘 되겠죠.
안되면 까짓거 우주전함 만들어서 우주로 나가야죠 촿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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