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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4/04 18:52:33
Name 스나이진
Subject [일반] 첫 투표, 그리고 선거의 기억
3년 눈팅회원이 선거철을 맞아 첫 글을 남겨봅니다


제 손에는 우편으로 온 부재자투표봉투와 투표용지가 있습니다. 만 19세가 되어 행사하게 되는 첫 투표권입니다. 지금까지 10년 넘게 지켜보기만 했던 선거를 이제는 직접 투표권을 행사해서 개표방송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그 수십만표, 수백만표 중 하나가 제가 던진 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며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가장 첫 선거는 1996년인지 언제인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 근처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어렴풋하게 엄마 손에 이끌려 투표장 앞까지 가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 때는 선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꼬마였죠.

2000년 총선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기억도 남아있습니다. 그 때 저는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몰라도 개표방송 보는 것을 땅따먹기 게임하는 걸 바라보듯 재미있게 바라본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 어디가 이기면 좋은거야? 하고 물어보고서는 스포츠 응원하듯 이겨라 하면서 새벽까지 지켜봤었습니다.

2002년, 초 6때 지방선거와 대선, 이명박 서울시장과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선거를 지켜본 기억도 있습니다. 이때도 아직 정치의 개념은 잡혀있지 않았습니다. 지방선거를 보면서 아버지가 한나라당만 아니었어도 이명박을 찍었을텐데 하는 말을 듣고는 비록 응원하는 곳이 졌어도 괜찮겠지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대선은 표차가 아슬아슬해서 재미있게 지켜봤던 것 같습니다. 개표 중후반 되니 표차가 1~2%밖에 안 나는데도 유력 등을 띄우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신기해했었습니다.

2004년부터는 진보와 보수, 그리고 정당의 역사에 대해 인지?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한나라당은 보수, 민노당은 진보, 자민련은 수구+구시대의 유물 이런 식으로 말이죠. 탄핵과 그 역풍을 보았고, 가족들과 촛불을 들기도 했던 해였습니다. 총선의 결과를 보면서는 과반의 중요성과 그 이유에 대해 배웠습니다. 또한 소선거구제 시행 이후로 처음 여대야소 정국이 되었단 말을 보면서 소선거구제, 중선거구제란 무엇인가도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2005~2007년 이 시기는 저의 취미란 하루에 한두 시간씩 인터넷 뉴스 보기였던 시기였습니다. 그때의 저는 관심있는 스포츠도 없었고, 연예인, 가수도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로지 정치, 사회 등의 뉴스로만 하루에 한두 시간씩을 소비했습니다. 1945년 이후의 현대사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 개표방송은 오히려 어렸을 적에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것보다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냥 결과도 출구조사 나오자마자 당선, 과반 돌파 등이 뻔히 보이고 허무했었습니다. 그나마 재미있게 봤던 것은 대선 때 문국현, 이회창의 선거비용 환급여부였던 것 같습니다.

2009년은 제가 나름의 충격?을 받은 해였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저는 사람들이 다 저같이 정치에 어느정도의 관심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투표율이 왜 그렇게 낮은지도 이해가 안갔고요. 그런데 그 당시 친구들의 반응을 보며 아, 생각보다 다들 정치에 무관심하구나, 사람들이 관심이 없어서 투표를 안하기도 하고 하는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는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와는 별개로, 득표율이 50% 근처에서 왔다갔다해서 치열해서 재미있게 본 선거였습니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이건 얼마 되지 않은 선거죠. 이제 친구들이 투표했다 하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첫 선거였습니다. 아, 무상급식 투표도 있긴 했네요. 이 때 투표했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한 표를 행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습니다.


이제 며칠 있으면 기다려온 그 한 표를 처음으로 행사해볼 날이 됩니다. 저는 부재자투표이니 내일 혹은 모레면 투표소 안에 들어가 도장을 찍어볼 수 있겠네요. 어디에 투표할 지는 고민하다 오늘, 마음을 정했습니다. 막상 투표하고 나면 좀 허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선거날까지 투표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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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ve
12/04/04 19:08
수정 아이콘
저같은경우는 경기도교육감 투표가 생애 첫 투표였습니다.
참무관심했고 투표소에 젊은이라고는 저뿐이였습니다..나머진 노인들만 다닥다닥...
아버지는 그런거는 투표 안하는거라 하셨지만 생애 첫투표였기때문에 가서 바로 지지하는 후보를 찍었습죠 +_+;;
그후보가 일으킨 무상급식 열풍이 이러한 결과를 낳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투표합시다!
가만히 손을 잡으
12/04/04 19:28
수정 아이콘
일때문에 못한 적도 많은데 그래도 투표 제법 했는데,
제 표는 항상 사표였다는...노무현대통령 찍은 게 유일한 당선인거 같네요.
전 이번에도 무소속+군소정당으로 갈거 같네요. '전략적으로 투표하라, 사표는 피하라'라고 하지만 그렇게 되네요..
점박이멍멍이
12/04/04 21:22
수정 아이콘
이명박 대통령께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셨던 지방선거가 첫 선거였는데요,
지방학생이라 주소지를 안옮겨서 투표를 못했었네요...
결국 첫 선거는 2002년 대선 부재자투표로... 택시비 들여서 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선거는 2008년 총선... 훈련소 입소 다음날 아침에 멀리멀리 구보해서 하고 왔네요.
선거 결과도 훈련소 나와서 알게 되었구요. 결과보고 어찌나 열받었었는지요...
(4주라 현역분들에게는 죄송죄송)
12/04/04 21:27
수정 아이콘
2007년 대선이 첫 투표였는데 대학 때문에 타지에 있는데 주소지를 안 옮겼던 겁니다 ㅜㅜ
부재자 투표가 뭔지도 몰랐고, 당일날에서 제가 투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죠.
결국 시외버스타고 두 시간을 달려서 본가에서 투표~ ]

물론 제가 지지하는 후보는 졌습니다만 ㅜㅜ
새강이
12/04/04 23:10
수정 아이콘
저도 이번이 첫 투표고 지방 출신인데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터라 내일 부재자투표 하러갑니다 크크 물론 저 본적주소 동네에는 47%의 지지율을 얻고 계신 압도적인 후보 분이 있어 그분이 당선되시겠지만 그 투표와 더불어 비례대표 투표에도 의미를 두고 공강시간에 다녀와야겠네요
KillerCrossOver
12/04/05 02:27
수정 아이콘
벌써 총선만 네번째네요. 무상급식 찬반 투표를 제외하곤 단 한 번도 빠진 적 없습니다. 이번에도 투표하러 가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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