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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05 18:39
그렇죠.
놀리고 괴롭힐지언정 "함께 노는" 깍두기가 저도 좋습니다. 놀이에 인원이 필요했던 예전과 달리 혼자, 적은 인원으로 노는데 익숙해진 요즘에 "머릿수" 의 중요함이 다소 퇴색된 감이 있어요. 왕따의 가해자들도 그런 고독감으로부터 출발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너무나 쉽게 서로를 배재하고 있지요. 뭐.. 저부터도 그러하지만..;;
12/03/05 18:43
김제동씨도 깍두기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참 와닿더라구요.
깍두기와 승리의 기쁨은 함께 하지만 패배의 책임은 묻지 않는다..는 얘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깍두기라는 말 자체가 더불어 사는 사회의 상징처럼 느껴지네요.
12/03/05 18:55
깍두기는 놀이의 동접자를 늘리는 효과와
양팀에 무너질 수 있는 밸런스를 잡아주는 밸런스패치효과 깍두기가 탈깍두기 유저로 진행할 수 있는 튜토리얼의 성격까지 가진 훌륭한 제도죠.
12/03/05 18:56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감자'라고 불렸지요 흐흐 어릴때부터 유달리 둔하고 소심해서 친구가 잘 없었던 저도 참 잘 어울려
놀았던 그런 기억이 납니다. 흐
12/03/05 19:05
아... 깍뚜기...
이 놀이문화가 많은걸 의미한다는거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무릎을 치게 만드네요 근데 진짜 요즘엔 깍뚜기가 없나봐요
12/03/05 19:06
이야 과장님 정말 표현 잘하셨네요.
밸런스의 영향이 없는선에서 깍두기는 일정부분 룰을 어기거나 (보통 제대로 인지못하고 있는경우가 많기때문) 해도 봐줬죠. 진짜 무릎을 탁치게 만드시네요.
12/03/05 19:11
그렇죠. 이거네요. 깍두기도 잘살 수 있는 세상. 그게 우리가 만들어야할 세상이죠. 추천합니다. 이 맛에 pgr 들어옵니다. 감사합니다.
12/03/05 19:17
요즘들어 더더욱 왕따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여기저기서 이슈화 해서 그런가, 많은 분들이 이런쪽으로도 여러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글 제목 보자마자 어제 트윗에서 봤던 '김제동의 따뜻한 말' 이 생각났습니다.
"우리가 자랄땐 좀 모자란 친구가 있으면 놀 때 '깍두기'라며 끼워 주고 함께 놀았다. 승리의 기쁨은 함께 나눴지만 패배의 책임은 묻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이런 아이들을 '왕따'라 부른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참고로, 우리동네에서는 '아찌' 라고도 불렀던 기억이 나네요. ^^
12/03/05 19:37
깍두기의 미덕은 별 역활을 못해도 이기면 곁다리로 껴서 같이 하이파이브 해주고 지면 그냥 존재감이 부족한걸 무기 삼아 조용히 묻어가는 그 두 가지에 있었죠 크크...저도 깍두기 출신인데 덕분에 큰 소외감이나 열등감을 느낀 적이 없네요. 중학교때부터는 애들이 끼워준다고 해도 귀찮아서 거절했는데 요즘 생각해보니 참 복에 겨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12/03/05 19:41
허.. 머리에 탕 맞은 기분이네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그 단어가 생각납니다. '깍두기' 그리고 그게 국민학교 다닐 때 저를 지칭하는 단어이기도 했죠. 생김새와 제로에 가까운 운동신경과 순발력 때문에 또래와의 놀이에서 어지간해서는 끼일 수 없었던 제가 유일하게 구원받던 그 깍두기군요. 혹은 감자역도 맡았지요.
12/03/05 19:49
깍두기 시절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동네에서 형들하고 놀다보면 누구나 깍두기로 사회생활? 시작하는거 아니였나요. 크크
깍두기가 없어진건 아마 동네에서 나이대가 다양한 친구들과 노는 것이 사라진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부모님들이 나서서 머리가 비슷한 얘들끼리 모임을 만들거나 돈을 내서 어린이 스포츠 클럽을 보내는 실정이니 조금 부족한 아이가 그 둘레에 끼어드는건 부모님들이 먼저 싫어하고 부모님의 영향을 받는 아이들이 그런걸 안배울리가 없겠죠.
12/03/05 20:02
깍뚜기...흐흐
우리동네에서는 감자라고 했었어요~~~ 정말 오랫동안 잊고있었던 추억을 다시 깨울수가 있었네요..... 좋은글 잘봤습니다. 내일 우리반 교실에서 한번 적용을 시켜봐야겠어요~~~~~
12/03/05 20:24
그렇죠. 예전에는 깍두기라는 아주 좋은 제도가 있었죠.
그래서 최소한 놀이에서만큼은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이 적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골목길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사라지면서 깍두기가 같이 사라져갔고... 그래서 학교내에서의 따돌림이 더 심해진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깍두기라는 단어가 이렇게 그리움을 만들어낼지는 몰랐습니다.
12/03/05 20:38
짧은 글 깊은 울림이네요..추천누릅니다.
저는 깍두기 개념은 알고 있었지만..막상 제 어린시절 기억으로는 실제로 깍두기 제도(?)가 있었던 적이 없었습니다..올해 21살인데..물론 지역마다 편차가 있겠지만요
12/03/05 20:40
놀이문화가 변해서 깍뚜기가 힘들죠.
당장 썰렁한 운동장만 봐도 답이 나옵니다. 예전에는 골목도 어린이 차지, 학교도 어린이 차지였는데...
12/03/05 20:47
무도에서 어린 박명수가 깍두기였죠..크크 그때도 잠시 이야기 했던 거 같은데 저도 일종의 깍두기 출신이었습니다. 깍두기라는 용어로 불리지는 않았지만 남들보다 한두발 더 뛰었으니 깍두기 맞죠.
12/03/05 20:59
추천합니다.
정말 한동안 잊고 살았던 단어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 주셨습니다. 당장 지금부터라도 회사생활이나 기타 살아가는 동안에 자주 써먹어야겠습니다. 더치페이로 직원들끼리 술자리를 할 때, 술은 먹고 싶은데 통장과 카드가 마눌님에게 묶인 슬픈 점심값 인생 동료에게 '넌 깍두기로 껴줄께~'
12/03/05 22:41
추천을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는 글이네요..
그 시절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왜 지금은 당연하지가 않을까? 서글프고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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