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PGR에 오시는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 또한 게임을 좋아하는 한 남자이자 유부남입니다. 결혼한지는 2년이 좀 넘었네요.
와이프와 결혼전에 데이트하면서 같이 오락실이나 게임방을 다닐때가 종종 있었는데 가끔 오잉? 할때가 있었습니다.
와이프 전에 여자친구나 이성친구들과 오락실에서 게임을 해보면 아무래도 남자들보다는 게임센스가 떨어지기 마련이라,
비행기 게임을 해보면 자기 비행기가 어디있는지도 잘모를때가 많고 그냥 보스에다가 막 부딪쳐서 다 죽고나서는 내꺼 어딨냐고 물어보곤 하죠.
하지만 지금의 와이프와 게임을 해보면 게임센스가 꽤 괜찮다는걸 느낄때가 많았습니다. 오히려 테트리스나 퍼즐 같은건 저보다 잘하더군요.
그래서 속으로 '호오~ 게임 좀 하는데~' 하며 감탄하곤 했죠.
일반 아케이드 오락을 할때면 그래도 제가 더 오래 살때가 많은데 와이프는 또 승부욕이 있어서 자기가 먼저 끝나는걸 열받아하곤 하더군요.
그렇게 연애후에 결혼을 하고나니 오락실, 게임방 보다는 집에서 컴퓨터로 게임을 하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저희집은 안방에 컴퓨터와 TV가 나란히 옆에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컴퓨터를 하게되면 TV를 보는 와이프는 제 뒷모습만 볼수밖에 없었구요.
제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결혼후에 게임하는걸 와이프들이 싫어해서 자주 못한다는걸 알고있었기에 와이프한테 미안한 마음이 많았습니다.
전 생각했죠. '그래, 와이프가 게임센스가 꽤 있으니까 2인용 게임을 같이 하면 되겠네!'
바로 와이프와 같이 할만한 게임을 알아봄과 동시에 결혼전에 예전 집에서 사용했었던 저가형 패드를 가져왔습니다.
일단 예전 오락실 향수도 느낄겸 마메를 깔고 패드를 연결하고 보글보글, 원더보이, 1945 등등 예전 인기있었던 게임들만 간추리고선 TV화면으로 오락실게임을 켜놓고선 와이프를 불렀습니다.
그걸 본 와이프는 "우와~ 오빠 이런것도 돼?", "이것도 해보고싶네, 저것도 해보고싶네, 이 오락은 못구해?" 라면서 열심히 패드를 누르더군요.
전 속으로 흐뭇해하면서 같이 게임을 편안하게 즐기며 다음 게임은 뭘 할까 생각했습니다.
게임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면서 2인용 게임들을 알아보고 와이프와 같이 하다보니 보급형 패드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오더군요.
그래서 와이프한테 이 패드는 좀 오래되고 싸구려라 조작감이 안좋은거 같지 않아? 글구 다른 PC게임들을 하려면 더 좋은 패드가 있어야 된데라며 구슬리니 엑박패드 2개가 띠용 나오더군요.
저녁 밥먹고 같이 1시간정도 게임을 하면 와이프는 자기는 이제 됐다면서 저 혼자 게임하라고 양보합니다. 그때부터는 저만의 게임들을 실컷 할수 있는거죠.
물론 와이프가 게임하는걸 허락한다고 해서 무한정 할수는 없고 적당히 게임을 해야겠지요...
어느날은 레이싱게임을 하게 됐는데 패드로 하니까 뭔가 아쉽고 재미가 떨어지더군요. 그러던중 와이프가 시크릿가든을 보고난뒤 거기에 나온 레이싱세트를 보고선 재밌겠다며 흥미를 보이더군요.
전 바로 "그거 우리도 할수 있어!"라며 인터넷으로 레이싱휠쪽을 잽싸게 알아봤습니다. 고가의 휠은 꽤 비싸기도 했고 처음 해보는지라 일단은 중간제품을 중고로 하나 구입했습니다.
이것저것 세팅하고 레이싱을 시작해보니 이것도 또 신세계더군요. 실제로 운전하는 것처럼 재미났구요. 와이프도 엄청나게 좋아하고 즐기더군요.
책상에 고정시키는 제품이었는데 할때마다 떼었다 붙였다 하는게 싫어서 혼자서 나무로 뚝닥뚝닥, 시트지로 쓱쓱, 휠 거치대도 만들었구요.
와이프네 회사에서는 제2의 신혼이냐? 집에 뭐가 있길래 맨날 집에만 가냐며 궁금해 한다더군요.
그럼 와이프와 같이 2인용 게임을 이것저것 해보면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것들을 추천해드릴까 합니다.
1. 마메
워낙에 유명한 에뮬레이터라 대부분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있으실테죠. 마메는 예전 오락실게임들을 지금의 PC에서도 즐길수 있
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됩니다.
포탈에서 마메라고만 입력해도 엄청나게 검색이 될테구요. 2인용 게임의 기본이라고 보시면 될정도로 버튼 세팅이나, 패드, 조이스틱등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마메를 접했을땐 옛 추억에 흥분과 기대감에 놀라워했었는데 무한으로 이어서 하게되기에 나중에는 의무적으로 끝판까지 가게 되더군요.
옛날에는 백원, 이백원으로만 했었기때문에 긴장과 스릴감이 가득했었는데 그 기분은 확실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저희 같은 경우는 비행기나, 액션게임들은 그냥 끝까지 깨면 지워버리고 퍼즐류나 스포츠쪽은 간간히 하곤 합니다.
2. 버추어테니스 3
이 게임은 '버추어테니스2009'와 최신작인 '버추어테니스 4' 가 있지만 스피드나 타격감에선 3가 더 낫더군요.
다른 테니스 게임에 비해서 아케이드적인 면이 많아 여자들도 쉽게 배우고 즐길수 있습니다. 강스매싱을 때릴때의 쾌감또한 엄청나구요.
둘이서 같은 편이 되서 컴퓨터와 할수도 있고, 다른편이 되어서 대전을 할수도 있으며, 최대 4인까지도 지원됩니다.
대부분 제가 와이프를 이기곤 합니다만 와이프의 사기를 위해서 마지막판은 살짝 져주곤 하죠.
3. 라라크로프트와 빛의 수호자
제목에서처럼 툼레이더를 게임화한건데 액션과 퍼즐이 잘 조합되었으며 그래픽도 디아블로 3를 보는것 같습니다.
패드로 할때의 손맛이 매우 짜릿하죠.
퍼즐도 적당한 수준으로 혼자 할때와 둘이 할때의 패턴이 완전히 다릅니다. 한명은 줄을 사용하고 한명은 창을 사용하여 둘이서 협심해야만 깰 수 있죠.
와이프와 둘이서 한시간 가까이 낑낑대면서 레벨을 깬적도 있습니다.
4. 인새인 2
레이싱게임입니다. 요놈 또한 패드로 할때의 손맛이 좋은데요. 바로 오프로드 레이싱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일반레이스, 깃발뺏기, 먼저 결승점 많이 통과하기 등등 많은 게임모드가 있으며, 둘이서 할때는 화면분할로 진행되게 됩니다.
메인화면에서 커리어모드를 좌우로 움직여줘야 2인용모드가 나오더군요.
5. ragdoll master
키보드로 하는 격투게임인데요. 언뜻 보기엔 졸라맨싸움처럼 보이는데 슬로우모션과 콤보가 있어서 진동을 느낄수없음에도 불구하고 손맛이 죽입니다.
이것도 둘이서 컴퓨터와 싸울수도 있고 상대방과 대전을 할수도 있는데 긴장감이 장난아닙니다.
이외에도 2인용게임이 많이 있는데 저희가 지금도 즐기는 게임들은 이 정도네요.
허나 이렇게 와이프와 같이 게임을 즐기는것도 잠시 이별을 해야할듯 합니다. 다음주면 저희 공주님이 세상에 나오거든요. 건강하고 예쁘게 태어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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