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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0/17 19:00:36
Name 페일퓨리
Subject [일반] F1 코리아 그랑프리 예선 직관소감
친구와 함께 목포-영암에 다녀왔습니다. 당초 계획은 토요일의 연습주행과 예선, 일요일의 결승을 전부 관람하고 오는 것이었는데,

토요일 예선을 보고 일요일 결승 관람은 과감하게 포기했습니다. 네, 결론적으로 대실망이었습니다.

경기의 내용에 있어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었습니다만, 작년에 이어서 대회 운영 전반에 대해서는 어마어마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주차문제입니다. 차량을 몰고 경기장에 가는 길에 경관이 세우고 목적지를 묻더군요. F1 경기장에 간다고 하니 주차권의 소유여부를
물었습니다. 표 구매할 당시에 주차권 별매라는 이야기는 본 적이 없었고, 당연히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주차권은 없다고 했더니 다른
길을 안내해주며 그리로 가서 환승주차장에 주차를 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경관이 안내한 길로 들어섰습니다만, 어디가 환승주차장인지
안내하는 표지판 등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약 3킬로미터가량을 그냥 헤매다가 결국 내비에 다시 경기장을 찍고 경기장으로 향했지요.
경기장에 이르니 경기장과 진도로 들어서는 고속도로의 좌우로 큰 규모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차를 가지고 들어서니 진행요원들이 주차권이 없는 사람은 차를 돌려서 환승주차장으로 가라는 이야기를 되풀이했습니다. 그래서 주차권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는 없냐고 물었더니 시간이 지나서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제가 경기장에 도착한 시간은 예선 시작 1시간
전이었습니다. 언짢은 마음이 들었지만, 꾹 참고 환승주차장의 위치를 자세히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자세히 모르더군요. 그냥 길 따라서
한 1킬로미터만 가라는 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차를 돌려 나와서 얼마를 더 방황하고서야 표지판을 보고 주차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경기장에서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말이 주차장이지 그냥 잡풀 돋은 황무지에 풀만 베고 공터로 만든 곳이었습니다.
덜컹거리는 노면에 억지로 주차를 했습니다. 그 공터는 초만원이더군요. 차량 수백대가 흙바닥 위에 주차되어 있었고,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서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경기장에 들어간 것은 경기장 근처에 다다라서도 1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경기장 시설은 새것이라 깔끔했고 좌석도 넉넉했지만, 그래도 좌석 배치에 대해서는 큰 불만이 생기더군요. 현장에서는
엄청난 엔진음때문에 장내 방송이 잘 들리지 않습니다. 결국 코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나 각 선수의 랩타임 등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전광판을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전광판이 좌석에서 매우 멀리 있어서 맨눈으로는 도저히 뭘 볼 수가 없었습니다.
미리 망원경을 준비하신 분들만 전광판의 정보를 볼 수 있었지요. 그리고 메인 그랜드 좌석조차 코스를 잘 볼 수 있는 방향이 아닌
바다쪽으로 향해 있어서 경기를 잘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메인 그랜드 티켓 가격이 72만원입니다.)
다른 코너쪽에 위치한 좌석도 코스의 고저차가 있는 곳에 배치되어서 코너에 돌입하는 차가 잠시 지면 아래로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는
모습을 봐야 했지요. 어떤 선수가 1랩을 돌 때, 그 선수를 자세히 볼 수 있는 시간은 모든 좌석에서 공히 3~4초에 불과했습니다.
F1레이싱 관람의 성격이 보통 그런 식이라지만, 코스의 가시성이나 전광판의 위치 등이 엉망인 것은 많은 이들이 공감했습니다.

압권은 퇴장할 때였습니다. 예선이 끝나고 나올 때가 되어서 보니, 앞서 말씀드린 경기장 주변의 광활한 주차장은(뭐, 이것도 역시
풀만 베어놓은 황무지이고 포장된 주차장은 아니었습니다만.) 절반 이상이 휑하니 비어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그 환승주차장의
차량을 다 수용하고도 남겠다 싶더군요. 그리고 수천명의 관객이 일제히 밖으로 나오는데, 셔틀버스 타는 곳을 전혀 표시해두지
않았더군요. 그냥 진행요원들이 경광봉 휘두르는 곳으로 대충 가서 문열리는 차를 타고, 뭐 그런 식이었습니다. 문제는 미리 와서
대기하던 버스가 20여 대, 사람들은 수천명인데 진행요원이라는 이들은 버스며 관객을 죄다 한줄로 세워놓고 맨 앞에서만
승차하도록 안내...라기보다 윽박지르고 있었습니다. 반말에 막말이 난무하더군요. 그 와중에 참을성 없는 이들은 버스기사를
위협하여 문을 열게 한 뒤에 그냥 타고 휭하니 가버리기도 하고, 줄 서 있던 사람들은 그걸 보고 항의하고... 아비규환이 되었습니다.
결국 저와 제 친구도 1시간을 그렇게 날리고서야 버스를 타고 차를 대놓은 환승주차장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거기서 차를 몰고
목포시내까지 빠져나가는 것은 또 다른 지옥이었지요.

저희가 분개했던 것은, 한국말 다 알아듣고 한글 읽을 줄 아는 저희가 그렇게 헤매고 고생을 할 정도였는데, 외국인들은 어땠을까
하는 점과, 국제적인 행사를 운영하면서 어디어디 초등학교 운동회 개최하듯이 대강 줄세우고 대강 보내고하는 식으로 나섰다는
점이었습니다. 주차장이 포장이 안되어 있고, 좌석배치가 어떻고 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기본적으로 국제적 행사를 치룰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결국 둘이서 씩씩대다가 예선이 이정도면 결선은 그야말로 생지옥이겠다는 생각에 결선 관람의
계획은 그냥 내던지고 말았습니다. 티켓값이니 기름값이니 해서 어마어마한 액수를 날리고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평소에
F1 레이스에 관심이 많던 저와 친구이지만, '차라리 일본 그랑프리를 보러 가지 여기는 두 번 다시 안온다.'는 결의를 했답니다.

아직 대회 운영 초기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우선 제대로 운영할 의지는 있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던 직관현장이었습니다.
7년 계약이라 들었는데, 이런 식이면 7년 내내 엉망진창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 내년에라도 직관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거듭 검토해 보시길 바랍니다.


P.S. 목포에서 먹은 맛난 음식들이 아니었으면 정말 엉망이었을 여행이었네요. 육전이라는 것이 엄청 맛있더군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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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성
11/10/17 19:04
수정 아이콘
전 작년에 가보고 다시는 안가고 싶더군요 잠잘곳도 없어서 광주엔 처음가봤습니다

거기서 서울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은 목포를 지나야되는데 목포다리 건너는곳은 정말 지옥이더군요 작년엔 주차장에서 빠져나오는 시간 2시간에 다리건너는 시간 1시간 넘게 걸렸네요
메밀국수밑힌자와사비
11/10/17 19:07
수정 아이콘
여기저기에서 말이 많길래 불안했는데 역시 개선해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닌 모양이군요.

돈이다 뭐다 해서 싸질러놓은 것들은 많이 치웠다고들 하는데, 정작 편의시설은;; 이번에 수백억 쓴 것 중에 조금만 떼어서 썼어도 이런 것쯤은 완비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흠... 1조원 넘게 지원해준 대구육상대회처럼 국가에서 좀 지원해달라는 무언의 시위라도 하는 걸까요).

그나마 경기장 스탠드 완공한 것, 흙바닥으로 드러나 있던 공간 정리 같은 거라도 완료해서 다행입니다. 하긴 작년 생각해보면 경기장부터가 너무 부실해서 이거 해결하는데 힘을 다 썼나 싶어요.
덴드로븀
11/10/17 19:40
수정 아이콘
1박2일로 예선/결선 보고왔습니다.
2006년에 호주 멜번 그랑프리를 보고온 적이 있어서 이것저것 비교를 해보아도 그렇게 나쁘진 않은것 같습니다. 별 5개중에 3개정도?

영암이라는 어쩔수없는 취약한 위치덕분에 생기는 교통문제와 숙박문제는 해결불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즐겨야 할것 같습니다.

그외에 편의시설이나 순환버스 운행, 전광판, 장내방송 등은 크게 뒤떨어지거나 수준이하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차차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니까요.

개인적으로 F1 관람 자체가 편리함이나 안락함을 추구하면 짜증만 폭발하는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포기할건 빠르게 포기하고, 준비를 미리미리 잘해서 최대한 편안한 관람을 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달까요....?

미리미리 계획잡아서 차 렌트하고, 숙박은 목포시내에서 30분 정도 떨어진곳으로 예약하고, 표와 주차권도 1달전에 미리 사놓고, 경기장으로 갈때 미리 음식을 싸들고 들어가고, 끝나고 돌아갈때 4시간 길막힐건 각오하고 등등

이렇게 한 덕분이겠지만 전 매우 즐겁고 재미나게 감상하고 왔습니다~~~~
11/10/17 20:32
수정 아이콘
2박 3일로 다녀왔습니다.

주차권은 표 예매전에 인터넷 뒤져보니 관련 내용이 있어서 미리 예매를 했었고

숙소는 해남쪽 펜션이었습니다.

토요일 예선 끝나고 목포 한번 가려다가보니 차가 많이 막히더군요. 아니다 싶어서 다시 돌아갔습니다.

일요일 경기 끝나고는 경기장에서 일부러 한참 늦게 빠져나갔습니다.

그덕에 레드불 크루가 남은 관중들에게 모자 던져줬는데 운좋게 받아챙겼구요

여튼 그렇게 나가니깐 고속도로 진입할때 한동안 막히는거 빼고는 무리없이 서울 도착했네요.


영암 서킷이 많이 갖추어진 곳이 아니지만 그에 맞게 준비만 철저히 해가면

쾌적하게 즐길수도 있다고 봅니다.
응큼한늑대
11/10/17 21:14
수정 아이콘
저는 작년에 결승전 보러 갔다가 나오는 길에 지옥을 경험한 후 올해는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1년 동안 얼마나 변했을까.. 생각했지만 여기저기 사이트에서 글 올라오는걸 보니 여전하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경기장 주변에 주차장 무지막지하게 큽니다. 그리고 공간도 여러군데 많구요.
제일 이해하기 힘들었던게 경기장 주변에서 경기장 안까지 셔틀 버스 운행하는거였죠. 그 복잡한데를 큰 버스로 왔다갔다 하다니.
제가 작년에 빠져나올 때는 도청, 선착장, 목포역 따로따로 장소가 정해져 있었는데 올해는 한군데서만 태웠나 보군요.
그 많은 인원을;;;
작년과 올해 똑같은 지옥이었다면 아마 조직위원회에 있는 사람들은 직관을 한명도 안헀다는 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워낙 빨리 지나간데다가 현장에서 보기에 레이스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경기 자체도 올해는 재밌었구요. 서킷도 나쁘지 않습니다.
보러 오는 팬들을 위한 운영만 좀 제대로 하면 괜찮을 거 같은데.. 답답하죠.
그리고 다른 나라도 끝나고 나올때 헬이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많은 인원이 움직이는데 잘 관리되는것도 영.....
아무튼 운영하는거 보면 무척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만큼 또 내년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그루터기
11/10/17 21:48
수정 아이콘
경기장 주변 주차장이 토요일엔 많이 비어 있더니 일요일엔 주차장이 꽉 찬 데다 주변 길가에도 일렬로 쭉 주차 되있더군요.
처음 본 경기장 모습은 주변 포장도 안되있고 자갈만 깔려있어서 어설퍼 보이긴 했지만 작년에 들은게 있어서 미리 큰 기대는 안했습니다.
화장실이나 장내방송은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전광판은 확실히 좀 더 크게 하거나 아니면 여러 군데에 나눠서 설치 했으면 좋겠더군요.
저는 괜찮게 관람하고 왔습니다만, 그덕에 아직도 피곤하네요..ㅠ
아틸라
11/10/17 22:03
수정 아이콘
내년엔 꼭 가봐야지 하면서 집에서 봤는데..
안보이는 곳에서는 많은 문제점이 있군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투어때도 경기장~지하철까지 헬을 겸험했었고
순간적으로 이동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운영 스탭들이 숙지해야 할 정보를 모르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지 못하는점은
많이 아쉬운 점이네요.
CarpeDiem
11/10/17 23:20
수정 아이콘
작년에도 갔었고, 어제도 갔다왔지만 작년에 워낙에 고생한 탓인지 올해는 많이 나아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같이 갔었던 멤버들 역시 작년과 동일한데 그들도 그런 반응이었구요.
33,000여명이 모였다는 우사인 볼트가 나왔던 날의 대구육상선수권도 다녀왔고, 28,500명이 모인 오늘 사직야구장도 갔다왔습니다만, 84,000명이 모였다는 어제의 영암이 두 대회에 비해서 헬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열악한 상황에서도 그 정도 해줬다는것에 대해서는 F1 팬의 한사람으로서 고맙기까지 합니다.
저야 F1만 볼 수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감수하겠다는 마음을 먹은터라 조금은 관대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올 한해 중 가장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저는 그 누가 뭐라고 해도 내년에도 개최만 된다면 꼭 갈 생각입니다. 올해보다 더 나아질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죠.
리버풀 Tigers
11/10/17 23:52
수정 아이콘
올해 예매현황과 작년 반응을 고려했을때 어느정도 혼잡이 아니라 과도한 혼잡을 예상하셨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3만명이 안되는 인원이 보는 야구도 차를 타고 갈 경우에 게임종료후 야구장 빠져나오는데 1시간가량-주변도로 빠져나오는데 1시간 가량 걸리더군요(잠실기준) 물론 주차하기도 힘들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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