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글을 씁니다. 올해는 대한민국 영화대상이 폐지되었고 큰 이슈를 끈 영화도 없어 한국 영화에 대해서 별로 할 말이 별로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운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오늘은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 3편을 추천해보려 합니다. 옴니버스 영화는 하나의 키워드를 주제로 여러 단편들을 하나로 묶어 내놓은 영화를
말합니다. 저는 이런 옴니버스 영화를 보면 왠지 영화 한 편의 비용으로 여러 영화들을 봤다는 만족감과 한자리, 한스크린에서 같은 이야기를
얼마나 다르게 이야기하는지 비교해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어서 꽤 좋아하는 영화의 형식입니다. 짧은 단편이어야 하기 때문에 구구절절한
설명이 불가능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굉장히 중요한 장르이기도 하지요.
1. 러브 액츄얼리(2003년)
곧 크리스마스이지요.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연애 혹은 키스를 하고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약하게 얽힌 인연들 사이에서
여러 사랑이야기가 전개되고 모든 등장인물이 사랑을 이루면서 굉장히 행복하게 끝나는 그런 영화입니다. 부부 사이의 신뢰, 꼬마 아이들의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 한없이 가까운 영국 수상의 모습 등 굉장히 따듯한 영화이죠. 영국 영화답게 미국인을 얼뜨기 혹은 바보처럼
그려놓기는 했고 국내 개봉판은 15세 판정을 받기 위해 한 커플을 제외해버려서 좀 연결고리가 나타나지 않는 커플들이 있지만 크리스마스와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만든 아주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 이후로 우리 나라에서도 비슷한 형식의 영화가 쏟아져 나왔지만 재미를 본
영화는 없었죠.
2. 사랑해 파리(2006년)
낭만의 도시 파리와 사랑에 빠지다. 라는 키워드로 만들어진 단편 18편의 묶음영화입니다. 파리 곳곳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파리의 풍경을
보여주는 역할과 영화적인 재미를 모두 잡아낸 영화입니다. 러브 액츄얼리와는 다르게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나고 다음 이야기가 시작되는데다
각 단편들은 서로 연관이 전혀 없습니다. 또한 각 단편의 감독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영화가 등장인물 등장, 간단한 인물설명, 알 수 없는
분위기에 이끌려 사랑에 빠진다는 공식을 거의 벗어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영화들이 나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아이는
보육원에 맡기고 부자집에 보모로 일하러 가는 여성이 나오는 편과 프랑스를 혼자 여행하는 미국인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3. 그들 각자의 영화관(2008년)
칸 영화제 60주년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옴니버스 영화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감독 35명에게 연출을 부탁하여 33편의 단편을 묶은
영화입니다. 주제는 각 감독이 생각하는 혹은 느끼고 있는 영화관에 대해서 그려내는 것이었습니다. 엄청난 수의 작품들이어야 했기에
각 작품의 길이는 3분남짓 밖에 되지 않는데 정말 많은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영화를 감상하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영화, 영화를 보고있는 관객을 3분동안 클로즈업 하는 단편, 극장이라는 공간을 매개체로 과거와 현재가 혼재해 있는 영화,
영화를 보는 것을 남녀간의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비유한 영화 등등 정말 기가 막힌 작품들이 많습니다. 저는 주로 서양권 감독의 작품보다는
동양권 감독의 작품에 더 많은 공감을 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장이모우 감독편과 챠이밍량 감독편, 유세프 샤힌 감독편, 켄 로치 감독편,
왕가위 감독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하나의 영화를 더 소개하고 싶은데 여건이 안되어 여기까지 적어야 할 것 같네요. 3분 혹은 5분에 가까운 단편에서도 어떠한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고 혹은 각각의 이야기를 비교해볼 수 있는 재미가 있는 옴니버스 영화 한 번쯤 감상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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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영화관을 군대에서 봤었죠. (쿡티비에 무료영화로 되어있더라구요)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3분가량의 시간동안 감독 각자의 취향에 맞게 '강렬한' 인상들이 정말 괜찮았죠.
단지 '영화관' 이라는 소재로 이토록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도 신기했구요.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많기는 했는데.. 아마 유럽감독이었던것 같은데 장님인 여자친구를 위해 스토리를 옆에서 말해주는 남자친구 이야기? 이것과,
일본감독일것 같습니다.
키즈리턴이라는 영화를 극장에서 홀로 보는 이야기. 이 둘이 기억에 남는군요.
키즈리턴은 제가 중학교때 정말 인상깊게 본 영화라 중간중간 나오는 장면들이 저 기억을 떠올리게하면서 갑자기 뭉클하게 만드는...
여튼 재밌게봤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