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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02 12:58
참 의아한게 있어요.
의학계 내부 카르텔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아주 이기적으로 생각해보면 의사들만큼 강력한 투쟁력을 지닌 기관이 얼마나 될까 싶거든요(병원닫아버리면 정말 큰일이죠.) 정말 제도 변혁을 원하면 아주 강력한 무기가 있음에도 그러지 않는것은 환자를 위함인가요 구조내부의 암묵적인 계층관계의 갑을관계때문인가요? 어느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왜 이런 이슈를 크게 끌고가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시민들은 어쩌면 자신들의 부조리가 아닌 남의 부조리에 대해서 철저히 잔인한 만큼 의사가 환자안봐주는거냐고 화만 낼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은.. 이런걸 일반 시민들이 바꿔주기는 참 요원할 겁니다. 대중은 철저히 정의가 아닌 자신의 사정에 의해 움직이고, 병원은 일종의 '희생'을 '부'로 교환하는 이미지를 짊어지고 있는 시대니까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11/12/02 12:59
기본적으로 병원에 돈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하던데, 전공의를 뽑아서 수련시키는 병원도 재정상황이 열악한가요?
그렇다면 결국 돈나올 구멍을 찾아야하는데... 의료비가 너무 싼것이 문제일까요?
11/12/02 13:02
돈도 문제긴하지만 개원이가능하냐 불가능하냐 의문제점도 있다고봅니다
상위인이 과의경우 개원과함께 어느정도 수익이 기대되는 반면 하위과는 개원=망함 테크거나 아니면 개원에 엄청난 돈이 필요하죠 결국 돈문제일텐데 의료계의 전반적인 상황과 각종 수가의 문제가 크죠 그러면서도 비인기과에지원하는 사람들이 대단하군요 사명감하나로 벼텨야할텐데 경의를 표합니다
11/12/02 13:04
비단 의학계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재분배의 역할이 빈부차이에 관련 한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에서도 참 중요한데 말이죠 ... 여러모로 생각이 필요한 사항이라 생각합니다.
11/12/02 13:05
정신과가... 굉장하군요. 그렇게 인기있었던 과라니..
서울시 소재의 정신과 전문 수련 병원에서 공익을 해서 그런지 신기하기도 하고..
11/12/02 13:23
원래 인기폭발은 아니었어요... 최근 몇 년간 급상승한 케이스입니다; (성적 안 좋아서 정신과나 가야겠다는 푸념을 의사 관련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볼 수 있던 시절이 그리 먼 옛날이 아닙니다)
본문 및 댓글에 언급된 `편한 수련 환경`을 지향하는 분위기도 크지만, 무엇보다 관련 법안의 개정으로 정신과 의사 1명이 볼 수 있는 환자 수가 줄어들어 수요가 늘자 몸값이 폭등한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요즘 법으로 정해진 종합병원 필수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를 빼버리려는 움직임이 있어 정신과 선생님들 긴장타고 계시죠 덜덜
11/12/02 13:15
우리나라엔 일할 젊은 이가 없어서 외국인 노동자 쓰는 거아니죠
단지 외국인 노동자가 더 싼 값에 일하니 쓰는 거죠 마찬가지로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죠 싼 값에 일하닌 레지던트가 없을 뿐
11/12/02 13:23
이 왜곡에서 한가지 더 고려해야할 점은 의전원 졸업자의 증가 요소도 있습니다. 증명되지는 않았지만..(일부는 됬을 지도) 많은 의전원 졸업자들이 학문으로서의 의학보다는 생활인으로서의 의업에 더 촛점을 맞추고 시작하다 보니, 건강보험 적용되지 않고 높은 수익이 가능한 개업가능과들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지요.
사실 레지던트보다 실제로 더 데미지를 받은 부분은 각종 기초의학교실이죠.. 예전엔 의대 졸업한 순진하지만 열정적인 친구들로 인해서 그럭저럭 명맥을 이어가던 많은 기초교실들이 수급에 아주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1/12/02 13:31
문제는 기초교실을 가도 교수 보장이 안되는데 누가 가겠습니까... 당장 저희 동기만 해도 기초갈까 고민하다가 튼 사람들이 10명이 넘습니다(애초에 이 숫자 자체가 좀 거품이 낀 것이고 예년이었다면 1-2명쯤 갔겠지만).
11/12/02 13:38
평균연령이 높은 점도 사실 고려대상이 아닌가 합니다.
안그래도 의사분들 30대 초중반에 남들보다 늦게 경제활동을 시작하는데.. 애초에 의전원 자체가 잘못된 제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적어도 우리나라 현실에서는요.
11/12/02 13:31
현실이 과별로 다르기도 하고,
정책적으로 수혜를 준다고 해도 그게 필요한 과, 상대적으로 충분한 과가 있으니.. 의사정책이 어려울 수 밖에요. 전문의를 놓고 봐도, 한 쪽은 의사가 더 충원되어야 알맞은 수준이라고 하는데, 다른 과를 보면, 이미 남아돌아서 의료과잉상태라는 말을 듣고 있으니 말이죠. 의사집단 내에서 과별로 형평이 이미 틀어져 있어서 어떻게 외부에서 손을 쓰기도 애매해보입니다..;
11/12/02 13:31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문제 수준은 심각한데, 고쳐야 할 필요성을 느낄만큼 심각해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더 떨어지고 정말 끝을 봐야만 바뀔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너무 비관적일 수도 있지만...
11/12/02 13:36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신.. 수련환경, 추후 개원등의 문제를 따졌을때.. '정형외과' 는 괜찮은건가요?
뭐 본의아니게 정형외과쪽 수술을 여러번 받아봐서 정형외과 병동의 생활을 느껴봤지만... 레지던트들의 생활이 굉장히 힘들어보였습니다. 뭐 다른 레지던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충분한 수면을 취할수도 없거니와... 매일같이 있는 수술스케줄. 환자케어등.. 온갖 일들이 많은 곳이 정형외과였는데... 저리 높은 지원율이라니...
11/12/02 13:37
의사들은 국민의 적이기 때문에 대파국이 일어나기 전까진 제도적 개선은 불가능할 겁니다.
그나저나 비뇨기과가 꼴찌라니 씁쓸하네요.
11/12/02 13:50
까놓고 얘기해서 전문의 자체가 너무 많은게 제일 문제입니다. 의사수는 부족한데 전문의 숫자는 넘칩니다. 이건 일차의료 시스템의 실패부터 기인하는 것으로 근본적으론 과도한 저수가의 문제이며 이차적으로 의료계 내적 구조문제인데 이런문제가 단순 수가 형평성의 현실화 만으로 해결될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하시는건 큰 착오이십니다. 이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사항이 아닙니다.
11/12/02 13:56
다들 심각하게 이야기하시는데 죄송하지만
저는 미드 '하우스'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그런지 진단검사의학과가 눈에 띄내요. 국내에도 있긴 있었군요. 심근경색 증상이 있는 아버지께서 얼마전에 피흘리면서 쓰러지셨는데 병원에서는 몇일동안 과별로 뺑뺑이만 돌리고 어디가 문제인지 찾지도 못해서 정말 답답했었는데 그냥 염증이 많은 잇몸과 과로, 아스피린복용으로 인해서 잇몸출현이 좀 심하셨던거로 결론이 났네요. 한번에 다 봐주는 사람이 필요했었는데 실질적인 수요는 별로 없나 보군요.
11/12/02 14:03
Dept of Diagnostic Medicine => 진단의학과 내지는 진단의학처 정도로 번역이 가능하구요
저기서 말하는 진단검사의학과(=예전의 임상병리학과)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저런 과는 최소한 국내엔 존재하지 않구요, 여담인데 Princeton-Plainsboro 병원 역시 허구랍니다 (...)
11/12/02 14:32
댓글들 읽어보니 PGR 의사분들만 열띤 토론을...^^;;
비의료계 분들은 이 주제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으실것 같습니다. 여전히 의대는 수능 배치표 맨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문대학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도 많고... 의료계의 천민계층인 개업안한 일반의/전공의/공보의/군의관 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위기 의식 느끼는 분들도 별로 없는것 같구요.. 정부 입장에서도 더 많은 복지를 원하는 국민 여론의 힘을 바탕으로 근본적인 개혁보다는 땜질씩 처방만 하고 있고... 뭔가 개혁이 일어나기에는 아직 덜 곪은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근본적인 개념은 money 이죠 - 국민들이 바라는 의료서비스의 질은 어디까지 일까요? - 그렇다면 국민들은 그 의료 서비스를 받기위해 비용을 얼마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을까요? - 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들이 원하는 수익은 얼마일까요? 사회보험적인 성격이 강한 우리나라 의료제도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합의 없이는 의사도 국민도 만족 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11/12/02 14:52
무튼 수가체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 같은데... 다음 정권에서 이거만 해결해도 큰 건 하나 했다고 해 주고 싶습니다.
11/12/02 14:57
사실 기대 안합니다. 필연적으로 돈은 더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조세저항에 가까운 국민저항을 설득하고 조정할만큼의 능력은 우리사회에 없다고 봅니다. 게다가 세계최고 속도의 고령화와 저출산 콤보에서 현재와 같은 건보체제를 유지하는것 자체가 불가능할겁니다. 사실 의료민영화-당연지정제 폐지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음모론처럼 꼭 누구배를 불리는 것이 아니라, 이쪽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연착륙수단이라고도 생각하고요.. 정부 입장에선 그냥 잊고 다음 정권으로 폭탄돌리기를 하고 싶을꺼에요.
11/12/02 15:01
그래도 사람 살리는 과의 지원이 저조하다고 해서 의사가 사명감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여기는 없어서 다행이네요. 우리나라의 의료계의 구조가 이 모양인 것을 어쩌겠습니다. 현재로써는 다 갈아엎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11/12/02 15:31
의료계 문제는 완전 밑바닥 중에서도 밑바닥을 치기 전까지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의료계도 문제가 뭔지 알고 있고, 보건복지부를 포함한 정부도 문제가 뭔지 알고 있고, 의식있고 조금만 관심이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문제가 뭔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해결책도 단순하게 말하면 아주 간단합니다. - 보험 혜택을 줄이던가 세금을 늘리던가 - 모두가 알고 있는 해결책이지만 과연 누가 총대를 맬까요... 초고령사회에 점점 진입함에따라 Judgement Day 는 다가오는데 정부도 시한폭탄 서로 돌리는 기분일껍니다. 제발 나때까지만 어떻게 땜방으로 잘 넘어가라 빌면서...
11/12/02 16:15
토론에 참여는 하고 싶지만, 일단 뭘 알아야 참여를...;;
대략 레지던트 분들이 힘들게 근무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의료계도 법조계 못지 않게 보수적인 곳이니 개혁을 부르짖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습니다.
11/12/02 16:56
사실 이 글에 여러가지 내용이 섞여 있긴 합니다.
전공의 수급의 불균형도 있고, 수련환경 개선, 의료체계 전체적인 비판등이 있어서 쉽게 접근 가능하기가 힘들죠. 단편적으로 이해할 수는 없고요. 수련환경의 개선은 사실 지금 복지부를 포함한 정부에서 일종의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거죠. 뭐 의료계도 일부 책임이 있고요. 졸음운전이 위험하다지만, 졸음수술은 어떻습니까? 고백컨데 저 인턴때 2시간 이상 걸리는 수술에서 잠 안자본적이 없군요.. 뭐 인턴일이라서 큰 사고는 친적 없지만, 아찔하다면 아찔하지요. 그때 오퍼레이터한테 정강이 차이고, 수술기구로 손등 맞고, 욕처먹고 졸음깨던 많은 선배들이 기억나네요.... 지금쯤은 이제 전공의 주간 법정근로시간을 만들어 주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의들의 인간다운 삶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 및 사회 전체의 복지와 안전을 위해서죠.
11/12/02 23:21
전공의 주간 법정근로시간부터 빨리 제정하고 하나하나씩 풀면 전공의 처우개선과 쏠림은 생각보다 쉽게 풀릴 거 같습니다....법정근로시간 제정이 시급합니다 본2라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ㅠ
아 의사선생님 분들이 많으셔서 혹시나 여쭈어보는데요 인턴폐지는 거의 확정인가요? 레지던트0년차가 생긴다는 말이있던데.....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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