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red입니다
여행기 두 번째 얘기이자 본격적인 여행이 나오는 첫 번째 편입니다.
이게 글이 긴지 적당한지 모르겠는데
혹시 길다면 말씀해주세요. 좀 잘라서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어서
프롤로그에서 미리 이야기 했어야 하는데 하지못햇던 몇 가지 이야기를 먼저 할까 합니다.
1. "라이딩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고 여행을 가는 거다!"
여행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 했던 다짐입니다.
자전거여행을 한다고 해서 목숨 걸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니고, 여유 없고 하면 기차도 타고 했습니다.
그래서 가기 전에 유레일 셀렉트5일권도 끊어서 갔지용
2. 실제 자전거를 탄 거리는 대략 3000km 정도 됩니다.
그전에 장거리 자전거 탄적은 한 번도 없고, 잠실-여의도 2번 왕복해봤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루에 대략 5~60km정도 달렸고 어느정도 익숙해진 이후에는
보통 80km내외, 100km이상도 종종 달렸습니다.
3. 핸들바백+페니어+옥션표 텐트+메이커 매트 해서 짐 무게는 대략 30kg~40kg정도 됬습니다.
가장 중요한 자전거는 블랙캣 3.0을 중고로 구입했으며 사진기는 후지 똑닥이 f200exr 역시 중고로 구입해서 가져갔습니다.
4. 지도, 네비게이션.. 그런거 안들고갔습니다. 그냥 그때그때 알아서 할 생각으로요...
제가 참 긍정적인 사람이라 행복합니다.
여행 루트입니다. 초록색이 자전거탄 부분이고 빨간색은 기차를 탄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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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네덜란드 루트입니다. 정확한 루트는 아니고 기억나는 도시들을 연결한선입니다.
짐 사진입니다. 자전거 박스와 페니어는 수화물로 부치고 핸들바백만 들고 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역시 이코노미는 너무 좁다...
불평불만도 잠시 홍콩에서 암스테르담행 비행기로 환승한 이후로는 꿀잠을 자게 되었고
도착하기 한시간 쯤 전에 깨서 비몽사몽하고 있는데 옆에 앉아있던 네덜란드인 중년부부가 말을 걸어왔다.
- 네덜란드 여행가는 거에요?
- 네 네덜란드부터 해서 유럽 여행요. 자전거 타고 돌려구요.
- 오! 우리도 자전거 여행 자주 하는데.. 그나저나 네덜란드부터 시작하길 참 잘했네요.
네덜란드가 자전거 타기 참 좋거든요.
- 아 그래요? 몰랐는데...
- 그나저나 자물쇠는 튼튼한걸로 들고왔어요?
- 엥? 왠 자물쇠;; 그냥 가벼운거 한개 들고왔어요. 뒷바퀴-몸체 해서 기둥같은데도 묶어두면 되죠 뭐
그러자 네덜란드 아저씨가 이렇게 말했다.
"Then your front wheel is not yours anymore"
그럼 니 앞바퀴는 니꺼 아니란다...
네덜란드는 살만큼 사는 동네로 알고있는데 뭔 자전거 도둑이 그렇게 많은지 지금도 참 궁금하다.
반응으로 봐서는 우리나라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은듯.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6시쯤이었다.
이래저래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7시쯤 되었고 그때부터 공항에서 자전거 조립이 시작됬다.
새벽 7시에 동양인이 공항 한복판에서 자전거를 조립하고 있으니-_-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들 신기한듯이 처다보더라.
요렇게 뜯어서
요렇게 완성시켰습니다.
다 조립하고 공항 밖으로 나오니 밖에는 감사하게도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아이 좋아라*-_-*
여행 중반이었다면 정말 단 1초의 고민도 하지 않고 암스테르담 시내행 지하철을 탔겠지만
이 때는... 너무 열정으로 가득차 있었다.
내가 왜그랬을까...
비바람 속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표지판 찾아찾아 암스테르담을 찾아갔다.
여행 첫날, 악천후 속에서 제대로 될리가 없었다.
분명히 출발할때 1시간 거리라고 공항 직원한테 얘기를 들었다. 표지판에도 20km로 써있었다.
근데 한시간을 가고 두시간을 가도 암스테르담은 나타나지 않고 거리도 10km에서 더이상 줄지 않았다...
와... 진짜 첫날부터 미치는줄 알았다.
어떻게 민박집까지 찾아갔는지 잘 기억도 나질 않는다,
지금 생각해도 3시간 반만에 찾아간게 기적인거 같다.
거의 도착해서도 숙소를 못찾고 뱅글뱅글 돌고 있는데 우연히 슈퍼나온 민박집 아저씨랑 만난것도 참 웃긴다-_-흐흐
도착한 날과 그 다음날 까지 암스테르담 시내 구경을 했다.
참 아기자기하고 예쁜 나라인듯 했고 뭐 재밌는 구경도 했는데
신기한건 자전거가 참 많았다는 거다.
이렇게 생긴 자전거도 많고... 애기를 태우고 다니거나 짐을 많이 싣는 용도로 쓴단다.
아 그리고 오기 전 짐을 쌀때 세계지리를 공부하던 고3 동생과 한 대화를 돌이켜 보면...
- 야 네덜란드 날씨는 어떤지 아냐?
- 음... 우리나라랑 위도 비슷할텐데? 아마 날씨는 비 많이 오고 그럴텐데 기온은 비슷할꺼야
- 그래? 아 아직 여기는 한여름 같으니까 거기도 덥겠네?
- 그렇겠지?
- 오키 그럼 짐도 줄일겸 얇은 옷들 싸가야지~
.......반팔입고 있다 얼어죽을뻔했다.
민박집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전화해서 동생에게 욕을 한바가지 해주었다....
어쨋든!
9월 16일 드디어 대망의 자전거 여행 시작!
출발하자 마자
요러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참 이동네는 대도시 외곽만 해도 양이 풀을 뜯다니... 컬쳐쇼크가 시작부터 왔다.
풍경은 진짜 좋긴 좋더라.
네덜란드의 자전거 도로는 말 그대로 甲이다. 고속도로가 따로 없다.
네덜란드 전국의 거의 모든 도시를 오직 '자전거도로'만 이용해서 갈 수 있다.
자전거 도로들은 대체적으로 조용하고 풍경도 좋다.
거기다가 현지인 라이더의 말을 빌리면
"Dutch is flat like pancakes"
즉, 팬케익같이 평평한 국토라서 자전거 타기에 매우매우 좋다.
네덜란드가 아니고 이탈리아 같은데서 시작했다면 나는 중간에 돌아왔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역시 라이딩에 익숙하지 않아서 2시간만에 체력적인 한계에 도달했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고 얘기하면... 핑계로 들리려나ㅠㅜ
다행이 비가 조금씩 내리려는 차에 목표했던 도시에 도착했다. 처음으로 하는 캠핑이었는데
고맙게도 또 비가 내렸다...
텐트는 2만원짜리 옥션표 1인용 텐트였다. 똑바로 눕기엔 너무 작아서;; 대각선으로 누워야
그나마 머리와 다리가 텐트를 밀어내면서 똑바로 누워 잘 수 있었다.
혹시 또 이렇게 캠핑하며 여행을 하게 된다면 텐트는 좋은걸 사야지... 하고 다짐했다...ㅠ
저 이런데서 잤습니다...ㅜㅡ
라이딩 첫날 내가 기대했던, 아니 그 이상의 풍경을 볼 수 잇었다.
말 그대로 숨이 멎을듯 한 아름다운 하늘과 주변 풍경들이 계속 나를 즐겁게 했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얘는 자전거 도로 표지판입니다.
왼쪽 암스테르담 오른쪽 레일리스타드 라고 써있는게 보이네요
참 추운 밤을 보내고 일어났는데 역시나 또 비가 오고 있었다.
궁시렁궁시렁하면서 자전거를 탔다.
오늘 먹을거리를 해결하고자 옆동네 마트로 향했다.
아 끼니를 해결할 때 여행내내 마트에서 식빵을 사서 먹었는데
나중에 돈 떨어지고 나서는 식빵+수돗물로 연명했지만
이때는 돈이 좀 있었던 고로 식빵에 치즈, 요플레(1L쯤 되는..)를 사서 먹었다.
요플레가 참 싸더라.. 1L쯤 되는데 1유로가 안됬으니깐..
어찌됬건
빵사서 나오다가 길을 잃어서 1시간을 넘게 빙글빙글 돌았다;;
급한 마음에 페달을 밟는데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아저씨를 발견!
길이나 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말을 걸었는데 내 모습이 신기했던지 이런저런 말을 걸기 시작했다.
- 아저씨 그로닝겐이 어느방향이에요?
- 그로닝겐? 저쪽... 근데 나도 그리로 가는 길이거든. 어디서 왔는데?
- 한국요
- 한국?! 거기서 이까지 자전거를 타고 온거아?! 덜덜덜;;
- 헐 아니죠 한국서 암스테르담까지는 비행기를 탔죠~
- 아... 깜짝 놀랐네... 내가 몇년전에 아들이랑 로마까지 간 적이 있었거든 그래서 한국도 될줄 알았지..흐흐
여튼 오늘은 내가 가이드 해줄테니까 나만 따라와!
오예!
유럽 도착후 처음으로 만나는 행운이다.
사실 매일매일 가장 힘들었던게 다음 도시까지 길을 모른다는 거였는데 이렇게 해결되다니!
그 아저씨는 내가 고른 고속도로 같은 루트를 버리고 시골길로 달리며
네덜란드의 시골풍경과 역사적 장소들을 보여주었다.
특히 지역 박물관 관람과 커피+애플파이를 "자비로"대접해 준 부분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릴뻔 했다ㅠㅜ
캠핑한다고 그랬더니 네덜란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핑지 1위로 선정됬다던
Ossenziji(어찌 발음하는지는 잘;;)가지 데려다 주었다. 크흑 감사ㅠㅜ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이 없었으면 여행이 어땠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이 지금도 종종 든다.
근데... 이 아저씨가 라이딩 초보인 나를 고려하지 않고 갑자기 80km....를 달리는 바람에 몸은 GG...
이 아저씹니다용.
그 다음날 일어나니 또 비가온다. 어찌된게 하루하루 지날수록 날씨는 더 안좋아진다.
네덜란드는 날 싫어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거기다가 중간 기착지인 헤렌베인에서 처음으로 심하게 길을 잃었다.
3시간동안 뱅뱅뱅.... 짜증지수가 한계지수까지 다다르려는 순간!
날씨가 갑자기 100점짜리로 바뀌었다. 때마침 길도 찾았고...
원래는 그로닝겐 까지 가려했으나 중간에 3시간 헤매인고로 도착하지 못했다.
다행이 미니캠핑장을 찾았다.
미니캠핑이라는건 가정집에서 하는 캠핑장인데 가정집 마당에 텐트를 치고 그 집 화장실이나 샤워실을 이용하는 건데
잘 골라들어가면 저렴한데다 시설도 상당히 좋다!
다음날도 역시나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3시간여 만에 무사히 그로닝겐에 도착해서 유스호스텔을 찾았다.
유스호스텔의 가장 좋은점은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핀란드인 2명과 독일인 1명을 만나서 이야기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흥미로운 주제만 이야기하자면
핀란드사람들은 즈(g)발음을 못한단다.
suggestion을 서헤스쳔으로 발음하더라.. 신기하다능..
그리고 그 핀란드인이 스키부대(!)에 메딕(!!)이었다는데
내가 아는 메딕의 이미지가 아니라 더더욱 신기했다..
핀란드 메딕친구가 압박붕대, 밴드를 주면서 응급상황 대처법들을 알려줘서 고맙게 배웠다.
그리고 독일친구가 특대사이즈 두꺼운 검은비닐을 3장 주었는데
덕분에 여행 내내 텐트와 매트가 비에 젖을 걱정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래서 여행 준비할 때 먼저 여행한 사람 조언을 들으라는 거구나...
간만에 큰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긴옷 트레이닝복 부터 구입했다.
인간적으로 너무 추웠다.... 동생 죽여버려.....
여기는 그로닝겐의 대형 자전거 주차장(!) 사진입니다.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자전거를 주차해놓을 수 있는 곳인데 바로 역 옆에 있더군요
3층인가로 되어 있었는데 매 층마다 또 위아래로 두 층으로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진짜 수천대가 있어서 참 신기했습니다.
호스텔에서 간만에 안락한 잠을 자고
독일로 출발. 국경지대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그래도 네덜란드식당에서 밥한번 먹어보자며 들어간 곳.
사실 좀 허접한 감이 있었지만...
맛은 있었다. 그리고 현지에서 먹는 암스텔 비어는 참 맛나더라
저 식빵위에 올려져 있는 것이 크로켓? 이라고 하던데
고로께같습니다. 안에 참치같은게 들어있는데 보기와는 다르게 꽤나 맛나더군요
네덜란드의 마지막 밤도 역시나 미니캠핑을 찾아서 들어갔다.
주인아저씨에게 혹시 근처에 맥주마실 펍 같은데가 없냐고 물어보니
없답니다;;
그러면서 혹시 맥주 필요하면 자기한테 사라고 하면서 거의 공짜로 주더군요
맥주 두캔에 0.5유로정도... 자기 마실려고 사놓은거 그냥 파는거라
마트에서 사는것보다 더 싸게 준 것 같습니다.
이친구랑
유명한 하이네켄입니다!
이렇게 네덜란드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 갔다.
내일부터는 독일로 진입하게 될텐데...
독일에는 또 어떤일이 있을까 하는 기대반 불안반 감정을 가지고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