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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17 00:42:29
Name 로렌스
Subject [일반] 살면서 재밌던(?) 순간

# 1

예전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장기자랑을 평가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모 프랜차이즈 입니다.)
미리 사전에 공고 되있었고, 당시 아르바이트 경험이 짧아서 긴장도 많이하고 무슨 장기를 할까 고민끝에
악기를 가지고 가기로 했습니다. (집에 오카리나, 피아노, 기타 등 악기는 많습니다. 형제들이 악기를 사랑하거든요.)

춤, 노래에 소질이 없던것과 더불어 다룰지아는 악기도 전무하였지만 일주일간의 준비기간동안의 피나는 특훈을
하였고 장기자랑날 기타를 가지고 갔습니다.

면접날 등에 멘 기타를 본 사람들은 기대에 차있었고 저는 있는 힘껏 허세를 부렸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선생님의 곡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기타를 꺼냈습니다. 기타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케이스 안에서 리코더를 꺼냅니다.
반짝반짝 작은별을 열심히 불렀습니다.

떨어졌습니다....

# 2

학기중 강의에 지각하게 되었습니다. 수업받는 학생수가 30여명 정도 되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강의 였고
그 교수님과 제가 약간 친분이 있는 편이라 지각한 뻘쭘한 상황에 당당히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들어가려는 찰나
교수님이 지적하시더군요. 지각하였을때는 목례로 인사하는게 예의랍니다. 문도 최대한 조용히 닫고, 어쨋든 다시 해보랍니다.

문을 최대한 조용히 닫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데, 목례는 눈목자를 사용하여 눈인사라는 뜻이랍니다. 다시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고민했습니다. 눈인사... 눈인사...? 눈인사...! 그래서 전 '윙크'를 하였고 그날 교수님 빵 터졌습니다.
어쨋든 목례에 대해 제대로 배웠습니다.

# 3

군생활중 대민지원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전 이등병이었고 대민지원중에도 군기를 잃지않는 기합 든 모습을 선임들께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선임들이 편히 있으라더군요. 속을수 없습니다. 이럴때 기합을 보여줘 이쁨받습니다.
그래서 최대합 기합차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순간 농민분이 저에게 무언가 물어봤습니다. (무엇을 물어봤는지는 기억이 잘 안납니다..)
아, 잘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알아보겠습니다.' 답했는데 옆에 선임이 이 광경을 보더니
중대에 소문내서 한동안 제 별명이 '알아보겠습니다.'가 됬습니다.

또 그날 논에서 균형을 잃고 정말 대자로 앞으로 넘어져서 그것도 레전드로 남았었다는 이야기



당시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면 꽤 재밌었는데 텍스트라 재밌을진 모르겠네요.
올 한해도 재밌게 보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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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리노
12/01/17 01:00
수정 아이콘
텍스트여도 충분히 느낌이 전해져 오네요.
유쾌하신 분 같아요!
12/01/17 02:11
수정 아이콘
눈인사는 정말 센스있으시네요 껄껄
이성은이망극
12/01/17 02:19
수정 아이콘
눈인사 에피소드 정말 재미있네요!
그리드세이버
12/01/17 08:38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오분대기조를 하는데 그날따라 부군단장의 갈굼을 먹은 당직소대장이 식사시간중에 불시 오대기 점검을 했죠.
아무리봐도 이건 갈굴려고한거 같은데... 장비검사하면서 고글이 어디있냐고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녔습니다. 그런데 후임이 정수기로 가더니 가글을 하였죠..
어이가 없었는지 소대장은 헛웃음을지으면서 해산..
그녀석, 지금은 잘살고 있을라나...
12/01/17 08:57
수정 아이콘
군대 얘기가 나올수 밖에 없네요.
누구 갈굴 사람 없나 하고 눈에 불을 키고 다닌 상병 쯔음 이등병이 하나 들어왔는데, 경례를 하는게 영 엉성해서 많이 갈궜습니다.
목소리가 적다거나, 경례하는 손이 이상하다거나, 손바닥이 다 보인다거나 볼때마다 지적해도 늘 다른 이유로 경례를 잘 못하더군요.
하루는 손바닥이 다 보이게 경례를 하기에 지금 개그하냐고 제대로 될때까지 한번 시켜봤습니다. 많이 좋아졌기에 그래 다음부터 그렇게 해라~ 하고 넘어 갔죠.
다음날, 근무 나갔다가 복귀하는길에 그 이등병을 복도에서 만났는데, 복도 끝에서 부터 긴장한 모습이 보이더군요. 저도 무언에 압박을 눈으로 주었습니다. 그는 무엇인가 결심한듯 절도 있게 걸어왔고, 저 또한 오늘은 저늠이 해낼꺼야 하며 걸어갔습니다.
드디어 경례를 할 적당한 거리에 들어왔고, 양팔을 힘차게 흔들며 절도있게 걸어오던 그는
오른손으로 올려 경례하며 "충"을, (오른손을 내리며 동시에) 왼손으로 올려 경례하며 "성"을 외치며 다시 양팔을 절도 흔들며 저를 지나쳐 갔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그 아이를 다시는 갈구지 않았습니다.
켈로그김
12/01/17 09:17
수정 아이콘
무지무지X100 바빴던 어제 이야기.

동네 할머니가 "겔로퍼 주시오" 하셨습니다.
겔포스를 꺼내주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받아가셨습니다.
(마그네슘계 제산제는 궤양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고, 자주 복용하실 경우 산반동이 와서 심한 위통이 올 수 있어요~)

동네 할아버지가 "캪틴큐 주시오" 하셨습니다.
덴큐를 꺼내주었습니다. (인사돌 카피약)
아무 말 없이 받아가셨습니다.

우리 약국은 없는게 없답니다.
SUV도 있고, 양주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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